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계약학과는 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나
- 김지은
- 2014-12-13 06: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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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입 이후 매년 미달사태...제약사·대학 "차라리 없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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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뜨거운 약대 입시 경쟁에도 유독 찬바람이 쌩쌩 부는 학과가 있습니다. 바로 계약학과입니다.
약대 입학을 희망하거나 평소 약사의 꿈을 갖고 있었다면, 매년 설치 대학 모두 줄줄이 미달 사태를 기록하는 이 신기한(?) 학과에 한번쯤 눈길이 갈 법도 합니다.
그럼 대학도, 지원할 업체도 무용지물이라고 말하는 계약학과는 무엇인지부터 설명드릴게요.

교과부는 제약산업 육성에 필요한 전문약사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기존 약대인 15개 대학 약대 전공 교육과정 내 계약학과 정원 외 특별전형 신입생을 선발토록 허가했습니다.
당시 불필요한 약사 증원 초석이라는 대한약사회의 반발도 거세지만, 결국 전국 14개 대학 100명 정원의 계약학과는 신설됐습니다.
현재 계약학과는 각 대학과 제약사 간 협정 체결을 통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학별로 평균 8~10개 제약업체와 협정을 체결하고 있고, 해당 산업체 직원이 협력하고 있는 대학 계약학과에 입학 신청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 중입니다.
지원 조건은 대학과 협정을 맺은 업체의 정규직원 중 대학 2학년 이상을 수료하고 해당 산업체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자로서 회사의 추천을 받아야 합니다.
업체는 계약학과에 입학한 직원의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해당 직원은 졸업 후 최소 3~5년 간 해당 업체에서 근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대학, 산업체의 부푼 기대와 달리 매년 계약학과의 입시 성적은 초라하기만 합니다.
매년 각 대학별 충원률 3%도 못 미치며 정원 미달 사태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복수 지원을 감안하면 전국 약대 계약학과 지원률은 현재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거죠.
경희대는 시행 1년만에 산업체 수요가 없다고 판단, 시행 1년 만인 2012년에 배정받은 정원 5명을 교과부에 모두 반납하고 계약학과를 폐지하기도 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 지난해에는 일부 약대 계약학과가 부정 입학 의혹으로 감사원 조사도 받았습니다. 남편이 근무하는 회사에 입학 직전 취업해 응시하는 등 약대 입학을 위해 취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겁니다.
현행 계약학과 제도가 '업체가 상응하는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이니 편법 입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제도를 재고해야 한단 것이 당시 감사원의 의견이기도 했습니다.

또 계약학과는 중소 제약사 지원을 위한 제도인데 회사 차원에서 3년 이상 근무자 중 약대입학 적정 학과와 선수과목 이수자, 피트 합격권 득점 가능자 선별도 쉽지 않다는 겁니다.
졸업 후 3~5년 회사에서 일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직원과 회사가 의무근무 계약을 해도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회사 차원에서는 차라리 면허를 이미 소지한 약사를 선발하는 게 이익이라는 계산이 앞설 수 밖에 없는 거죠.
제약사 직원들 역시 계약학과 지원에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우선 학교에 다니는 4년 간 급여가 없다는 것 역시 직장인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계약학과 지원 자격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산업체에서 3년 이상의 근무 경력과 졸업 이후 5년 이상을 더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이 직원들이 지원을 꺼리는 주요 원인 주 하나라는 겁니다.
학교들이 약대에 들어온 학생들과 실력 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PEET 시험에 응시해 최소 1개 영역에서 30% 이내 들어야 한다는 등의 조건도 제시해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초기 지원해 합격했던 학생이 중도 포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대학들은 계약학과 정원을 차라리 일반정원으로 전환해 달라는 요구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교과부 역시 계약학과 정원에 대해서는 현재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복지부, 약사회 등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약대 계약학과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자리를 잡아 나갈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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