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4 03:13:07 기준
  • 임상
  • #GE
  • 부회장
  • 배송
  • #임상
  • 허가
  • 제약
  • 연말
  • 등재
  • 상장

약사직능 '그린라이트'는 가까이 있다

  • 김정주
  • 2014-09-25 06:14:52

약국 생태계가 처방 의존적으로 변화된 지 오래다.

혹자들은 의약분업 이후 약국의 역할이 고정됐다고도 하는데, '약국-조제'의 공식은 몰라도 '약국-복약상담'은 아직 두드러지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약국 복약지도에 대해 국회를 비롯해 환자·소비자단체 등 시민사회단체들의 비판과 요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이와 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서 건보공단은 일부 지역지사 몇 곳을 선정해 '합리적 의료이용 지원을 위한 적정 투약관리 프로그램'을 시범사업해 약사직능 활용의 효용성을 실험(?)해봤다.

시범사업은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환자 총 3만여명에게 '투트랙'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개인의 투약순응도 안내와 투약 지속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단순 교육 유형과 여기에 약사들의 복약상담을 추가한 두 가지 유형이었다.

몇 개월의 짧은 시범사업에서 건보공단은 매우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냈다. 바로 약사들을 참여시킨 그룹에게서 눈에 띄게 복약순응도가 호전된 것.

약을 안 먹고, 빠뜨리고, 지병 관리를 소홀히 했던 환자들이 약사들의 상담으로 자신의 질환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잘' 관리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짧게 진행된 시범사업이었지만 보험자 차원에서 약사를 투입해 국민들에게 밀착감 있게 접근시켰다는 점에서 그간 어떤 노력보다 공신력 있는 사업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건보공단 측은 시범사업 결과가 좋은 만큼 지역 약국들과 연계해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느꼈다.

아직까지 제도화 되지 않은 탓에 이들을 공단이 강제화 할 수 없고, 수가에 포함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지역 약사회 등과 연계해 이런 문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요지다.

약사회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는 함의점이라 할 수 있겠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강화와 3대 비급여 문제, 그 외 보장성 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빠듯한 건보재정으로 살림을 해야하는 건보공단으로서는 '더 아플지도' 모를 사람들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예방하는 이 같은 사업이 사뭇 절실해 보이기까지 한다.

사실 약사사회는 공공기관의 유의미한 시범사업 결과만으로도 직능 가능성을 어느 정도 입증받은 셈이지만 '약사를 활용하면 좋다'와 '약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엄연히 다른 문제다.

이 시범사업 결과로만 보자면 약사직능은 정부의 대환자사업에 투입되면 '좋다'와 '필요하다'의 영역에서 중간 어디쯤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만성질환 관리와 복약상담, 적정 투약관리에 약사를 반드시 찾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직능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정책의 시작점은 약사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노인인구 증가와 생활습관병, 만성질환과 예방의학이 크게 각광받게 되면서, 각종 TV 프로그램들까지 복약상담 영역은 의사에게 밀리는 형국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보건의료 직능 가운데 특정 직능에 대한 정책을 논의할 때, 조제 종속적 특질로 인해 '패키지'로 묶여지는 직능이 아닌, 약사로만 오롯이 인정받을 수 있는 '그린라이트'는 먼 곳에 있지 않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