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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큐 시리즈

비례대표 '공개구애'한 강청희 의협부회장

  • 최은택
  • 2016-02-23 06:14:55
  • "의사도 살고 환자도 사는 입법풍토 만들 것"

"의료영리화나 원격의료 저지 등 의료정책과 관련해 야당과 정책연대를 수행한 경험적 자산이 있는 인물이다."

"19대 총선에서 의약계 등의 직능비례대표를 배제한 데 대한 반성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 있다."

강청희(53, 연대원주의대)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이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민주 비례대표에 도전한다는 사실이 최근 메디칼타임즈 등을 통해 보도된 것과 관련, 더민주 내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대로라면 희망적인 메시지인데,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현 정책이슈가 노동과 경제민주화에 무게추가 기울어져 더민주가 직능비례대표를 고려하더라도 중소상공인이나 노동 쪽에서 고려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신청서를 품에 쥐고 있는 강 부회장도 이런 분위기를 모르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강 부회장이 더민주을 선택해 의사회원들에게 사실상 공개 구혼에 나선 이유는 뭘까.

데일리팜은 의사협회 역대 집행부에 참여한 인사 중 현직으로는 처음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강 부회장의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강청희 상근부회장은 누구?

연세대 원주 의과대학을 나와 연대의대 서울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흉부외과 전문의다.

연대의대에서 흉부외과교실 강사와 외래교수를 역임했고, 혜민병원 진료부장과 흉부외과장을 지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부회장을 거쳐 2013년 4월 총무이사로 의사협회 집행부에 참여했다.

이후 2014년 6월부터 줄곧 상근부회장을 맡고 있다. 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 현 이사장이기도 하다.

-메디칼타임즈 등과 인터뷰에서 의료분쟁조정법개정안이 비례대표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제공했다고 언급했던데

=결정적인 계기는 맞다. 의료분쟁조정절차 '강제개시(자동개시)'로 인해 예견되는 의료현장의 문제점에 대해 의사협회가 거듭 지적했는데 국회가 여론에 부담을 느껴 충분한 숙의없이 법률안을 처리하는 것을 보고 답답했다.

조만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인데, 이렇게 가면 의사들은 정상진료나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없게 된다. 반면 브로커가 난립해 분쟁을 위한 분쟁만 양산시킬 우려가 크다.

-이런 식이면 '자동개시법'에 대한 의료계 불만의 총화가 '강 부회장의 비례대표 도전'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의사 vs 환자 간 대결구도로 보여지면 더민주 입장에서 수용하기 곤란하지 않겠나

=두 가지를 같이 봐야 한다. 먼저 '강제개시법'부터 더 거론하면 이렇다. 이 법안을 이분법적으로 의사 vs 환자 간 대립구도인 것처럼 이해하면 안된다. 뇌종량 환자에게 수술을 했는데 예후가 안좋아 6개월 뒤 2차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지금은 환자 가족이 수술을 원하고 수술로 1~2개월 가량 생명을 더 연장할 수 있다면 기꺼이 수술한다. 그런데 '강제개시법'이 도입되면 어떻게 될까. 의사입장에서 분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면 최선의 진료를 선뜻 선택할 수 있을까. (방어진료를 염두한 말인가) 그렇다.

사망의 경우도 보자. 다른 질병 후유증이 원인일수 있고, 질병에 의하거나 최선의 진료를 다 했는데도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의료사고에 의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 모두 사망사건으로 보고 다 분쟁으로 이어지면 의사들은 진료해야 할 시간에 분쟁대응에 힘을 쏟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의사 vs 환자 간 대립구도로 이 법안을 이해하면 안된다. 우리는 현장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상임위원회 통과 전에 공청회 등을 통해 이런 부분을 짚어본 뒤에 결정하자고 한 것인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환자단체의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환자단체는 '강제개시'되면 감정이 이뤄지니까 이 기능을 강화해서 사고여부를 따져보자는 의도인데, 환자와 의사 양쪽 모두에게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법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이다.

문제는 '강제개시법'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3년간 국회를 담당하면서 지켜봤는데 충분히 숙의되지 않고, 특히 현장 전문가들의 우려를 감안하지 않은 입법이 적지 않았다.

정리해서 말하면, '강제개시법'이 결정적 계기가 된 건 맞지만, 이런 입법 프로세스 문제를 전문가가 국회에 들어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그동안에 축적돼 온 생각이었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더민주 내부에서도 정책공조 차원에서 의미는 있다고 평가하던데

=의료계 분위기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일단 야당과 정책공조는 진주의료원 폐업사태가 발생했던 노환규 전 회장 때부터 시작됐다. 이전에는 의료영리화 반대논리에 의사들의 거부감이 컸는데, 지금은 아니다. 정부가 의료를 서비스산업으로 인식하고 영리화나 산업화를 추동하는 것을 보고 의사들도 의료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고 깨닫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의사협회가 특정정당을 선택할 수는 없다. 정책적으로 뜻이 맞으면 같이 가는 것이다. 다만 지난 3년간 의사협회와 뜻이 맞았던 게 야당이었다고 보면된다.

사실 더민주는 의료정책에 대한 '아웃라인'이 명확하다. 김용익 의원과 같은 전문가와 특화된 보건복지 정책자문위원이 있어서 시나리오가 잘 짜여져 있다. 공론화를 거쳐 사회적 합의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의사들 입장에서는 좋은 진료환경에서 최선의 진료를 하면서도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는 정책적 틀이라고 판단된다.

-더민주를 선택한 배경인가

=(이런 고민이) 야당이어서 가능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현재로써는 의사협회와 더민주가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면 양 측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만약 여당 쪽에서 제안이 온다면 어떻게 할 건가

=그럴 가능성도 없겠지만 제안이 들어와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여당의 현 의료정책은 의사협회와 맞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자의반 타의반이지만 의료계 직능대표를 자임하게 된 내가 여당을 선택할 순 없다.

-비례대표 지원서는 제출했나

=아직 더민주에서 이야기가 없다. 준비만 하고 있다.

-19대 총선에서는 의약계 직능대표가 비례대표에서 배제됐었다. 이번에는 일부 허용한다고는 하던데 그렇다고 쉽지는 않아 보인다

=알고 있다. 경제민주화 등의 일환으로 소상공인 등에서 비례대표가 우선 고려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다. 의약계 몫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도.

-의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현직 의사협회 집행부(회장 포함) 가운데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거나 실제 도전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회원들이 내게 의료계 대표성을 부여해줄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회원들이 목소리를 한데 모아줘야 그나마 보건의료직능에 대한 당 차원의 배려가 생기지 않겠나. 힘을 실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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