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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시장 10년만에 1천억 돌파...'삭센다' 일냈다

  • 작년 시장규모 1342억...시부트라민 퇴출 이후 최대
  • 삭센다 작년 매출 426억...시장 점유율 32%

삭센다 제품사진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강남주사', '살 빼는 주사'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몰이를 했던 '삭센다'가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평정했다. 발매 3분기만에 매출 1위에 오른 뒤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3분의 1 가까이 치솟으면서 독주체제를 굳혔다. 삭센다의 기세에 전체 시장 규모도 시부트라민 퇴출 이후 10년만에 1000억원대를 회복했다.

25일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1342억원으로 전년대비 38.6% 늘었다. 식욕억제제 '시부트라민' 성분 의약품이 심혈관계 안전성 문제로 퇴출되기 직전인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연매출 1000억원 고지를 넘었다.

지난 2018년 3월 발매된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가 시장을 평정하면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성장 기폭제로 작용했다. 지난해 삭센다의 매출은 426억원으로 전년대비 465.9% 늘었다. 2위 '디에타민'보다 5배가량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연도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단위: 억원, 자료: 아이큐비아)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3.0mg)는 GLP-1(Glucagon-Like Peptide 1) 유사체로 허가받은 세계 최초의 비만치료제다. 음식물 섭취에 따라 체내 분비되는 GLP-1 호르몬은 뇌의 시상하부에 전달되어 배고픔을 줄이고, 포만감을 증가시켜 식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삭센다는 인체의 GLP-1과 동일한 기전으로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을 감소시킨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되는 '빅토자'(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 1.8mg)와 성분이 동일하지만 용법, 용량이 다르다.

삭센다는 지난 2018년 3분기 17억원의 매출로 존재감을 알린 데 이어 4분기 56억원의 매출로 전체 1위에 올랐다. 당시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 20%를 넘어섰다

삭센다는 2019년 1분기 분기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이후 매 분기 100억원 내외의 매출을 유지 중이다. 작년 3분기 점유율은 33.7%까지 치솟았다. 삭센다의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은 32.7%로 전분기 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나타냈다. 삭센다를 제외하고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비만치료제는 없다.

삭센다에 이어 매출 2위에 오른 대웅제약의 '디에타민'은 지난해 전년대비 6.2% 오른 95억원의 매출을 냈다. 최근 암발생 위험 증가 사유로 시장퇴출 수순을 밟게 된 일동제약의 '벨빅' 매출은 85억원으로 전년보다 13.8% 내려앉았다.

휴온스의 '휴터민'(62억원), 알보젠코리아의 '푸링'(53억원) 등은 국내 비만치료제 매출 상위 5위안에 들었지만 시장점유율이 5%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때 비만치료제 시장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던 광동제약 '콘트라브'의 지난해 매출은 37억원에 그쳤다. 전년대비 11.9% 감소했다.

국내 비만치료제 주요 품목의 연매출과 증감률(단위: 억원, %, 자료: 아이큐비아)
업계에서는 삭센다가 주사제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는 배경으로 동일한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가 일찌감치 장기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지목한다. 빅토자는 제2형 당뇨병 환자 9000여 명이 참여한 LEADER 연구에서 심혈관계 사망과 비치명적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위험을 위약 대비 13% 낮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관련 내용이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제품 라벨에도 반영된 상태다. 벨빅 퇴출을 계기로 삭센다 선호현상에 더욱 힘이 실리리란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삭센다 열풍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돼야 할 약물이 조금 더 날씬해지고 싶은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주사되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약물의 기전이나 정확한 용량, 부작용도 모른 채 거래되는 등 오남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비만치료제 주요 품목의 분기별 매출 추이(단위: 억원, 자료: 아이큐비아)
가톨릭의대 김성래 교수(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최근 대한당뇨병학회지(J Korean Diabetes 2019;20:63-66)에 게재된 사설을 통해 삭센다 열풍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비만 치료가 비만 여부와 관계없이 미용상의 목적으로 잘못 진행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환자가 원한다고 아무 확인이나 설명 없이 처방하거나 불법 광고행위가 이뤄지는 일부 행태는 매우 우려스렵다"라며 "GLP-1 유도체인 삭센다가 비만치료에서 장기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주사제긴 하지만 올바른 치료대상에서 적절한 식사, 운동, 행동치료와 함께 투여돼야 할 것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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