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선] 우황청심원의 눈물
- 노병철
- 2024-01-09 06:38:25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이중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우황청심원의 주성분인 우황과 사향의 국제거래가격 인상을 들 수 있다. 우황청심원 구성 약제는 우황, 사향, 영양각, 아교, 복령, 용뇌, 백출, 인삼, 방풍, 맥문동 등으로 뇌졸중, 정신불안, 두근거림, 인사불성 등에 효능효과를 발현한다. 이중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생약성분은 우황과 사향인데, 관련 약제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중국의 영향과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 따른 시베리아산 사향 품귀현상 및 가격 폭등은 뛰는 거래가에 기름을 부었다.
통상 우황·사향 1kg으로 만들 수 있는 우황청심원은 2만6000개 정도다. 2010년 우황 1kg은 1800만원에, 사향 1kg은 1억2000만원 정도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줄잡아 50%~70%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환제의 경우, 내용물 경화현상을 막고, 살균작용·혈액순환·신진대사 촉진을 위해 금박을 입힌다. 최근 10년 새, 금 거래시세 역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 제조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6년 순금 1g당 거래가는 최저 3만9000원에서 2022년 5월 최고가인 8만8000원으로 2배 가량 급등했다.
이러한 직·간접적 성장 저해 변수를 줄이기 위해 우황청심원 생산·판매기업들의 개발전략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바로 고가의 사향을 대체한 영묘향·L-무스콘(L-muscone)이 그것이다. 영묘향은 사향고양이의 향낭에서 추출한 향으로 시벳이라고도 한다. 사향에 비해 비교적 수급이 용이하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L-무스콘은 사향의 유효성분인 L-무스콘만을 따로 합성한 향으로 조선무약에서 대량생산법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향대체물질인 영묘향과 L-무스콘의 약리효과는 대등한 수준이다.
원방과 변방 등 라인 업 확장을 통한 돌파구도 상당한 실효를 거두고는 있다. 원방은 말 그대로 동의보감 등의 10대 한의서 원처방을 따른 제품으로 사향·우황 함량이 높은 편이다. 변방은 약재 구성·용량을 변화시켜 처방을 바꾼 것으로 주원료인 우황·사향 함량을 낮춰 접근성을 높인 제품이다. 원방·변방우황청심원의 비교임상 결과, 운동장애·안면마비에 대해서는 원방이 변방보다 유의한 효과가 인정됐지만 고혈압·두통·어지러움·머리무거움증 등의 고혈압 증상에 대해서는 두 약제 간 우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조·판매사들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상비약으로서 우황청심원의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기는 불투명해 보인다. 개별 제약기업들이 가진 영업·마케팅 능력의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역시 주원료인 사향·우황·금박 등의 수급 불안과 가격 폭등에 따른 원가 불균형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한 우리나라 우황청심원은 13개 제품이 있는데, 이중 경남제약·경진제약·보령제약·GC녹십자·일양약품·조선무약·조아제약 등 7개 제약사가 최근 10년 사이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우황청심원 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6개 기업이다. 이중 리딩 제품은 광동제약 우황청심원으로 2022년 의약품 유통실적 기준 3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리지널 격인 광동 우황청심원은 1974년 제품 출시 후 환제·현탁액 등 7종의 라인 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수 뿐만 아니라 베트남 수출로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2위는 익수제약으로 83억원 상당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 원광제약·삼성제약·일화·한국신약은 각각 8억5000만원·2억2000만원·6300만원·4000만원 정도의 외형을 형성하고 있다.
우황청심원 시장 80%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광동제약은 매년 매출 신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사향·우향·금박 가격 폭등과 수급 불안으로 제품에 따라 20~100% 안팎의 약국 공급가격 인상을 준비 중이다. 원방사향 환제와 현탁액은 기존 생산된 재고분을 끝으로 아예 단종이 예고된 상태다. 제품가격 인상 시점은 미정이지만 올해 설날을 기점으로 윤곽이 나타날 전망이다. 소비자 물가상승을 고려한 보건복지부의 협조 요청으로 이달 예정된 가격인상은 지연시켰지만 계속적인 기업 손실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황청심원은 뇌졸중·심신안정에 효과가 검증된 항방생약제제다. 원조는 중국이지만 그 꽃은 우리나라에서 피웠다. 각종 역사서에 따르면 청나라 사신들이 조선을 방문하면 왕공부터 귀인까지 앞 다투어 우황청심원을 얻으려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한때 5000원대 가정상비약으로 사랑받아 온 우황청심원이 최근 고물가시대에 접어들며 개당 3만원에 가까운 하이엔드급 의약품으로 변하고 있다. 이쯤되면 약국 판매 생약제제 중 초고가 품목인 공진단에 견줄만한 가격이다. 이제 서민 청심원 시대가 저물고 있다.
관련기사
-
광동제약, 1월 예정된 우황청심원 가격인상 전격 보류
2024-01-03 05:50:34
-
이제 청심원도?...판콜·후시딘·겔포스 이어 가격인상설
2023-10-19 12:08:54
-
청심원 포기 기업 속출...광동 독과점 체제로 재편
2023-03-07 05:50:30
-
익수제약 용표 우황청심원 140억 돌파 '최대 매출'
2023-01-25 10:38:57
-
액상형 천왕보심단, 우황청심원 '왕좌'에 도전한다
2022-12-03 06:00:38
-
우황청심원 품귀..."동네약국에 있나요?" 문의 쇄도
2022-10-17 06:00:42
-
광동 '우황청심원' 공급가 인상...약국 사재기 조짐
2021-01-23 17:03:20
-
광동제약, 동의보감 원방 생약제제 빅3 인기
2019-07-25 10:00:28
-
생약 수입가 폭등...우황청심원 가격인상 불가피?
2017-10-16 06:14:59
-
회장님의 전폭적 지지로 개발된 일반약은 뭘까
2017-01-23 06:14:58
-
8인의 PM이 말하는 2016년 OTC 마케팅 전략
2015-09-25 06:14:58
-
"자외선 차단지수 상한기준 30 미흡"
1999-06-25 14:47:00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4천여 품목, 1월 무더기 인하…품목·인하율 아직도 '깜깜이'
- 2오늘부터 의사가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시 투약내역 확인
- 3이 대통령 "탈모약·비만약 건보급여 가능성 검토하라"
- 4'키트루다' 약가협상 마무리...내달 적응증 급여 확대
- 5신신 물파스, 내년 2월 공급가격 13% 인상
- 6이 대통령 "건보공단 특사경 40명, 비서실이 챙겨 지정하라"
- 7종근당-바이엘, '아일리아' 의원 유통·판매 계약
- 8식약처 30명·평가원 177명 신규 허가·심사인력 투입
- 9서점·약국 콜라보…옵티마웰니스뮤지엄약국 종각점 오픈
- 10의협, 관리급여 신설 강력 반발..."적정 진료권 침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