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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600회 무료공연…'진선미밴드'가 간다

  • 영상뉴스팀
  • 2014-08-08 06:14:58
  • [인터뷰] 남원 구세당약국 고재훈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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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감명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도 한다.

유년시절 한편의 영화를 접하고 감독의 꿈을 키운 스티븐 스필버그는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영화, 소설, 시, 음악 그리고 사람과의 인연 모두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당신의 깊은 감명과 전환점의 매개는 무엇이었습니까.

고재훈 약사(69·남원 구세당약국)의 인생 스토리도 스필버그 감독만큼이나 우여곡절이 많다.

때는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 손을 잡고 관람한 서커스 공연은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 놓은 계기가 됐다.

"소년 시절 처음 접한 색소폰 연주는 그야말로 심금을 울리더군요. 그때 마음 먹었죠. 어른이 되면 꼭 색소폰 연주자가 돼야 겠다고…. 그리고 30살이 되던 해 교회에 다니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는 타고난 음악 재주꾼이다. 색소폰 외에도 기타, 피아노, 판소리까지 자유자재로 소화하기 때문이다.

그의 재능은 종교적 신념과 결부되면서 최고의 빛을 발했다.

그 결정체가 바로 '진선미가족선교단' 밴드다.

밴드는 고재훈 약사(색소폰), 이선이 약사(부인·베이스기타), 고혜석(장녀·키보드), 고희석(차녀·신디사이저), 고형석(막내·드럼) 등 가족으로 구성됐다.

1982년부터 10년간 전국을 돌며 무료공연을 펼친 횟수만 600여회에 달한다.

이만하면 가히 일요일의 남자 송해의 '전국노래자랑'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여수 애향원, 영락보육원, 수와진과 함께한 공연 등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전국을 누비며 무료음악공연을 펼쳤죠. 처음에는 저의 신념으로 봉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당시 천진무구했던 우리집 아이들의 행동을 보면서 무주상보시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10년간 진행됐던 전국순회공연이라는 대장정은 마무리됐지만 그의 자원봉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주변 지인들에게 무료레슨이나 인근 복지관 등을 찾아 이웃들에게 음악을 선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음악봉사로 반평생을 걸어 온 그.

'어떻게 하면 이웃들에게 잠시라도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며 정신없이 달려 오다보니 머리는 어느새 반백발이 다 됐다.

"내년 칠순을 기념해 대단위 무료음악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판소리 명창, 가수 등과 함께 지역민들에게 퓨전음악을 선물하고 싶어요."

33년 간 색소폰과 함께 해왔지만 연주할 때면 언제나 마음이 설렌다고 말하는 고재훈 약사.

고희(70세)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음악이 있기에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팬들이 곁에 있어 그는 행복하다.

다음은 고재훈 약사와의 일문일답.

-색소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색소폰 연주를 시작한지 33년 됐습니다. 어렸을 때 서커스를 관람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색소폰 연주를 듣는 순간 가슴이 멎는 듯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때 생각 했죠. '어른이 되면 꼭 배워야 겠다'고요. 30살이 되던 해 교회를 다니면서부터 색소폰을 독학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악기상이 없어 직접 홍콩에 가서 색소폰을 구입했어요. 라이브카페 등을 찾아다니며 연주자들에게 색소폰 레슨을 받기도 했습니다.   -색소폰의 매력은

=색소폰은 인간의 목소리 데시벨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주를 하는 것 자체가 누군가와 대화하는 느낌입니다.   -나에게 색소폰이란

=한(恨)이라고 생각합니다. 색소폰을 연주할 때면 가끔씩 눈물이 나곤 합니다. 색소폰을 연주하는 동안은 제 감정을 이입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진선미가족선교단에 대한 설명은

=아무래도 혼자 연주를 하다 보니 흥이 많이 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장녀 혜석(키보드 담당), 차녀 희석(신디사이저 담당), 막내 형석(드럼)이와 함께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이후 무료공연행사를 하게 되면 관람객들이 '홀아비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 연유로 아내(이선이 약사)를 설득해 기타 연주를 맡아 달라 말했고 완벽한 5인조 밴드가 완성됐습니다.   -진선미가족선교단이 방문한 단체와 공연 횟수는   =1982년 결성된 밴드는 10년 동안 약 600회 무료공연을 진행했습니다. 소록도, 여수 애향원, 서울 영락교회 영락보육원, 대구 장애자 수련대회, 수와진과 함께한 전주공연 등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죠.

-자선공연 중 가장 보람되고 감동 깊었던 적은

=인생의 참 목표는 사랑하면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생각을 절실히 느낀 계기는 여수 애향원 나환자촌에서였습니다. 저는 사실 나환자 숙소를 방문했을 때 특유의 냄새 때문에 마음이 꺼려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천진무구한 어린 자녀들은 그런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정말 사랑으로 그들의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고 느낀 바가 컸습니다. 그런 깨달음을 얻고 나니 거짓말처럼 나환자 숙소 특유의 냄새가 향수처럼 느껴졌습니다.   -자선공연 중 해프닝도 많았을 텐데

=익산 신광교회 공연 당시 한분이 오셔서 "교회에서는 북을 치는 것은 금지"라고 말씀하셨어요. 공연 시작 전 관람객들에게 무료공연의 취지를 설명 드리니 그렀게 말씀하셨던 분이 제일 먼저 이해를 해주시더라고요. 공연 후 할머니 한분이 많이 우시길래 "왜 눈물을 흘리시냐"고 여쭤 봤더니 "잘생긴 분이 홀로 애기들을 키우는 것 같아 애처롭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일을 계기로 아내도 함께 밴드에 합류했습니다.   -자선공연 중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앰프 같은 각종 공연 장비가 굉장히 무겁습니다. 그 장비들을 혼자서 옮기는 것이 제일 버거웠죠. 하지만 공연 후에는 관람객들이 장비 옮기는 것을 많이 도와 주셨어요.   -음악인으로서 향후 활동 계획은

=내년이면 제가 칠순입니다. 칠순에 맞춰서 주변 지인 분들을 모시고 무료음악공연을 계획하고 있어요. 명창과 가수를 초청해 퓨전음악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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