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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신약도 수백억 증발…약가인하 충격 살펴보니[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개편 약가제도 아래에서 국산신약도 대규모 처방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신약 중 가장 높은 원외처방액을 기록 중인 케이캡(테고프라잔)은 특허만료 후 5년 새 처방실적이 1000억원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이미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이 발매된 펠루비(펠루비프로펜)의 경우도 기존 약가인하와 더불어 새 약가제도에 따라 작년 572억원 수준의 처방실적이 1년 만에 250억원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케이캡, 특허만료 후 5년 시점 최대 1200억원 감소 시나리오 21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HK이노엔 케이캡은 지난해 2179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국산신약 중 가장 높은 처방실적이다. 케이캡은 2031년 물질특허 만료 이후 새 약가제도의 영향권에 들어온다. 특허만료에 따른 오리지널 약가 인하와 가산기간 종료까지 순차적으로 적용될 경우, 현 수준의 처방규모를 유지하더라도 5년 만에 1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약가제도에선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에 대해 ▲제네릭 진입 후 첫 1년간 70%의 가산을 ▲이후 3년간 60%의 가산을 부여한다. 가산 기간이 종료되면 다른 제네릭과 마찬가지로 약가가 기존의 45% 수준으로 인하된다. 케이캡의 약가는 현재 25mg의 경우 867원, 50mg의 경우 1300원이다. 2031년 8월 물질특허가 만료되면 케이캡의 약가는 70% 수준으로 낮아진다. 250mg은 867원에서 607원으로, 50mg은 1300원에서 910원으로 각각 인하될 전망이다. 처방실적이 작년과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연간 처방실적은 2179억원에서 1525억원으로 감소한다. 이후 3년간은 약가가 60% 수준으로 추가 인하된다. 25mg은 520원, 50mg은 78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이 단계에서 연간 처방액은 1307억원으로 더욱 줄어든다. 특허만료 오리지널에 대한 1+3년의 가산 기간이 종료되면 일반적인 기등재 의약품의 산정률을 적용받는다. 변수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여부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기등재 의약품에 대해선 49%의 가산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HK이노엔이 특허만료 후 5년차 시점까지 혁신형 제약기업 지위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49%의 산정률이 적용돼 25mg의 약가는 425원, 50mg은 637원으로 낮아진다. 2025년 처방실적을 여기에 적용하면 1068억원 수준으로 감소한다. 반면 특허만료 시점에 혁신형 제약기업 지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일반 산정률은 45%가 적용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이 경우 25mg은 390원, 50mg은 585억원으로 인하된다. 합산 처방액은 981억원 규모로 쪼그라든다. 결과적으로 연간 2179억원의 처방실적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특허만료 1년차엔 1525억원 ▲2~4년차엔 1307억원 ▲5년 차 이후 혁신형 제약기업 유지 시 1068억원 ▲인증 탈락 시 981억원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행 약가제도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현행 제도에선 가산기간 종료 후 53.55%의 약가 산정률을 적용받아 연간 처방액이 1167억원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45% 산정률을 적용받았을 때의 981억원과 비교하면 매년 186억원 수준의 추가 감소분이 누적되는 셈이다. 다른 국산신약도 마찬가지다. 제네릭사 6곳으로부터 특허도전을 받고 있는 놀텍의 경우, 작년 처방실적 453억원이 ▲제네릭 발매 1년차 317억원(453×0.7) ▲발매 2~4년차 272억원(453×0.6) ▲5년차 이후 204억원(453×0.45) 규모로 줄어든다. 일양약품의 경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지 않은 상태다. 현행 약가제도와 비교하면 매년 39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대웅제약 펙수클루는 지난해 900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특허만료 때까지 이 실적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제네릭 발매 1년차 630억원(900×0.7) ▲발매 2~4년차 540억원(900×0.6) ▲5년차 이후 405억원(900×0.45) 규모로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웅제약은 올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자진 반납한 바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는 지난해 기록한 481억원의 처방실적이 ▲제네릭 발매 1년차 336억원(481×0.7) ▲발매 2~4년차 288억원(481×0.6) ▲5년차 이후 236억원(481×0.49) 규모로 줄어든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상태로, 특허만료 시점까지 인증이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경우다. 특허만료 오리지널 펠루비, 기존 약가인하에 추가 조정까지 1년 새 250억 이상 뚝 이미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이 발매된 국산신약도 새 약가제도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대원제약 펠루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572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펠루비는 약가인하로 실적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행정소송 종결에 따른 집행정지 해제, 가산기간 종료와 더불어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인하가 추가로 단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펠루비가 지난해 기록한 처방실적 572억원 중 펠루비정과 펠루비서방정의 비중은 각각 40%와 60% 수준으로 추정된다. 산술적으로 펠루비정은 229억원, 펠루비서방정은 343억원의 실적을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두 품목의 약가는 지난해까지 펠루비정 180원, 펠루비서방정 304원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대법원까지 가는 행정소송이 종결되면서 약가인하 집행정지가 해제됐고, 올해 8월 기준 펠루비정 96원‧펠루비서방정 234원 수준으로 조정된 상태다. 작년 처방량이 그대로라고 가정하면, 집행정지 해제에 따른 약가인하만으로 두 품목의 처방액은 386억원으로 감소한다. 가산기간 종료에 따른 추가 인하도 예정돼 있다. 펠루비서방정은 현재 정당 234원에서 가산기간이 종료되면 179원으로 더욱 낮아진다. 펠루비정은 96원이 유지된다. 이땐 두 품목의 처방액이 324억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추가 조정 가능성도 있다. 개편 약가제도에선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기본 산정률이 53.55%에서 45%로 낮아진다. 단 대원제약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았으므로 49% 수준의 산정률 가산을 받는다. 펠루비정은 이러한 변화의 적용을 받아 96원에서 88원으로 낮아진다. 기존 53.55%를 기준으로 계산된 약가를 혁신형 제약기업 가산율 49%에 맞춰 조정하는 방식으로 계산(96원×0.49÷0.5355)한 결과다. 단독등재 품목인 펠루비서방정은 같은 방식으로 조정되지 않는다. 정부는 기등재 약가조정 대상으로 ‘제네릭’과 ‘제네릭이 등재된 특허만료 오리지널’을 명시하고 있다. 반면 ‘안정적 수급이 필요한 약제’와 함께 ‘단독등재 품목’은 제외한다. 최종적으로 펠루비정의 처방액은 112억원 수준으로, 펠루비서방정의 처방액은 202억원 수준으로 각각 낮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두 품목을 합치면 314억원이다. 2025년 처방량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두 품목의 처방실적이 572억원에서 314억원으로 45% 감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제네릭이 등재된 보령 카나브도 사정은 비슷하다. 카나브의 경우 30mg과 60mg에 각각 제네릭 5개 품목이 등재됐다. 120mg의 경우 단독 등재된 상태다. 이에 따라 오리지널의 약가는 30mg의 경우 439원에서 402원으로, 60mg은 642원에서 587원으로 각각 인하된다. 120mg은 기존의 757원이 유지된다. 이 약가를 카나브 처방실적에 대입하면 693억원에서 637억원으로 8%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펠루비 신규 제네릭, 20~40원대 약가 불가피…후발주자 시장 진입 위축 우려 펠루비정에 대한 약가인하 여파는 오리지널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새 약가제도에 의해 신규 제네릭의 진입 유인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허가 만료된 펠루비정은 3개의 제네릭이 등재돼 있다. 이들의 약가는 96원으로 펠루비정과 동일하다. 이를 기준으로 새 제네릭에 기본 산정률 45%를 적용하면 약가는 43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여기서 기준요건을 한 가지 충족하지 못하면 36%(45%×0.8)인 35원으로,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28.8%(45%×0.8×0.8)인 28원까지 낮아진다. 여기에 동일제제가 13개를 초과할 경우 다품목 등재관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땐 등재 후 1년이 지나, 신규 진입한 제네릭들이 직전 최저가의 85% 수준으로 추가 조정된다. 펠루비 신규 제네릭은 기준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37원 ▲29원 ▲24원까지 떨어진다. 실제 펠루비정 제네릭의 경우 현재 등재된 3개 품목 외에, 미등재 품목 10개가 허가를 받아둔 상태다. 이들 10개가 모두 시장에 진입하면 동일제제 13개를 넘어 다품목 등재관리의 적용을 받는다. 추가 진입이 예상되는 품목 중 5개는 자사생동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준요건에 따른 약가 차이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20~30원대 약가로는 신규 진입에 따른 사업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제네릭 업체가 품목 개발·허가·영업‧마케팅에 투입되는 비용을 고려하면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약가를 낮춰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려는 제도 개편이, 실제로는 신규 제네릭의 진입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구조다. 케이캡 제네릭과는 사정이 다르다. 케이캡 제네릭의 경우 25mg의 약가가 기준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273원 ▲219월 ▲176원으로 낮아진다. 50mg은 ▲410원 ▲328월 ▲264원으로 인하된다. 약가인하 폭만 보면 상당하지만, 제네릭사 입장에선 생산원가와 고정비 등을 고려해 시장 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만한 수준이다. 더구나 테고프라잔 성분 처방시장이 2000억원 이상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네릭사들로서는 약가가 크게 낮아지더라도 시장 진입 유인으로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정부가 밝힌 이번 약가제도 개편의 주요 취지는 제네릭 품목 난립을 줄이고 시장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펠루비와 케이캡 사례를 비교하면 약가 인하가 제네릭의 신규 진입을 억제하는 정도는 품목별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제네릭 난립을 막기 위해 약가를 낮췄지만, 케이캡처럼 시장 규모와 약가 수준이 모두 높은 품목에서는 약가 인하만으로 신규 제네릭 진입을 충분히 억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2026-08-21 06:00:59김진구 기자 -
빗장 풀리는 약 배송…정부 전면 확대 추진에 약국 '초비상'[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가 비대면진료 환자의 의약품 배송 대상을 사실상 모든 환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공식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약사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단계부터 의약품 배송 확대를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바라보며 제한적인 재택수령 원칙을 지켜온 약사사회로서는 사실상 비대면진료 제도화의 전제가 뒤바뀔 수 있는 사안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보건복지부는 비대면진료의 안정적인 정착과 국민 의약품 접근성 제고를 위해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배송을 확대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한다고 밝혔다. 기존 12월 24일 시행 예정인 개정 의료법에 따른 의약품 재택수령 대상은 섬·벽지 주민과 취약계층, 감염병·희귀질환자 등으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에게 의약품 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위해 약사법과 의료법 등 관련 법령 개정도 검토할 계획이다. 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와 약사단체,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민관협의체도 구성한다. 협의체에서는 배송 대상 확대뿐 아니라 조제약 품질관리와 환자 수령 확인, 비대면 복약지도 등 의약품 안전관리 기준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제한적 재택수령 지켜왔는데"…정부가 '전면 확대' 공식화 약사사회가 이번 발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약 배송'이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 온 쟁점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다. 약사사회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초기부터 플랫폼을 통한 의약품 배송이 일반화될 경우 처방전과 조제가 특정 플랫폼이나 대형 약국으로 집중되고, 지역 약국을 중심으로 한 의약품 전달체계와 대면 복약지도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이에 따라 재택수령이 불가피한 환자를 제한적으로 인정하되 일반 환자는 약국에서 직접 의약품을 수령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해왔다. 실제 지난해 의료법 개정 과정에서도 의약품 재택수령 대상은 일부 환자로 제한됐다. 그런 상황에서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배송을 확대하는 추가 법 개정 논의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약사사회의 충격이 큰 상황이다. 약사들은 이번 정부 발표가 비대면진료를 둘러싼 약사사회의 대응 구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약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는 배송 확대가 단순히 환자의 의약품 수령 방식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와 같이 비대면진료를 받은 뒤 환자가 직접 약국을 찾아 의약품을 수령해야 한다면 비대면진료의 편의성에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 반대로 진료부터 처방전 전달, 조제약 배송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이뤄질 경우 환자의 이용 행태와 비대면진료 시장 규모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약사사회의 분석이다. 지역 약사회 한 관계자는 "환자가 비대면으로 진료를 받은 뒤 다시 약국을 방문해야 하는 구조와 집에서 약까지 받을 수 있는 구조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배송이 전면 허용될 경우 비대면진료 이용 자체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처방과 조제, 의약품 전달 과정에서 민간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송이 전면 확대될 경우 플랫폼을 중심으로 비대면진료 이용자가 늘고 약국 선택이나 조제 흐름에 미치는 영향 역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약사회 집행부 책임론도…"하위법령·추가 법 개정부터 총력 대응해야" 정부 발표 이후 약사사회 내부의 시선은 정부를 넘어 대한약사회 집행부로도 향하고 있다. 이번 정부 공식 발표 전 대한약사회에서는 관련 사안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시도약사회장들에게도 정부 발표에 앞서 관련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범사업 단계부터 약사사회가 핵심 원칙으로 강조했던 사안이 정부의 공식 정책 검토 과제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약사회가 어떤 대응을 했고 내부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논의했는지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약사사회 일각에서는 집행부 책임론을 넘어 강도 높은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역의 한 약사는 "이렇게 공식 발표까지 난 상황에서 약사회 집행부의 대관이나 관련 논의가 어떻게 이뤄졌는 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창고형약국 문제에 안전상비약 확대안 발표, 이번 약 배송 전면 확대 추진까지 연일 굵직한 현안들이 터져 나오는데 집행부 대응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답답할 수 밖에 없다. 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것은 모든 환자에 대한 약 배송을 허용하겠다는 결정이 아닌 이를 확대하기 위한 공식적인 검토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법에 규정된 재택수령 대상 자체를 확대하려면 의료법이나 약사법 등 관련 법령 개정 논의가 추가로 필요하다. 정부 역시 이를 위해 약사단체와 플랫폼업계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민관협의체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향후 구성될 민관협의체와 국회 입법 과정이 약사사회와 정부·플랫폼업계 간 새로운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약사회는 우선 약 배송 확대와 관련한 논의 자리나 협의체에는 일절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약사회는 정부의 공식 발표 후 성명서를 통해 "결론을 정해놓고 들러리를 세우려는 ‘약 배송 확대 전제 민관협의체’에 참여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만약 국무조정실과 중소벤처기업부가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철저히 외면한 채 플랫폼 자본의 사익만을 비호하며 일방적 강행을 멈추지 않는다면 향후 초래될 보건의료체계의 붕괴와 국민 건강 위협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양 부처에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한 지역 약사회장은 "이 문제는 약사 직능의 이해관계만 놓고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며 "의약품을 환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안전성과 복약지도, 지역약국의 역할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의 문제다. 약 배송이 비대면진료 시장 전체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약사사회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준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지역 약사회장은 "결국 지금부터는 하위법령과 추가적인 의료법·약사법 개정 과정에서 약 배송 확대를 어떻게 막아낼지가 중요해졌다"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정부를 상대로 왜 재택수령 대상이 당초 제한적으로 정리됐는지 다시 설명하고 제도의 취지가 무력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026-08-21 06:00:58김지은 기자 -
비대면 플랫폼, 의약품 도매업 못하지만 약 배송 얻었다[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겸업을 제한해 불공정 영업 행태와 특정 약국 몰아주기 등 편법 행위를 차단하는 약사법 개정안,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개정 법률안은 향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 후 1년 뒤부터 본격 시행된다.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날 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약 배송 전면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해, 플랫폼 업계에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는 20일 제438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보건복지위원장 대안)을 재석 의원 178명 중 찬성 95명, 반대 34명, 기권 49명으로 가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2024년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기반으로 마련됐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중 유일하게 의약품 도매업체를 설립해 겸업해 온 닥터나우의 영업 형태를 정조준해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려왔다. 개정된 약사법에 따르면 한약업사 및 의약품 도매상 허가의 결격사유에 의료법에 따른 ‘비대면진료 중개업자(플랫폼)’가 명시적으로 추가됐다. 아울러 의약품 도매상이 2촌 이내의 친족 등 특수한 관계에 있는 비대면진료 중개업자와 이용계약을 체결한 약국에 직접 또는 다른 도매상을 통해 우회적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행위도 전면 금지된다. 앞서 닥터나우는 2024년 3월 도매업체 '비진약품'을 설립한 뒤 자사 도매몰에서 의약품 패키지를 구매한 약국에 플랫폼상 'NOW 조제확실'이나 '재고확실' 마크를 부여하는 등 사실상 조제 및 공급을 몰아주는 영업 방식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그동안 스타트업 및 벤처업계는 "영업의 자유와 혁신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제2의 타다 금지법’"이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일부 의원들의 이견으로 본회의 처리가 지연됐지만 보건복지위원회가 의약품 유통 질서 왜곡 방지를 위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면서 최종 입법 문턱을 넘었다. 복지부는 이번 약사법 개정과 관련해 "의약품 도매상 결격사유 정비와 특수관계 판매 제한을 통해 의약품 오·남용을 예방하고, 건전하고 공정한 의약품 유통 및 판매 질서를 확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도매업 겸업을 차단하는 입법이 이뤄졌지만 플랫폼 업계 숙원인 비대면 진료 약 배송을 정부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플랫폼 입장에선 표정 관리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원격의료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이미 해외에서도 약 배송이 폭넓게 허용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충분한 안전장치를 통해 환자의 선택권과 안전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며 "이번 논의를 이끌어줄 국무조정실과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에 감사드리며 비대면 진료 이용 국민이 필요한 약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수령할 수 있도록 관련 논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2026-08-21 06:00:57강신국 기자 -
갑상선안병증 표적치료 시대 개막…'테페자' 국내 시장 진입[데일리팜=손형민 기자] 갑상선안병증(TED) 환자의 안구돌출과 복시 등 구조적 증상을 개선하는 표적치료제가 국내에 본격 출시됐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해 염증을 억제하고, 안구돌출이나 복시가 남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돼 왔다. 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특정 경로를 표적해 안구돌출 자체를 줄이는 약물이 추가되면서 중등도 이상 환자의 치료 선택지도 넓어질 전망이다. 20일 암젠코리아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갑상선안병증 치료제 '테페자(테프로투무맙)'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외 치료 현황과 임상적 가치를 소개했다. 테페자는 지난 4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중등도에서 중증의 갑상선안병증 성인 환자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갑상선안병증 치료를 목적으로 국내 허가된 첫 인슐린유사성장인자-1 수용체(IGF-1R) 표적치료제다. 갑상선안병증은 자가면역 반응으로 눈 주변 근육과 지방 등 안와 조직에 염증과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안구돌출과 복시, 통증, 충혈이나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중증에서는 시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염증 억제 넘어 안구돌출 개선…"2mm도 임상적 의미 커" 기존 갑상선안병증 약물치료는 주로 염증과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활동성 중등도·중증 환자에서는 스테로이드 기반 치료가 사용돼 왔지만 염증이 가라앉은 이후에도 안구돌출이나 복시 같은 증상이 남을 수 있다. 이 경우 환자 상태에 따라 안와감압술이나 사시수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테페자는 갑상선안병증의 병태생리에 관여하는 IGF-1R을 표적하는 단일클론항체다. IGF-1R 신호를 차단해 안와 조직의 염증과 팽창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기존 면역억제 중심 치료와 차이를 보인다. 윤진숙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테페자 치료에서 확인된 안구돌출 감소 효과의 임상적 의미를 강조했다. 윤 교수는 "안구돌출을 2mm 줄이려면 기존에는 안와감압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했다"며 "수술은 시행 범위가 커질수록 부작용 위험이 있고 기존에 없던 복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사 치료만으로 안구돌출을 2mm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테페자의 글로벌 임상3상 OPTIC 연구에서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활동성 갑상선안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24주간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일차평가지표인 안구돌출 반응은 치료 전보다 안구돌출이 2mm 이상 감소하면서 반대편 눈에서는 2mm 이상 악화되지 않는 경우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24주 시점 안구돌출 반응률은 테페자 투여군 83%, 위약군 10%로 나타났다. 평균 안구돌출 감소폭도 테페자군 2.82mm, 위약군 0.54mm로 차이를 보였다. 복시에서도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기저 시점에 복시가 있던 환자 가운데 증상이 한 단계 이상 개선된 비율은 테페자군 68%, 위약군 29%였다. 갑상선안병증 환자의 시각 기능과 외형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는 삶의 질 지표에서도 테페자군의 개선 폭이 더 컸다. 테페자는 3주 간격으로 정맥 투여하며 총 8회 치료하는 방식이다. 임상에서는 첫 투여 후 이르면 6주부터 안구돌출 개선이 관찰됐고 치료 기간에 걸쳐 효과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중등도·중증 환자서 활용…"이상반응 대부분 관리 가능" 테페자의 국내 도입으로 실제 임상에서는 어떤 환자에게 치료를 우선 적용할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갑상선안병증은 환자마다 안구돌출과 복시, 염증 정도가 다르고 질환의 활동성이나 유병기간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테페자는 미국에서 2020년 허가를 받은 이후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돼 왔다. 초기에는 활동성 중등도·중증 갑상선안병증 환자를 중심으로 활용됐으며, 이후 만성 환자까지 사용 범위와 치료 경험이 축적되고 있다. 돈 기카와(Don Kikkawa)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의과대학 샤일리 안과연구소 교수는 안구돌출이나 복시 등으로 기능적·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중등도 이상 환자에서 테페자를 주요 치료 선택지로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카와 교수는 "복시나 안구돌출 등을 개선하고 싶은 환자에서 테페자를 사용하게 된다"며 "중등도에서 중증의 갑상선안병증 환자에서 매우 유용한 치료 옵션"이라고 전했다. 이어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 역시 실제 임상에서 관리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에는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OPTIC 연구에서도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증 또는 중등도였으며 테페자의 주요 안전성 관리 대상으로는 고혈당, 근육경련, 설사, 청력 관련 이상반응 등이 알려져 있다. 암젠은 투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피하주사 제형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온바디인젝터를 이용한 피하주사 제형의 글로벌 임상3상에서는 24주 안구돌출 반응률이 테페자군 76.7%, 위약군 19.6%로 나타났다. 평균 안구돌출 감소폭은 각각 3.17mm와 0.80mm였다. 현재 국내에는 정맥주사 제형이 허가된 상태다. 향후 실제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주요 과제로 남는다. 기존 치료로 염증을 조절한 이후에도 안구돌출과 복시가 남아 수술적 치료까지 고려해야 했던 환자에서 테페자가 새로운 약물치료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신수희 암젠코리아 대표는 "중등도 및 중증 갑상선안병증은 외형 변화와 시각 기능 저하로 환자의 일상과 사회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중증 희귀 자가면역질환이지만, 그동안 치료 옵션은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테페자의 국내 출시가 환자들이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며, 암젠은 국내 환자들이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2026-08-21 06:00:56손형민 기자 -
중증 골수섬유증 새 치료 옵셥 '본조캡슐' 조건부 허가 배경은[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기존 치료제로 손을 쓸 수 없었던 중증 골수섬유증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이 국내에 상륙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3일 한독의 골수섬유증 치료 희귀의약품 '본조캡슐(성분명 파크리티닙시트르산염)'에 대해 3상 확증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승인하면서다. 최근 공개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 회의록에 따르면, 본조캡슐의 이번 허가는 '대체 치료제가 전무한 고위험 희귀질환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우선 제공해야 한다'는 임상 현장의 강력한 미충족 수요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독, 스웨덴 소비(Sobi) 손잡고 국내 독점 공급 본조캡슐은 미국 CTI 바이오파마(CTI BioPharma)가 개발한 경구용 JAK2/IRAK1 억제제로, 이후 스웨덴의 글로벌 희귀질환 전문 제약사인 소비(Sobi·Swedish Orphan Biovitrum)가 CTI 바이오파마를 인수하며 판권을 확보했다. 한독은 소비(Sob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본조의 국내 허가 신청 및 유통·공급을 주도해 왔다. 식약처 역시 해당 약제의 혁신성과 시급성을 인정해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제32호로 지정하고, 신속심사를 거쳐 국내 의료현장에 빠르게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골수섬유증은 골수 조직의 섬유화로 인해 정상 조혈 기능이 저하되고 비장 비대, 빈혈, 피로, 전신 쇠약 등이 발생하는 희귀 혈액암이다. 국내 전체 환자 수는 약 2200~2300명으로 추산된다. 기존 1·2차 표준 치료제로는 JAK 억제제인 자카비(룩소리티닙)와 인레빅(페드라티닙) 등이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들 약제는 골수 억제 작용으로 인해 혈소판 감소증을 유발할 수 있어, 혈소판 수치가 50,000/µL 미만으로 떨어지면 투여를 중단하거나 감량해야 하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중앙약심 회의록에서 전문가들은 "혈소판 수가 50,000/µL 미만인 환자는 전체의 약 10% 수준이지만, 질환 자체로 생존 위험도가 극히 높다"며 "기존 약제를 중단하면 질환이 급격히 악화되지만 대체할 치료제가 전혀 없는 극심한 치료 사각지대였다"고 지적했다. 빈혈 치료를 타깃으로 허가된 약제 역시 중증 혈소판 감소 환자의 치료 제한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상적 유익성이 위해성 상회"…3상 조건부 허가 결론 본조캡슐은 혈소판 수가 50,000/µL 미만인 중증 환자에서도 용량 감량 없이 투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초의 치료제다.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해당 환자군에 파크리티닙 사용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중앙약심 회의록에 따르면, 본조캡슐의 핵심 평가변수인 비장 용적 부피 감소(35% 이상 감소) 데이터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비장 용적 감소는 환자의 복부 팽만감, 소화 장애, 통증 등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개선할 뿐만 아니라 생존율 향상과도 연관된 핵심 임상 지표다. 위원들은 제출된 유효성 자료가 계획된 피험자 수보다 적은 대상군을 기반으로 분석되어 통계적·확증적 해석에는 일부 한계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그러나 200mg BID(1일 2회) 투여군을 중심으로 명확한 임상적 개선 경향이 입증되었고, 조혈모세포이식이 불가능한 비-이식 환자 및 이식 대기 환자 모두에게 유의미한 이점을 제공한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결국 중앙약심 위원 전원은 "임상적 유익성이 위해성을 상회하며,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3상 확증 임상시험(PACIFICA 등) 결과를 사후 제출하는 '조건부 허가' 부여가 타당하다"고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렸다. 위원들은 고위험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는 약제인 만큼, 위해성 관리 계획(RMP)과 허가사항에 투여 전 베이스라인 검사 및 면밀한 이상반응 모니터링 지침을 명확히 안내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조건부 허가로 진단 초기부터 혈소판 수치가 낮거나, 기존 치료제 투여 중 혈소판 감소로 치료를 중단해야 했던 국내 중증 골수섬유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명 연장의 기회가 열리게 됐다는 평가다.2026-08-21 06:00:54이탁순 기자 -
파라택시스, 결국 상장폐지…신약 개발 실패의 씁쓸한 청구서[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때 신약 개발 유망 바이오기업으로 촉망받았던 브릿지바이오가 코스닥 시장에서 사라진다. 신약 개발 임상 실패 이후 주가가 급락했고 최대주주 변경으로 재기를 모색했지만 상장 폐지 사유를 해소하지 못했다. 과거 5000억원에 육박했던 시가총액은 90% 이상 쪼그라들었다. 21일 한국거래소는 지난 19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파라택시스코리아의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지난달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파라택시스코리아가 이의신청을 접수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파라택시스코리아는 오는 31일까지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가 진행된다. 지난 4월 상장적격성 사유 발생으로 주식 매매가 정리된지 4개월 만에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파라택시스코리아는 국내 신약 개발 바이오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전신이다. 지난해 파라택시스코리아펀드가 인수한 이후 사명을 파라택시스코리아로 변경했다. 파라택시스코리아펀드는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 분야에 특화된 멀티스트래티지(다중전략) 투자 운용사다. 파라택시스코리아는 지난 2019년 12월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가산점을 주는 상장 제도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가 기술력과 성장성을 판단해 잠재력이 높다고 추천하면, 상장 요건 중 수익성과 매출 기준이 완화된다. 옛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4월 14일 시가총액 4674억원을 형성하며 신약 개발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뚜렷한 실적이 없는 상황에서 신약 개발 실패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4월 14일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 다국가 임상 2상 탑라인(주요 지표) 데이터 분석 결과 1차 평가지표인 24주차 강제 폐활량(FVC) 변화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BBT-877 임상 2상은 IPF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하기 위해 한국, 미국, 호주, 폴란드, 이스라엘 등 5개국에서 진행됐다. 총 129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 FVC 변화가 약물군과 위약군 모두에서 관찰됐으나, 두 군 간 통계적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IPF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섬유 조직이 과도하게 생성되면서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질환이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 미만인 희소질환이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IPF 환자 수는 약 30만명에서 5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미국에만 약 10만명 이상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T-877은 오토택신 저해제다. 오토택신은 우리 몸에서 지방 신호물질로 알려진 리소포스파티드산(LPA)을 생성하는 일종의 효소 단백질이다. LPA가 몸에서 과도하게 만들어지면 섬유화가 진행된다. BBT-877는 오토택신을 선택적으로 저해해 섬유화를 막는 효과를 낸다. BBT-877은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협업을 기반으로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이전됐지만 권리가 반환된 신약 후보물질이다. 브릿지바이오는 2017년 5월 리가켐바이오로부터 BBT-877에 대한 전 세계 독점실시권을 획득했다. 계약에는 브릿지바이오가 기술수출을 달성할 경우 이후 개발·판매 과정에서 단계별로 발생하는 모든 수익 중 45%를 리가켐바이오와 배분하는 조건이 달렸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7월 BBT-877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했다.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1억 유로에 달한다. 브릿지바이오는 BBT-877의 기술수출로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단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4500만유로를 받았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말 BBT-877 임상 1상 완료에 따라 약 50억원을 마일스톤 수익분배금 명목으로 리가켐바이오에 지급했다. 지난 2021년 11월 베링거인겔하임은 BBT-877의 권리를 반환했다. 당시 브릿지바이오는 “이번 결정은 BBT-877의 잠재적 독성 우려에 관한 베링거인겔하임의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으로 자체적으로 보충 연구와 추가 자료 분석을 통해서 후기 임상 개시를 위한 준비 및 FDA와의 협의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후 브릿지바이오는 추가 연구를 통해 자체적으로 개발했지만 임상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임상 실패 소식이 공개된 작년 4월 15일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9.9% 하락한 이후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기간에 시가총액은 4674억원에서 790억원으로 3884억원 증발했다. 주식매매가 정지되기 전인 지난 4월 시가총액은 4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90% 이상 감소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3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문제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2023년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중 200%를 초과한 데 이어 2024년해에도 72%를 기록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6월 파라택시스코리아펀드 1호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당시 브릿지바이오는 파라택시스코리아펀드와 경영권 변경 계약을 체결하면서 50억원 규모 전환사채도 발행했다. 이후 사명을 파라택시스코리아로 변경하고 재도약에 시도했지만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했다. 지난 2월에는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됐다. 당시 회사 측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비한정내용연수 무형자산 손상 관련 사항, 특정 주식거래 및 투자계약과 관련한 지배력 판단 등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고, 감사절차 종결을 위한 품질관리절차 수행 및 적합한 감사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유로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 연구개발 동력을 급격히 상실했다. 지난해 투입한 연구개발비는 91억원으로 2023년 323억원에서 2년 만에 71.8% 줄었다. 올해 상반기 투자한 연구개발비용은 6억원에 그쳤다. 개발 중인 신약 과제도 줄줄이 중단됐다. 파라택시스코리아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사업 경쟁력 제고 및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주요 파이프라인 및 연구 과제에 대한 전략적 재편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2023년 9월 BBT-176의 임상시험계획을 자진 취하하고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과의 안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BBT-212의 공동연구 계약을 해지했고 2024년 9월에는 샤페론과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209 기술도입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해에는 시장 환경 및 사업 효율성을 고려해 BBT-207의 임상시험을 자진 취하하고 라이선스 아웃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했고 GPCR과의 공동개발 및 특허사업화 계약을 해지했다. 올해 6월에는 바이오 사업 부문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셀라이온바이오메드와의 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301 기술도입 옵션계약을 해지했다. 공교롭게도 성장성 특례 상장 1호 셀리버리도 상장폐지 철퇴를 맞은 바 있다. 셀리버리는 지난해 2월 25일부터 3월 6일까지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가 진행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퇴출됐다. 상장폐지 사유는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가정 불확실성에 따른 감사의견 거절이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셀리버리는 단백질 소재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셀리버리는 약물을 세포에 전달하는 기술인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로 잠재력을 보증받고 2018년 11월 성장성 특례상장 1호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셀리버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다. 셀리버리는 지난 2020년 1월 2일 시가총액 4848억원을 형성했는데 7개월 만인 8월 13일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2021년 1월 28일에는 시가총액이 3조1423억원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셀리버리가 뚜렷한 R&D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2021년 9월 27일 셀리버리의 시가총액이 1조 아래로 떨어졌고 2023년 3월 23일 2443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이후 2년 가량 거래가 정지됐다. 셀리버리의 상장폐지 결정 전 시가총액은 최고점을 기록한 4년 전과 비교하면 92.2% 쪼그라들었다.2026-08-21 06:00:52천승현 기자 -
최초 IL-31억제제 '넴루비오', 급여 마지막 관문 돌입[데일리팜=어윤호 기자] IL-31억제제 '넴루비오'가 보험급여 등재를 위한 마지막 관문에 들어섰다. 취재 결과, 갈더마코리아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최근 아토피피부염치료제 넴루비오(네몰리주맙)에 대한 약가협상에 돌입했다. 갈더마는 지난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제시한 '평가금액 이하 수용' 조건을 수용한 바 있다. 넴루비오는 가려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IL-31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로, 지난 1월 아토피피부염과 결절성 양진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해당 질환을 타깃하는 치료제 가운데 IL-31 억제 기전의 생물학적제제는 넴루비오가 처음이다. IL-31은 감각 신경을 직접 자극해 가려움 신호를 전달하고, 반복적인 긁기 행동을 유발하는 ‘가려움-긁기 악순환’의 핵심 경로로 알려져 있다. 나아가 염증 반응, 표피 장벽 이상, 피부 섬유화까지 관여하는 복합 기전으로 작용해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요 인자로 지목된다. 넴루비오는 아토피피부염과 결절성 양진 환자 모두에서 투여 48시간 이내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가려움 완화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 또는 국소 칼시뉴린억제제(TCI)와 병용 시 주요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했다. 세부적으로 아토피피부염에서는 습진 면적 및 중증도 지수(EASI-75)를 75% 이상 개선한 환자 비율이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결절성 양진에서는 16주차 기준 피부 병변이 ‘깨끗함 또는 거의 깨끗함’을 의미하는 IGA 0/1 달성 환자 비율이 위약군 대비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추적 연구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은 유지됐다. 아토피피부염(ARCADIA LTE, 104주)과 결절성 양진(OLYMPIA LTE, 100주) 장기 연장 연구 중간 분석 결과, 피부 병변과 가려움, 수면, 삶의 질 전반에서 확인된 개선 효과가 약 2년 이상 일관되게 유지됐으며, 새로운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 같은 근거를 바탕으로 넴루비오 병용요법은 2025년 미국 아토피피부염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포함됐다. 갈더마 관계자는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일상생활은 물론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하루빨리 적절한 치료를 통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2026-08-21 06:00:50어윤호 기자 -
경동제약, 남은 자사주 147만주 전량 소각…74억 규모[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경동제약이 하반기 보유 중인 자사주 146만8766주를 전량 소각한다. 앞서 자사주 일부를 기부한 데 이어 남은 물량도 소각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 소각 대상은 발행주식 총수의 4.77% 규모다. 회사는 별도의 자사주 처분 계획도 없다고 명시했다. 자사주 처분은 통상 매각이나 임직원 지급, 다른 회사와의 주식교환(스왑)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사주 146만8766주 하반기 소각 예정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하반기 보유 중인 자사주 146만8766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20일 종가 기준 5060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74억원 규모다. 6월 말 기준 경동제약의 발행주식 총수는 3076만8766주다. 이 가운데 회사가 직접 보유한 자사주는 146만8766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4.77%에 해당한다. 경동제약은 반기보고서의 단기 자기주식 취득·처분·소각 계획에서 해당 물량을 전량 이익소각 대상으로 분류했다. 소각 결정 사유는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로 제시했다. 특히 이번 반기보고서에서는 소각 시기를 구체화했다. 회사는 자기주식 계획 이행현황에서 146만8766주에 대해 '상반기 계속보유→하반기 소각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지난 1분기보고서보다 한발 나아간 내용이다. 당시 경동제약은 "계속 보유하는 자기주식은 향후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적절한 시점에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각 방침은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소각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 반면 이번에는 별도 처분 가능성도 닫았다. 경동제약은 장기 계획에서 "취득 및 소각 계획에 따라 별도의 처분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이어 "단기계획과 같이 잔여 자기주식 146만8766주는 소각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소각 대상 자사주는 개정 상법 시행일 이전 취득분이다. 이에 따른 상법상 소각 유예기간은 2027년 9월5일까지지만 경동제약은 이보다 앞선 올해 하반기 소각을 계획하고 있다. 자사주 활용 이어 소각…주주가치 제고 경동제약은 최근 자사주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경동제약 자사주 77만4257주와 환인제약 주식 40만주를 교환했다. 같은 달에는 자사주 149만5215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100억원 규모 제5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해당 EB의 교환청구기간은 올해 1월2일부터 2030년 11월24일까지다. 올해 3월에는 직접 보유 자사주 가운데 7만158주를 기부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에 5만주, 송천재단에 2만158주를 출연했다. 이에 따라 직접 보유 자사주는 기존 153만8924주에서 현재 146만8766주로 줄었다. 남은 직접 보유분까지 계획대로 소각하면 경동제약이 직접 보유하는 자사주는 없어지게 된다. 다만 지난해 발행한 EB의 교환 대상이 된 자사주 149만5215주는 별도 물량으로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돼 있다. 한편 경동제약은 올해 상반기 매출 1001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5% 증가했다. 실적 개선과 함께 잔여 자사주 전량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2026-08-21 06:00:48이석준 기자 -
약사회 "사회적 합의 뒤흔드는 졸속 약 배송"…강력 규탄[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가 비대면진료 제도 시행을 앞두고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배송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대한약사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법 시행도 전에 기존 사회적 합의를 뒤흔드는 '졸속 추진'이라며 약 배송 확대를 전제로 한 민관협의체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약사회는 21일 '법 시행도 전에 사회적 합의 뒤흔드는 정부의 졸속 약 배송 확대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약사회는 "국회와 정부, 보건의료계가 오랜 숙의 끝에 법제화한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채 시행되기도 전에 정부가 특정 플랫폼 업계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하며 의약품 배송 범위 확대를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국회의 입법권과 엄중한 사회적 합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처사이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폭주"라고 주장했다. 약사회는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약국 외 의약품 인도 대상을 도서·벽지 거주자와 취약계층 등 최소한의 불가피한 범위로 모법에 한정한 것은 의약품 오남용 방지와 국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치열한 논의 끝에 도출된 사회적 합의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약사회는 "법이 시행조차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를 뒤집고 전면 확대를 획책하는 것은 입법 취지를 무력화하고 사회적 신뢰를 스스로 깨부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일부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을 향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약사회는 현재 불법과 편법으로 문제를 일으킨 거대 플랫폼 기업 쿠팡이 미국 정치권 로비를 통해 정부를 압박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태에 국민들이 공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동안 각종 불법·편법 행위와 의약품 오남용 조장으로 문제를 일으켜온 민간 중개 플랫폼 업체들이 정치권과 경제부처에 줄을 대 법안을 무력화하려는 행태는 '제2의 쿠팡'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권이 걸린 보건의료 정책이 일개 영리 플랫폼 기업들의 로비로 인해 수익 창출의 도구로 전락하는 현실에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약 배송 확대를 논의하기에 앞서 관련 안전관리 인프라와 실태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약사회는 "현재 정부는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 시스템도, 비대면진료 지원 체계도, 하위법령조차 마련하지 못했다"며 "비대면진료의 실제 현황은 물론 불법 약 배송 실태와 비급여 처방 오남용에 대한 기초적인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가 무엇을 근거로 안전을 장담하며 배송 확대를 논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도 다시 거론했다. 약사회는 탈모약과 다이어트약, 여드름약 등 비급여 의약품의 무분별한 처방과 배송 문제를 비롯해 배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 변질과 오배송 사고 등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진할 예정인 민관협의체에 대해서는 불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약사회는 "정부는 '동네약국 중심'이나 '전담약국 금지'라는 면피용 미봉책으로 약사회를 기만하려 들지 말라"며 "결론을 정해놓고 들러리를 세우려는 '약 배송 확대 전제 민관협의체'에 대한약사회는 결코 참여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률 시행 후 현장의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공적 전산 인프라 구축과 안전성 검증이 선행된 이후에나 평가할 문제를 졸속으로 밀어붙이는 저의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약사회는 향후 정부가 약 배송 확대를 계속 추진할 경우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약사회는 "9만 약사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을 훼손하는 어떠한 졸속 정책도 절대 묵과하지 않고 결사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국무조정실과 중소벤처기업부가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철저히 외면한 채 플랫폼 자본의 사익만을 비호하며 일방적 강행을 멈추지 않는다면 향후 초래될 보건의료체계의 붕괴와 국민 건강 위협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양 부처에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2026-08-21 06:00:46김지은 기자 -
[기자의 눈] 의료AI 구독, 두 번째 결제를 만들 수 있나[데일리팜=황병우 기자]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설명에서 '구독'이라는 단어가 부쩍 늘었다. 솔루션을 한 번 공급하고 끝내는 대신 계약기간이나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받겠다는 구상이다. 적자가 이어지는 의료AI 기업에는 매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선택지다. 병원도 고가의 시스템을 한꺼번에 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기간이나 사용량만큼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정부 역시 의료AI 사용료 지원에 나서며 도입 문턱을 낮추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구독 전환은 아직 출발선에 가까운 모습이다. 구독 방식으로 공급했다는 발표는 늘었지만 계약기간과 금액, 실제 사용량, 갱신 여부까지 공개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구독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정적인 반복매출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구독은 매출을 발생시키는 방식이지 제품의 가치를 입증한 결과가 아니다. 병원이 솔루션을 설치한 뒤 의료진이 얼마나 자주 사용했는지, 진료 과정에서 어떤 효율을 얻었는지, 계약이 끝난 뒤 자체 예산으로 다시 비용을 지불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의료AI 기업들이 크고 작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상당수 기업의 병원 공급 발표에서는 계약금액과 기간은 물론 실제 사용량과 재계약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다. 병원에 제품이 들어갔다는 사실과 기업의 매출 체질이 바뀌었다는 판단 사이에는 아직 적지 않은 거리가 있다. 최근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 서비스에서도 구독 상품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용자의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서비스별 기능이 나뉘면서 여러 상품을 동시에 결제해야 하는 부담과 구독 피로도 함께 나타나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이용자는 가장 자주 쓰거나 대체하기 어려운 서비스만 남기게 된다. 의료AI도 이와 다른 길을 간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병원에 여러 영상·진단 보조 솔루션이 동시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한정된 예산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비슷한 기능의 제품이 늘어날수록 병원은 모든 구독을 유지하기보다 실제 활용도와 비용 절감 효과가 높은 솔루션을 선별할 가능성이 크다. 의료AI의 구독 피로는 일반 소비자 서비스보다 더 복잡할 수 있다. 단순한 결제 부담을 넘어 시스템 연동과 의료진 교육, 업무 절차 변경,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입 과정에서 의료진의 업무가 오히려 늘거나 기존 진료 흐름과 맞지 않는다면 계약기간이 끝난 뒤 우선적인 정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 지원도 같은 기준에서 바라봐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의료AI 사용료 지원은 병원이 솔루션을 경험하고 기업이 임상 현장의 근거를 쌓도록 돕는 마중물이다. 다만 지원 기간에 체결된 계약 수만 성과로 남아서는 곤란하다. 지원이 끝난 뒤 병원이 자체 예산으로 계약을 갱신하는지, 의료진의 실제 사용이 이어지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정부도 도입 기관 수뿐 아니라 사용량과 갱신율, 진료 효율 개선 등 후속 지표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마중물의 성과는 얼마나 많은 제품을 설치했는지가 아니라 지원 없이도 살아남은 제품이 얼마나 되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기업도 병원 수와 계약 건수를 앞세우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계약 유지율과 사용량, 유료 전환율을 공개해야 구독 전환의 성과를 시장에 설득할 수 있다. 의료진의 추가 업무를 줄이고 기존 진료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설계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의료AI가 ‘있으면 편리한 도구’를 넘어 ‘없으면 진료 효율이 떨어지는 도구’로 자리 잡아야 한다. 진단 정확도뿐 아니라 판독시간 단축, 업무 부담 감소, 환자 관리 개선 등 병원이 비용을 계속 지불할 이유를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의료AI 산업이 구독이라는 새로운 간판을 달았지만 간판만으로 매출 체질이 바뀌지는 않는다.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병원은 더 정밀하게 구독을 선별할 것이다. 정부 지원이 첫 결제를 만들 수는 있어도 두 번째 결제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의료AI가 반복매출을 완성하는 순간은 계약을 따냈을 때가 아니라 병원이 지원 종료 후에도 그 솔루션을 필수재로 선택할 때다.2026-08-21 06:00:44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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