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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궤양제 처방시장 요동...파모티딘·라푸티딘 '껑충'

  • 안경진
  • 2020-01-28 06:20:55
  • [2019 약효군별 시장분석]① H2수용체길항제 단일제
  • 작년 9월 라니티딘제제 판매중지 이후 성분별 처방판도 격변
  • 스토가·동아가스터·한미파모티딘 등 외래처방 급증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지난해 국내 항궤양제 시장은 거센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불순물 검출로 라니티딘 성분 전 제품과 니자티딘 성분 일부 제품이 판매금지 처분을 받으면서 H2수용체길항제의 외래 처방시장 판도가 요동쳤다.

H2수용체길항제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라니티딘의 공백은 파모티딘과 라푸티딘 성분의 처방확대로 이어졌다. 라푸티딘 성분의 '스토가', 파모티딘 성분의 '가스터'와 '한미파모티딘' 처방액이 크게 뛰었다.

14-19년 H2수용체길항제 함유 의약품의 연도별 외래처방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28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단일제 기준 H2수용체길항제의 외래 처방액은 1175억원으로 전년대비 5.2% 감소했다. 5년 전인 2014년 외래처방액 1576억원보다 25.4% 줄었다.

H2수용체길항제 단일제 시장은 다른 약물의 선호도 상승 등으로 매년 축소 추세를 보였는데 지난해에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판매중지가 큰 변수로 작용했다.

라니티딘 성분 단일제의 처방액은 2018년 53억원에서 지난해 360억원으로 29.7%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판매중지 조치로 작년 10월부터 처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 26일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잠정관리기준 초과 검출됐다는 이유로 라니티딘 성분 전 제품의 판매를 중지했다.

불순물 논란이 발생하기 전인 8월 한달동안 라니티딘과 파모티딘, 라푸티딘, 니자티딘, 시메티딘, 록사티딘 등 H2수용체길항제 계열 단일제는 외래에서 101억원어치 처방됐다. 그 중 라니티딘 처방액은 42억원이다.

전체 H2수용체길항제 처방에서 41.7%의 비중을 차지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이 판매 중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시장규모가 급감할 수 밖에 없었다. 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한 복합제까지 고려한다면 처방시장에 끼친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14-19년 라니티딘 제외 H2수용체길항제 함유 의약품의 연도별 외래처방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H2수용체길항제의 외래처방액 감소율이 연 5%대에 그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파모티딘, 라푸티딘 등 라니티딘 이외 다른 성분의 처방증가가 꼽힌다. 지난해 12월 라니티딘을 제외한 H2수용체길항제 5개 성분은 100억원의 외래처방액을 합작했다. 불순물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8월보다 처방 규모가 69.5% 치솟았다. 기존 라니티딘 제제 처방의 상당수가 다른 성분의 H2수용체길항제로 넘어갔음을 시사한다.

시메티딘을 제외한 모든 H2수용체길항제 성분들의 처방액이 8월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단일제 기준으로는 파모티딘 성분의 처방상승세가 가장 높았다. 파모티딘 성분이 작년 한해동안 올린 외래처방액은 175억원으로 전년대비 38.0% 증가했다. 사실상 라니티딘 판매중지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성분인 셈이다.

작년 12월 파모티딘 성분 단일제의 처방규모는 31억원으로 8월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불순물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9월 연중 최대치인 12억원의 처방실적을 내면서 상승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판매중지 처분이 내려진 이후부터 처방량이 급증세를 탔다.

라푸티딘과 록사티딘 제제는 지난해 전년대비 각각 29.8%와 32.0% 증가했다. 작년 12월 라푸티딘 성분 단일제의 외래처방액은 30억원으로 8월대비 13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록사티딘 성분 단일제 처방액은 55억원으로 4개월 전보다 147.3% 올랐다.

주요 H2수용체길항제 성분별 월별 외래처방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반면 니자티딘 제제의 작년 처방액은 271억원으로 전년대비 4.6% 증가에 그쳤다. 니자티딘 제제의 지난해 12월 외래처방액은 23억원으로 8월과 차이가 없었다. 니자티딘 제제는 라니티딘 판매금지 처분 직후인 작년 10월 처방실적이 33억원까지 증가했는데, 11월 이후 처방량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작년 10월 22일 식약처가 NDMA 기준치 초과 검출 사유로 니자티딘 제제 13개 품목의 판매를 중지하면서 처방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메티딘 제제는 NDMA 초과검출 사례가 없었음에도 라니티딘 판매금지 이후 처방실적이 도리어 줄어든 모습이다. 시메티딘제제의 지난해 처방액은 139억원으로 전년대비 15.2% 감소했다. 라니티딘을 제외한 H2수용체길항제 성분 중 유일하게 처방규모가 줄었다. 시메티딘 제제의 경우 원료의약품 공급 차질로 주요 완제품의 품절이 장기화하면서 처방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동아가스터, 스터가, 한미파모티딘 제품사진
H2수용체길항제 단일제 주요 품목별 처방액을 보면,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로 처방판도가 크게 바뀌었다. 연 200억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내던 일동제약 '큐란'이 작년 10월부터 판매가 중지되자, 반사이익을 흡수하려는 제약사들간 치열한 물밑경쟁이 벌어졌다.

보령제약과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등이 가장 큰 수혜 대상으로 지목된다.

보령제약의 '스토가'는 작년 한해동안 전년대비 20.8% 오른 139억원의 처방실적을 냈다. 라니티딘 성분 제품의 공백으로 외래처방량이 급등하면서 H2수용체길항제 처방 선두에 올랐다. 작년 12월 스토가의 외래처방액은 19억원으로 전월대비 11.4% 증가했다. 8월보다는 2배가량 증가한 액수다.

스토가는 라푸티딘 성분의 소화성궤양 치료제로 H2수용체길항제 중 가장 먼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pylori) 제균 적응증을 획득한 제품이다. 보령제약은 정부의 라니티딘 판매 중지 조치가 내려진 뒤 NDMA 등 4종의 니트로소아민류에 대한 자체 검사를 실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한 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 분석기(LC-MS/MS) 외에 가스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기(GC-MS/MS)를 통해 추가 검증을 진행한 결과 두 방법 모두에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제품의 안전성을 적극 어필했다.

그 결과 월 9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스토가의 처방액은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판매중지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매달 자체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작년 12월 기준 라푸티딘 단일제의 외래처방액 30억원 중 스토가의 점유율은 65.4%까지 치솟았다.

H2수용체길항제 계열 주요 품목의 월별 외래처방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처방상승률은 동아에스티의 '동아가스터'가 스토가를 압도했다. 동아가스터의 지난해 처방액은 전년대비 42.3% 오른 4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동아가스터는 외래에서 8억원어치 처방됐다. 전월대비 20.0%, 작년 8월보다는 처방규모가 219.4% 급등하면서 H2수용체길항제 처방 2위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파모티딘 성분의 동아가스터는 위십이지장궤양과 문합부궤양, 상부소화관출혈, 역류성식도염, 졸링거-엘리슨증후군과 급성위염 외에 만성위염의 급성악화에 따른 위점막 병변 개선 등을 주효능으로 허가받았다. 동아에스티는 라니티딘 불순물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 일동제약과 가스터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일동제약 입장에선 라니티딘 단일제 큐란의 판매중지에 따른 매출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는 평가다.

그 밖에도 파모티딘 성분의 '한미파모티딘(한미약품)'과 '휴텍스파모티딘(휴텍스)', 라푸티딘 성분의 '스톨라푸(셀트리온제약)' 등이 지난해 9월 이후 항궤양제 처방 상위권에 진입했다.

한미파모티딘은 월처방액이 1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9월 이후 처방량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12월 5억원까지 뛰었다. 지난해 처방액은 20억원으로 전년대비 151.2% 증가했다. 스톨라푸와 휴텍스파모티딘의 지난해 처방액은 16억원과 13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28.5%와 46.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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