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골수섬유증 새 치료 옵셥 '본조캡슐' 조건부 허가 배경은
- 이탁순 기자
- 2026-08-21 06:00:54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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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약심 "임상적 유익성이 위해성 상회"
- 혈소판 수 50,000/µL 미만 환자에 대안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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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기존 치료제로 손을 쓸 수 없었던 중증 골수섬유증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이 국내에 상륙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3일 한독의 골수섬유증 치료 희귀의약품 '본조캡슐(성분명 파크리티닙시트르산염)'에 대해 3상 확증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승인하면서다.
최근 공개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 회의록에 따르면, 본조캡슐의 이번 허가는 '대체 치료제가 전무한 고위험 희귀질환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우선 제공해야 한다'는 임상 현장의 강력한 미충족 수요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독, 스웨덴 소비(Sobi) 손잡고 국내 독점 공급
본조캡슐은 미국 CTI 바이오파마(CTI BioPharma)가 개발한 경구용 JAK2/IRAK1 억제제로, 이후 스웨덴의 글로벌 희귀질환 전문 제약사인 소비(Sobi·Swedish Orphan Biovitrum)가 CTI 바이오파마를 인수하며 판권을 확보했다. 한독은 소비(Sob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본조의 국내 허가 신청 및 유통·공급을 주도해 왔다.
식약처 역시 해당 약제의 혁신성과 시급성을 인정해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제32호로 지정하고, 신속심사를 거쳐 국내 의료현장에 빠르게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골수섬유증은 골수 조직의 섬유화로 인해 정상 조혈 기능이 저하되고 비장 비대, 빈혈, 피로, 전신 쇠약 등이 발생하는 희귀 혈액암이다. 국내 전체 환자 수는 약 2200~2300명으로 추산된다.
기존 1·2차 표준 치료제로는 JAK 억제제인 자카비(룩소리티닙)와 인레빅(페드라티닙) 등이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들 약제는 골수 억제 작용으로 인해 혈소판 감소증을 유발할 수 있어, 혈소판 수치가 50,000/µL 미만으로 떨어지면 투여를 중단하거나 감량해야 하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중앙약심 회의록에서 전문가들은 "혈소판 수가 50,000/µL 미만인 환자는 전체의 약 10% 수준이지만, 질환 자체로 생존 위험도가 극히 높다"며 "기존 약제를 중단하면 질환이 급격히 악화되지만 대체할 치료제가 전혀 없는 극심한 치료 사각지대였다"고 지적했다. 빈혈 치료를 타깃으로 허가된 약제 역시 중증 혈소판 감소 환자의 치료 제한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상적 유익성이 위해성 상회"…3상 조건부 허가 결론
본조캡슐은 혈소판 수가 50,000/µL 미만인 중증 환자에서도 용량 감량 없이 투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초의 치료제다.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해당 환자군에 파크리티닙 사용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중앙약심 회의록에 따르면, 본조캡슐의 핵심 평가변수인 비장 용적 부피 감소(35% 이상 감소) 데이터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비장 용적 감소는 환자의 복부 팽만감, 소화 장애, 통증 등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개선할 뿐만 아니라 생존율 향상과도 연관된 핵심 임상 지표다.
위원들은 제출된 유효성 자료가 계획된 피험자 수보다 적은 대상군을 기반으로 분석되어 통계적·확증적 해석에는 일부 한계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그러나 200mg BID(1일 2회) 투여군을 중심으로 명확한 임상적 개선 경향이 입증되었고, 조혈모세포이식이 불가능한 비-이식 환자 및 이식 대기 환자 모두에게 유의미한 이점을 제공한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결국 중앙약심 위원 전원은 "임상적 유익성이 위해성을 상회하며,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3상 확증 임상시험(PACIFICA 등) 결과를 사후 제출하는 '조건부 허가' 부여가 타당하다"고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렸다.
위원들은 고위험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는 약제인 만큼, 위해성 관리 계획(RMP)과 허가사항에 투여 전 베이스라인 검사 및 면밀한 이상반응 모니터링 지침을 명확히 안내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조건부 허가로 진단 초기부터 혈소판 수치가 낮거나, 기존 치료제 투여 중 혈소판 감소로 치료를 중단해야 했던 국내 중증 골수섬유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명 연장의 기회가 열리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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