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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같은 동일성분 약, 정제 급여-시럽제 비급여?

  • 최은택
  • 2014-09-02 06:15:00
  • 페라르고니움(움카민) 제제도 뒤늦게 급여 일반원칙 논란

[이슈해설] 움카민정과 내용액제 급여기준 논란①

정부의 약품비 절감 노력은 전방위로 이뤄진다. 신약은 약가협상을 통해 진입가격을 낮춘다. 기등재의약품은 사용량-약가연동 협상 등 사후관리제도를 통해 가격을 조정한다.

고가인 경우 허가범위보다 급여기준을 좁게 설정하는 방식도 약품비를 절감하는 방식으로 채택된 지 오래다.

급여기준은 개별성분별로 설정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수년 전부터는 이른바 (약효군 등) '#일반원칙'을 제정해 덩어리로 관리하고 있다. 2011년 10월 시행된 내용액제 일반원칙은 약효군을 넘어 제형에 족쇄를 채운 경우다. 1일 복지부에 따르면 동일성분의 정제 또는 캡슐제가 있는 내용액제(시럽 및 현탁액 등)는 허가사항 범위여도 두 가지 기준에 투여한 경우에만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만 12세 미만 소아에게 투여한 경우, 고령·치매·연하곤란 등으로 정제나 캡슐제를 삼킬 수 없는 경우 등이 그것이다. 예외도 있다. 개별 고시가 있는 내용액제는 해당 고시기준에 따른다. 또 제산제 및 수크랄페이트제제는 허가범위 내에서 적절히 투여할 수 있다.

복지부는 급여기준 제정당시 "교과서, 임상논문, 관련학회 의견 등을 참고해 내용액제가 꼭 필요한 대상인 만 12세 미만인 소아와 고령, 치매 및 연하곤란 등이 있는 경우에 급여를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상대적으로 비싼 시럽제보다 저가인 정제(캡슐제 포함)를 사용하도록 해 보험재정을 절감하려는 게 주요 목적이었다.

그렇다면 동일성분 정제 급여출시로 논란이 되고 있는 페라르고니움시도이데스추출액 제제를 살펴보자. 이 성분의 오리지널은 한화제약의 '#움카민시럽'.

ml당 53원이었던 이 제품의 보험상한가는 제네릭 출시로 2012년 6월1일 37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가, 가산기간이 종료된 지난해 3월1일부터는 28원으로 추가 조정돼 이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제네릭은 76개로 모두 28원 동일가다.

이후 오리지널사인 한화제약은 제네릭 출시로 시장이 위축되자 정제인 '움카민정'을 개발했고, 이달 1일 급여목록에 등재시켰다. 가격은 정당 252원.

'움카민정'의 출현은 펠라고니움시도이데스추출액 제제 시장을 단박에 뒤흔들었다. 내용액제 일반원칙에 따라 시럽제를 12세 이상 환자에게 원칙적으로 급여 투약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해 237억원 규모였던 시럽제 처방시장이 100% 정제로 이동한다고 가정해도 약품비 절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용법용량을 보자. 시럽제는 성인기준 회당 6~9ml 용량을 하루 세번, 정제는 1정을 역시 세번 복용하는 데, 1일기준 투약비용은 시럽제는 504~756원, 정제는 756원이 된다.

이에 대해 제약계 한 관계자는 "통상 투여용량 구간이 설정된 내용액제는 중간함량을 기준으로 1일 투약비용을 산정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주장대로라면 시럽제 최고용량을 쓰면 정제와 투약비용이 같고, 최저용량을 투여하면 정제가 시럽제보다 오히려 더 비싸다.

약품비 절감이라는 일반원칙 설정목표를 달성하려면 시럽제보다 정제 가격이 더 낮아져야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구조인 데, '동일성분동일약가'가 적용되는 현행 제도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유일한 해법은 정제를 보유한 업체가 스스로 약가를 자진인하하거나 후발업체가 저가 등재하는 방법밖에 없다.

페라르고니움제제 시장만 놓고보면 급여기준 일반원칙은 시럽제에만 재갈을 물려놓고 실제 약품비 절감은 정제를 보유한 업체에 선택권을 맡긴 꼴이다.

한편 복지부는 이례적으로 시럽제 급여제한을 1개월간 유예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진료현장 등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혼란과 시럽제 재고를 감안한 조치인 데, 현 급여기준은 그대로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앞서 제약협회는 움카민 시럽제 급여제한과 관련, 3개월간 말미(유예기간)를 달라고 복지부에 건의했었다. 76개 제네릭사들의 재고문제 등을 이유로 요구했다는 후문이지만, 사실상 제네릭사들이 정제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자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시 말하면 페라르고니움제 시장은 2년6개월만에 시럽제에서 정제의 각축장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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