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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작은 공간을 '꿈의 무대'로 만든 약사

  • 김지은
  • 2015-03-10 06:14:59
  • |이·약·궁|30대 '엄마' 약사의 성공 스토리는?

[9] 경기 성남 모약국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인테리어와 의약품 등 각종 상품이 한눈에 들어오는 과학적 디스플레이의 구현. 약국의 변화를 바란다면 한번 쯤 꿈꿔 볼 만하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과 노력에 비해 불확실한 효과를 생각하면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일들이다.

이럴 때, 큰 비용이 들지 않는 간단 명료한 변화 하나로 약국을 360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 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약사의 '마인드(mind)' 변화.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모약국. 모연화 약사는 간판 이미지도 직접 고안했다.
경기도 분당 모약국은 태생부터 여느 약국들과 달랐다. 약국이 유별나다는 게 아니다. 이 약국의 경영인이자 전문 약사인, 모연화 약사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약대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일할 때도 조금 특별한 직책에 있었어요. 영양전문 약사로 회진을 돌며 환자들의 영양상태를 직접 체크하고 상담했죠. 그 과정에서 환자들을 직접 대면하고 더 만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게 지금의 이 약국이에요."

7평 남짓한 모약국은 전형적인 항아리상권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 이렇다할 의원 하나 없는 아파트 단지 숲 상가 1층 약국. 같은 건물에 가정의학과가 하나 있지만 하루 고정 처방전은 50건이 채 안된다.

하지만 약사는 지금의 약국 자리가 1년 여를 기다리며 찾고 또 찾았던 '맞춤 자리'라고 설명한다. 대체 왜?

지명 구매 환자에 "어디가 불편하신가요" 질문부터

대다수 약사들이 개국을 고려할 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는 얼마의 고정 매출이 보전될 수 있을까이다. 하지만 모 약사의 개국 과정은 고민의 시작부터 달랐다.

"어느 자리에 가야 지역 주민들을 더 밀착해 만날 수 있을까가 약국 자리의 선택 포인트였어요. 최종 목표는 약사로서 나만의 책을 써보고 싶었고요. 책을 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역 주민, 환자들을 만나 소통해야 했어요."

모 약사의 약국 경영자로서, 또 한명의 약사로서 약국 운영 방식은 질문 하나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모연화 약사는 지명구매 환자 한명에게도 그냥 약을 집어주는 법이 없다. 꼭 왜 그 약을 필요로 하는지, 어디가 불편한지를 먼저 묻는다.
"어디가 불편하셔서 그 약을 찾으시는데요?"

특별할 것 없는 약사의 질문 하나가 환자와 약사 관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모 약사는 특정 상품을 원하는 지명구매 고객이라 해도 한번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무엇보다 약사와 환자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그는 약사는 약의 전문가, 환자는 자신의 인생, 건강의 전문가로 두 전문가의 만남이 곧 약사와 환자 간 관계라고 보고 있다.

그만큼 고객은 자신이 우려하고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약의 전문가이자 디렉터인 약사에게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답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의 자세가 돼 있다는 게 모 약사의 생각이다.

그런 환자에게 단순히 요구하는 약을 집어주는 것은 환자가 궁금해 하고 알고 싶어하는 부분을 묻고 설명할 기회조차 사라지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모 약사의 생각이다.

약사의 질문 하나에 환자의 반응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평소 궁금했던, 걱정했던 부분에 대해 자연스럽게 약사에게 털어 놓고 그 과정이 곧 상담으로 이어진다.

약국을 찾은 한명의 환자도 허투루 보지 않고 환자의 건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약사의 마인드, 모 약사가 한명의 약사이자 경영자로서 7평 동네 약국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7평 남짓한 소형 약국이지만 모약국에는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놓았다.
"단순히 약을 판매한다는 생각에 꺼려하시는 약사님들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생각의 차이에요. 이 약을 권함으로써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단 생각이 곧 적극적인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거죠. 고객의 말, 걱정을 들어주고 적절한 답을 주겠다는 생각, 그것이 곧 약사의 마인드라고 생각해요."

7평 약국의 변신…약사의 마인드가 불러온 변화

"댁에 쌓아놓은 영양제들을 약국으로 가져오세요. 모약사가 설명해 드립니다."

모약국 한켠에는 집에서 복용 중인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제를 가져와 상담받을는 문구가 적혀있다.
약국 한켠 약사 캐릭터와 함께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이 약국에서 사지도 않은 약을 가져와 상담을 신청하라니, 자기 약국에서 산 약도 상담하는 것을 꺼리는 일부 약사들과는 분명 다른 마인드이다.

"환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약이나 영양제, 건기식을 구입해 마구잡이로 복용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아요. 그런 부분들이 안타까워 웬만하면 먹고 계신 것을 다 가져오시라 해서 제가 확인도 하고 올바른 복용법을 권해드리기도 하죠. 손해라고요? 아뇨, 오히려 약국 경영에도 적지 않게 도움이 되던걸요."

다른 데서 구입한 영양제를 들고와 모 약사의 상담을 받다 이 약국의 단골 환자가 된 고객도 상당수다.

요즘은 인터넷 구매와 더불어 해외 직구가 유행하면서 정확한 정보 없이 건기식, 영양제 등을 구입해 복용하는 고객이 특히 많아졌다.

모연화 약사.
그런 고객들에게도 약사가 깊숙이 개입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곧 약사가 해야 할 '약료'의 역할이라는 게 모 약사의 지론이다. 모 약사는 최근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약사 협업 모임 휴베이스에서 교육기획마케팅 본부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나보단 둘이, 둘 보단 셋 이상이 모이니 단순했던 약국 경영이 즐거워 졌다고 모 약사는 말한다.

"단순히 약국 경영이 어려워서 약사들이 모인 것은 아니에요. 현재도 나쁘지 않지만 미래를 생각한거죠. 짧지않게 남은 시간을 얼마나 더 즐겁고 재밌게 약국을 운영할 수 있을까였죠. 그 답은 의외로 약사들이 함께 모이고 머리를 맞대는 데 있더라고요. 약사들이 조제실 밖으로 나와 '관계'를 통해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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