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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타그리소' 시장 노려라...후발 항암신약 속속 등장

  • 안경진
  • 2021-06-07 12:17:42
  • EGFR 티로신키나제 후속약물 ASCO 2021 발표 화제
  • EQRx, 가격 낮춘 '아몰러티닙'으로 승부수
  • J&J,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단독·병용요법 개발 속도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연매출 5조원 규모를 형성하는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시장을 겨냥한 연구개발(R&D) 경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뛰어난 항암 효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후속약물들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1)를 통해 최신 데이터를 선보이면서 몸값을 한껏 높였다.

◆EQRx, EGFR 표적항암제 '파격할인' 승부수

미국의 신생 바이오기업 EQRx는 ASCO 2021 온라인 컨퍼런스 기간 중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표적항암제 분야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션 루 교수
EQRx가 항서제약으로부터 도입한 '아몰러티닙'(aumolertinib)과 아스트라제네카의 1세대 EGFR 티로신키나아제억제제(TKI)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를 비교한 AENEAS 3상임상연구를 5일(현지시각) 소개했다. 과거 치료 경험이 없고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L858R 변이를 동반한 전이성 및 국소진행성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받은 중국인 환자에게 '이레사' 또는 '아몰러티닙'을 투여하고 1년간 추적관찰을 진행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아몰러티닙' 투여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19.3개월로 집계됐다. '이레사'의 9.9개월보다 유의하게 연장된 수치다. 반응지속기간(DoR)은 18.1개월(중앙값)로 '이레사'의 8.3개월보다 월등히 길었다. 전체생존기간(OS)의 중앙값에는 아직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GFR 표적항암제 시장의 주도권은 이미 아스트라제네카의 후속약물 '타그리소'에게 넘어간지 오래다. '타그리소'는 지난 1분기에만 11억49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다. 작년 누계매출은 43억2800만달러(약 4조8080억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EGFR-TKI 최초로 수술후 보조요법에 관한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시장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그럼에도 EQRx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색적인 가격전략 때문이다. EQRx는 고가의 오리지널의약품에 대해 저렴한 대안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출범한 업체다. 일찌감치 시장에서 검증받은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와 유사한 기전으로 작용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 후기 단계에서 우수성을 입증한 다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을 표방한다.

이번 연구 역시 표면적으로는 '이레사'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지만 궁극적으로는 '타그리소'를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데이터만으로 '아몰러티닙'과 '타그리소'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대체할만한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를 내놓는다. '타그리소'의 FLAURA 3상임상과 유사한 항암 효능을 갖췄고 안전성 면에서는 더 뛰어나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ASCO 2021 발표를 맡은 상하이자오퉁대학 폐암센터 션 루(Shun Lu) 교수는 "이번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 주요 규제당국과 허가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EQRx의 개방전략이 전 세계 의약품 가격을 훨씬 저렴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J&J, 단독·병용 이원화 전략으로 집중견제

글로벌 기업 존슨앤드존슨(J&J)은 한층 노련한 방법으로 '타그리소'를 위협하고 있다. 유한양행으로부터 도입한 3세대 EGFR-TKI '레이저티닙'(렉라자의 성분명)과 이중항암항체 '아미반타맙'(리브레반트의 성분명) 단독 및 병용요법을 동시에 전개하는 방식이다.

조병철 교수가 ASCO 2021 학회에서 발표중이다
조병철 교수(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는 5일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관련 최신 임상 결과를 선보였다. EGFR 변이 양성 진단을 받고 '타그리소'를 복용하던 중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을 평가한 연구다. 지난해 유럽종양학회(ESMO 2020)에서 화제를 모았던 CHRYSALIS 1b상임상의 후속 결과라는 점에서 발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타그리소' 치료에 내성이 발생한 원인을 살펴본 결과, 면역조직화학검사(IHC)를 통해 EGFR과 MET 변이에 대한 H스코어가 높게 나타난 환자 10명 중 9명이 종양반응을 나타냈다. 이를 반응률(ORR)로 환산하면 90%에 이른다. 현재 '타그리소' 복용 중 내성이 생긴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 외에 투여할 수 있는 약물이 없다. 비록 환자수는 적지만 표준치료제가 없는 환자그룹에서 획기적인 반응률을 끌어내면서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J&J의 '아미반타맙'은 지난달 EGFR 엑손 20 삽입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로 FDA 신속승인을 받았다. '레이저티닙' 역시 상업화가 머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조 교수는 "바이오마커에 대한 추가 연구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바이오마커가 없을 때의 데이터만으로도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제를 월등히 뛰어넘을만한 경쟁력을 갖췄다"라며 "올해 안에 미국식품의약국(FDA) 혁신치료제(BTD)로 지정되고 조기승인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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