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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메르스 경험했지만 이런 마스크 대란은 처음"
정혜진 기자 2020-01-30 12:15:47
"신종플루·메르스 경험했지만 이런 마스크 대란은 처음"
정혜진 기자 2020-01-30 12:15:47

"중국 현지 생산 마스크, 자국 수요 높아 한국수출 포기"

중국 마스크 수입상들 국내 들어와 마스크 재고 싹쓸이

네오메디칼 이상돈 대표 "마스크 50만장 3시간에 동나"
[데일리팜=정혜진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4명으로 증가하고 공포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손세정제 등 개인위생용품이 폭발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몰은 물론, 약국, 편의점,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재고가 들어오기 무섭게 팔려나가는 상황이다.

CU편의점은 최근 20~27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판매된 마스크 매출이 전월동기 대비 10.4배 늘었다고 28일 공식 발표했으며, 29일 오후 3시 현재 한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상품 상위 50위 중 32개가 마스크, 8개가 손세정제로 집계됐다.

한국 뿐만이 아니다. 전염병의 진원지인 중국은 마스크 수급을 위해 한국의 마스크 공급업체에서 재고를 수백만, 수천만 장 씩 사들이고 있다. 약국과 도매업체에 마스크를 공급하는 의약외품 전문업체 네오메디칼 이상돈 대표에게 현재 마스크 시장 분위기를 들어봤다. 이 대표는 "신종플루, 메르스 다 겪어봤지만 이런 마스크 대란은 처음"이라며 사태 심각성을 전했다.

-마스크 판매량이 평소보다 늘어난 건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주문이 오고 있다고 하던데.

그렇다. 연휴 마지막날인 27일 중국인 마스크 수입상과 한국인 브로커가 회사로 찾아와 마스크를 찾았다. 얼마나 필요하냐 하니 100만장이라 하더라. 한 장 당 판매가격을 1000원만 잡아도 10억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또 다른 수입상들이 여럿 찾아오거나 연락이 왔는데, 다들 500만 장, 1000만 장을 주문했다. 재고가 없어 그만큼은 팔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전에 가지고 있던 재고가 50만장 정도였는데, 27일 오전 단 3시간 만에 모두 동이 났다.

-판매된 마스크는 모두 중국으로 가져가 판매되는 건가.

그렇다. 중국에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한국까지 찾아온 수입상들이었다. 마침 중국은 지금도 춘절 연휴이지 않나. 은행이 문을 닫아 송금을 할 수 없어 원화, 달러화, 위안화 등 각종 현금을 뭉칫돈으로 싸들고 와 마스크를 팔라고 하더라.

명동과 광화문 등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에 있는 약국 한 곳은 한번에 마스크 10만장을 주문했다. 그 중 90% 이상이 중국 관광객들에 의해 중국으로 들어갈 거라 짐작된다.

 ▲ 한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가장 판매량이 많은 상품 상위 5개.

-그만큼 중국의 신종코로나 상황은 심각한 것으로 들린다.

우리가 한국에서 느끼기에도 예사롭지 않지만, 중국 현지는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스무배 이상 심각하다고 하더라. 마스크는 벌써 동이나 진작에 씨가 말라 한국까지 찾아온 것이다.

-명동에 있는 약국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는 진풍경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개인들은 100장, 200장을 사는 게 고작이지만 수입업체들은 손이 크다. 남은 재고를 무조건 달라고 한다. 우리회사에서 마스크를 사간 업체들도 다음날, 다다음날 추가로 주문을 해왔는데 재고가 없다고 하자 장 당 가격을 몇백 원 올려줄테니 판매하라고 하더라.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며 시민들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가격이 오르고 있나.

수요가 폭등하고 공급은 한정되다 보니 시장논리대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금은 공장이 부르는 게 값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다.

사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직전에는 마스크 가격이 예년보다 떨어진 터였다. 메르스사태에 수요가 급증해 마스크 공장을 많이 지어놓았는데, 이번 겨울은 2017년이나 2018년만큼 미세먼지가 심각하지 않아 수요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생산 물량은 많은데 팔리지 않으니 공장들이 가격 경쟁이 붙어 1월 중순까지만 해도 개당 단가가 평소보다 30% 가량 떨어졌었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가 터지면서 설연휴 전후로 주문이 폭등하고 중국인들의 싹쓸이가 더해져 가격이 매일 30~40% 씩 오르고 있다. 공급가는 일이백 원 오르는 정도인데도 소비자 판매가격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과잉 수요로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흐르는 것 같다.

수요가 워낙 폭등해 어쩔 수 없다. 중국인들이 시중 공급업체에서 물량을 더 구하지 못하자 공장에 직접 줄을 대고 있다. 공장 출하가격에서 30~40% 가격을 더 얹어줄테니 마스크를 바로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실제 몇몇 공장들은 기존 거래업체와의 공급계약을 어기고 생산물량을 중국 수입상에 주고 있다. 한국 시장에 풀릴 물량 중 상당량이 바로 중국으로 선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은 훨씬 심각한 분위기와 공포심에 한국보다 마스크 수요가 많으니 중간 상인들이 어떻게해서든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홍콩에서도 몇백만 장 씩 한국에 주문이 오고 있다. 한국 제품이 가격 대비 품질이 좋고 2017년 메르스 영향으로 생산공장이 충분하게 있다는 점에서 수입상들이 몰리는 듯 하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에 배분될 물량이 달리는 건 아닌가.

그럴 가능성도 있다. 마스크 중 KF인증이 없는 한 겹의 일회용 마스크는 단가가 맞지 않아 한국에서 생산하지 못하고 거의 다 중국에서 생산해 수입해오는데, 어제 중국 공장에서 '중국 내에서 쓸 물량도 부족해 한국에 수출할 수 없다'고 연락이 온 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이정도면 '마스크 대란'이라 할 수 있겠다. 신종플루, 메르스 모두 겪어 봤지만 중국 수입상이 직접 찾아온 것도, 이렇게 의아한 상황도 처음 겪어본다.
정혜진 기자 (7407057@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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