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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진료는 의사, 약료는 약사"
데일리팜 2021-11-30 06:00:30
[칼럼] "진료는 의사, 약료는 약사"
데일리팜 2021-11-30 06:00:30
강민구 우석대 약학대학 교수



지난 칼럼에서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코닥필름의 영광이 파괴적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필요로 하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바닥으로 추락해 이제는 추억으로 남게 된 필름 산업 현주소를 공유하면서 이 케이스가 약사사회에 던지는 의미는 없는 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2020년 12월 하버드대학교에서 발행하는 잡지 중 하나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게재된 ‘헬스케어 디지털전환 환경에 코비드 팬더믹은 어떤 의미인가?’ 라는 제목의 내용에 따르면, 기존 공급자 중심 양적서비스를 통한 소비자(환자) 케어가 환자 중심 맞춤형케어로 변화되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라 주장했다. 즉, 기술과 인터넷 융합은 헬스케어 공급자로 하여금 환자가 원하는 형태와 방법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소비자 가치중심케어’ 환경을 더욱 가속화 할 것이라 진단했다.

여러분은 지난 수십년 간 보아온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라는 문구를 어떻게 해석하는가? 독자 마다 해석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약사의 업무가 의약품이라는 제품(물질)을 취급하고 전달하는 역할로 국한돼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다시 생각해볼 문구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런데 코닥필름의 사례, 4차산업혁명, 최근의 팬더믹 상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일관된 단어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변화(change)’다. 그러면 약사(pharmacist, 藥師)업무인 약사(藥事)에 대한 사회적 정의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 1900년 약제사규칙에 ‘약제사는 약국을 개설하고 약재의 진위를 판별하고 조제에 능숙한 자를 말한다’로 돼 있었다. 일본의 법이 준용되던 일제시대를 거쳐 1953년도에 약사(藥事)에 대한 정의가 법률로서 제정돼 현재 ‘약사(藥事)’란 의약품·의약외품의 제조·조제·감정(鑑定)·보관·수입·판매[수여(授與)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와 그 밖의 약학 기술에 관련된 사항으로 정의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른 약사의 업무는 초기 의약품 조제 및 투약에서 약물치료의 최적화를 위한 모든 행위(의약품 품질관리, 투약, 환자교육, 환자상담, 지역사회 서비스등)로 확대됐다. 미국플로리다 약학대학 교수인 Hepler and Strand 교수는 1990년도에 발표한 ‘약료에 있어서 기회와 책임 (Opportunities and responsibilities in pharmaceutical care)’이라는 논문에서 최초로 약료(pharmaceutical care)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약료는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확실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한 약사의 직접적이며 책임있는 약물관련 보살핌(케어)를 제공하는 것(Direct, responsible provision of medication-related care for the purpose of achieving definite outcomes that improve a patient’s quality of life)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개념은 그 후 수 십년 동안 약사사회뿐만 아니라 많은 건강관련종사자(Healthcare provider) 사회에 매우 큰 영향을 줬다.

미국 병원 및 기타 의료환경에서 근무하는 약사를 대표하는 조직이고, 보통 한국에선 미국병원약사회로 칭하는 ‘ASHP(American Society of Health-System Pharmacists.)는 약료의 정의를 구분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이에 따르면 약물관련(medication related)서비스란 단지 약물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고, 개인 맞춤 약물투여를 위해 적절한 약물선택, 용법, 용량, 투여경로, 약물모니터링, 관련약물정보, 환자상담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또한 보살핌(Care)이란 다른 건강관련종사자들이 제공하는 의료, 간호서비스와 함께 제공하는 약료서비스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의약품의 적절한 투약 및 모니터링을 위한 전문가들과 소통 및 팀 활동뿐만 아니라 개별 환자 well-being을 위한 맞춤형 상담등 포괄적 활동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약료서비스 정의에서 결과(Outcome)는 질병치료, 증상경감 또는 제거, 질병진행속도를 늦추거나 정지, 질병이나 증상 예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듯 약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돼 있어야 한다. 즉 증상이나 질환에 맞는 약물이 누락된 것은 없는지, 효능 효과가 맞지않는 약물이 사용된 것은 없는지, 복약순응도에 문제는 없는지, 용법 용량에 맞게 환자가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지, 약물상호작용이나 부작용 문제는 없는지 등 약물관련문제점을 파악해야 약료서비스 정의에 부합하는 약사 업무를 할 수 있다. 또 환자, 보호자 및 다른 보건의료 관계자들과 이러한 활동이 적절하게 논의되고 전달돼야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면 정확한 약물선택이나 용법용량등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임상적 지식뿐만 아니라 약사의 업무환경 또한 최대한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는 의사, 약사, 간호사 등 건강관련 종사자뿐만 아니라 환자 및 일반소비자가 접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의 부적절한 약물사용 또는 환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예방이 가능한 사고인 '의약품사용과오(Medication Error)'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며 약료서비스에서 요구하는 필수 기능 중 하나다.

참고로 2016년에 발행된 세계보건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연간 12%의 환자가 의약품사용과오에 노출됐으며 75세 이상에선 38%, 5개 이상 약물을 투여 받는 환자의 경우 30%까지 그 수치가 증가했다. 또 처방전 중 5%에서 에러가 발생했다.

또한 이러한 의약품 사용과오의 원인은 부실교육 및 훈련, 열악한 업무환경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그 중 의약품 이름(Naming of Medicines), 의약품포장과 라벨(Labelling and packaging)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세계보건기구는 보고했다.

이러한 점에서 국제표준명제도(INN)는 약국의 재고 문제나 환자의 알 권리 차원을 넘어 예방 가능한 의약품사용과오를 줄일 수 있는 주요 방법 중 한 가지다. 이는 사회경제적 이득이나 다른 어떤 가치보다 우선돼야 할 환자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영역이라 생각된다.

이렇듯 내외적으로 많은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 약료서비스 제공은 팬더믹 이후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환자)의 요구에 응답해야만 하는, 어쩌면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약사의 업무라 할 것이다.

2020년 1월 경기도에서 제정된 조례에 따르면 ‘사회약료서비스’란 ‘경기도민의 건강한 삶의 보장과 복지증진을 위해 사회적으로 의약품 돌봄이 필요한 건강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약사가 약물사용실태조사와 평가, 포괄적 약물정보 제공 및 의약품 사용관리, 약력관리, 약물요법 지원, 복약지도, 올바른 약물사용 및 건강증진 교육, 의료전달체계 및 복지전달체계와 연계 및 협력, 지역 약료봉사, 재난구호 등 사회적 약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돼 있다.

한국의 약사사회가 일부 지역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적합하며 국제사회와 교류할 수 있는 약료(Pharmaceutical Care)라는 개념을 설정하고 명문화하며 이를 공유하고 실천해 공급자중심이 아닌 환자(소비자) 맞춤형으로 약사가 보살핌(care)을 제공한다면 언젠가 ‘진료는 의사에게 약료는 약사에게’ 라는 문구가 낯설지 않고 모든 국민들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 전문가 칼럼은 데일리팜의 편집 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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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30 12:16:10 수정 | 삭제

    약료중심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의 의미가 약료중심의 환자 케어여야하는 약료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칼럼 감사합니다
    코로나 펜더믹 시대에 앞으로 더 전진하는
    전문가적인 약사의 모습을 다시 새겨봅니다

    댓글 0 1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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