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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를 추억하는 마음의 고향을 찾아서

  • 노병철
  • 2015-11-30 08:38:24
  • 의사수필가 신종찬 원장…수필집 '안동 까치구멍집으로 가는 길' 출판

할머니는 부엌칼 칼등으로 커다란 물바가지를 '뚝 뚝 뚝'하고 세 번 두드리고 나서, 노래처럼 구성진 가락으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객귀야 물러가거라! 썩 물러가거라!"

"김가(金家)의 귀신이든지, 이가의 귀신이든지, 박가의 귀신이든지, 총각 죽은 몽달귀신이든지, 처녀 죽은 앵두귀신이든지 귀신이란 귀신은 이름 알고 성 안다. 오늘 저녁 물박 정성에 거룩하게 차려줄 것이니, 썩 물러가거라. 만약 네가 이 정성을 거역한다면 엄나무 발에 빈틈없이 돌돌 말아, 무쇠 방망이로 두들겨 패서 아주 혼을 내어 준엄하게 죄를 물을 것이니 우리 아들한테서 썩 물러가거라. 사팔이 쐐!" 객귀란 억울하게 죽어 한이 맺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원귀(寃鬼)를 말한다.

작은 굿 같기도 한 객귀물리기는 예부터 배가 아플 때 이를 치료하고자 안동지방에서 행해졌던 풍습이다. 이 병의 원인이 객귀라고 생각하고 객귀를 물리치고자 애썼다.

객귀 물리기를 저녁에 하는 이유는 저녁이면 객귀도 배가 고플 것이고 하룻밤 지낼 곳을 찾기 때문이므로, 객귀를 맛있는 음식으로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초가까치구멍집」 중에서

의사수필가 신종찬 원장의 사라져가는 민속을 담은 수필집'안동 까치구멍집으로 가는 길'이 최근 출판됐다.

2012년 첫 수필집'서울의 시골의사'를 출간해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작가가 이번에 '안동 까치구멍집으로 가는길'을 통해 안타까이 잊혀가는 것들을 추억한다.

한글보다 한자를 먼저 깨친 마지막 세대라고 이야기하는 안동 출신의 작가는 어릴 적 경험한 그러나 지금은 사라져가는 우리 민속과 풍습을 수필의 형식을 빌어 기록하고 있다.

작가는 지금 세대들에게는 생경하게 비춰지겠으나 분명 우리 안에 있었던 아름다운 민속을 벌써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된 것을 안타까워 한다.

식물을 좋아하는 신 작가가 진료실 창가에 둔 목화 열매가 탐스러운 목화송이로 피어난다.

진료 받으러 온 환자와 서로의 목화에 얽힌 추억을 가지고 이야기꽃도 함께 피우는 신 작가의 따스한 마음씨도 느낄 수 있는 수필집이다.

1955년 경북 안동 출생인 신종찬 원장은 안동월곡초등학교, 안동중 고등학교,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서울 도봉구에서 신동아의원 개원의로 활동 중이며,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의대 알레르기 과정을 수료했고, 2010년 에세이 플러스를 통해 등단, 한국문인협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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