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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잘탄' 국산약 10년 처방 1위...신약은 '카나브'[데일리팜=안경진 기자] 한미약품의 고혈압 복합제 '아모잘탄'이 국내 개발 의약품 가운데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외래처방액을 기록했다. 2009년 발매된 아모잘탄은 2010년 이후 총 6755억원어치 처방됐다. 2013년부터 '스티렌'을 제치고 국내 개발 의약품 처방액 1위에 오른 이후 2017년까지 선두를 지켰고 매년 처방액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삼진제약의 '플래리스'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500억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면서 국내 개발 간판 제네릭으로 자리매김했다. 항궤양제 '알비스'와 천연물의약품 '스티렌',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 제네릭 제품 '리피로우' 등이 지난 10년 동안 4000억원이 넘는 누계처방실적을 냈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 플래리스, 알비스, 아모잘탄, 스티렌 제품사진 11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아모잘탄'이 2010~2019년 누계처방액 6755억원을 기록하면서 국내 개발 의약품 중 1위에 올랐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개량신약, 천연물의약품, 제네릭 등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아모잘탄은 칼슘채널차단제(CCB) 암로디핀과 안지오텐신Ⅱ수용체차단제(ARB) 로사르탄을 결합한 ARB/CCB 계열 고혈압 복합제다. 한미약품이 개발해 지난 2009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아모잘탄은 2010년 외래에서 531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2012년 처방액은 724억원까지 치솟았고, 2013년에는 동아에스티의 간판제품인 스티렌을 제치고 국내 개발 의약품 처방 1위에 올랐다. 이후 7년째 6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처방실적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외래처방액은 741억원으로 전년대비 9.8% 오르면서 신기록을 세웠다. 국내 개발 의약품 중 2010-2019년 누계처방액 기준 상위 10개 품목 현황(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플래리스'는 지난 10년간 5351억원의 누계처방액을 기록하며 국내 개발 의약품 처방액 2위에 올랐다. 플래리스는 사노피아벤티스의 항혈전제 '플라빅스'의 제네릭 제품이다. 지난 2014년 이후 단 한번도 외래처방액이 500억원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플래리스는 2016년까지 제네릭 처방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면서 삼진제약의 간판제품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대웅제약의 '알비스'와 동아에스티의 '스티렌'이 지난 10년간 외래에서 4000억원 이상의 누계 처방액을 냈다.항궤양제 알비스는 지난 10년간 4835억원어치 처방됐다. 알비스는 H2수용체길항제 라니티딘 성분에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를 억제하는 '비스무스', 점막보호작용을 하는 '수크랄페이트'를 결합한 복합제다. 2010년 처방액 489억원에서 2012년 609억원까지 치솟았고, 지난해까지 85개 제약사가 진출한 라니티딘 기반 3제 복합제 시장에서 처방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쑥을 기반으로 만든 위염 치료제 스티렌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615억원어치 처방되며 국내개발 간판 천연물의약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스티렌은 천연물의약품 특성상 부작용 위험이 낮다는 강점을 앞세워 비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NSAID) 투여로 인한 위염의 예방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2011년 903억원의 처방액으로 전체 의약품 중 3위에 랭크될 정도로 높은 시장성을 자랑했다.국내 개발 의약품 중 2010-2019년 누계처방액 기준 상위 4개 품목의 연처방실적 추이(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하지만 알비스와 스티렌이 예전의 위용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알비스는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잠정관리기준 초과 검출됐다는 이유로 라니티딘 성분 전 제품에 판매중지 조치를 내리면서 처방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극적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한 처방재개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스티렌'도 시장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 스티렌은 2010년 883억원, 2011년 903억원 등으로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위용을 떨쳤지만, 2019년에는 처방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3년 이후 후발의약품과 80여 개의 제네릭 제품이 등장한 데다 보건당국이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진행한 유용성 검증 결과 '위염 예방' 적응증에 대한 급여가 삭제되고, 보험약가마저 반토막 나면서 처방실적이 100억원 밑으로 고꾸라졌다. 지난해 외래처방액은 93억원으로 전성기 대비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지난 10년 동안 플래리스 뿐만 아니라 대형 제네릭 제품들이 국내 기업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했다.종근당의 '리피로우'는 지난 10년간 외래에서 4000억원이 넘는 누계처방액을 기록하면서 제네릭 2위이자 국내개발 의약품 처방액 5위에 이름을 올렸다.리피토 제네릭 제품인 유한양행의 '아토르바'와 동아에스티의 '리피논'은 지난 10년간 각각 3888억원과 3366억원의 누계처방액을 기록했다. 플라빅스의 또다른 제네릭 제품인 동아에스티의 '플라비톨'은 2010년 이후 3252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SK케미칼이 개발한 천연물의약품 '조인스'와 셀트리온제약이 개발한 간질환 치료제 '고덱스' 등이 지난 10년간 3000억원이 넘는 누계처방액을 기록하면서 국내 개발 의약품 상위 10위권에 들었다.누적 처방액 10위권에 들진 않았지만 최근 대웅바이오의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타민'의 기세가 무섭다. 글리아타민의 누적 처방액은 2836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만 916억원어치 처방되면서 국내 개발 의약품의 연처방액 신기록을 세웠다. 글리아타민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제네릭 제품이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 카나브, 펠루비, 듀비에, 제미글로 제품사진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신약 제품들은 2010년 이후 처방의약품 시장 영향력을 대폭 확대하는 추세다.보령제약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가 2010~2019년 누계처방액 2841억원을 기록하면서 국산 신약 선두를 차지했다.카나브는 보령제약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피마사르탄 성분의 고혈압 치료제다. 2011년 발매 이후 발사르탄과 텔미사르탄, 올메사르탄, 로사르탄, 칸데사르탄, 이르베사르탄, 아질사르탄 등 ARB(안지오텐신II수용체차단제) 계열 ARB 계열 8개 성분이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연평균 40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처방실적을 유지해 왔다. 2017년 처음으로 처방실적 하락을 경험했지만 이듬해 반등하면서 지난해 최대 실적을 냈다.LG화학의 '제미글로'는 지난해까지 1571억원의 누계처방액을 기록했다. 2013년 발매됐음을 고려할 때 연평균 200억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냈다는 계산이 나온다.제미글로는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다.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사를 통틀어 9개사가 접전을 벌이는 시장에서도 매년 처방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사노피에서 대웅제약으로 파트너사를 교체한 이후에는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8년간 국내 첫 DPP-4 억제제 '자누비아'를 판매하면서 당뇨병 분야 강력한 영업망을 구축해 온 대웅제약과 공동판매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국산 신약 중 2010-2019년 누계처방액 기준 상위 5개 품목의 연처방실적 추이(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일양약품의 '놀텍'이 2010년대 국산 신약 누계처방액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놀텍은 일양약품이 자체 개발한 프로톤펌프억제(PPI)다. 지난 2009년 말 국산 신약 14호로 발매된 이후 외래에서 1418억원어치 처방됐다.놀텍은 허가 당시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 적응증만 인정받으면서 발매 초기 처방실적이 미미했는데, 2012년 역류성식도염 적응증을 확보한 이후 처방액이 수직상승했다. 2014년 외래처방액 100억원을 첫 돌파했고, 헬리코박터(H.pylori) 제균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지난해에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이 판매중지 처분을 받은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외래처방액이 315억원까지 치솟았다.대원제약의 소염진통제 '펠루비'는 지난 10년간 991억원의 누계처방액을 기록했다. 2014년 시장에 등장한 종근당의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는 6년만에 899억원의 누계처방실적을 내면서 2010년대 국산 신약 처방순위 5위 자리를 꿰찼다.순위권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씨제이헬스케어의 '케이캡'은 발매 첫해 264억원의 외래처방실적을 내면서 대형 국산신약 가능성을 보였다. 국산 신약 중 처음으로 발매 첫해 월평균 40억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내면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다.2020-02-11 06:23:58안경진 -
스타틴복합제 5년간 5배↑...로수젯·아토젯 파죽지세연간 1조원대 규모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에서 복합제의 선호도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추세다. 고지혈증복합제 외래 처방규모가 5년새 5배 가량 확대됐다.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시장 규모가 크게 팽창했고 한미약품의 '로수젯'과 MSD의 '아토젯'이 복합제 성장을 주도했다. 단일제 제품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선전이 두드러졌다.5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틴 계열 의약품의 원외 처방금액은 1조3107억원으로 전년보다 13.4% 늘었다. 스타틴 계열 단일제와 복합제를 포함한 수치다. 복합제는 스타틴과 또 다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조합을 포함했다. 스타틴 계열 약물의 처방액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8148억원에서 5년 동안 60.9% 늘었다.◆스타틴 단일제 처방 5년새 25%↑...아토르바스타틴·로수바스타틴 영향력 확대작년 스타틴 단일제의 처방액은 9199억원으로 전년보다 5.8% 늘었다. 2014년과 비교하면 5년 동안 25.3% 증가했다. 스타틴 단일제 중 아토르바스타틴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 아토르바스타틴의 지난해 처방규모는 5148억원으로 스타틴 단일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14.9%에 불과하지만 가장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다. 아트로바스타틴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화이자의 ‘리피토’다.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가 오리지널 제품인 로수바스타틴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영향력을 점차적으로 확대했다. 로수바스타틴의 지난해 처방금액은 2795억원으로 전년보다 8.8% 늘었다. 2014년 1590억원에서 5년 동안 75.8% 증가했다.피타바스타틴도 매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피타바스타틴 단일제의 처방규모는 2014년 585억원에서 지난해 952억원으로 5년 동안 62.8% 늘었다. JW중외제약의 ‘리바로’가 피타바스타틴의 오리지널 약물이다.반면 심바스타틴, 로바스타틴의 처방 규모는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심바스타틴 단일제의 처방금액은 2014년 602억원에서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26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로바스타틴의 처방금액은 3억원대에 불과했다.◆스타틴복합제, 5년새 5배 증가...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강세지난해 기준 스타틴 단일제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2%에 달했지만 최근 복합제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스타틴 복합제의 작년 처방규모는 3908억원으로 전년보다 36.3% 늘었다. 스타틴 복합제의 처방 규모는 2014년 804억원에 불과했다. 2016년 1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매년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5년간 시장 규모가 5배 가량으로 확대됐다.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가 스타틴 복합제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의 원외 처방액은 2559억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35.2% 성장했다. 2017년 1282억원에서 2년 만에 99.7% 증가했다.지난 2015년말 한미약품이 가장 먼저 로수젯을 출시하면서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시장이 열렸다. 이후 유한양행, CJ헬스케어, 대웅제약 등 20여개사가 시장에 뛰어들었고 시장 규모는 빠른 속도로 팽창했다. 2개의 치료제를 결합한 복합제의 특성상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면서 복용 편의성도 높다는 장점으로 처방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의 작년 처방액은 630억원으로 전년보다 76.2% 늘었다.◆리피토·크레스토 등 건재...로수젯·아토젯 급증스타틴 계열 품목별 처방액을 보면 화이자의 리피토가 여전히 건재를 과시했다. 리피토의 지난해 처방실적은 1762억원으로 전년보다 8.4% 신장했다. 리피토는 전체 의약품 중에서도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처방금액 1위를 유지했다. 지난 1999년 국내 발매된 리피토의 독주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2009년 특허만료 이후 100여개의 제네릭 제품이 진입했고 특허만료 전에 비해 보험약가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화이자가 최근에도 한국인을 대상을 진행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연이어 발표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리피토에 대한 충성도를 결집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크레스토, 리바로 등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제품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는 지난해 전년보다 13.4% 증가한 840억원어치 처방됐다. JW중외제약의 리바로는 668억원의 처방액으로 전년보다 13.4% 증가했다.스타틴 복합제 제품들도 대거 상위권에 진입했다.한미약품의 로수젯은 지난해 773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2018년보다 36.4% 상승했다.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로수젯은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결합된 복합제다.당초 에제티미브 성분의 물질특허는 2016년 4월 만료 예정이었지만 한미약품은 에제티미브에 대한 특허 사용권리를 특허권자인 MSD로부터 확보하며 경쟁사들보다 5개월 먼저 시장에 진입했다.한미약품 측은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들을 꾸준히 의료진에게 선보인 ‘근거중심 마케팅’과 ‘소통’ 덕에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로 구성된 MSD의 아토젯은 작년 처방액은 630억원으로 전년대비 76.2% 신장했다. 2015년 발매된 아토젯은 출시 첫해 30억원, 2016년 226억원, 2017년 410억원으로 상승흐름을 보이다 2018년 성장세가 한풀 꺾였지만 지난해에는 큰 폭으로 뛰었다. 아토젯은 종근당이 공동으로 판매한다. 유한양행의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로수바미브는 지난해 전년보다 35.7% 증가한 423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포진했다.2020-02-07 06:20:29천승현 -
라니티딘 처방 넘어갔나...스티렌 시장 깜짝 반등[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애엽'을 유효성분으로 갖는 위염치료제 시장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불순물 파동의 반사이익으로 하락세를 지속하던 시장 규모가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동아에스티의 점유율이 수직상승하며 명예회복에 시동을 거는 양상이다.3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애엽 성분의 원외 처방시장 규모는 875억원으로 전년보다 17.4% 증가했다. 애엽 성분 시장은 2014년 1055억원에서 매년 하락세를 나타내며 2018년에는 745억원 규모로 축소됐지만 모처럼 반등세를 보였다.연도별 애엽 성분 의약품 원외 처방금액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애엽 성분 의약품은 쑥을 기반으로 만드는 천연물의약품이다. 동아에스티의 ‘스티렌’이 오리지널 제품이다. 스티렌 시장에는 110여개의 제네릭이 판매 중이다. 주 성분의 용량을 60mg에서 90mg으로 늘려 1일 2회 복용하는 고용량 시장에도 100개 이상의 제품이 진입하며 과당경쟁이 펼쳐지는 시장이다.애엽 성분 의약품의 모든 용량에서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지난해 애엽 90mg 원외 처방금액은 339억원으로 전년보다 2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애엽 60mg 원외 처방실적은 482억원에서 536억원으로 11.0% 늘었다. 애엽 60mg 처방 시장은 2014년 1055억원에서 2018년 482억원으로 4년새 54.3% 쪼그라들었지만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이다.기존에는 복용 편의성을 높인 고용량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표준용량의 처방액은 하락 흐름을 지속했는데 지난해에는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연도별 애엽 성분 의약품 고용량 저용량 원외 처방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지난해 애엽 성분 시장의 반등은 불순물 파동의 반사이익으로 분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말 항궤양제 ‘라니티딘’ 성분 전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초과 검출을 이유로 사실상 시장 퇴출을 결정했다.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의 처방 규모는 2018년 기준 1800억원 가량을 형성했다. 대규모 시장이 통째로 퇴출되면서 대체약물로 처방이 크게 이전한 것으로 해석된다.애엽 성분 의약품은 비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NSAID) 투여로 인한 위염의 예방 적응증도 보유 중이지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위산과다, 속쓰림, 위십이지장궤양, 역류성식도염 등에 사용되는 라니티딘과 처방영역이 일치하지는 않지만 일부 위염 치료 영역은 활발한 처방 대체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월별 처방추이를 보면 지난해 라니티딘 판매중지 조치 이후 급격한 상승흐름을 나타냈다. 매월 60억원 안팎의 처방액을 기록하다 지난해 10월부터 수직상승했다.월별 애엽 성분 의약품 원외 처방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지난해 10월 애엽 성분 의약품의 처방액은 9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무려 51.4% 상승했다. 전월보다는 46.5%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1월에는 100억원을 넘어섰고 작년 12월에는 108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처방액은 전년동기보다 59.4% 늘었다.업체별 처방금액을 보면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동아에스티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지난해 동아에스티는 스티렌과 스티렌투엑스가 216억원의 처방액을 합작하며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 스티렌이 전년보다 5.4% 감소한 93억원의 처방액을 냈지만 스티렌투엑스가 27.1% 상승한 123억원어치 처방됐다.스티렌과 스티렌투엑스를 합친 ‘스티렌시리즈’의 처방액이 전년보다 증가한 것은 2011년 이후 8년만이다.연도별 스티렌 스티렌투엑스 처방액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지난 2002년 발매된 스티렌은 쑥을 추출해 만든 천연물의약품으로 한때 연 매출 800억원대를 올리며 ‘국민 위염약’으로 평가받았다.스티렌은 지난 몇 년 동안 악재가 끊이지 않으며 처방실적 하락세가 지속됐다. 2013년 종근당, 제일약품 등이 스티렌과 똑같은 쑥을 원료로 제조방법만 일부 바꾼 후발의약품을 발매하고 빠른 속도로 스티렌의 시장을 잠식했다. 2015년에는 80여개의 제네릭 제품이 등장하면서 스티렌의 입지는 급격히 위축됐다.2011년 보건당국이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진행한 유용성 검증 지시 이후 6년간의 공방 끝에 스티렌은 적응증 중 ‘위염 예방’에 대한 급여가 삭제됐고, 그동안 보험약가는 반토막이 났다. 2018년 스티렌의 처방실적은 100억원에도 못 미쳤다.스티렌투엑스의 투입으로 스티렌시리즈의 매출 반등이 촉발됐다. 복용 편의성을 높인 스티렌투엑스는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했고 2018년 5월부터 스티렌 처방액을 앞질렀다. 여기에 불순물 파동이 불거지면서 스티렌과 스티렌투엑스의 선호도는 크게 높아졌다.대원제약은 오티렌과 오티렌에프가 지난해 122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5.0% 상승했지만 스티렌시리즈의 성장률에 못 미치면서 격차는 다소 벌어지는 모습이다. 제일약품의 넥실렌과 넥실렌에스가 지난해 121억원의 처방액을 합작하며 점유율 상위권에 포진했다.품목별 애엽 성분 의약품 원외 처방액(단위: 백만원, %, 자료: 유비스트)2020-02-04 06:20:00천승현 -
발사르탄 처방 2년연속↓...고혈압약 시장 '불순물 여진'[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불순물 파동이 고혈압 치료제의 처방판도를 바꿔놨다. 안지오텐신Ⅱ수용체차단제(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발사르탄 성분 단일제와 복합제의 성장세가 주춤했다. 반면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발사르탄 성분 오리지널 의약품인 '디오반'과 '엑스포지'는 반사이익을 봤다.발사르탄 성분 의약품의 공백으로 텔미사르탄과 로사르탄 성분 의약품의 처방실적이 대폭 확대했다. 텔미사르탄 성분의 복합제 '트윈스타'와 로사르탄 성분의 복합제 '아모잘탄' 처방액이 크게 뛰었다.◆'ARB+CCB' 복합제 5년새 64% 껑충...ARB 단일제 감소세3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ARB 계열 단일제의 외래처방액은 3576억원으로 전년대비 6.0% 증가했다. 5년 전 3304억원보다는 8.2% 늘어난 액수다. ARB 계열 단일제의 외래처방 규모는 2014년 이후 큰 변동이 없었다.지난해 복합제를 포함해 ARB 계열 약물을 함유한 의약품의 외래처방액은 1조265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성장률은 6.0%로 단일제 시장과 비슷하지만, 5년 전보다는 처방액이 26.6% 증가한 액수다. ARB 기반 복합제의 처방액이 급증하면서 ARB 계열 전체 처방상승을 주도했다.14-19년 ARB 기반 단일제와 복합제의 외래처방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ARB 성분에 칼슘채널차단제(CCB)를 결합한 복합제의 작년 외래처방액은 5291억원으로 전년대비 7.1% 늘었다. ARB+CCB 복합제의 처방규모는 지난 2014년 3233억원으로 ARB 단일제 처방액에 미치지 못했는데,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5년 만에 63.7% 확대했다.ARB 성분에 이뇨제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HCT)를 결합한 이제복합제의 처방액이 매년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ARB+HCT 복합제의 처방액은 2252억원으로 전년대비 4.3% 줄었고, 5년 전보다는 11.0% 감소했다.최근에는 ARB+CCB+HCT 성분을 한알에 담은 3제복합제나 ARB에 스타틴 성분을 결합한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등 새로운 종류의 복합제 처방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ARB+CCB, ARB+HCT를 제외한 ARB 기반 기타 복합제의 처방액은 전년대비 21.3% 오른 1532억원을 합작했다. 제약사들이 3제복합제 등 ARB 성분을 기반으로 다양한 조합의 복합제를 앞다퉈 출시한 데다 아질사르탄 성분의 ARB 신약이 새롭게 등장한 결과 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는 처방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었다.◆불순물 파동 이후 발사르탄 성분 처방 하락세...텔미사르탄 등 반사이익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의 성분별 외래처방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이후 발사르탄 제제의 부진이 두드러졌다.발사르탄 함유 단일제와 복합제의 지난해 외래처방액은 2977억원으로 집계됐다. ARB 계열 8개 성분 중 가장 많은 처방액을 기록했지만 전년보다 11.0%, 2년 전보다는 15.6% 줄었다.발사르탄 제제는 2014년 2620억원, 2015년 2866억원, 2016년 3419억원, 2017년 3527억원 등 매년 상승세를 이어갔다. 발사르탄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 '디오반'과 복합제 '엑스포지'가 외래처방 시장에서 건재함을 유지했고, 디오반과 엑스포지의 제네릭 제품이 무더기로 진입하면서 시장 규모가 매년 팽창했다.14-19년 ARB계열 고혈압치료제의 성분별 외래처방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그러나 2018년 불순물 파동 이후 성장세가 꺾였고 지난해에도 처방액은 더욱 큰 감소세를 나타냈다.지난 2018년 7월 중국 제지앙화하이 제조 발사르탄 원료의약품(API)에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되면서 불순물 파동이 전 세계 고혈압 치료시장을 덮쳤다. 국내에서는 총 176개의 발사르탄 함유 의약품이 NDMA의 기준치 초과 검출로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처방현장에서는 발사르탄 제제를 복용 중이던 환자들의 치료제를 불순물 불검출 발사르탄 제제로 바꿨는데, 일부는 ARB 계열 다른 성분으로 처방을 변경하면서 ARB 계열 내 품목간 희비가 엇갈렸다.텔미사르탄과 로사르탄, 올메사르탄, 칸데사르탄, 피마사르탄 등 이르베사르탄 제제를 제외한 ARB 전 성분 함유 의약품의 처방실적이 2018년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텔미사르탄 제제의 지난해 처방실적은 2910억원으로 전년보다 18.9% 늘었다. 2017년보다는 35.0% 상승했다. 올메사르탄 제제의 작년 처방액은 1674억원으로 전년보다 10.2%, 2년 전보다는 20.5% 늘었다.보건당국이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을 처방받는 환자에게 본인부담금 없이 다른 의약품으로 재처방과 재조제가 가능하도록 인정해 주면서 발사르탄 성분 뿐 아니라 다른 성분으로의 처방 변경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분석이다.피마사르탄 제제는 ARB+CCB, ARB+스타틴 등 새로운 종류의 복합제를 추가하면서 처방실적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피마사르탄 함유 단일제와 복합제의 작년 외래처방액은 810억원으로 전년대비 21.2%, 2017년대비 49.5% 늘었다.◆'트윈스타' ARB 처방선두 지속...'엑스포지·디오반' 동반 상승ARB 계열 주요 고혈압 치료제의 품목별 처방실적을 보면 베링거인겔하임 '트윈스타'가 지난해 847억원으로 선두를 지속했다. 트윈스타는 제네릭 제품의 공세에도 전년대비 처방액이 5.4% 올랐다. 트윈스타는 암로디핀과 텔미사르탄을 결합한 ARB+CCB 복합제다. 유한양행이 공동 판매 중이다.노바티스의 '엑스포지'는 지난해 전년대비 9.4% 오른 742억원의 처방실적을 내면서 선두 제품을 바짝 추격했다. 엑스포지는 발사르탄 성분의 ARB+CCB 복합제다. 엑스포지는 2013년 843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흐름을 지속했는데, 발사르탄 파동이 불거진 2018년 7월 이후 처방액이 치솟았다.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서 검출된 불순물이 모두 제네릭 제품에서 발견되면서 오리지널 의약품 선호현상이 처방 변경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18-19년 ARB 기반 단일제 주요 품목의 월별 외래처방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발사르탄 단일제 성분의 오리지널 치료제 '디오반' 처방실적도 비슷한 추이를 나타냈다. 디오반의 지난해 306억원어치 처방됐다. 전년대비 처방규모가 9.0%, 2017년보다는 15.3% 뛰면서 지난 2013년 이후 최대 규모의 처방실적을 냈다.18-19년 ARB 기반 복합제 주요 품목의 월별 외래처방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ARB 계열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 가장 늦게 출사표를 던진 아질사르탄 성분의 단일제 '이달비'는 발매 2년이 지나도록 큰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는 모습이다.지난해 이달비의 외래처방액은 51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질사르탄에 이뇨제 클로르탈리돈을 결합한 ARB+HCT 복합제 '이달비' 클로의 작년 처방액은 11억원이다. 두 제품 모두 전년보다 처방실적이 큰 폭으로 뛰었지만 전체 ARB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는 평가다.이달비는 칸데사르탄 원개발사인 다케다제약이 칸데사르탄의 화학구조를 변경해 개발한 ARB 제품이다. 지난 2017년 12월 발매 당시 7년만에 등장한 ARB 계열 신약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올메사르탄, 발사르탄 등 기존 ARB와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 우수한 24시간 혈압강하 효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동아에스티가 공동판매 파트너로서 힘을 보탰지만, 제네릭을 포함해 ARB 계열 수백여 개의 의약품이 판매 중인 상황이어서 시장침투가 녹록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2020-02-03 06:20:53안경진 -
고령화의 그림자...콜린알포·도네페질 시장 급팽창[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뇌기능개선제로 사용되는 ‘콜린알포세레이트’와 ‘도네페질’ 성분 시장이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콜린알포세레이트는 유효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5년새 처방 규모가 3배 가량 확대되며 연 처방액이 4000억원에 육박했다. 도네페질은 적응증 삭제 이슈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아세틸-L-카르니틴’ 시장은 적응증 축소 여파로 하락세를 나타냈다.◆콜린알포 처방규모 5년새 3배↑...대웅바이오·종근당, 상승세 주도29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원외 처방금액은 3701억원으로 전년대비 28.3% 늘었다.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의 처방액은 지난 2014년 1240억원에서 매년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5년만에 3배 규모로 증가했다.연도별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의약품 원외 처방금액(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콜린알포세레이트는 기억력저하와 착란, 의욕 및 자발성저하로 인한 방향감각장애, 의욕 및 자발성 저하, 집중력감소 등 뇌기능개선 용도로 사용되는 약물이다.최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유효성 논란이 불거졌지만 더욱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현상이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1월 제약사들로부터 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의 유효성 자료를 제출받았다. 허가사항의 효능·효과별 유효성을 입증하는 자료와 국내외 사용현황을 토대로 허가변경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의도다. 복지부도 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의 급여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의 유효성과 건강보험재정 지출을 문제삼는 목소리가 쏟아지자 효능 검증에 나선 모양새다. 국정감사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의 임상적 유용성과 효능에 대해 조속히 재평가를 실시하고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합리적으로 재설정해야한다”라고 주문했다.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지난해 8월 “임상적 유효성이 많지 않은데도 건강보험심사평원과 보건복지부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건강보험 급여 의약품 관리 직무 유기로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콜린알포세레이트가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은 아니지만 급증하는 노인층을 겨냥해 제약사들이 뇌기능 개선 시장을 집중적으로 두드리면서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품목별 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 원외 처방금액(단위: 백만원, %, 자료: 유비스트)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에서 연간 처방액이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제품은 5개에 달했다.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은 지난해 91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767억원보다 19.4% 상승하며 국내사 개발 의약품의 처방금액 기록을 새롭게 썼다. 동아에스티의 스티렌이 2013년 기록한 903억원이 종전 기록이다.글리아타민은 대웅제약이 '글리아티린'의 원료의약품 판권을 종근당에 넘겨준 이후 그룹 차원에서 투입한 구원투수다.글리아타민은 2015년 처방액 74억원에서 2016년 단숨에 454억원으로 치솟으며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7년 624억원, 2018년 767억원 등 매년 고성장을 지속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처방금액 1000억원 돌파도 유력해보인다.종근당의 ‘종근당글리아티린’은 지난해 전년보다 14.9% 증가한 732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종근당은 당초 알포코라는 제네릭 제품을 판매하다 2016년부터 글리아티린의 원 개발사 이탈파마코로부터 원료의약품과 상표 권한을 확보하고 종근당글리아티린으로 판매를 시작했다.종근당글리아티린은 2015년 처방액이 29억원에 불과했지만 2016년 302억원, 2017년 508억원, 2018년 629억원 등 매년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유한양행, 프라임제약, 대원제약 등도 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 시장에서 100억원대 처방금액을 올렸다. 유한양행과 대원제약은 처방 상승률이 30%에 육박했다.◆'적응증 축소' 도네페질 처방 확대...아세틸-L-카르니틴은 하락세도네페질제제의 처방액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도네페질 성분 의약품의 처방금액은 2142억원으로 전년보다 14.7% 증가했다. 지난 2014년 1123억원에서 2배 가량 늘었다.연도별 도네페질 성분 의약품 원외 처방금액(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도네페질제제는 재평가에 따른 적응증 축소 변수가 발생했는데도 처방액은 확대됐다.당초 도네페질은 알츠하이머형 치매 증상 치료과 혈관성 치매 증상 개선을 적응증으로 보유했는데 지난해 재평가 결과 혈관성 치매증상 개선이 삭제됐다. 콜린알포세레이트와 마찬가지로 도네페질 역시 노인 인구 증가와 근본적인 치매치료제 부재로 꾸준히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오리지널 의약품인 에자이의 ‘아리셉트’가 지난해 864억원의 처방액을 나타냈다. 2018년보다 13.1% 증가하며 도네페질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대웅바이오의 ‘베아셉트’가 전년보다 56.3% 증가한 151억원의 처방금액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품목별 도네페질제제 원외 처방금액(단위: 백만원, %, 자료: 유비스트) 또 다른 뇌기능개선제로 사용되는 ‘아세틸-L-카르니틴’ 성분 시장은 적응증 축소 여파로 하락세를 보였다.지난해 아세틸-L-카르니틴 성분의 원외 처방실적은 581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줄었다. 3년 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20.2% 감소했다.연도별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 의약품 원외 처방금액(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동아에스티의 ‘니세틸’이 오리지널 제품인 아세틸-L-카르니틴은 일차적 퇴행성 질환 또는 뇌혈관 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 질환’에 사용이 가능하도록 허가받았다.하지만 식약처가 지난 2015년 지시한 임상재평가 결과 ‘일차적 퇴행성 질환'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지난 7월 적응증이 삭제됐다. 적응증 축소에 따라 처방 기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한미약품의 제네릭 제품 ‘카니틸’이 지난해 183억원으로 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전년보다 3.4% 감소했다. 동아에스티의 니세틸은 매년 100억원대 처방액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3.5% 감소하며 88억원에 그쳤다.품목별 아세틸엘카르니틴제제 원외 처방금액(단위: 백만원, %, 자료: 유비스트)2020-01-30 06:20:53천승현 -
'불순물 수혜' PPI 처방액↑...에소메졸·놀텍 '수직상승'[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항궤양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 Proton Pump Inhibitor) 계열 약물의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불순물 검출로 라니티딘제제가 퇴출되면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에스오메프라졸’ 성분 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일양약품의 신약 ‘놀텍’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PPI계열 약물은 위산분비의 최종단계인 프로톤펌프를 차단, 위산분비를 억제하고 위내 pH상승을 유지해 소화성궤양과 위역류식도질환을 치료한다. 항궤양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물이다.28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PPI제제 원외 처방실적은 4669억원으로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 지난 2014년 3220억원에서 5년 동안 45.0% 확대될 정도로 지속적인 상승흐름이다.연도별 PPI계열 약물 원외 처방금액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PPI제제의 지난해 성장세는 예년보다 높은 편이다. 2018년 PPI제제의 처방 규모는 전년보다 8.6% 확대됐고 2017년은 전년대비 6.9% 성장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3.1%, 9.4% 늘었다.에스오메프라졸 성분 의약품이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이는 모습이다. 에스오메프라졸제제의 지난해 처방금액은 1893억원으로 전년보다 17.1% 늘었다. 2014년 1088억원에서 5년새 74.0% 확대됐다. PPI제제 전체 시장에서 에스오메프라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3.8%에서 지난해 40.5%로 크게 신장했다.일라프라졸제제의 처방규모는 2018년 262억원에서 지난해 315억원으로 20% 이상 늘었다. 5년 동안 2배 이상 확대됐다.연도별 주요 PPI제제 원외 처방금액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지난해 불거진 불순물 파동으로 PPI제제의 처방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말 항궤양제 ‘라니티딘’ 성분 전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초과 검출을 이유로 사실상 시장 퇴출을 결정했다.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의 처방 규모는 2018년 기준 1800억원 가량을 형성했다. 대규모 시장이 통째로 퇴출되면서 대체약물로 처방이 크게 이전했다. 라니티딘과 동일한 H2수용체길항제 뿐만 아니라 PPI제제로도 처방이 많이 넘어간 셈이다.식약처는 지난해 10월에는 NDMA 초과 검출을 이유로 니자티딘제제 13개 품목의 판매를 중지했다. 라니티딘과는 달리 니자티딘은 일부 제품의 판매가 중지됐다. 의료진이나 환자들은 '판매중지 니자티딘' 대신 다른 니자티딘제제를 선택할 수 있지만 불순물 검출에 따른 불신으로 다른 성분이나 계열로의 처방변경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월별 PPI제제의 처방금액을 보면 라니티딘의 판매중지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PPI제제의 원외 처방 규모는 매월 300억원대를 형성하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400억원을 넘어섰다. 작년 10월 441억원으로 전년동기 15.2% 늘었고 전월보다 17.5% 상승했다. 지난해 12월에는 483억원으로 치솟았다. 전년동기대비 21.6% 신장한 수치다. 작년 9월 이후 3개월만에 28.6% 상승하며 불순물 파동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입었다.월별 PPI제제 원외 처방금액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에스오메프라졸의 처방액은 지난해 9월 151억원에서 한 달 만에 182억원으로 20.6%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200억원을 넘어섰다. 전년대비 33.5% 늘었고, 3개월 전보다 36.2% 치솟았다.라베프라졸, 란소프라졸, 일라프라졸, 판토프라졸 등도 지난해 12월 일제히 월 처방액 신기록을 세웠다.라베프라졸제제는 지난해 12월 전년동기대비 20.1% 상승한 127억원으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는데, 3개월 전인 9월 98억원에서 28.6% 증가했다.란소프라졸은 매월 40억원 안팎의 처방액을 기록하다 지난해 12월에는 49억원까지 상승했다. 일라프라졸의 지난해 12월 처방액은 3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0.9% 늘었다. 3개월 전보다 26.0% 상승했다. 판토프라졸의 작년 12월 처방액은 33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5% 이상 확대됐다. 오메프라졸과 덱스란소프라졸도 라니티딘 판매중지 이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월별 주요 PPi제제 원외 처방금액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품목별 PPI제제의 처방액을 보면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의 넥시움이 지난해 가장 많은 38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6.9% 상승했다.넥시움의 2018년 처방액은 2017년보다 1.1%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불순물 파동 반사이익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넥시움의 처방실적은 43억원으로 작년 9월보다 46.9% 뛰었다.한미약품의 에소메졸은 지난해 처방액 342억원으로 전년보다 29.4% 상승하며 넥시움을 바짝 추격했다. 에소메졸은 에스오메프라졸 성분 염 변경 의약품이다.일양약품의 놀텍이 처방액 300억원을 넘어서며 전체 3위에 올라섰다. 다케다의 덱실란트디알과 대원제약의 에스원엠프 등이 전년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2019년 PPI제제 주요 제품 원외 처방금액(단위: 백만원, %, 자료: 유비스트)2020-01-29 06:20:22천승현 -
항궤양제 처방시장 요동...파모티딘·라푸티딘 '껑충'[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지난해 국내 항궤양제 시장은 거센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불순물 검출로 라니티딘 성분 전 제품과 니자티딘 성분 일부 제품이 판매금지 처분을 받으면서 H2수용체길항제의 외래 처방시장 판도가 요동쳤다.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라니티딘의 공백은 파모티딘과 라푸티딘 성분의 처방확대로 이어졌다. 라푸티딘 성분의 '스토가', 파모티딘 성분의 '가스터'와 '한미파모티딘' 처방액이 크게 뛰었다.14-19년 H2수용체길항제 함유 의약품의 연도별 외래처방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28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단일제 기준 H2수용체길항제의 외래 처방액은 1175억원으로 전년대비 5.2% 감소했다. 5년 전인 2014년 외래처방액 1576억원보다 25.4% 줄었다.H2수용체길항제 단일제 시장은 다른 약물의 선호도 상승 등으로 매년 축소 추세를 보였는데 지난해에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판매중지가 큰 변수로 작용했다.라니티딘 성분 단일제의 처방액은 2018년 53억원에서 지난해 360억원으로 29.7%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판매중지 조치로 작년 10월부터 처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 26일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잠정관리기준 초과 검출됐다는 이유로 라니티딘 성분 전 제품의 판매를 중지했다.불순물 논란이 발생하기 전인 8월 한달동안 라니티딘과 파모티딘, 라푸티딘, 니자티딘, 시메티딘, 록사티딘 등 H2수용체길항제 계열 단일제는 외래에서 101억원어치 처방됐다. 그 중 라니티딘 처방액은 42억원이다.전체 H2수용체길항제 처방에서 41.7%의 비중을 차지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이 판매 중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시장규모가 급감할 수 밖에 없었다. 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한 복합제까지 고려한다면 처방시장에 끼친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14-19년 라니티딘 제외 H2수용체길항제 함유 의약품의 연도별 외래처방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H2수용체길항제의 외래처방액 감소율이 연 5%대에 그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파모티딘, 라푸티딘 등 라니티딘 이외 다른 성분의 처방증가가 꼽힌다. 지난해 12월 라니티딘을 제외한 H2수용체길항제 5개 성분은 100억원의 외래처방액을 합작했다. 불순물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8월보다 처방 규모가 69.5% 치솟았다. 기존 라니티딘 제제 처방의 상당수가 다른 성분의 H2수용체길항제로 넘어갔음을 시사한다.시메티딘을 제외한 모든 H2수용체길항제 성분들의 처방액이 8월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단일제 기준으로는 파모티딘 성분의 처방상승세가 가장 높았다. 파모티딘 성분이 작년 한해동안 올린 외래처방액은 175억원으로 전년대비 38.0% 증가했다. 사실상 라니티딘 판매중지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성분인 셈이다.작년 12월 파모티딘 성분 단일제의 처방규모는 31억원으로 8월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불순물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9월 연중 최대치인 12억원의 처방실적을 내면서 상승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판매중지 처분이 내려진 이후부터 처방량이 급증세를 탔다.라푸티딘과 록사티딘 제제는 지난해 전년대비 각각 29.8%와 32.0% 증가했다. 작년 12월 라푸티딘 성분 단일제의 외래처방액은 30억원으로 8월대비 13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록사티딘 성분 단일제 처방액은 55억원으로 4개월 전보다 147.3% 올랐다.주요 H2수용체길항제 성분별 월별 외래처방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반면 니자티딘 제제의 작년 처방액은 271억원으로 전년대비 4.6% 증가에 그쳤다. 니자티딘 제제의 지난해 12월 외래처방액은 23억원으로 8월과 차이가 없었다. 니자티딘 제제는 라니티딘 판매금지 처분 직후인 작년 10월 처방실적이 33억원까지 증가했는데, 11월 이후 처방량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작년 10월 22일 식약처가 NDMA 기준치 초과 검출 사유로 니자티딘 제제 13개 품목의 판매를 중지하면서 처방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시메티딘 제제는 NDMA 초과검출 사례가 없었음에도 라니티딘 판매금지 이후 처방실적이 도리어 줄어든 모습이다. 시메티딘제제의 지난해 처방액은 139억원으로 전년대비 15.2% 감소했다. 라니티딘을 제외한 H2수용체길항제 성분 중 유일하게 처방규모가 줄었다. 시메티딘 제제의 경우 원료의약품 공급 차질로 주요 완제품의 품절이 장기화하면서 처방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왼쪽부터) 동아가스터, 스터가, 한미파모티딘 제품사진 H2수용체길항제 단일제 주요 품목별 처방액을 보면,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로 처방판도가 크게 바뀌었다. 연 200억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내던 일동제약 '큐란'이 작년 10월부터 판매가 중지되자, 반사이익을 흡수하려는 제약사들간 치열한 물밑경쟁이 벌어졌다.보령제약과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등이 가장 큰 수혜 대상으로 지목된다.보령제약의 '스토가'는 작년 한해동안 전년대비 20.8% 오른 139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라니티딘 성분 제품의 공백으로 외래처방량이 급등하면서 H2수용체길항제 처방 선두에 올랐다. 작년 12월 스토가의 외래처방액은 19억원으로 전월대비 11.4% 증가했다. 8월보다는 2배가량 증가한 액수다.스토가는 라푸티딘 성분의 소화성궤양 치료제로 H2수용체길항제 중 가장 먼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pylori) 제균 적응증을 획득한 제품이다. 보령제약은 정부의 라니티딘 판매 중지 조치가 내려진 뒤 NDMA 등 4종의 니트로소아민류에 대한 자체 검사를 실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한 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 분석기(LC-MS/MS) 외에 가스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기(GC-MS/MS)를 통해 추가 검증을 진행한 결과 두 방법 모두에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제품의 안전성을 적극 어필했다.그 결과 월 9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스토가의 처방액은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판매중지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매달 자체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작년 12월 기준 라푸티딘 단일제의 외래처방액 30억원 중 스토가의 점유율은 65.4%까지 치솟았다.H2수용체길항제 계열 주요 품목의 월별 외래처방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처방상승률은 동아에스티의 '동아가스터'가 스토가를 압도했다. 동아가스터의 지난해 처방액은 전년대비 42.3% 오른 4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동아가스터는 외래에서 8억원어치 처방됐다. 전월대비 20.0%, 작년 8월보다는 처방규모가 219.4% 급등하면서 H2수용체길항제 처방 2위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파모티딘 성분의 동아가스터는 위십이지장궤양과 문합부궤양, 상부소화관출혈, 역류성식도염, 졸링거-엘리슨증후군과 급성위염 외에 만성위염의 급성악화에 따른 위점막 병변 개선 등을 주효능으로 허가받았다. 동아에스티는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 일동제약과 가스터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일동제약 입장에선 라니티딘 단일제 큐란의 판매중지에 따른 매출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는 평가다.그 밖에도 파모티딘 성분의 '한미파모티딘(한미약품)'과 '휴텍스파모티딘(휴텍스)', 라푸티딘 성분의 '스톨라푸(셀트리온제약)' 등이 지난해 9월 이후 항궤양제 처방 상위권에 진입했다.한미파모티딘은 월처방액이 1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9월 이후 처방량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12월 5억원까지 뛰었다. 지난해 처방액은 20억원으로 전년대비 151.2% 증가했다. 스톨라푸와 휴텍스파모티딘의 지난해 처방액은 16억원과 13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28.5%와 46.7% 상승했다.2020-01-28 06:20:55안경진 -
신뢰 회복 또는 거품 붕괴…시험대 오른 바이오기업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올해 K바이오가 시험대 위에 오른다. 지난해 연이은 임상실패로 역대급 롤러코스터를 탄 바이오기업들이 신뢰 회복과 붕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전망이다.관건은 역시나 R&D다. 지난해의 충격이 단순 성장통이었는지, 아니면 바이오버블 붕괴의 첫 단추였는지는 올해 공개될 임상결과에 달렸다는 분석이다.◆실낱 희망 부여잡은 코오롱 '미국임상 재개' 변수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인보사케이의 품목허가가 취소됐고,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임상3상은 중단됐다. 주식시장 거래가 중지됐고 이우석 대표에겐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환자·투자자들의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잇따랐다.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코오롱생명과학이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의 임상재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상에서 중단된 미국임상을 재개해달라는 티슈진의 요청을 검토했다.지난해 9월 소결론을 냈다.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미 FDA는 "임상시험 중단상태를 유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으로 답했다. FDA는 공문에서 '인보사 구성성분의 특성에 대한 추가분석 자료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세포가 바뀐 부분에 대한 세부자료를 요구한 것이다.FDA 공문에 대한 해석이 엇갈렸다. 코오롱 측은 FDA가 임상을 중단하는 대신 추가자료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임상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받아들였다. 반면 업계일각에선 FDA가 사실상 임상시험을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라는 견해를 내비친 게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일단 FDA 요청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은 추가자료를 준비 중이다. FDA는 별도로 추가자료 제출기한을 못 박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썬 코오롱의 자료제출 시기와 그에 따른 FDA의 최종결정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신라젠·헬릭스미스 반전가능성은?…이달 중순 엔젠시스 발표신라젠과 헬릭스미스는 작년 상반기까지 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을 대표했다. 그러나 펙사벡과 엔젠시스의 임상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주식은 연일 하한가를 쳤고, 기업가치(시가총액)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었다.신라젠은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의 조기종료를 선언했다. 신라젠은 남은 임상을 통해 반전을 노린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임상은 총 7개다.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것은 신장암을 표적으로 진행 중인 펙사벡-리브타요 병용요법이다. 현재 한국·미국·호주 등에서 후기1상 중이다. 여기에 신장암 임상시험의 범위확대를 위해 시험대상군(면역항암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을 추가할 예정이다.또 관심을 모으는 것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서 대장암을 표적으로 진행 중인 임상1상이다. 신라젠은 지난달 3일 "더말루맙·트레멜리무맙과의 병용요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임상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고했다.신라젠의 주요 임상개발 현황. 빨간색 박스 안이 현재 개발 중인 임상시험 목록이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9월 엔젠시스 임상3-1상을 자체평가한 결과, 일부 환자에서 위약과 약물혼용 가능성이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김선영 대표는 이어 지난해 12월 기업간담회를 열고 데이터 오류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을 이달 중순께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발표시점은 15일 내외가 유력하다. 엔젠시스 임상의 지속가능 여부를 설날이 오기 전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당초 회사 측은 약물혼용을 유력한 원인으로 꼽았지만, 기술적 오류를 비롯한 다른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이런 내용이 담긴 최종 3-1상 보고서를 올 2월 미 FDA에 제출할 예정이다.주요 바이오기업의 2019년 시가총액 추이(단위: 억원, 자료: 한국거래소) ◆HLB·메지온 등 '임상디자인 수정' 전략 통할까임상결과 재분석이나 임상디자인 수정을 통해 다소 부정적인 중간결과를 만회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HLB·메지온·비보존 등이다.지난해 HLB은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작년 6월 위암을 표적으로 한 리보세라닙 미국 임상3상에서 대조군과 통계적 차이가 크지 않다고 했을 땐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9월 임상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발표한 이후 상승세를 탔다.같은 결과를 두고 해석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이어 12월에는 미 FDA에 신약허가신청을 위한 사전미팅(pre-NDA)을 완료했다고 밝히며 정점을 찍었다.HLB은 올해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이르면 올 4분기에 위암 3·4차 치료제로 미국허가를 받을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진양곤 회장이 직접 허가신청서 제출 방침을 밝혔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4월말게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리보세라닙 같은 희귀약은 심사기간이 6~8개월로 짧아 연말인 10~12월에는 허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메지온과 비보존도 비슷한 전략을 펼친다. 당초 목표했던 통계적 유의성 확보엔 실패했지만 임상적 유효성이 관찰되는 만큼, 임상디자인 수정을 통해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전략이다.메지온의 경우 작년 11월 폰탄수술 환자 치료제인 유데나필의 임상3상 실패 소식을 알렸다. 임상목표였던 최대산소소비량 VO2 MAX 개선에 실패했다는 내용이다. 다만 유산소에서 무산소로 바뀌는 시점에서의 산소소비량 측정치인 VO2 VAT에선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비보존 역시 작년 12월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의 미국 임상3a상에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오피란제린의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임상디자인을 수정해 임상3b상에서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통증강도가 4 혹은 5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새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한올바이오·올릭스·큐리언트 등 상반기 임상결과 공개여러 바이오기업이 올 한해 임상결과 공개를 예고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가장 앞선 곳은 한올바이오파마와 올릭스, 큐리언트 등이다.한올바이오파마는 1분기에 'HL036'이란 이름이 붙은 안구건조증 치료물질의 미국 임상3상 탑라인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자가면역질환 치료물질 'HL161'의 글로벌 임상2상 탑라인 결과 발표가 1·2·4분기에 각각 이어질 전망이다.현재 HL161은 3개 자가면역질환을 대상으로 임상2상이 동시 진행 중이다. 그레이브스 안병증에 대한 결과 발표가 1분기, 중증근무력증이 2분기, 온난항체용형설빈혈이 이르면 올 4분기로 예정돼 있다. 글로벌 임상파트너는 스위스의 로이반트사다.큐리언트는 1분기 중에 아토피 치료물질 'Q301'의 미국 임상2b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3월엔 2a상 결과를 미국피부과학회(AAD)에서 공개한 바 있다. 이어 작년 9월엔 2b상 환자모집을 완료,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올해 역시 미국피부과학회에서의 발표가 유력하다.올릭스는 올 1분기 안에 비대흉터치료제로 개발 중인 'OLX101'의 미국 임상2상을 진입한다는 목표다. 이미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는 지난해 11월에 국내 임상2상 허가를 받은 상태다.이밖에 오스코텍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SKI-O-703'은 2분기 글로벌 임상2a상 완료를 앞두고 있다. 브릿지바이오가 베링거인겔하임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오토택신 저해제 계열 신약후보물질 'BBT-877'은 올 3분기 임상2상 돌입이 전망된다.파멥신은 올 4분기까지 교모세포종 치료제로 개발 중인 'TTAC-0001'의 임상2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스탠포드 의료센터와 플로리다병원 암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이 임상시험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주요 바이오기업의 R&D 이벤트 ◆지트리·엔지켐 등 JP모건서 '깜짝 기술이전' 성과 낼까이러한 가운데 제약업계의 시선은 당장 이달 13~16일로 예정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로 모인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1983년을 시작으로 매년 전세계 제약회사, 의료서비스 회사 등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헬스케어 투자 컨퍼런스다.올해는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LG화학·한미약품·유한양행 등 20여곳이 참가를 예약했다. 이들 대형제약사 외에 ABL바이오·알티오젠·지트리비앤티·엔지캠생명과학·티움바이오·바이오솔루션·펩트론·압타바이오·나이벡 등 바이오벤처들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주요 해회학회 일정(자료: 미래에셋대우)주요 발표내용을 살피면, 지트리비앤티는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RGN-259'를 설명할 예정이다. RGN-259는 3분기 중 미국 임상3상 마무리가 예상된다. 미국판매 파트너사를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엔지켐생명과학은 호중구감소증과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EC-18'에 대해 발표한다. 이 물질은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티움바이오는 자국내막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TU2670'과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인 'TU2218'을 각각 선보인다.이밖에 ▲ABL바이오는 BBB 셔틀 이중항체 'ABL301(파킨슨·전임상)'을 ▲알테오젠은 SC 제형 변환 플랫폼 'ALT-B4'을 ▲압타바이오는 뇌 질환 관련 후보물질 'APX-New'와 당뇨병성신증 치료제 'APX-115'를 ▲펩트론은 전임상 항암 항체신약 'PAb001'과 'PAb002' 등의 기술이전을 타진한다.2020-01-06 06:20:51김진구 -
유럽 정복 K-시밀러, 미국서 빅파마와 벼랑끝 승부[데일리팜=안경진 기자] 바이오시밀러는 지난해에도 제약바이오산업 성장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3년 이후 유럽에서만 총 8개의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는 성과를 냈다. 그 중 5개 제품이 퍼스트 바이오시밀러로 진입하면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시밀러 허가제품도 총 7건으로 늘어났다.올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관전포인트는 미국이다. 허셉틴과 맙테라, 아바스틴 등 블록버스터 항암제 3종의 특허만료 이후 빅파마들이 규모가 큰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바이오시밀러 업체간 출혈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유럽에서는 셀트리온 '램시마SC'의 시장 성공 여부가 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국산 바이오시밀러 상업화 성과 봇물...유럽 8건·미국 7건셀트리온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인플릭시맙 성분의 피하주사 제제 상업화에 성공했다. 작년 11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램시마SC'의 판매허가를 획득하면서다.램시마SC는 셀트리온이 판매 중인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맵)'와 성분은 동일하지만 투여경로가 다르다. 셀트리온은 기존 정맥주사(IV) 형태인 램시마를 피하주사(SC)로 제형 변경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의 중간 단계인 바이오베터로 승인을 받았다. SC제형이 출시될 경우 환자가 의약품 투여를 위해 병원에 자주 내원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의성과 의료접근성을 높이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램시마SC 허가로 국내 기업은 유럽에서만 총 8개의 바이오시밀러 허가제품을 배출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3년 8월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타이틀을 따냈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이후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의 유럽 허가를 받았다. 시장 발매가 임박한 '램시마SC'까지 유럽에서 총 4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상업화 단계에 진입시켰다.(왼쪽부터) 허쥬마, 트룩시마, 램시마 제품사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를 시작으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 등 총 4개 제품의 유럽 허가와 발매를 완료했다. 작년 7월에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의 유럽 허가신청을 마치면서 연내 판매허가를 기대하고 있다.유럽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국내 기업들은 차츰 미국 시장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나가는 모습이다.셀트리온은 작년 11월 북미 지역 유통 파트너사인 테바와 손잡고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첫 제품인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판매에 나서면서 미국 항암제 시장공략을 시작했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맙테라는 미국에서만 약 5조원(2018년 아이큐비아 집계 기준)의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혈액암 외에도 류머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에 처방된다.내년 상반기에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미국 출시도 예정됐다. 작년 9월 캐나다 보건부의 '허쥬마' 판매허가를 계기로 전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북미시장 진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2016년 4월 허가받은 '인플렉트라(램시마의 미국제품명)'까지 총 3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미국식품의약품국(FDA)의 허가관문을 넘었다.2019년 말 기준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의 유럽·미국 허가 현황(자료: 각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한해동안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2019년 1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에티코보'(2019년 4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2019년 7월) 등 자체 개발 바이오시밀러 3종이 FDA 허가를 받는 성과를 냈다. 2017년 4월 허가받은 렌플렉시스까지 총 4종이 FDA 허가관문을 통과했고, 그 중 1개 제품이 시장진입을 마쳤다.렌플렉시스 다음으로 미국 발매가 유력한 제품은 온트루잔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리지널 개발사인 제넨텍과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출시시기를 미뤘다. 양사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출시를 예상하는 관측이 많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11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의 미국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연내 최종허가가 목표다.◆K-시밀러 활약에 빅파마 '휘청'...셀트리온·삼성 실적 껑충바이오시밀러는 판매허가를 넘어 매출창출과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기술력을 알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자체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3종으로 4조원에 육박하는 누계 수출실적을 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3분기 누계 매출액은 전년보다 50.2% 증가한 7873억원이다. 3분기만에 8000억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2018년에 세운 매출 신기록 9209억원 경신을 예약했다.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으로부터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공급받아 글로벌 유통업체들에 판매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이 곧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수출실적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4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3조6797억원에 달하는 누계 수출기록을 달성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 이전인 2012년 338억원, 2013년 14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음을 감안할 때 바이오시밀러의 누적 수출액이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연도별 셀트리온헬스케어 바이오시밀러 3종 수출실적(단위: 백만원, 자료: 금융감독원) 2014년 이후 램시마가 2조5981억원, 트룩시마와 허쥬마가 각각 8036억원, 2539억원의 누적 수출실적을 냈다. 2017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트룩시마는 발매 직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2년 여만에 1조원에 육박하는 수출실적을 남겼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상업화 제품이 늘어나면서 창립 8년만에 첫 흑자달성이 가시화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젠을 통해 유럽에서 베네팔리, 플릭사비, 임랄디 등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판매 중이다. 이들 3개 제품은 지난해 3분기 유럽에서 1억8360만달러를 합작했다. 전년동기대비 36.2% 늘어난 규모다. 유럽지역 3분기 누계 매출은 6억4240만달러로 집계됐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베네팔리가 3분기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지만 플릭사비와 임랄디, 온트루잔트 등 나머지 제품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고 있다.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3종의 유럽 분기매출 추이(단위: 백만달러, 자료: 바이오젠) 국내 개발 바이오시밀러 공세에 빅파마들은 간판제품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간판제품 3종이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노출된 로슈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럽에서는 리툭산과 허셉틴 2종 매출이 급락한지 오래고, 미국에서도 리툭산과 허셉틴, 아바스틴 시장에 경쟁제품이 발매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허셉틴과 리툭산의 제형을 변경한 피하주사제와 후발의약품을 출시하는 방어전략을 펼쳤지만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침투를 막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는 평가다.유럽 일부 국가에서 휴미라 공급가격을 80% 인하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던 애브비는 바이오시밀러 발매 1년 여만에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매출이 3분의 2로 줄었다. 존슨앤드존슨(J&J)의 레미케이드는 지난 3분기 미국 매출이 바이오시밀러 발매 전보다 3분의 1 이상 하락하면서 최저치를 나타냈다. 바이오시밀러 발매 이후 가격할인폭이 커진 반면 시장점유율은 감소하면서 매출감소가 불가피했다는 진단이다.◆미국 시밀러 시장 본궤도...항암제 경쟁 관전포인트투자업계는 올해가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미국에서 한걸음 더 도약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블록버스터 항암제의 특허가 대거 만료되고 의료비 절감을 위한 정책변화가 더해지면서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시장규모가 대폭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실제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메디케어 파트 B(의료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덜 비싼 의약품을 먼저 사용하는 단계적 치료제(Step therapy)를 허용했다. FDA는 바이오시밀러 교차처방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한지 2년 여만에 최종본을 내놨고, 사보험사들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대거 선호의약품으로 등재시켰다. 비록 리베이트 금지 법안은 철회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조가격제(ERP) 도입을 추진 중이란 점도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처방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받는다.셀트리온은 이 같은 변화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인플렉트라가 지난해 8월 미국 최대 사보험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되면서 4분기 이후 인플릭시맵 성분 시장점유율이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트룩시마에 이어 올해 상반기 발매가 예고된 허쥬마까지 2개 신제품 매출이 더해질 경우 실적개선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2019년 말 기준 주요 항암항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경쟁 현황 다만 리툭산과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경쟁품목이 늘어나면서 미국 내 가격정책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인플렉트라의 현지 판매를 담당하는 화이자는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룩시엔스'를 1월에 발매한다고 밝히면서 트룩시마와 전면승부를 예고했다. 리툭산 첫 바이오시밀러로 출시된 트룩시마가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간이 길지만은 않다는 의미다.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더욱 치열하다. 작년 7월 암젠이 '칸진티'를 기습발매한 데 이어 12월 마일란과 바이오콘이 '오기브리'를 출시했고, 화이자는 '트라지메라' 발매시기를 오는 2월 15일로 구체화했다. 업계 관측대로 셀트리온의 트룩시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가 상반기 중 미국 판매를 시작한다면 바이오시밀러 5개 제품이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유럽 시밀러 시장경쟁 포화...'램시마SC' 시험대램시마SC 제품사진이미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포화상태에 봉착한 유럽 시장은 미국에 비해 변화의 여지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는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램시마SC'의 유럽 시장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기업에서 신약개발 기업으로 한단계 성장하는 분기점인 동시에 램시마SC의 글로벌 시장 성패를 가늠하는 지표로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셀트리온은 작년 11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류마티스관절염을 적응증으로 램시마SC의 판매허가를 받았다. 올해 2월부터 독일을 시작으로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 국가에 램시마SC를 순차 출시해 연말까지 유럽 전역으로 제품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유통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주요 유럽 시장에 이미 설립해놓은 14개의 법인과 지점을 잇는 자체 직판망을 통해 램시마SC를 직접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셀트리온 경영진은 램시마SC가 바이오베터라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 기존 TNF알파 억제제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이점을 갖췄고, 1차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이 2차치료제로 전환하기 전 단계에 사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레미케이트 뿐만 아니라 휴미라, 엔브렐과 같은 다른 성분의 TNF알파 억제제 시장에서도 제형변경 전략을 시도한다는 목표다.투자업계는 램시마SC의 유럽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셀트리온 그룹이 기존 램시마 정맥주사제의 매출정체를 극복하고 고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규모가 큰 염증성장질환 대신 류마티스관절염을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점은 아쉽지만 연내 적응증을 추가한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단 TNF알파 억제제의 대체 역할을 하는 인터루킨 제제나 JAK 억제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은 위험요소라고 봤다.(왼쪽부터) 베네팔리, 임랄디, 플릭사비 제품사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후속 바이오시밀러 개발 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의 유럽과 미국 판매허가를 획득하고,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1의 허가신청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습성 연령관령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SB11과 루센티스를 비교하는 3상임상을 최근 완료했다. 루센티스는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안질환 치료제다. 2018년 기준 약 4조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매출을 형성하고 있다.현재 전임상 단계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5'는 올해 안에 임상시험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2020-01-03 06:20:01안경진 -
제약사들, R&D 역량 분수령...'옥석 가리기' 본격화[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올해도 제약사들의 글로벌 성공을 향한 도전이 계속된다. 한미약품,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등이 기술수출한 과제들이 본격적인 상업화 여정에 나선다. SK바이오팜, 대웅제약 등은 글로벌 관문을 넘어선 제품들이 상업적 성공을 타진한다.◆한미약품, 롤론티스 FDA 승인 예고...에페글레나타이드 등 상업화 임상한미약품 본사 전경한미약품은 2015년부터 초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가장 많이 성사시켰다. 항암제(베링거인겔하임), 지속형인슐린(사노피), 면역질환치료제(릴리), 비만당뇨치료제(얀센) 등의 권리가 반환됐지만 나머지 과제는 아직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유효하다.올해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의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가 가장 근접한 성과로 지목된다. 2012년 스펙트럼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이전된 롤론티스는 기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의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린 바이오신약이다. 스펙트럼은 2017년 말 롤론티스의 FDA 허가를 신청했지만 데이터보완 지적을 받고 지난해 3월 BLA를 자진취하했다. 이후 보완절차를 거쳐 작년 10월 허가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FDA는 신약 허가 신청서를 받으면 본심사 착수 전 60일간 사전검토를 통해 심사의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데 지난해 말 롤론티스의 BLA 검토를 수락하고 본격적인 심사절차에 착수했다. BLA 검토 기한은 오는 10월24일까지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미국에서만 4조원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현재 암젠의 뉴라스타가 이 시장을 오랜기간 독점하고 있다.롤론티스가 FDA 허가를 받으면 한미약품은 기술료 외에 매출 관련 로열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스펙트럼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롤론티스의 FDA 허가 시 한미약품에 1000만달러의 마일스톤을 지급하고, 발매 이후에는 순매출에 따라 매년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업화 임상 순항도 관전포인트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계열의 당뇨치료제로, 매일 맞던 주사를 주 1회에서 최장 월 1회까지 연장한 바이오신약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11월 사노피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는데, 4년이 지나도록 역대 최대 규모 계약 신기록을 보유 중이다.현재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3상시험 5건을 진행 중이다. 이중 2건의 환자모집이 마무리됐다. 최근 위약과 비교한 3상임상(AMPLITUDE-M)의 환자모집을 완료했다. 지난 6월에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핵심임상으로 꼽히는 심혈관계 영향 평가연구(AMPLITUDE-O)에서 4076명이 등록되면서 모집규모를 초과했다.지난해 말 사노피는 암, 혈액질환, 희귀질환, 신경계질환 등 4개 영역에 투자를 늘리고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에 대한 연구중단을 선언하면서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을 완료한 뒤 판매 파트너를 물색하겠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사노피의 혹독한 R&D 개편에도 생존했지만 새로운 판매 파트너 발굴이라는 변수가 발생한 셈이다.한미약품이 2015년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항암제 포지오티닙도 상업화 가능성이 시험대에 오른다. 스펙트럼은 기술수출 계약 이후 연구과정에서 유방암과 비소세포폐암 2개 암종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고, 엑손 20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고형암 환자로 활용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스펙트럼은 2017년 10월 미국과 캐나다, 유럽에서 엑손(Exon) 20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포지오티닙의 항암효과를 평가하는 ZENITH20 2상임상에 착수했고, 지난해 7월 ZENITH20 연구의 코호트수를 7개로 확장했다.스펙트럼은 지난해 말 ZENITH20 글로벌 2상임상시험의 첫 번째 코호트가 일차유효성평가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코호트는 과거 치료경험이 있는 EGFR 엑손(exon)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대상으로 포지오티닙의 치료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다. 발표에 따르면 포지오티닙 투여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14.8%(95% CI 8.9%-22.6%)로 사전에 정의된 목표치(17%)에 미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다만 첫 번째 코호트에서 2차 평가지표인 질병통제비율과 반응지속기간은 일부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올해 공개될 코호트2와 코호트3의 임상결과를 기대해볼만하다는 관측이 나온다.◆유한양행 ‘레이저티닙’ 글로벌 임상 본격 착수...NASH치료제 임상 개시 관건유한양행 본사 전경지난 2년간 가장 많은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유한양행도 글로벌 임상 시험대에 선다. 유한양행은 2017년 퇴행성디스크질환치료제(스파인바이오파마)와 항암제 레이저티닙(얀센)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NASH치료제 2종을 각각 길리어드와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했다.이중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임상 성과에 관심이 높다. 레이저티닙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 또는 EGFR T790M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 목적으로 개발 중인 표적치료제다.유한양행이 2017년 11월 얀센 바이오텍에 레이저티닙을 기술이전했다. 유한양행은 이 계약으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5000만달러를 받았다. 상업화에 성공하면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 포함 최대 12억500만달러를 확보하는 조건이다.얀센은 기술수출 7개월 여만인 지난해 6월 FDA로부터 레이저티닙 글로벌 1상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11월부터 피험자 모집에 착수했다. 9월에는 자체 개발 중인 이중항암항체 'JNJ-61186372' 글로벌 1상임상 계획을 변경하면서 레이저티닙과 JNJ-61186372 병용투여군을 추가하고 피험자모집 규모를 대폭 늘렸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레이저티닙과 JNJ-61186372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1상임상에 새롭게 착수했다.레이저티닙은 국내에서 임상3상에도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레이저티닙 혹은 게피티니브 투여 후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하는 임상3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시험에 참여하는 여러 국가 중 한국에서 최초로 승인됐다.NASH치료제도 본격적인 개발단계 진입 가능성이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월 길리어드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를 위한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7억8500만달러다. 계약금은 1500만달러, 나머지 7억7700만 달러는 개발, 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이다. 유한양행은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서 기술을 넘겼고 이르면 올해 후보물질 발굴이 점쳐진다.지난해 7월에는 베링거인겔하임에 NASH를 치료하기 위한 융합단백질의 기술을 넘기면서 반환의무없는 계약금 40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계약금 4000만달러 중 1000만달러는 비임상 독성실험 이후 수령 예정이다. 마일스톤을 포함한 기술수출 총액은 8억7000만달러다.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됐는데, 독성실험 완료 이후 임상시험 진입이 올해 예상되는 성과로 지목된다.유한양행이 2017년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퇴행성디스크질환치료제 'YH14618'은 개발이 중단된 상황에서 기술이전이 성사됐는데, 임상재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녹십자, 혈액제제 FDA 허가신청 예고...동아에스티, 기술수출 신약 개발속도 기대녹십자 본사 전경녹십자의 간판 혈액제제의 미국 시장 도전도 올해 주목할만한 R&D 행보다. 녹십자는 올해 말 혈액제제 ‘아이글로불린-에스엔(IVIG-SN) 10%’의 FDA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구상을 지난해 공표했다.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녹십자의 간판 혈액분획제제 중 하나다. 농도에 따라 5%와 10%로 구성된다.이미 녹십자는 IVIG-SN 5%의 미국 시장 진출에 고배를 든 경험이 있다. 녹십자는 지난 2015년말 FDA에 IVIG-SN 5%의 허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2016년 말 FDA 허가가 예상됐지만 2016년 11월 FDA로부터 제조공정 관련 자료의 보완을 지적받았다. 녹십자는 2017년 9월 또 다시 제조공정 자료가 추가 보완을 지적받으면서 IVIG-SN 5%의 허가가 지연됐다.녹십자는 IVIG-SN 5% 제품을 먼저 미국 시장에 진입한 이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10% 제품을 추후 진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5% 제품의 허가가 지연되자 시장성이 더 큰 10% 제품을 먼저 미국 시장에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IVIG-SN 10%는 현재 미국 임상3상시험이 마무리 단계가 진행 중이다.녹십자의 간판 제품으로 부상한 헌터라제의 해외시장 공략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2년 국내 허가를 받은 헌터라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2형 뮤코다당증'으로 불리는 헌터증후군은 남아 10만~15만 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헌터라제는 지난해 3분기 누계 141억원의 수출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같은 기간 내수 매출 138억원보다 많다.올해 헌터라제의 중국 허가 가능성이 예고된 상태다. 녹십자는 작년 1월 중국 제약사 캔브리지와 헌터라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캔브리지는 지난해 7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에 헌터라제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허가를 받고 하반기 발매가 점쳐진다.녹십자는 ICV 제형 헌터라제의 일본 시장 진출도 타진한다. 녹십자는 지난해 일본 클리니젠(Clinigen K.K.)과 헌터라제ICV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헌터라제 ICV는 머리에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새로운 방식의 제형이다. 녹십자는 1분기에 헌터라제의 연장 임상시험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동아에스티 본사 전경동아에스티가 기술이전한 신약 과제의 개발 성과도 기대된다. 동아에스티가 2016년 12월 애브비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MerTK 저해제 DA-4501은 본격적인 임상시험 진입을 앞두고 있다.MerTK 저해제는 MerTK(MerTyrosine Kinase) 단백질의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면역시스템의 활성을 돕는 새로운 기전의 면역항암제다. 동아에스티는 후보물질 탐색 단계였음에도 DA-4501 판권을 넘기면서 400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았다. 전임상까지 양사가 공동개발하고, 임상개발, 허가, 판매 등 이후 단계는 애브비가 전담하는 조건이다동아에스티는 지난해 4월 미국암학회(AACR 2019)에서 DA-4501저해제의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결과 MerTK 신호가 항암면역반응 조절에 관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MerTK 저해제가 TAM 밀도가 높은 종양미세환경에서 항암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천연물의약품도 상업화 단계에 근접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2018년 1월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와 당뇨병성신경병증치료제 ‘DA-9801’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는 DA-9801의 임상2상시험을 마치고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동아에스티는 뉴로보에 퇴행성신경질환치료제 ‘DA-9803’에 대한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DA-9801은 생약제제인 산약과 부채로 구성된 천연물의약품으로 당뇨병성신경병증치료제로 개발 중인 약물이다. DA-9803은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억제하고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며 신경세포 보호에도 효과를 가진 천연물의약품이다.이중 DA-9801은 미국 3상임상이 예고된 상태다. 뉴로보 측은 당뇨병성신경통증을 시작으로 DA-9801의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총 3건의 3상임상을 기반으로 2023년에는 신약허가신청(NDA)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JW중외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 최근 굵직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의 유망 신약후보물질도 글로벌 임상시험을 통해 상업화 시험대에 오른다.◆글로벌 무대 발매 SK바이오팜·대웅제약, 상업적 성과 주목최근 글로벌 무대에 발매된 국내개발 의약품의 상업적 성과도 주목된다.수노시 제품 사진올해 SK바이오팜이 지난해 FDA 허가를 받은 2건의 신약이 본격적으로 매출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해 3월 SK바이오팜이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솔리암페톨)가 FDA의 최종 허가를 획득했다. 솔리암페톨은 SK바이오팜이 자체 기술로 후보물질 발굴 이후 임상1상시험을 마치고 지난 2011년 재즈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이전한 제품이다.재즈는 솔리암페톨의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인수해 임상3상을 완료한 이후 지난 2017년 12월 FDA에 허가를 신청했다. 허가신청서 접수 이후 1년 3개월만에 최종 승인을 받았다. 재즈는 작년 7월 미국 시장에 수노시를 발매했는데, 3분기에 약 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작년 11월 FDA 허가를 받은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도 올해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세노바메이트 성분의 엑스코프리는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해 FDA 허가까지 직접 수행한 약물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2월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엑스코프리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규모는 반환의무가 없는 선계약금 1억 달러를 포함해 총 5억3000만달러다.주보 제품 사진대웅제약이 개발한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는 지난해 2월 FDA로부터 미간주름 개선 목적으로 사용허가를 받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나보타의 북미, 유럽 판권을 보유하는 에볼루스는 작년 5월부터 '주보(나보타의 미국 제품명)'의 미국 판매에 돌입했다. 에볼루스는 주보를 보톡스보다 20~30%가량 저렴하게 책정하고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 중이다.주보는 미국 시장에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에볼루스는 지난 2분기 주보의 미국 시장 첫 매출로 230만달러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3분기 매출은 1320만달러로 확대되면서 미국 보툴리눔독소제제 시장점유율 3위에 올랐다.에볼루스는 지난해 9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올해 발매를 예고했고 지난해 11월 현지 파트너사인 클라리온 메디컬(Clarion Medical)을 통해 캐나다 지역 판매를 시작했다.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은 일본 빈혈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선다.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은 지난해 9월 각각 네스프 바이오시밀러를 일본 후생노동성 제조판매 허가를 받았다. 동아에스티의 'DA-3880'과 종근당의 '네스벨(CKD-11101)'은 일본 제약사인 JCR파마슈티컬즈와 키세이파마슈티컬즈가 공동개발한 'JR-131'과 같은 날 시판허가를 획득했다.네스프(다베포에틴-알파)는 미국의 암젠과 일본 쿄와하코기린이 공동개발한 2세대 빈혈치료제. 만성 신부전환자의 빈혈 또는 항암화학요법에 의한 빈혈 치료에 사용된다.2020-01-02 06:20:31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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