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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검색하고 일부러 찾아가는 이 약국

  • 김지은
  • 2015-12-28 06:14:59
  • |이·약·궁|동물약 특화약국...일반약 매출보다 앞서

[30]인천 계산동 인천시민약국

"드디어 인천시민약국에 다녀왔어요. 역시 일부러 찾아간 보람이 있네요."

"약사님이 무조건 팔고 보려는 마음이 없으신 듯해요. 이런 약국이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온라인상에서는 이미 이름난 약국 한곳이 있다. 인천시민약국이 그곳. 인천동물약국이란 또 다른 이름을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천시민약국 전경. 인천동물약국을 별도 이름을 등록해 사용하고 있다.
이 약국의 주인 정영욱 약사(39·우석대 약대)는 동물약국 약사들, 나아가 동물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이름이 나 있는 약사 중 한명이다.

24일 성탄절을 앞두고 기자가 찾은 약국은 언뜻 보기에 한가하다 못해 한산했다. 하지만 정 약사는 한시도 쉴 틈 없이 바빴다. 조제, 매약이 없는 중에는 정 약사 한쪽 귀에 걸려있는 핸즈프리로 끊임없이 전화가 걸려오기 때문이다.

동물약에 대한 문의, 상담 전화가 많아지면서 정 약사는 약국 전화를 자신의 휴대폰으로 연결시켜 놓은 후 핸즈프리로 틈틈이 전화응대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에도 매약, 상담을 즐겨왔지만 2년 전 동물약을 취급하고부터는 오히려 약국에 처방전 고객이 달갑지 않기까지 하다는 정 약사. 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약사로서의 자부심, 그 약국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정영욱 약사의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

◆동물보호자와 교감, 약국만의 독자 브랜드 탄생 계기=정 약사가 동물의약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년여 전부터였다. 당시 임진형 약사가 동물약국협회를 창립한다는 소식을 듣고 힘을 보탠 것이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6개월여 동물 그리고 동물약에 대해 꾸준히 공부했다. 아는 만큼 설명할 수 있고 환자와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기존 약국 이름 이외 새로운 이름도 하나 더 만들었다. 인천동물약국. 기존 약국 이름만으로는 동물 보호자들이 약국을 알고 찾아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동물약을 구입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약국을 찾아온 고양이 보호자에게 항생제의 복약상담을 진행 중인 정영욱 약사의 모습. 환자는 약사의 말을 하나라도 놓칠새라 신중히 듣고 있다.
동물약은 약국을 지나가다, 또는 다른 용무를 위해 약국을 찾았던 환자가 제품 구입이나 상담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우선 검색 등의 과정을 거쳐 일부러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정 약사의 설명. 그렇다보니 쉽게 노출되고 검색되는 명칭을 갖는게 중요했다.

약국 동물약 코너에 진열된 정 약사의 동물약 교육 이수증.
정 약사가 새로운 동물약국 명칭을 사용한 후 동물약국협회 다수 약사들도 정 약사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런 관심과 열정이 동물약만 240여종 취급, 다른 지역에서까지 입소문이나 블로그를 보고 고객이 일부러 찾아오는 국내에선 손에 꼽는 동물약국 대열에 오르는 계기가 됐다.

"사실 처방전을 들고오는 환자는 오롯이 내 환자, 내 약국 고객이라고 보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일반약 상담, 특히 동물약은 환자들의 반응이 확실히 달라요. 얻고자 하는 게 확실하고 절실한 만큼 환자는 전문가인 약사에게 기대하고 바라는 게 커지는 법이거든요." ◆부단한 공부는 기본, 온라인 홍보는 필수=정 약사는 무엇보다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턱대고 제품을 취급하기 보다는 충분한 학습을 통해 약사가 자신감이 생긴 후 관심 있는 제품 위주로 가져다 놓고 판매, 상담하기 시작하라는 것이다.

우선 카테고리를 선정한 후 관련한 질병, 의약품 순서대로 공부한 후 거기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기생충, 심장사상충 등 동물의 다빈도 질환과 관련 의약품에 대해 카테고리를 정해 차례대로 공부해 가는 방법 말이다.

평소 동물에 대해 관심이나 애정이 없었다면 동물약 취급이 어렵지 않겠냐는 선입견도 있지만 크게 상관은 없다는 게 정 약사의 설명이다.

인천시민약국은 동물약 230여종을 취급하고 있다. 국내 약국 중에는 최대 동물약 종류를 보유하고 있다.
보호자들과 교감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관련 질병, 약에 대해 명확한 공부가 돼 있다면 상담하고 약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크게 어려움은 없기 때문이다.

"일반약도 그렇지만 동물약은 단순 판매를 목적으로하면 금방 한계에 도달하고 결국 실패하기 마련이에요. 동물약은 특히 보호자와의 교감이 중요합니다. 그렇기 위해선 잘못알고 있는 정보는 바로잡아주고 정확한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해요. 그것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 취급 전 철저한 준비와 꾸준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내공만 쌓았다고 환자가 저절로 약국에 찾아올리는 없다. 동물 보호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 역시 수반돼야 할 부분 중 하나이다. 정 약사는 그 방법 중 하나로 블로그를 선택했다.

정 약사가 만든 블로그(icnpet.blog.me)에 동물약 관련한 글을 지속적으로 게재하며 보호자들이 필요한 정보도 얻고 약국에서 필요한 것도 찾아와 구입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정 약사는 2년 전 블로그를 시작하며 동물약과 건기식 등을 함께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함께 오픈했다.

동물 보호자들에게 배포하기 위해 정 약사가 직접 제작한반려견 백신, 구충제 복약지도문.
"요즘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정보를 얻는 곳이 인터넷이잖아요. 그 속에서 1차적으로 환자들과 소통한 후 우리 약국에서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블로그와 온라인쇼핑몰을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보호자들의 반응이 좋더라고요."

동물약 특화 약국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어느새 약국에서 동물의약품 매출이 일반약 매출을 넘어섰다.

약국 경영에 보탬이 된단 점도 동물약 취급의 장점 중 하나이지만 정 약사가 첫 번째로 꼽는 최대 장점은 약국만의 전문성을 살린 브랜드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타 지역에서도 일부러 인천시민약국을 검색해 정영욱 약사를 만나기 위해 찾아오는 고객들이 있다는 점도 정 약사에게는 약사로서 갖는 자부심 중 하나다.

정영욱 약사.
"동물약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고 또 상담을 하면서 무엇보다 뿌듯한 점은 나만의, 그리고 우리 약국만의 특화점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의약분업 이후 사실 특정 약국만의 강점 등이 많이 사라졌잖아요. 그 와중에 처방전이 아닌 약사의 상담으로 환자가 찾아오는 약국이 됐다는 점이 뿌듯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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