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다', '수술 자책'…자살하는 의사들
- 정웅종
- 2011-10-01 06: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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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신문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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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자살 동기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의사협회 등은 리베이트 조사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조금은 불편하지만 이번 [옛날신문을 읽다]에서는 우울하지만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 의사들의 자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대기업초임 5배 월급 의사 '가난하다' 자살

당시 현대 등 대기업 초임이 40~50만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월급 2백50만원을 받는 의사가 '가난하다'는 이유로 자살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이었죠.
하지만 80~90년대는 경제성장에 따른 빈부격차, 물질만능적 사회였다는 점을 돌이켜 보면 한편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고용의사인 윤씨가 이날 하오 7시30분쯤 귀가해 '직장에서 사람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죽고 싶다. 개업해야겠다'고 말해 말다툼을 한 뒤...(중략)...80년초 서울에서 산부인과를 개업했으나 사업부진으로 2년뒤 폐업, 충남 온양의 모 병원에서 고용의사로 5년가량 근무하다 지난해 12월말부터 보너스 없이 월 2백50만원의 급료를 받고 근무해 왔다.' [1990년 1월6일자 경향신문]
사실 지금이야 의사가 갖는 경제적 지위가 이른바 '상위층'으로 평가 받지만 50여년 전에는 생활고를 겪는 의사가 비일비재 했었나 봅니다.
반세기 전, 생활고 시달리는 의사들 신변비관 목숨 끊어
일제강점기 당시 신문에 보도된 기사를 살펴봤더니 의사 자살의 동기 중에서 생활고나 신변비관이 많았습니다.
'사업에 충당하고저 돈천원을 구하려고 원산 방면에 갓다가 그것이 여의치 못하므로 그대로 돌아오다가...(중량)...집에 돌아가서는 병 중에 잇는 자기 안해(아내)의 병도 아니 보아주고 다량의 모루히네를 마시고 자살한 것이라는데...' [1934년 3월10일자 동아일보]

'육이오 전란 당시 병원과 집을 소실 당하고 그후 개업해보려고 무던히 애를 써보았으나 뜻대로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생활고에 쪼달려 최근 수차에 걸쳐 자살을 기도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1956년 2월1일자 경향신문]
수술 실패 후 자책, 환자가족 민원에 시달리는 의사들

의사 자격이 정지되거나 수술 실패에 대한 자책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도 신문 지상에서 조명 됐습니다. 81년 60대 의사의 죽음도 그랬습니다.
'해방전 일본에 유학, 의사자격증을 얻은 뒤 줄곧 서울에서 의사 생활을 해 온 우씨는 지난 69년 의료사고를 낸 뒤 의사 자격증을 박탈 당해 그 동안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의사 조수로 생활해 왔다는 것.' [1981년 12월10일자 경향신문]
'산부인과 의사가 임신중절수술을 하다 환자가 숨지자 고민끝에 자살했다...(중략)...신 원장은 임신 2개월인 모 회사 경리사원 김 모양(24)과 애인 박 모씨(31)가 함께 찾아와 임신중절수술을 요구, 마취제인 라보랄을 20cc 주사했으나 마취가 안되자 다시 7cc를 주사, 수술이 끝났는데도 환자가 깨어나지 않아...(후략)' [1979년 4월18일자 동아일보]
30대 여의사 마취제 주사 자살 '의료분쟁' 논란 촉발
의료계에 큰 충격을 주면서 의료환경의 변화를 가져온 자살 사건도 있었습니다. 1981년 경기도 안양 여의사 비관 자살 사건이 그것입니다.
'강 부인이 마취제 두 병을 자기 왼팔에 주사해 중태에 빠진 것을 집주인 유씨가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숨진 강 부인은 지난해 10월 치료를 받던 환자가 숨진 후 가족들이 끈질긴 진정 협박과 수사당국의 잇단 조사에 시달려온 것을 비관해 왔다는 것.' [1981년 1월9일자 동아일보]
30대 젊은 여의사의 죽음은 의료계의 큰 반향을 이끌었습니다. 대한의사협회가 긴급 시도지부장연석회의를 열어 의료분쟁 대책을 정부에 건의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 주 토요일에는 밝고 재미있는 사건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뉴스검색은 네이버의 [뉴스라이브러리]를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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