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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다이어트에 편법은 없다"…우려 표명

  • 안경진
  • 2016-10-26 10:51:16
  • '저탄수화물·고지방식사' 관련 5개학회 공동입장 밝혀

"극단적인 저탄수화물·고지방식사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것은 물론, 건강상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열량 섭취를 줄이고, 활동량을 꾸준히 늘리는 것만이 비만과 다양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몇몇 신문과 방송을 통해 소개되며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저탄수화물·고지방식사'와 관련, 참다못한 학계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저탄수화물·고지방식사'란 탄수화물의 과다섭취를 피한다는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 탄수화물 섭뤼량을 전체 칼로리의 5~10% 정도로 줄이고 지방 섭취를 70% 이상으로 늘리는 비정상적인 식사법을 말한다.

문제는 이러한 식단이 체중감량뿐 아니라 혈당, 중성지방(TG) 감소 및 HDL-C 수치 상승에 효과적이라고 보도되고 있다는 것.

심지어는 의료진이 직접 방송에 출연해 해당 식사법의 성공담으로 소개하며 시청자를 오도하기도 한다. 덕분에 시장에서는 버터 품귀와 삼겹살 소비 증가 현상이 벌어질 정도라는 웃지 못할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내분비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한국영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등 5개 전문학회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극단적인 형태의 저탄수화물·고지방식사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심각한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반세기 넘게 지속된 고지방 vs. 저지방 식단 논란…왜 나쁠까

지방 섭취에 대한 논란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3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안셀 키즈 교수가 고지방식이 심장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고, 1956년 미국심장학회(ACC)도 저지방식을 권고했다.

이후 미국에서는 줄곧 비만 및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저지방식이 추천돼 오던 상황. 하지만 식단에서 지방 비중이 줄었음에도 비만인구는 계속 증가함에 따라 저지방식의 유용성에 대한 논란은 도마에 올랐다.

1970년대에 미국에서 유행했던 저탄수화물식, 일명 애킨스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2000년대에 이르러 저탄수화물식과 저지방식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가 많이 이뤄진 것도 그 연장선이다.

그 결과 초반의 단기간 체중감량 효과는 저탄수화물식에서 조금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저지방식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감량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열량섭취를 줄이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저탄수화물·고지방식사를 시행했을 때 초기 단기간 동안 체중감량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도 조기 포만감을 유도함으로써 식욕을 억제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 종류가 제한됨에 따라 섭취량이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극도의 저탄수화물·고지방식을 지속하기 어려우므로 체중감량 효과를 보기 힘들다. 실제 연구에서도 중단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더 큰 문제는 저탄수화물·고지방식사를 오랜 기간 지속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인데, 특히 포화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LDL-C 수치 증가로 이어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다양한 음식를 섭취하지 못하므로 미량 영양소의 불균형과 섬유소 섭취 감소를 초래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장내 미생물의 변화와 함께 산화스트레스를 일으켜 우리 몸에 염증반응을 증가시키게 된다.

또한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과정에서 케톤산이 증가하면 우리 몸의 산성화를 막기 위해 근육과 뼈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도 높아진다. 뇌로 가는 포도당이 줄어들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몸에 유익한 복합당질이 우선적으로 제한되기 쉽다는 점도 문제다.

다이어트에 지름길은 없다…전문가가 제안하는 건강식단

결국 지름길은 없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소개돼 왔지만, 전 세계의 모든 의학 및 영양학 전문가단체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균형이 잘 잡힌 식단으로 적정 칼로리를 유지하는 것만이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탄수화물과 지방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듯이 몰아가는 극단적인 식단은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는 것. 탄수화물과 지방 2가지 모두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인 동시에 비만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요인이다. 탄수화물의 과다섭취가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무조건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지양하기 보다는 설탕, 과당 등 단순당의 섭취가 문제라고 이해하는 편이 적절할 것이다.

5개 학회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건강한 식단을 위한 3가지 실천사항을 함께 제안했다.

우선 첫번 째는 본인의 식습관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 탄수화물이나 지방 섭취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각각을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식단은 탄수화물 비중이 평균 65% 수준이지만 성별, 연령별, 개인별 차이가 크다.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는 탄수화물 비중이 낮고 지방 비중이 높은 반면, 고연령층은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탄수화물 섭취가 65%를, 지방이 30%를 초과하지 않도록 조절하면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몸에 좋지 않은 단순당과 포화지방을 우선적으로 줄여야 한다.

최근 설탕, 음료류, 아이스크림 등 단순당 섭취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상당히 우려할 만한 상황임에 불명하다. 경우에 따라 탄수화물과 지방비율이 달라질 순 있지만, 영양적인 측면과 전체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학계의 견해다. 특히 탄수화물 중 단순당의 섭취를 줄이고 전곡류와 같이 식이섬유를 비롯한 영양성분이 풍부한 탄수화물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자는 식사 방법 선택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심장이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나 심한 당뇨병 환자가 저탄수화물·고지방식사와 같이 한 가지 영양소에 편중된 식사법을 함부로 따라하는 것은 절대로 금물.

학회는 "당뇨병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가 갑자기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저혈당 위험이,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경우 LDL-C 수치가 올라갈 수도 있다"며, "이러한 환자들은 식사방법과 관련해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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