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의사들…품절이라는데 툭하면 장기 처방
- 강혜경
- 2023-11-15 17:08:38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약국에 약이 없다①
- "효과 있다고 소문났나, 단일처방" 1~2통씩 구하는 약국은 '멘붕'
- "균등배분 언발에 오줌누기…처방 제한해야"
- AD
- 매출을 부르는 약국공간 컨설팅 휴베이스 디테일이 궁금하다면?
- 휴베이스 모델약국 투어

코로나19로 시작된 의약품 품절 문제가 실타래 처럼 얽혀있다. 정부가 약가를 인상하고, 약사회가 균등배분까지 나서고 있지만 지뢰처럼 여기 저기서 터지는 품절 이슈가 약국은 마냥 한숨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수산화마그네슘, 슈도에페드린, 풀미칸·풀미코트까지 약가인상만 벌써 4차례 이뤄졌고, 품절 품목의 균등배분도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조치가 급한 불을 끄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만은 자명하지만 이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약사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비단 약사회와 약사들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공급되는 의약품의 양은 한정적인데 반해, 처방은 제한이 없다 보니 약국의 고충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제약회사에서 약국으로 공급되는 의약품의 양, 그리고 처방이 삼박자를 이뤄야만 품절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품절약 장기처방 문제에 대한 불만이 약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모튼이 대표적이다.

바로팜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모튼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품절입고 알림신청 순위권에서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대표 품목 가운데 하나로 집계됐다. 특히 6월부터는 신청순위 1위를 차지하며 심각한 품귀를 보이고 있다.
알림신청 횟수 역시 1월 대비 6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1월 7위(6545건) ▲2월 3위(8091건) ▲3월 4위(9513건) ▲4월 21위(5094건) ▲5월 4위(1만1619건) ▲6월 1위(1만4288건) ▲7월 1위(1만9727건) ▲8월 1위(3만6735건) ▲9월 1위(3만7611건) ▲10월 1위(3만488건)으로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국당 평균 2.5회 입고알림 신청을 한 셈이다.
이모튼 품절은 조인스와 콘로인 품귀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사는 "'효과가 있다'고 소문이 나서인지, '품귀'라고 소문이 나서인지 최근에는 처방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며 "약은 없는데 짧게는 1달, 길게는 3~6달치씩 처방이 나오다 보니 한, 두통은 눈 깜짝 할 사이에 사라져 버린다"고 말했다. 골관절염 치료제 특성상 장기처방이 나오는 품목이기는 하지만 처방 제한이 없다 보니 한꺼번에 투약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약사는 "있는 만큼만 조제를 해드리고, 나머지 분은 메모를 해뒀다 순차적으로 드리고 있지만 이런 케이스가 많고, 처방전을 되가져 가시는 분들도 많다 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동네약국을 운영하는 B약사는 도매상을 통해 이모튼 구하기는 포기한 지 오래다. 도매상에도 재고가 없다 보니, 오히려 병원 쪽 도매상을 통해 약을 구하는 동료 약사를 통해 이모튼을 구하는 편이 보다 쉽고 빠르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해 온 C약사도 견디다 못한 끝에 최근 의원을 찾아 이모튼 수급이 곤란 문제를 토로했다. 단골들을 위해 어렵게 구해도, 처음 온 환자들에조차 장기처방이 나오다 보니 도통 처방을 따라갈 수 없다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난 후에야 의사는 '유통 상황이 그 정도인 줄 알지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D약사는 카카오톡 대화명을 '이모튼 구해요'로 설정해 뒀다. 누구라도 대화명을 보고 약을 구해 달라는 간절한 바람이 담겼다는 게 이 약사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모튼은 왜 이렇게 수급이 어려운 걸까? 먼저 처방액 증가와 아보카도 수확량 감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아보카도 수확량이 감소하다 보니, 수요를 맞추기 쉽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문제는 약사들 사이에서 '내년도부터는 생산량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슈도에페드린 45일치 처방, 약사들은= 10월부터 약가가 인상된 슈도에페드린 제제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정부는 ▲신일슈도에페드린정(신일제약) 상한액을 20→29원 ▲슈다페드정(삼일제약) 23→32원 ▲슈다펜정(삼아제약) 23→30원 ▲코슈정(코오롱제약) 23→31원으로 인상했다. 정부가 상한액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당시부터 시작된 슈도에페드린 제제 해갈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달 중 슈도에페드린 제제 수급 문제가 원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약국은 답답하다는 심정이다.
여기에 설상가상 슈도에페드린이 환자에게는 아낌없이(?) 처방되고 있다 보니 약국은 그야 말로 고충이 극에 달했다고 있다는 것.

처방을 본 다른 약사들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슈도에페드린은 비충혈 제거제로, 코 점막 혈관을 수축시켜 충혈을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는 약으로 장기복용할 만한 약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관련기사
-
씨마른 이모튼 "재입고 알려주세요"...약국들 아우성
2023-11-09 12:02:15
-
풀미칸 균등공급 내주 접수…듀락칸 확보분 초과 신청
2023-11-09 12:02:13
-
맥시부펜 1만여개 HMP몰서 공급…약국당 4개 주문
2023-11-07 16:30:24
-
천식약 풀미칸·풀미코트 약가인상 9일 약평위 논의
2023-11-06 05:50:55
-
'듀락칸이지시럽' 균등 분배...약국당 100포씩 공급
2023-11-04 05:50:52
-
"약 없어 조제불가 통보했는데"…조제거부 해당될까
2023-11-04 05:50:48
-
항생제도 연쇄 품절…"ENT·소청과 쓸 약이 없다"
2023-11-03 05:50:31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4천여 품목, 1월 무더기 인하…품목·인하율 아직도 '깜깜이'
- 2오늘부터 의사가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시 투약내역 확인
- 3이 대통령 "탈모약·비만약 건보급여 가능성 검토하라"
- 4'키트루다' 약가협상 마무리...내달 적응증 급여 확대
- 5신신 물파스, 내년 2월 공급가격 13% 인상
- 6이 대통령 "건보공단 특사경 40명, 비서실이 챙겨 지정하라"
- 7아델, 사노피에 치매 항체 후보 기술수출…선급금 1100억
- 8종근당-바이엘, '아일리아' 의원 유통·판매 계약
- 9식약처 30명·평가원 177명 신규 허가·심사인력 투입
- 10서점·약국 콜라보…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 종각점 오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