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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잔여백신 접종 성공…"모두 마스크 벗게 되기를"

  • 이탁순
  • 2021-05-31 16:50:31
  • 기자 체험기 - 불안했지만 맞고 나니 '홀가분'
  • 후유증 거의 없어…미열만 '살짝', 인센티브 기대

질병관리청 COOV 어플을 다운받으면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을 발급받을 수 있다.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주 금요일(28일) 공덕 근처 의원에서 어렵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았습니다. 사전 대상자는 아니기에 '잔여백신'을 맞았습니다.

사실, 지난 4월말에도 맞을 수 있었습니만 그날 컨디션이 나빠 접종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습니다. 아쉬운 순간이었죠. 이후 조기 접종 기회는 없을거라 기대를 접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7일 65세 이상 어르신의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잔여백신을 네이버와 카카오 앱으로 예약해 당일 접종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오후 1시 서비스가 오픈되자마자 앱을 열고 근처에 잔여백신이 있는 병원이 있는지 훑어 봤습니다. 역시 없더군요. '그냥 40대 차례가 되는 3분기에 맞자' 포기하는 순간, 4월말 접종에 실패했던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내일 잔여백신이 있으니, 오후 2시까지 병원에 오라는 연락이었습니다. 병원은 저를 대기명단에 올려놓고 잊지 않고 전화를 준 것이었습니다.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백신을 접종받았습니다. 사실 별거 없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예진표를 작성하고, 체온과 혈압을 쟤고, 문진을 한 다음 바로 주사를 맞았습니다. 혹시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항원항체반응으로 일어나는 생체 과민반응) 부작용은 없을까 병원에서 15분 정도 대기하고 돌아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 벗어날 때까지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슴은 매우 두근두근거렸습니다. 평소 독감백신은 잘 맞으니 별거 아니라고 주문을 외웠지만, 처음 접하는 백신인만큼 설레이고, 또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부작용 기사를 매일 접하면서 불안감을 키웠던 것 같습니다. 인과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접종 후 희귀 혈전' 가능성은 백만분의 일 확률이라지만, 그게 저한테 걸릴 수도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또 멀쩡했던 사람들이 사망했다는 기사는 왜 이렇게 많은지, 평소 과학을 신봉하는 기자도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약국에서 산 해열제(왼쪽)와 주사부위 왼쪽 팔 모습(오른쪽).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혈압이 높았습니다. 4월말 접종을 미뤄야 했던 이유도 혈압이 높았기 때문인데 이날 역시 그랬습니다. 다만 컨디션은 그때와 달리 최상이었습니다. 당시엔 전날 술을 심하게 마셔 혈압이 높구나 생각했는데, 이날은 좀 이상했습니다. 병원 혈압계가 고장이 났든지, 백의 고혈압(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상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접종을 하러온 다른 젊은 사람도 평소보다 혈압이 높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의사 선생님이 긴장해서 그럴 수 있다며 접종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주사 맞을 때는 일반 예방주사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아주 잠시 따끔할 뿐, 더 아프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접종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약국에서 해열제를 하나 샀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제 하나 달라고 했더니, 약사님이 제품 하나를 건네주셨습니다. 최근 특정품목이 '품귀'라고 하길래 그 제품이 있는지 여쭤봤더니, 하나 꺼내주시더군요. 이 약국에서는 물량이 충분해 보였습니다. 그 순간, 옆에서 입술보호제 가격 때문에 손님이 큰 소리로 불만을 뱉고 돌아갔습니다. 이를 보니 해열제 특정품목 때문에 약국도 속 꽤나 썩겠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 이후 열과 몸살 증상이 심하다는 후기가 많아서 걱정도 됐습니다. 다행히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접종 첫날은 주사맞은 부위만 조금 뻐근했고, 둘째날은 약간의 근육통, 접종 후 26시간이 되자 미열 정도가 났습니다. 그것도 해열제 두 알을 먹었더니 3시간 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48시간이 지난 지금은 접종 부위 통증 외에는 평소와 다를게 없습니다. 괜한 걱정을 했나 봅니다.

잔여백신을 구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예약 서비스가 시작되고 현재까지 표시된 지역의 잔여백신은 0개다.
한 지인은 기다렸다 더 좋은 백신을 맞으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좋은 백신, 나쁜 백신이 따로 있을까요? 지금 나온 백신들, 대부분 긴급하게 승인되긴 했지만, 안전성이나 유효성 검증을 게을리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승인된 백신도 몇 종류 없지 않습니까? 40대인 제 순서는 거의 마지막일거 같은데, 그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기회가 있을 때 빨리 맞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먼저 맞아 가족들이나 지인에게도 안심을 줄 수 있고, 접종률 상향에도 도움을 줄거라 기대합니다. 많은 국민들이 백신을 접종해 마스크를 벗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안쓰럽습니다. 3살, 6살짜리 딸이 있는데, 어린이집 가는 날엔 알아서 마스크를 찾는 모습이 안쓰럽기 짝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마스크없이 숨 쉴 수 있게 하려면, 어른들의 백신 접종이 중요합니다.

어제는 질병관리청 'COOV'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코로나19 예방접종 확인서도 발급받았습니다. 이제 7월에는 야외에서 마스크 벗고 활동이 가능합니다. 한강에서 마스크를 벗고 자전거를 타는 그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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