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 메르스…내가 만약 의사라면 어땠을까
- 조광연
- 2015-06-11 12: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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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도 하지 않은 채 등교하는 아이의 뒷 모습이 불안하다. 장보러 가는 아내가 걱정되고, 연로하신 부모님도 염려스럽다. 뉴스를 들으며 '이런 나라였던가' 하는 생각이 들면 출근하는 내내 우울감에 젖는다. '소극적인 초동 대응이 문제를 키웠다'는 분석이나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된다'는 따위의 뉴스는 아예 외면하고 싶은 심정이다.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일정대로 해야한다든지, 비상시국인 만큼 연기해야 한다든지 같은 소리도 심란한 마음을 더 뒤집을 뿐이다. 어떻게 하면 된다는 이야기만이 이 시점 관심사항이다. 메르스 바이러스 전파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역병이 돈다'며 근심하며 의원을 닥달하던 조선시대 사극의 몇몇 장면들이 겹쳐진다. 사방에서 이런 저런 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서 꿈틀거리지만, 흉흉한 무대에 오르는 건 결국 환자와 의사 뿐이다.
전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으로 뒤숭숭한 지금 내가 만약 의사였다면 어땠을까? 가정해 본다. 개인의원을 하고 있는 경우라면 어떤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또 초기에 잘 관리하면 완치될 수 있다는 완치자 임상결과까지 나오고는 있다고는 하지만 '고열에 기침하는 환자'를 평소처럼 자심있게 맞이할 수 있을까? '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했거나 다녀간 의원'으로 명단이 공개돼 환자들의 발길이 끊기고, 이로인해 직원들 월급을 주기도 힘든 상황이 닥치다면 또 어떨까. "명단공개는 공개고, 해야할 일은 해야하는 것"이라고 의연하게 말했던 의사처럼 나는 말할 수 있기는 한 것일까? 진실로 고백하건대 '그렇다'고 입바른 소리를 할 자신이 없다.
2015년 6월, 의사들과 간호사 등 의료진들은 메르스 바이러스와 목숨을 담보한 일대 사투를 펼치고 있다. 메르스 유사증상이 있는 환자를 받지 말라는 이메일을 보낸 진료부장이 보직해임을 받기도 했다지만, 절대 다수의 의사들과 간호사 등 의료진들은 맡겨진 소임에서 한치 물러서지 않고 책임을 다하고 있다. 개인들이야 다중이 모이는 장소나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며 위험을 줄인다쳐도 의료진들은 언제, 어떤 환자들을 코 앞에서 만날지도 모르는 상황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코 돈을 벌어야 하는 생활인으로서만, 혹은 경제적 활동의 한 구성요소의 숙명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해서 참으로 듬직하고, 해서 무한한 존경심을 갖게 한다. 질병이 사회를 칠 때 곁에 있어줄 유일한 친구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우리가 지금 해야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나라가 보유한 모든 시스템과 의료진,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손을 맞잡고 메르스 바이러스를 한시라도 앞당겨 물리치는 일이다. 지금 의료진은 물론 중앙 정부 공무원, 지자체 공무원 등 메르스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는 전사(戰士)들은 고강도 업무에 지쳐가고 있다. 더 지쳐가기 전 메르스를 끝장내야 한다. 정부의 초동대처에 실망한 시민들이 '각자도생'을 말하는 지경이라지만, 현실에서 실천할 것은 명료하다. 각자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은 기본이며, 정부의 메르스 관련 병의원 명단 등 정보를 주의깊게 살펴보며 행동해야 한다. 바이스러 감염 역학조사에서도 나타났듯 자신이 진료받은 곳을 숨겨서도 안되며, 정황상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을 땐 스스로 격리하며 다음 행동을 보건소 등에 문의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의료진들을 진심으로 격려하고 힘을 보태는 선진 시민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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