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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조제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 정웅종
  • 2014-09-22 06:14:52

"기자님, 말도 안되는 이야기 좀 들어보세요."

취재차 방문한 부산의 한 약국. 약사는 기자를 조제실로 데리고 들어가 약장을 가득 채운 아목시실린 계열 제네릭을 보여줬다. 동일성분의 항생제가 모두 26종이나 됐다.

지난 4월부터 제네릭이 쏟아지면서 주변 의원마다 모두 다른 약을 처방하다보니 생긴 일이다.

"대체조제 하시면 되잖아요?" 기자의 질문에 약사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환자에게 설명해야 하는 부담감도 문제였다.

의사와의 관계, 환자의 짜증 앞에서 약사의 '용기'는 좀처럼 쉽게 생길 것 같지 않았다.

대전의 한 연수교육 현장. 2년전부터 대체조제 활성화의 성공 모델이 공개됐다. 대한약사회 임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의 약사단체와 의사협회간 협력이 주효했다는 내용이었다.

지역약사회가 의사회를 찾아가 대체조제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사후통보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환자에게는 충분한 설명을 진행하고 혹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지역약사회가 나서서 해결했다.

약사 개인의 용기와 적극성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단위에서 나선 성과로 평가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3년 대체조제 상위 100개 약국 리스트가 공개됐다. 흥미로운 점은 동네약국이 문전약국보다 대체조제에 더 열심히라는 것이다.

처방약 구색을 제대로 못갖춘 열악한 동네약국 환경이 대체조제 자발성을 불러왔다는 말인데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약사의 소극성을 탓하고 시스템 문제로만 치부해왔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거다.

대체조제는 환자의 약물 선택권 확대와 경제적 비용 감소, 건강보험 재정 절감, 동네약국과 문전약국 양극화 해소 등 팔방미인의 요소를 갖췄다. 실패해서는 안되는 제도다.

약사 개인을 탓하기 전에 약사회의 적극적인 실천과 의사회와 협력할 진정한 용기가 있었는지부터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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