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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비만신약 후보 발굴에 AI 활용…기간 절반 단축"

  • 김진구
  • 2025-10-22 18:06:43
  • 전해민 상무, 약학회 학술대회서 AI 신약개발 활용사례 소개
  • “지방↓·근육↑ 비만 치료제 후보 ‘HM17321’ 발굴에 AI 활용”
  • “후보물질 디자인 3배 빨라져…기전 확인·임상 예측 가능성↑”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에 착수한 시점부터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까지 불과 30개월이 걸렸습니다. 기존 경험과 비교하면 전체 기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전해민 한미약품 상무는 22일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AI의 신약개발 활용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약품은 차세대 비만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지난 2023년 3월 착수했다. 목표는 기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었다. 기존 비만 치료제의 경우 체중감소 과정에서 지방뿐 아니라 근육이 동시에 감소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특히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데, 이때 근육보다는 지방이 더 많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오히려 체지방량이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한미약품은 이런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했다. 근육량을 늘리면서 동시에 지방을 선택적으로 감량하는 약물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에 성공한다면 비만 치료 영역에서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의 문헌연구를 검색해 ‘CRF(corticotropin-releasing factor)’라는 물질에 주목했다. CRF는 스트레스 반응에 의해 유도되는 신경펩타이드 물질 중 하나다. 이 물질은 수용체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뉜다. R1수용체가 붙으면 CRF-R1, R2수용체가 붙으면 CRF-R2가 되는 식이다.

문제는 CRF-R2가 근육량 증가와 지방 감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었다. 기대했던 효과를 내기 위해선 후보물질을 CRF-R1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CRF-R2만 타깃하는 방식으로 디자인해야 했다.

여기서 AI가 활용됐다. 구글의 알파폴드를 활용해 CRF-R2를 기반으로 한 단백질 구조를 모델링했다. 또한 이 물질이 실제 기대했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예측하고, 해당 효과를 재검증하는 데도 AI의 도움을 받았다. 그 결과, CRF-R2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2(Urocortin-2) 유사체’가 높은 정확도로 예측값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상무는 “보통 펩타이드로 약물을 디자인할 때는 여러 목적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특히 어려움을 겪는다. 기존에는 하나의 특성을 확인한 뒤 다음 단계의 검증으로 나아가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AI는 단계 구분 없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후보물질을 최종 선택할 때까지 기간을 크게 단축했다. 기존 경험과 비교하면 최소 3배는 빨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도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당초 기대했던 근육량 증가와 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약물의 기전을 확인하고 임상 단계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도 AI가 활용됐다.

약물 기전 확인은 퍼스트인클래스 약물 개발에서 핵심 요소 중 하나로 평가된다. 기존에 없던 물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단순히 후보물질을 공개하는 것뿐 아니라, 해당 후보물질이 어떤 기전으로 작용해서 효과를 내는지 설명해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전 상무는 “여기서도 AI를 활용했다. AI를 통해 동물실험에서 이 후보물질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며 “HM17321이 다양한 기전으로 근육을 늘리고, 이는 근력 운동을 할 때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 상무는 “나아가 AI를 통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했다. 영국 UK BIO BANK의 5만3000명 규모 오믹스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도 지방이 감소하고 근육이 증가할 것이란 예측 결과를 AI가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확보한 후보물질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은 지난달 말 미 식품의약국(FDA)에 임상1상 계획을 신청했다. 2023년 3월 프로젝트에 착수한 지 30개월 만이다.

전 상무는 “프로젝트 착수부터 임상시험 진입까지 빠르게 달려왔다. IND 제출까지 30개월이 걸렸다. 기존 경험과 비교하면 후보물질 발굴 기간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를 활용해 후보물질을 직접 발굴해보니, 활용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 하나를 던지면 AI가 전략과 방향을 모두 제시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모든 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특정 분야에 집중해서 깊이 파고드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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