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이 더 힘든…루푸스 아시나요
- 안경진
- 2017-05-11 06: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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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10일 '세계 루푸스의 날' 캠페인 현장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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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세계 루푸스의 날(World Lupus Day)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진행되는 '루푸스 바로알기 캠페인'을 위해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인도 등 12개국에서는 일반시민과 루푸스 환우들에게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루푸스 환우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매년 5월 10일을 루푸스의 날로 지정하고, 캠페인을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단법인 루푸스를 이기는 사람들' 협회 주최로 세계 루푸스의 날 행사가 진행된지 어느덧 10년차를 맞았다.
◆'공주병'이라 불리는 루푸스?= '루푸스(lupus)'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피부, 관절, 혈액, 신장 등 다양한 신체 기관과 조직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면역체계가 바이러스, 세균 같은 외부항원과 자기자신을 구별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자가면역질환의 특성상 자가항체를 만들고, 자기조직을 공격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들 항체는 자기 자신의 항원과 결합해 면역복합체를 형성하고, 조직에서 축척되어 염증, 조직손상, 통증 등을 유발하게 된다.
1851년 프랑스의 피부과 의사였던 카제나브(Pierre Cazenave)가 루푸스 환자의 얼굴에 일어난 발진의 모양이 마치 늑대에 물린 자국과 비슷하다 하여 늑대(wolf)를 뜻하는 라틴어 '루푸스'란 병명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환자는 일부 장기만을 침범해 경미한 증상을 나타내는 반면, 일부 환자는 신장염이나 심근염, 루푸스 폐렴, 뇌혈관염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중증 합병증을 겪고 있다.
가벼운 장기침범이 일어난 환자는 탈모, 피부발진, 관절통이나 관절염, 늑막염, 심낭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탓에 외관상으론 일반인과 구분이 안 될 정도란다.
일각에서 '공주병'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일반인과 다름없이 멀쩡해 보이던 환자가 오랜 시간 자외선에 노출되거나 무리한 신체활동,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후 급격한 증상악화와 중증 합병증을 동반하게 된다.
가임기 여성에서 호발한다는 점도 안타까운 일인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상병코드상 국내 루푸스 환자수는 약 2만 60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 중 90%가 여성으로, 가임기 여성 비율이 70%를 차지한다. 호발시기도 초경을 경험한 이후 여성에게서 월등히 높다.
캠페인 현장에서 만난 루푸스 협회 관계자는 "나이, 성별, 인종과 관계없이 누구나 루푸스를 앓을 수 있지만 특히 가임기 여성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사회활동에 제한은 물론이고, 가임기 여성들이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절차인 임신과 출산조차 모험이다. 루푸스 환자들이 맘편히 출산을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아 임신을 피하는 여성 환자들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사회와의 소통은 중요한 치료수단= 루푸스의 날 행사를 주최한 '루푸스를 이기는 사람들'은 1997년 설립된 단체다.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회원수만 8000여 명. 협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텝들이 전부 루푸스 환자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누구보다 환우들이 겪는 고통을 체감할 법한 스텝들은 전문 의료진과 사회복지사와 연계해 질환에 대한 최신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한편, 재활과 의료비 및 생활비 지원,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루푸스 환자들이 정신적,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돕고 있다.
10년 전 '일주일에 한번 정도 자원봉사나 해볼까' 하는 마음에 협회를 찾았다는 김진혜 부장(루푸스를 이기는 사람들 협회) 역시 17년째 투병 중인 루푸스 환자였다.
에너지가 넘쳐보이는 그녀는 한 때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자살충동에 시달릴 만큼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처음 루푸스 진단을 받았던 23살에는 일반인과 다름없이 가벼운 피부발진만 나타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하지만 직장생활 중 스트레스를 받고 신체에 무리가 오다보니 혈관염 합병증이 생겼고, 끝내는 화상 환자처럼 피부발진이 심해지고 두피까지 범위가 확장되어 5년만에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김진혜 부장은 "1년만에 마스크를 벗고 가족이 아닌 외부사람을 만났는데 같은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라는 동질감이 좋았다"며, "환자들과 만나고 협회에서 상담을 받으며 10년새 많은 변화가 생겼다. 지금도 지하철을 타면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루푸스 환자라고 당당하게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매년 루푸스의 날 행사를 열고, 질환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도 지치지 않을 수 있는 원동력은 그에 대한 감사에서 비롯된다.
김 부장은 "루푸스는 마음의 병이다. 여전히 증상 악화로 인한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지만 치료를 받으면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얻게 됐다"며, "지난 10년간 협회 활동을 통해 받았던 긍정적인 기운을 다른 환자분들과 나누고 싶다. 더이상 병 때문에 갇혀서 지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 피할 수만 있다면"= 아직까지 루푸스를 완치할 수 있는 약제는 개발되어 있지 않다.
가벼운 장기침범은 항말라리아제와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NSAIDs), 소량의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조절되지만, 심각한 장기침범을 동반한 경우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나 '이뮤란(아자티오프린)', '싸이톡산(싸이클로포스파미드)' 같은 강력한 면역억제제로 치료해야 한다.
2013년 6월 국내 허가된 #GSK의 '#벤리스타(벨리무맙)'가 50여년 만에 등장한 루푸스 신약으로 포문을 열었고, 이후 전신성홍반성루푸스(SLE)와 루푸스신염(LN) 분야에서 다양한 항체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엄밀하게 치료제 개념은 아니다. 다만 증상완화와 악화를 방지하고 고용량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그마저도 실질적인 혜택을 보고 있는 환자들이 많지 않은 건 1회 주사에 200만원이라는 비용 탓. 경제활동을 영위하기 어려운 젊은 여성들에게 한해 2000만원이 넘는 약제비용은 부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루푸스협회 관계자는 "얼마가 들더라도 스테로이드를 먹지 않을 수만 있다면 써보고 싶다"며, "저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스테로이드 부작용 때문에 힘들어하는 환자분들이 많다. 빨리 보험적용이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스테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약제가 있다는 사실과 비급여 가격으로라도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환자들에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들에겐 소통 자체가 큰 힘"= 소낙비가 내리다 해가 나길 반복했던 이날 오후 청계광장 행사장에는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다녀갔다.
행사에 동원된 인력은 루푸스 환자 30명, 자원봉사자 20명을 포함해 50여 명. 이들 중에는 자원봉사를 나온 직원 GSK 직원들도 10명 남짓 포함됐다.
제품 홍보와는 무관하게 1년에 하루 자원봉사를 위해 주어지는 유급휴가를 활용해 몇몇 직원들이 3년 전부터 루푸스의 날 행사에 동참해오고 있단다. 회사 차원에선 2014년부터 바자회 물품지원이나 루푸스 질환알리기 캠페인을 위한 후원금을 일부 기부하고 있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별도 홍보는 하지 않고 있다.
물론 GSK 외에 화이자나 로슈, 국내 기업들 중 동아제약과 일동제약 등이 루푸스 환자를 위한 후원에 동참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같은 마음이다.
루푸스협회 한 관계자는 "기부금 액수를 떠나 행사 때 직원분들이 직접 오셔서 일해주시는 건 처음이라 감사했다"며, "처음에는 GSK 직원분이 협회 사무실에 찾아왔길래 약판매가 목적인 줄로 오해했는데, 환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알고 싶다고 하셔서 놀랐다.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시는 전문의 선생님들이나 제약사 분들과 같은 외부인들이 경제적 이익과 무관하게 환자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다"고 전했다.
3년째 루푸스의 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GSK 관계자는 "얼마 전 루푸스 진단을 받았다는 여성 환자분이 행사장을 찾아 질환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가셨다"며, "잘못된 의학정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현실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협회 활동이 새삼 중요하게 느껴졌다"는 감회를 밝혔다.
협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의 바램은 한 가지였다. 하루빨리 증상이 좋아져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는 것. 이는 그들이 스스로의 삶을 관리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루푸스협회 김진혜 부장은 "새 정부가 희귀질환자들을 포함한 사회적 취약계층에게도 사회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주시길 바란다"며, "상대적으로 비율이 적은 남성 환자들 중에는 경미한 증상으로 군입대를 했다가 증상악화로 의가사 제대를 하거나 심한 합병증을 떠안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례를 막기 위해 온라인 서명 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사회적 공감대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녀의 궁극적인 소망은 루푸스 환자를 비롯한 사회적 취약계층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이다.
김 부장은 "평생 질환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루푸스 환자들에게는 직장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자기관리를 잘 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며, "루푸스 환자들이 사회를 위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루푸스 남성 환우를 위한 군·면제 서명운동과 함께 리플렛, 물티슈 제공을 통한 거리홍보, 환자들이 직접 참여한 루푸스 홍보피켓 거리행진 및 종로구보건소 지원 하에 이뤄진 저염식, 건강체중333 캠페인 등 다양한 캠패인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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