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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업] 강릉의사 자살과 '수진자 조회 신고'

  • 이혜경
  • 2017-01-06 06:14:51
  • 건강보험공단 현지확인 폐지 논란에 불붙여

한 해를 마무리하던 12월31일. 의사 취재원에게서 카톡이 왔다. 으레, 새해인사라 생각했지만, 자신의 동기가 건강보험공단 현지확인을 앞두고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힘을 달라'고 했다.

새해를 맞고 나니 일이 커져있었다. 대한의사협회는 '강릉 의사회원의 비보에 대한 입장'을 통해 보건복지부 현지조사제도 개선에 이어 공단의 현지확인제도 또한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는 현지확인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공단 서울본부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이어간다고 했다.

공단의 보도해명자료에 따르면 자살한 강릉 A원장은 2016년 10월14일 수진자의 진료내용을 확인한 결과 비급여 대상을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건이 발견되면서 현지확인 대상이 됐다.

A원장은 현지확인과 2차례에 걸친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결국 공단은 12월 22일 복지부에 현지조사를 의뢰했고, A원장은 12월 2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원장의 현지확인 사건 과정을 살펴보면 수진자의 진료내용 확인에서부터 시작한다. 문득 새해부터 공단에서 날라온 우편물 한통이 생각났다. 건강보험급여 내역서로 착각하고 식탁위에 던져뒀던 우편물을 유심히 살펴봤다. '고객님께서 진료받은 내용입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수진자 진료내용 확인서였다.

공단으로부터 받은 수진자 진료내역 확인서
진료개시일과 요양기관 명칭, 본인부담금 등이 적혀 있고, 진료를 받은 내용이 맞는지 확인을 요했다. 진료받은 내용과 다른 경우 상세히 적을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공단의 현지확인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었다. 공단은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로 마련된 보험재정을 잘 지켜 요양기관의 건전한 진료비 적정청구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진료받은 내용을 안내한다'고 했다.

지난 3일 공단이 발표한 요양기관 방문확인 표준운영지침(SOP)를 살펴보면 요양기관 관련자 신고, 민원제보, 급여사후관리 등으로 부당청구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기관의 경우 수진자를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게 된다. 민원제보, 진료내용신고 등으로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한 경우 요양기관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고, 자료확인이 불가능하면 현지확인이 진행된다.

한 달에 수십 만원씩 건강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험재정이 제대로 쓰이길 원한다. 다른 국민들 또한 마찬가지 입장일터. 그래서, 수진자 진료내용 확인서를 받으면 자신의 진료내역과 꼼꼼히 비교해 신고여부를 따지게 되고, 공단은 내용에 따라 확인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공단의 현지확인, 국민의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현지확인을 바라보는 의사들의 시선은 다르다. 어홍선 대한비뇨기과의사회장은 5일 공단 서울본부 앞 1인 시위 이후 "나도 국민"이라고 했다. 보험료를 최고 수준으로 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보험의 혜택은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면을 지적했다.

"공단에 보험료를 내고 있지만, 아파서 스스로 진료하고 약을 처방하면 약제비만 보험 혜택을 받는다. 직원 진료도 제한이 많다."

의사들의 경우 '큰 병' 아니면 스스로 진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의 '셀프진료'는 보험청구를 할 수 없단다. 공단의 역할을 반길 수 없는 이유다. 그 와중에 공단의 현지확인은 의사들의 입장에선 '중복조사'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이미 허위·부당청구 건이 발생하면 복지부로부터 현지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계는 강릉 A원장의 자살사건을 시작으로 공단의 현지조사를 거부하는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미 공단 현지조사 거부는 보건복지부 현지확인제도 개선을 위한 모임에서 의료계가 내건 카드였다. 임익강 의협 보험이사는 "공단 현지확인을 모두 거부하고, 장관 직인이 찍힌 현지조사만 받겠다고 했다"며 "공단에서 한 발 뺐다"고 말했다.

공단이 한 발 물러서서 나온게 이번에 발표된 SOP다. 2차에 걸친 현지확인 협조요청에도 현지확인을 거부하는 경우, 공단은 복지부로 현지조사를 의뢰할 수 있음을 고지하고 현지확인을 종료하게 된다. 의료계의 공단 현지확인 '보이콧'이 유리할지, 불리할지 앞으로 지켜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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