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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 20년 전 일반약 전환…전문약 옷 벗을 후보는?[데일리팜=정새임 기자] 한국이 지난 2012년 한 차례 의약품 재분류를 실시하면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된 전문의약품은 36개 제제다. 라니티딘, 아모롤핀염산염 등 제제들이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구분이 달라졌다.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할 경우 가장 크게 고려되는 요소는 안전성과 사용경험이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일반의약품 전환 시 심사 기준을 명확히 했다. 오남용 가능성이 낮고 안전성이 적절한 범위에 있는 경우, 관련 정보가 파악될 정도로 충분한 시간 동안 시장에서 유통된 경우,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할 정도로 안전하고 효과적이어서 편익이 위험을 능가하는 경우에 일반약으로 전환을 허용한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최초 허가 시 임상 자료, 허가 후 축적된 시판 후 안전성 조사 자료와 문헌 자료, 일반의약품 환경에서의 안전성·유효성 입증 자료 등이 활용된다. 한국은 약사법 제2조와 의약품 분류기준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전문약과 일반약의 분류 기준만 명시할 뿐 전환 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지난 2012년 시행된 대대적인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 재분류 당시 적용한 기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당시 정부는▲약리작용, 적응증, 용법·용량, 부작용 발현 및 약물상호작용 등에 대한 의사의 진단 및 지시 감독이 요구되지 않으며 ▲국내 사용기간 10년이 경과되었고 의약선진외국에서 5년 이상 일반의약품으로 사용경험이 있는 등 국내·외 충분한 사용경험이 축적된 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항궤양제 라니티딘 75mg, 긴급피임제 레보노르게스트렐, 무좀 치료제 아모롤핀염산염 등이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재분류됐다.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와 파모티딘 10mg, 락툴로오즈와 락티툴은 적응증을 구별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동시 분류된 바 있다. ◆전문약→일반약 가능한 후보군은? 재분류 10년이 지난 현재 일반의약품으로의 전환을 고려해 볼 만한 약제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PPI 제제다. PPI는 양성자 펌프의 활성화를 방지해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에 널리 쓰인다. 미국에서는 2003년 PPI 계열 중 하나인 오메프라졸 제제 '로섹(미국상품명 프리로섹)'이 처음으로 비처방약 전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09년 제그리드(오메프라졸), 프리베시드(란소프라졸), 2013년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까지 다양한 계열의 PPI 제제들이 비처방약으로 전환했다. PPI 제제는 국내에서도 1989년부터 쓰이면서 사용경험이 충분히 축적됐고, 해외에서는 일반의약품으로 쓰인 지 20년에 다다른 만큼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될 근거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항히스타민제의 추가 일반약 전환도 고려할 만 하다. 한국도 일부 항히스타민제를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한 바 있다. 2세대 세티리진, 로라타딘이 이에 해당한다. 3세대 펙소페나딘도 120mg에 한해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았다. 지난 2017년에는 3세대 레보세티리진을 주성분으로 하는 '씨잘'의 일반약 전환이 미국에서 이뤄졌다. 레보세티리진은 한국에서도 일반약으로 쓰이는 세티리진을 개량한 약으로 부작용이 적어 일반의약품 전환 후보군으로 꼽힌다. 일부 지방흡수억제제도 미국과 영국에서는 비처방약으로 쓰이고 있다. '알리(오르리스타트)'는 전문약으로 쓰이던 용량(120mg)을 절반(60mg)으로 줄이면서 2007년 전환에 성공했다. 현재 고용량은 처방약, 저용량은 일반약으로 쓰이고 있다. 용량을 줄였을 때 유효성 평가를 위해 승인 당시 적용된 체중 조절 약품의 임상적 평가 가이드에 명시된 기준이 참고 자료로 쓰였다. 또한 시판 후 조사 자료와 승인 당시 임상 자료로 안전성을 확인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저용량도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이후 오르리스타트 제제에 대한 간 손상 부작용이 보고돼 FDA가 안전성 검토에 착수했지만, 최종적으로 약물과 인과관계가 확립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면서 알리의 일반의약품 지위를 유지했다. 다만 전문약과 일반약 라벨에 드문 부작용 보고를 추가하고, 복약지도를 통해 소비자가 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알레르기 결막염 치료에 쓰이는 올로파타딘 성분도 저용량(0.1~0.2%)의 경우 일반의약품 전환을 생각해볼 수 있다. 나아가 미국에서는 부데소니드, 모메타손, 플루티카손 등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나잘 스프레이)도 일반약으로 허용했지만, 이들은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로 오남용 우려 때문에 국내에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비강습윤제, 비충혈제거제 성분만 일반약으로 허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6년 일반약으로 전환된 응급피임약 역시 국내에서는 사회적 논쟁이 치열하다. ◆일반약 전환 후 '비용절감' 뚜렷…한국은 안 되는 이유 일찍이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진행한 해외에서는 전환 후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를 살펴본 연구도 활발히 이뤄졌다. 이탈리아에서는 경미한 질병에서 일부 약물을 비처방약으로 전환한 결과 약물에 대한 공공지출을 최대 19억유로(2조5559억원) 절감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유럽자가약물산업협회가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등 7개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일반의약품 전환으로 164억유로(22조 614억원) 이상의 공적 자금을 절약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여러 연구에서도 각 약제별 비용 절감 효과를 조사한 결과, 스타틴·경구피임약·파모티딘 등 약물을 비처방약으로 전환했을 때 비용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국내에서도 라니티딘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한 후 비용 대비 효과를 분석한 결과, 전문약으로 분류됐을 경우보다 속쓰림 증상에 대한 치료효과는 약 1.8% 우수했고 비용은 5506원 감소해 더 우월한 대안이었다고 보고된 바 있다. 한국도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최근 특정 약제들을 대상으로 이어지는 급여재평가도 재정 절감을 목표로 한다. 이 점에서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도 재정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일반약 전환 논의가 성사되기 힘든 이유는 논의의 주체라 볼 수 있는 제약사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특허가 만료돼도 상대적으로 약가를 보장받고, 제네릭 약가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국 약가 제도 특성 상 전문의약품으로 머물러 있는 것이 매출 확보에 더 유리해서다. 특허가 만료되면 매출이 급감해 제약사들이 일반의약품 전환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미국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전환 시 적응증이나 용량에 따라 기존 허가 자료 외에도 제약사가 별도의 임상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국내 환경에서는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 특히 의약품 재분류 논의가 시작되려면 해당 제약사 신청이나 의사·치과의사 및 약사 관련단체, 소비자단체 이의제기가 있어야 하는데, 제약사가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일반약으로 전환을 신청할 리 만무하다. 2012년 재분류 이후 의약단체나 소비자단체의 이의제기도 단 한 건도 없었다. 해외의 선례를 무조건 따라야 하느냐 의문도 남아있다. 약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의약품 재분류 때도 한국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해외 사례를 따라가야 하느냐 반발이 있었다"며 "일반의약품 전환 시 국민이 얻을 수 있는 이점과 근거를 보다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2022-05-09 06:20:14정새임 -
해외는 상시 의약품 재분류…한국은 10년 째 제자리[데일리팜=이탁순·김진구 기자]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사회적 요구에 의한 전면 재분류는 2012년 단 한 차례밖에 없다. 간간이 제약사 요구나 재평가를 통해 분류 변경 사례는 있었으나, 안전성이 확보된 전문약은 일반약으로, 반대로 의사 관리가 필요한 일반약은 전문약으로 변경하기 위한 목적과 의지를 갖고 재분류를 한 사례는 2012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복지부와 식약처는 약 1년 간 평가를 거쳐 2012년 8월 29일 의약품 재분류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262개 일반약이 전문약으로 이동했으며, 200개 전문약은 일반약으로 분류가 변경됐다. 또한 42개 품목은 전문약과 일반약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동시 분류 제품으로 인정했다. 분류 전환 품목은 총 504개, 당시 전체 의약품의 1.3% 수준이었다. 동일제제(성분, 함량, 제형)로 좁혀보면 일반약에서 전문약으로 분류된 제제는 36개,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분류된 제제도 36개로 균형을 맞췄다. 전문·일반 동시 분류 품목은 6개 제제였다. 당시 재분류TF팀을 이끌었던 서경원 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전년도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약 10개월에 걸쳐 10여명 인력이 재분류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주사제와 진단이 필요한 의약품 등을 제외하고, 분류가 필요했던 의약품들의 선진국 현황과 약리작용 등을 검토해 최종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약 '약국 외 판매' 위해 정부가 던진 타개책 식약처(당시 식약청)의 의약품 재분류는 절차적으로는 의·약단체와 시민단체 제안으로 진행됐다. 당시 약사회는 479개를, 의사협회는 517개의 재분류를 요청했다. 또한 그전에 녹색소비자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7개 성분에 대한 재분류를 제안하며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된 재분류가 의약단체의 자발적 요구는 아니었다. 애초 시민단체 쪽에서 제안한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가 규제개혁을 외친 이명박 정부의 슬로건과 궤를 같이하면서 재분류에 불씨를 당긴 측면이 있다. 당시 약사회는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는 반대하면서 재분류는 찬성했고, 의사협회는 그 반대였다. 따라서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시민단체, 약사회, 의사협회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재분류안이 필요했던 측면이 있다. 이렇게 처음부터 의·약 단체의 입맛을 맞추다 보니 2012년 이후부터는 의약품 재분류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식약처의 의약품 분류 기준을 보면, 전문의약품 또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려면 해당 제약사 신청과 의사·치과의사 및 약사 관련단체, 소비자단체 이의제기가 있어야 한다. 식약처는 이에 맞춰 심사기준에 의해 분류를 결정하게 된다. 2012년 전면 재분류 이후 의약단체나 소비자단체의 분류 이의제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에 따라 제약사가 신청한 분류 건에 대해서만 심사가 이뤄지다 보니 분류가 바뀐 의약품은 손에 꼽힐 정도다. 미국에서는 OTC로도 판매중인 오메프라졸같은 PPI 제제가 국내에서는 여전히 전문의약품으로 남아있는 것도 이런 연유다. 굳이 식약처가 의약단체, 소비자단체의 이의제기가 없는 품목을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며 직권으로 분류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문은희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은 "현재 진행 중인 재분류 사안은 없다"면서 "전체 의약품을 대상으로 재분류한 사례는 2012년 한 번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의약품 재분류를 촉발했던 경실련 측도 2012년 이후 의약품 분류에 대한 이의제기를 별도로 한 적 없다고 전했다. 남은경 경실련 국장은 "안전성과 접근성을 검토해 재분류를 제도화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 동의한다"면서 "다만 2012년 이후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주장한 것 외에는 분류 이의제기를 한 케이스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은 '상시 재분류 체계' 가동 중 반면 미국·일본·영국·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에선 상시에 가까울 정도로 의약품 재분류가 빈번하다. 미국은 'Rx-to-OTC Switch'라는 이름의 규정을 운영 중이다. 말 그대로 처방약(Rx)을 비처방약(OTC)으로 전환하는 장치다. 처방약으로 사용되면서 안전성·유효성이 폭넓게 인정되면 비처방약으로 전환한다. 재분류 신청 자격은 제품 허가권자를 비롯해 누구에게나 있다. 원칙적으론 한국과 유사하다. 다만 빈도는 한국보다 높다. 정부 주도 하에 일회성으로 큰 폭의 변화가 있었던 한국과 달리, 제품 허가권자 등이 신청하면 즉각적으로 심사에 들어간다. 이 같은 방식으로 처방약→비처방약 전환된 제품은 2001년 이후 44개에 달한다. 올해는 지난 3월 알레르기비염 치료제 '나조넥스 24시간 나잘스프레이(Nasonex 24HR Allergy nasal spray)'가 처방약에서 비처방약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지난해도 알레르기결막염 치료제 '라스타카프트(Lastacaft)'와 알레르기비염 치료제 '에스테프로(Astepro)'가 비처방약으로 전환됐다. 일본은 1979년 의약품 재분류를 시작했다. 1983년엔 현 재분류 체계의 근간이 되는 'Switch OTC'라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 제도를 통해 2008년까지 67개 성분이 재분류됐다. 2009년 약사법 개정으로 일반용 의약품 분류를 세분화하고, 2014년엔 Switch OTC 규정을 일부 개편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재분류에 나서고 있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아예 매년 2회 의약품 분류체계 조정을 시행한다는 규정을 시행령으로 못 박았다. 이를 통해 처방의약품(POM)-약국의약품(P)-자유판매의약품(GSL)간 상시 재분류가 가능하도록 했다.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면 처방약→약국약→자유판매약으로 이동하고, 새로운 위험이 발견되면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아그라 재분류다. 영국은 지난 2017년 실데파닐 50mg을 처방약에서 약국약으로 변경했다. 심바스타틴·이지트로마이신·에스오메프라졸·올리스타트 등도 같은 과정을 거쳐 약국약으로 전환됐다. 이밖에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도 상시 의약품 재분류 체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경우 1995년 이후 39개 성분이 처방약에서 비처방약으로 재분류됐다. ◆그들은 왜 의약품 재분류에 팔 걷어붙이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각국 정부는 의약품 재분류를 더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일본은 2009년 약사법 개정과 함께 Switch OTC 제품에 세금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연간 1만2000엔 이상 Switch OTC 제품을 구입했을 경우 과세대상이 되는 소득에서 세금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이 제도 도입 이후 일반약 전환이 급속히 진전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은 지난해 1830개에 달하는 세금공제 대상 품목을 2026년까지 328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영국에선 처방약→약국약 전환 제약사에 3년 간 시장독점 기회를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환 과정에 들어가는 제약사의 제반 비용을 독점권 제공을 통해 보상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이들이 의약품 재분류 활성화로 얻고자 하는 것은 세 가지다. 하나는 의료비용 감소다.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으로 불필요한 병의원 방문을 줄이고, 자가치료(self-care) 범위를 확대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의료비용을 감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다른 하나는 의약품 접근성 확대다. 특히 지난 2년 이어진 코로나 사태는 전문약→일반약 전환 필요성에 더욱 힘을 실었다. 팬데믹 사태로 병의원 방문이 어려워지고 전문약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통해 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마지막 하나는 일반의약품 시장 활성화다. 해외에선 전문약→일반약 전환 자체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전 세계 Rx-to-OTC Switch 시장 규모를 2020년 330억 달러(약 42조원) 규모로 추산했다. 나아가 이 시장이 매년 5% 이상 성장해 2031년엔 580억 달러(약 7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2022-05-02 06:20:25이탁순·김진구 -
"광고 지명구매 아니면 역매품"...일반약 침체 해법은[데일리팜=약국경제팀] 일반의약품 활성화를 위해 산업계와 약사단체, 학계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언이 나왔다. 일반약 침체는 허가·관리 관련 규제 완화, 공급자와 소비자의 인식 변화, 약사의 역할 정립 등의 과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협의체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해외 단골약국 제도화 성공 사례를 참고해 국내에서도 셀프메디케이션을 체계적으로 활성화하자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약국·약사의 역할을 정립하자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데일리팜은 ‘K-일반약, 상생의 길을 찾자’ 연중 기획 1차 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은 ‘셀프케어 시대 일반약의 역할과 책임’을 주제로 지난달 28일 오후 3시 제약바이오협회 K룸에서 진행됐다. 성균관대 약대 이재현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대한약사회 김대원 정책기획본부장이 발제를 진행했다. 전 차의과대 보건의료산업학과 이평수 교수, 신신제약 김상경 상무, 한풍제약 고기현 이사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일반약 허가·관리 규제 장벽...건기식 쏠림 현상 건강기능식품과 비교해 까다로운 허가 관리 절차가 일반약 활성화에 커다란 장벽이라는 데엔 모두 공감했다. 광고 규제로 마케팅 경쟁도 어려워 제약사들은 동일성분이라도 일반약이 아닌 건기식으로 허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원 약사회 본부장은 “많은 제약사에서 의약품이 아닌 동일성분 건기식으로 허가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동일 성분이지만 일반약, 건기식이 혼재되면서 관리 체계가 불명확하고, 점점 관리가 쉬운 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2020년도 의약품 공급실적 30조 3478억원 중 일반약이 3조 3878억원으로 약 11.03%에 불과하다. 일반약이 얼마나 홀대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자와 소비자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질환에도 종합병원을 찾는 환자들, 과도한 건기식 마케팅, 약사의 무관심이 셀프메디케이션 활성화에 장애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김 본부장은 “경질환에도 전문약, 처방전 쪽 의존도가 높다 보니 일반약 효용을 떨어뜨리고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또 건기식은 일반약보다 무조건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일반약을 통해 적절히 치료할 수 있는 상황을 건기식에 의존하면서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면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셀프메디케이션 활성화는 안전한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셀프메디케이션을 개인에게 전적으로 일임해선 안된다.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 관리가 있어야 한다. WHO에서도 20여년 전부터 셀프메디케이션에서 약사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영국도 경질환 관리체계를 가지고 있다. 일반약을 활용한 셀프메디케이션 관리, 지원을 약국의 필수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다. 호주도 영국과 비슷하게 약국의 셀프케어를 관리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약사 역할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광고품 아니면 역매품"...제약사·약국, 일반약 인식 바꿔야 정부의 일반약 허가 관리 규제 완화와 별도로 약국과 산업계가 일반약 활성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나아가 약사단체와 산업계, 학계가 협의체를 구성해 문제 원인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방법도 제시했다. 김상경 신신제약 상무는 “일반약은 광고품과 역매품으로 양분되는 게 현실이다. 고객이 직접 선택해 구매하기 어렵고, 카운터 뒤쪽에 진열돼 있다”면서 “약사들이 일반약에 대한 관심이 낮다는 점과 고객 친화적이지 않은 진열, 고객 선택권이 제한적인 부분, 고마진에 대한 민감도 등이 단점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미국은 셀프메디케이션을 통해 120조의 보험 재정이 절감된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반면 자가진단의 위험성도 부각된다. 전문가로서 약사 역할이 필요한 이유”라며 “약국은 올바른 복약지도와 소비자를 고려한 진열, 합리적 마진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상무는 “제약사는 OTC 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약사나 고객 니즈를 고려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 역량과 차별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계에선 일반약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약사회와 제약사가 교육, 홍보를 함께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적절한 가격 책정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고기현 한풍제약 이사는 “제약사들도 허가된 상품에서 경쟁을 해야하고, 원자재와 인건비 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릴 수 없다. 제약사가 좋은 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수익구조 개선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연구개발이 활성화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이사는 “국민들의 일반약 인식 개선에 대한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약사회와 제약사가 함께 일반약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활동을 해야 한다”면서 “약사회, 제약사, 학계가 함께 위원회를 만들어 한 가지씩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단골약국 제도화가 답...처방수에 목메는 분위기 사라져야" 전문가들은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 단골의사-단골약사를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평수 전 차의과대 보건의료산업학과 교수(전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동네약국에 등록하면 환자와 약국에 이익을 주고, 일부 일반약 조제엔 보험도 적용하면서 끌어 들어야 한다”면서 “또 단골의사도 제도화해 방문 환자 수 개념이 등록 환자 수로 바뀌고, 처방에 목 매지 않게 하고 나서야 의약품 재분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골약국 제도화엔 문전약국과 로컬약국 간 갈등도 예상돼 약사회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단골약국을 제도화한 해외 사례도 언급됐다. 김대원 본부장은 “독일은 1993년 패밀리약국 제도가 발표됐고, 2003년 전국적으로 약국과 소비자 간 패밀리약국 계약을 맺었다. 패밀리약국에서 처방약과 일반약, 건기식과 외품 공급을 전담한다. 결과적으론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좋은 제도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독일도 10년이 걸렸다.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2022-04-29 15:45:21약국경제팀 -
방치된 일반약 대책...어떤 약사회장도 나서지 않았다[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의약분업 시행 이후 고착된 처방조제 중심 약국 경영에 더해 약사단체의 일반약 관련 정책 부재로 일반약 확대는 신기루가 돼 버렸다. 지금까지 대한약사회와 산하 시도약사회의 일반약 활성화 대책은 포스터 제작을 통한 대국민 홍보, 일반약 제값받기 운동, 복약지도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에 국한됐다. 일반약 침체의 원인은 제약사들의 처방약 집중 현상,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시스템 미비, OTC에 대한 소비자 인식부족 등으로 압축된다. 답은 나와있었지만 추진 동력이나 해법이 없었다. 결국 분업 이후 20년 동안 약사들이 경험했던 것은 2012년 11월 15일 일반약 13품목의 안전상비약 전환이라는 아픔 뿐이었다. 여기에 2013년 3월 의약분업 이후 가장 큰 재분류가 시행됐다. 전환 품목은 총 504개로 어린이 키미테 패취, 우루사정200mg, 클린다마이신외용액제(여드름 치료제), 습진약 등 역가가 높은 스테로이드 외용제 등 262품목은 일반약에서 전문약이 됐다. 아울러 전문약인 잔탁정 75mg, 아모롤핀염산염외용제(무좀 치료제) 등 200폼목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한 일반약이 됐다. ◆속무무책으로 방치돼 온 일반약 활성화 대책 서울지역 A분회장은 "일반약이 살아야 약국인 산다는 말을 모르는 약사나 임원이 있겠냐"며 "그러나 속수무책으로 방치돼 있던 게 일반약 활성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 분회장은 "이번 대한약사회장 선거에서도 일반약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있었냐"며 "약사회 조직을 봐도 동물약, 건강기능식품위원회는 있지만 일반약 전담 조직은 없다. 약사회 집행부도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전임 대한약사회 임원은 일반약 활성화 문제는 약국위원회나 약국경영활성화위원회 등에서 담당을 했지만 별도 조직을 만드는 것은 일반약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문제인 만큼 미진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일반약 활성화를 의제로 약사회 회의에 참여했던 전직 임원의 말을 들어보자.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결론은 약국에서 팔 수 있는 품목을 늘려줘야 한다는 것인데 정부의 의지 부족, 의사들의 반발에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어요. 분업 초기 의사들은 일반약 활성화 대국민 포스터를 제작한다고 해도 난리를 쳤으니까요. 결국 난매 차단을 위한 제값받기 운동, 일반약 상담 교육 프로그램 운영, 일반약에 대한 대국민 홍보만 하다 용두사미로 끝나게 대부분이죠." 이에 약사회에 일반약 활성화 위원회나 의약품 재분류 TF 등 전담 조직을 구성해,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변비약 둘코락스는 일반약으로 분류하면서 같은 변비약이면서 안전성이 비슷한 lactulose(시럽)는 전문약으로 분류되고 있는 점,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사용되는 오메가-3가 주원료인 오마코도 일반약이 아닌 전문약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대목이 크다. 약사회가 찾아보면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일반약 후보군이 많다는 이야기다. 서울 강남의 P약사는 "약국에서 약사만이 취급할 수 있는 게 일반약이다. 그러나 건기식, 동물약을 위해선 조직을 만들고 예산을 투입하면서 일반약에 대한 약사회 정책은 왜 전무한지 곱씹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약사는 "팔 수 있는 일반약을 확대하고, 다양한 상담툴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역할을 약사회가 해야 한다"며 "건기식 소분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약사들만의 일반약부터 챙겨야 한다"고 전했다. ◆의약품정책연구소도 일반약 활성화 관련 연구조자 없어 의약품과 약무 연구의 싱크탱크가 되겠다며 2005년 출범한 의약품정책연구소도 출범 이후 17년 동안 일반약 활성화 관련 연구물 하나 내놓지 못했다. 관심 밖의 영역이었고, 연구용역 사업을 주수입원으로 하는 연구소 입장에서는 돈이 안되는 분야였다. 전임 의약품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일반약 약국 외 판매나 약국경영관련 조사에서 일반약 부분이 언급됐지만 일반약 활성화나 셀프 메디케이션 관련 독자 연구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약 재분류가 쟁점인데, 해외 사례 분석을 해보면 국내에 접목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일본의 3분류부터 미국의 OTC 슈퍼판매까지, 안전성이 확보된 전문약 중 일반약 후보군을 찾으려면 역으로 의약외품이나 안전상비약처럼 약국 밖으로 보내야 하는 일반약이 나올 수 있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한다는 점도 연구추진에 동력이 떨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2022-04-24 19:20:20강신국 -
구색도 못 맞추는 약국 판매 일반약…정부는 방관[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약국에서만 파는 일반약이요? 요즘 구색 맞출 만한 게 있나요?" "손님들이 오면 일반약과 비슷한 이름의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외품 라인을 달라고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니까요. 이름만 비슷하지 엄연히 다른 제품이라서 설명만 하세월 걸려요." 약국에서만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이 사라지고 있다. 약국마다 잘 나가는 주력 제품은 있을지언정, 전문약 전환(급여·비급여 약제)을 비롯해 가지치기 하듯 다른 유통 채널로 뻗어나가는 일반약이 많아진 현상은 이미 약사들이 약국을 운영하면서 한 번쯤 겪어본 흔한 일이 되었다. 2012년 안전상비의약품제도가 도입돼 일반약이 편의점으로 빠져나간 이래, 의약품 재분류제도 완화와 맞물려 일반약은 더욱 다양하게 전환됐다. 전문약 외에도 건기식과 외품의 타이틀을 달고 홈쇼핑, 인터넷, 편의점, 마트 등 다양한 루트로 퍼져나갔다. 의료기관·편의점·마트·홈쇼핑으로 빠져나간 약국 일반약들 실제로 이제는 전문약이 된 약제를 비롯해 건기식, 의약외품으로 전환해 약국 밖으로 외연을 확장한 일반약은 수도 없이 많다. 리도맥스는 업체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불사하면서까지 전문약 전환에 성공했다. 슈도에페드린은 코싹엘, 알레그라디 등 120mg 함량 복합제 제품들이 안전성을 이유로 전문약으로 완전 전환됐고 크레오신티, 조인스정200mg, 피록시캄 베타싸이클로덱스트린 단일경구제나 다이안느35정 등 에티닐에스트라디올 0.035mg, 시프로테론아세테이트 2mg 제제 등도 대표적이다.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나 파모티딘10mg 정제, 락툴로오즈 등은 전문·일반약 동시 분류가 가능하도록 바뀐 지 오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일반약보단 전문약이 절대다수로 분포해 있는 실정이다. 건기식으로 전환해 약국 밖으로 빠져나가거나 건기식 라인을 정비해 일반약과 양립하는 제품은 이제 흔해졌다. 대표적인 지명구매 비타민 약제였던 센트룸 라인들, 고려은단비타민C1000 모두 건기식으로 완전 전환했고, 베로카는 업체 측이 건기식 베로뉴를 론칭했다가 베로카로 통합 리뉴얼해 이제는 약이 아닌 건기식 베로카가 되었다. 살사라진은 살사라진 감량전환이란 이름으로 건기식 제품이 별도로 나왔고, 써큐란은 '알파'를 달고 건기식과 일반약이 양립하고 있다. 이 외에도 토비콤 라인이나 L- 아스코브산 제제들도 일반약과 건기식이 양립해 약국 외에서도 유사한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미야리산은 의약외품인 U 라인이 나오면서 일반약인 미야리산엔젤과립과 양립하고 있으며 박카스와 마데카솔, 후시딘도 마찬가지다. 그간 약국에서 쌓아온 일반약의 지위와 인식을 바탕으로 타 유통에 진출한다는 것은 인지도와 신뢰도 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전문약을 제외하고 이들 제품은 의약품이 갖는 고유의 이미지를 약국 밖에서 소비하는 전략을 갖고 있는 만큼, 일반약 독점 판매 채널이었던 약국에 적지 않은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재분류는 쉽고 허가는 까다로워 탈(脫) 약국화 야기 그렇다면 약국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져 온 일반약이 '탈 약국화'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제도적 측면에서 보자면 안전상비의약품제도가 도입된 2012년 8월부터 '탈 약국화'를 골자로 한 의약품 재분류가 활발하게 시도됐다. 실제로 제도 도입 직후 응급피임약 전문약 전환 이슈가 정부 안팎으로 불거져 논란이 들끓었다. 당시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에선 이를 두고 "실익 없고 혼란만 가중시켰다"며 정부를 맹렬하게 비판했다. 국회에선 스테로이드 외용제 전문약 완전 전환 목소리도 나왔다. 이후 리도멕스 소송 사건으로 번져 2021년 함량 별로 전문약과 일반약으로 갈라지고 15개 동일 제제 제품들이 줄줄이 전문약으로 전환되는 등 파장을 낳았다. 이에 반해 일반약으로 재분류하는 논의는 매우 희박하다. 잔탁으로 대표되는 라니티딘 성분의 재분류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데, 이 약제는 1982년 국내 첫 출시 후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전문약으로 전환됐지만, 다시 논의 끝에 2013년 3월 저함량(75mg) 제품이 일반약으로 변경된 수준이다. 반면 허가·유통 규제는 까다롭다. 실제로 일반약은 전문약과 마찬가지로 표준제조기준과 GMP, 까다로운 임상 기준을 갖고 있다. 유통을 하려면 제조업체와 도매 유통업체는 심사평가원에 공급내역을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빠져나갈 구멍은 큰 데 반해 진입 장벽은 높은 셈이다. 일반약 허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매번 이 허들을 넘느니, 건기식이나 외품으로 완전 전환하거나 약국-약국 밖 유통 제품으로 구획하는 것이 훨씬 더 득이라는 게 산업계의 말이다. 약국 밖으로 유통 외연을 확장해 매출을 최대화 하려는 산업계 다각화의 핵심 이유다. 그 결과 전문약 공급량은 해마다 늘어나는 반면, 일반약은 해마다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 최근 8대 2 비중까지 벌어지는 상황이 고착화돼 버렸다. 일반약 고갈, 결국 소비자 손해로…보건당국은 손 놓고 '나몰라라' 산업계로 하여금 '탈 약국' '탈 일반약'을 하도록 조장하는 법과 제도의 전반적인 상황은 결국 소비자의 손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경증의 경우 되도록이면 의료기관을 가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려는 소비자들이 약국에서 일반약을 찾을 때 해당 약제가 없어서 할 수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는 게 약국가의 말이다. A약사는 "이소메텝텐뮤케이트 성분 편두통 일반약 미가펜이 꽤 효과가 좋아 이 제품을 찾는 환자들이 많았는데 원료 수급 문제로 생산이 중단돼 이제는 못 구한다"며 "효과가 떨어지는 다른 성분 약제로 판매할 수밖에 없는 데, 결국 만족하지 못한 환자들이 어쩔 수 없이 병의원 처방을 받아 오더라"고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이 약사는 "다른 성분의 약제를 대체할 순 있지만 실제 현장에선 다르다. 사실상 대체가 안되는 경우가 이렇게 생긴다"며 "일반약 한 품목이 공급되지 않으면, 선순환이 안 된다. 대체 가능한 좋은 일반약이 나타나 소비되고 또 좋은 약제가 개발되는 게 어려워지는 것이다. 궁극에 가선 원치 않게 처방을 받아야 하는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경미한 질환에 가급적이면 의료기관을 가지 않고 일반약으로 관리하려는 부분은 보건당국의 정책 방향과 일정 부분 교집합이 있는 게 사실이다. 보건복지부는 근거 있는 약제와 행위 등에 보험급여를 확장해 보장성을 높이는 부분을 보건의료 분야 주요 업무로 삼지만, 동시에 불필요하거나 과한 사용은 국민 건강과 효율적 측면에서 지양하고 있다. 약의 경우 재정 낭비와 내성, 부작용, 금기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항생제 다제내성, 처방 한 번에 쓰이는 의약품 개수 등 여러 지표를 해마다 조사, 발표하거나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방점이 있다. 문제는 의약분업 이후 이런 현장 상황에 대해 단 한 번도 정책적으로 귀 기울인 적이 없다는 데 있다. 더군다나 일반약과 관련한 정책 의지는 그 역사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이를 두고 산업계와 약국가는 "정부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건강 관리 욕구를 일반약 중심의 시각으로 보면 자칫 일반약과 관련된 잘못된 시그널을 업계에 주는 부작용이 유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하는 것"이라고 예측하며 "비급여라고 하더라도 전문약 범주로 끌어들이면 정부 관리가 더 수월해지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국가는 소비자 선택권 증대와 효율적인 건강관리가 결국 공사보험 이용까지 연결된다는 측면에서 정부가 거시적으로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B약사는 "현장을 이해하고 약국만의 일반약 육성책이 정부 주도로 진취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성화 해야 정부, 소비자, 산업, 약국 모두가 균형감 있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2022-04-18 03:29:13김정주 -
"셀프케어 확대, 초고령사회 건보재정에도 긍정효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약학계와 약업계 전문가들이 소비자 셀프 케어(Self-Care),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건강보험 재정에 가져올 긍정 효과에 대해 정부 이해도가 지나치게 낮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미 고령 사회에 진입한 한국이 몇 년 뒤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건보재정 압박을 받을 것이 뻔한데도 정부는 재정파탄이란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정부뿐 아니라 약업계 스스로도 셀프 메디케이션을 활성화할 수 있는 보건의료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건보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약국 역할을 정립하는 데 지나치게 무관심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10일 약학계와 약업계는 셀프 메디케이션의 중요성이 수십년째 조명되고 있지만, 사실상 정부 차원의 진지한 고찰이 이뤄지지 않아 타성에 젖어 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셀프 메디케이션의 중요성과 건보재정에 미칠 긍정 영향을 막연히 인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들어 셀프 메디케이션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의료경제 측면에서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활용한 소비자 자가치료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한 덕분에 날로 무거워지는 국민 의료비 증가를 셀프 케어와 OTC 수요 증대로 해결하는 체계가 자리 잡혔다고 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크게 늘어난 오늘날 한국 사회도 미국 사례를 본받아 셀프 메디케이션을 국가 정책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16.4%로 처음으로 800만명을 넘겼다. 숙명여대 약대 교수인 대한약국학회 방준석 회장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10년 뒤면 2배인 1600만명으로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준석 회장은 약을 많이 먹는 고령층 급등에 대한 국가 차원의 건보재정 정책 철학을 찾기 어렵다고 걱정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디지털 헬스케어 체계 구축 과정에서 약사와 약국을 중심으로 한 셀프 메디케이션 정책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는 게 방 회장 제언이다. 아울러 약업계 스스로도 약사가 소비자의 셀프 케어, 셀프 메디케이션을 전문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보건의료 정책을 만들어 정부에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국 약사가 전문약 조제와 일반의약품 단순 판매에만 매몰된다면 셀프 메디케이션의 의미 자체가 퇴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 회장은 "약국이 디지털 헬스케어 중심에 서야 한다. 생애 주기별 환자 건강정보를 기초로, 환자가 경증질환으로 병원을 찾기 전에 약국에서 일반약과 건기식을 제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정부에 내밀어야 한다"며 "정부 이해도도 낮지만 약업계 역시 아직 이런 측면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 회장은 "직능단체인 대한약사회가 약사 전문성과 비즈니스를 융합한 약사단체들을 포용해 실질적인 약국 셀프 케어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만드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며 "약사회와 약업계, 약학계가 셀프 케어· 건보재정 절감 약국 플랫폼을 만든다면 정부가 먼저 그 플랫폼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약사회 김대원 정책기획위원장은 셀프 메디케이션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인식이 제대로 각인되지 않은 것을 셀프 케어가 경직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정부와 약업계가 소비자들이 셀프 메디케이션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를 펼치거나 건보재정 절감 차원의 정책 툴을 만드는 작업에 미진했다는 취지다. 김대원 위원장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이미 오래전부터 약국 업무 개발(Developing pharmacy practice) 분야에서 약사가 환자 셀프 메디케이션을 위해 해야 할 일을 규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WHO는 약사를 '의약품 전문가로서 소비자에게 접근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셀프 케어 제언을 하는 존재'란 정의를 명확히 내리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셀프 메디케이션을 둘러싼 개념이 구체적으로 정립되지 않아 약국과 동네 의원, 종병, 상급종병 간 무제한 경쟁으로 치달으면서 의료전달 체계가 무너져 내렸다고 했다. 보건의료 현장에서 의약사 협업을 통해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보다는 의사와 약사 간 소모적인 경쟁과 감정싸움을 반복해 건보재정 낭비를 촉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소비자가 약사 전문성을 토대로 일반약을 중심으로 한 셀프 메디케이션으로 경증 질환을 관리하고, 약국에서 관리할 수 없는 단계부터는 동네 의원과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에서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보건 체계가 잡혀야 한다고 했다. 아프면 무조건 병원을 찾는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약사의 약료 서비스를 무조건 무면허 의료 등 면허 침범 행위로 규정해 가치를 훼손하는 문제를 해소하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셀프 메디케이션과 약료가 건보재정 절감의 성패를 가를 것이란 명제는 당연히 성립한다"며 "문제는 정부가 셀프 케어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정책 비중도 낮은 데다 직능갈등 등 의료전달체계 문제까지 있어 활성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셀프 메디케이션은 오래 전부터 보건의료 사회에 화두로 자리 잡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논의되거나 이슈화되지 않았다고 본다"며 "정부와 약사회, 약업계가 셀프 케어의 본질에서부터 대국민 홍보, 건보재정 차원의 긍정 효과에 대해 깊이 고찰해야 한다"고 했다. 약국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약사들 스스로도 우리나라의 셀프 케어가 지나치게 경직되고 있으며, 셀프 메디케이션을 강화하기 위해 약사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강원도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성소민 약사는 원외약국의 존재 의의가 '환자 선별(트리아지)'에 있다고 했다. 쉽게 말해 의사를 만날 필요가 있는 환자와 굳이 의사를 만나지 않고 약국에서 일반의약품 등으로 경증질환을 케어할 수 있는 환자를 구분하는 게 원외약국의 가치라는 것이다. 나아가 성 약사는 원외약국이 일선 병의원이 발행한 처방전 내 전문의약품 조제에만 매몰된다면 그 존재 가치가 빛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건보재정 효율화를 위한 해법으로 성 약사는 약국의 셀프 케어 역량과 역할을 기존보다 대폭 확대하고, 경증질환에도 무조건 의료기관을 찾는 소비자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 약사는 "의사를 만날 필요가 있는 환자와 그렇지 않아도 될 환자를 선별해서 환자를 케어하는 게 약국의 역할"이라며 "의사를 만나는 환자는 결국 의사와 약사에게 이중으로 돈을 지불하게 돼 경제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성 약사는 "건보재정이 환자 부담을 감당하더라도 결국 사회 전체 지출이 늘어난다. 구성원 모두의 손해가 커지는 셈"이라며 "의사를 만나지 않아도 케어할 수 있는 환자를 약사가 관리할 때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일반약이다. 경질환의 건보 제외와 약국 일반약 확대가 건보재정 절감 해법"이라고 피력했다. 셀프 케어 관련 서적인 '아스피린과 쌍화탕', '몸을 위한 최선 셀프메디케이션'을 집필한 배현 약사는 셀프 메디케이션을 활성화 할수록 의약품 과처방, 오남용, 과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셀프 메디케이션 활성화가 건보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객관적 데이터로 입증하려는 노력이 미흡했던 만큼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곁들였다. 특히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일반약을 활용한 셀프 메디케이션 효익을 직접 체감할 기회가 늘어난 만큼 약사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셀프 케어 이점을 극대화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배 약사는 "약사들과 정부가 각자 자기 위치에서 셀프 메디케이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각성해야 한다고 본다"며 "일선 약사들이 일반약 셀프 케어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약사조차도 관심사가 건기식에 치우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 약사는 "셀프케어의 필요성은 중증 질환이 아닌 경질환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그런 면에서 셀프케어가 확대될수록 불필요한 경증질환의 보험 재정이 소요되는 부분을 절약할 수 있다"며 "최근 미국, 유럽에서 셀프메디케이션을 확대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적 보험재정 절감이 목표"라고 피력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현재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이 너무 증가하고 있다. 경질환에 대한 진료, 처방 등이 원인"이라며 "경질환에 대해선 셀프케어를 통한 일반약 복용을 최대한 확대해 불필요한 의료보험비를 절약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2022-04-11 15:34:54이정환 -
코로나 확산으로 중요성 재조명받는 '셀프 케어'[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전대미문 세계적 감염병 시대에 ‘셀프 케어(Self Care)’ 중요성이 재조명 되고 있다. 셀프 케어 개념에서 파생된 셀프메디케이션이 화두에 오른 것은 1, 2년 전 일이 아니다. 의약분업 이후 꾸준하게 필요성이 강조된 셀프메디케이션은 이미 우리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개념이 다시 부각되는 이유에는 코로나19가 자리한다. 연일 확진환자가 수십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자가격리, 재택치료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고, 국민은 자신의 질환을, 건강을 직접 챙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셀프 케어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 속, 전문가로서 조력자 역할을 할 약사, 그 매개체가 될 일반의약품의 역할과 가능성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건강 주권’이 소비자에게로…달라진 국민 인식 그간 수동적으로 치료를 받는 데 그치던 의료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건강 관리에 참여하는 시대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데 소비자와 전문가 모두 한목소리를 낸다. 전문가에게 자신의 질환과 건강을 의존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치료를 넘어 예방까지 소비자가 주권을 쥔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몸은 내가 관리한다”는 인식이 강화되는 데는 환경적 변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초고령화 사회를 맞아 젊어서부터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인식과 함께 최대한 아프지 않고 노년을 보내고자 하는 시민 의식이 반영된다. 건강 관련 정보를 취득하는 경로와 연령대가 확대된 점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그간 전문가에 치중돼 있던 질병 치료, 투약, 건강 관리에 대한 정보 취득 기회와 접근성이 소비자에게도 확대되면서 셀프 케어 인식을 강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소비자행동 조윤미 상임대표는 “초고령 사회 속 소비자가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주체가 되려는 경향이 높아졌고 관련 정보를 취득하는 연령대도 젊은 세대부터 고령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의사, 약사 등 전문가가 독차지하던 질병, 치료, 투약, 건강관리 정보를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도 접근하기 쉬워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셀프메디케이션의 확대는 정부 재정은 물론 국민에게도 도움이 돼 최근 수년 국내외에서 화두가 됐지만, 국내는 의료기관, 의사 등 특정 집단 이권에 가로막혀 확장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환자도 스마트해졌고, 의약품은 더 다양하고 안전해졌다. 셀프메디케이션의 저변이 확대된 상황에서 의료계도, 정부도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증 질환은 내가?”…경제·편의성 따지는 소비자 이런 개념은 곧 경증 질환에 한해서는 환자 본인이 직접 관리한다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두드러지는 특징인데, 가벼운 증상이나 질환에 대해서는 병원을 찾는 시간이나 비용을 절약하겠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가까운 예로 현재 감기약이나 소화기계, 소염 진통제 등 경우만 봐도 증상에 따라 일반약이 세분화돼 있어 자신의 증상에 맞는 약을 직접 선택하거나 약사의 도움을 받아 적합한 약을 구매해 직접 질환을 관리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약사들의 말이다. 이런 상황은 단순 경질환을 넘어 질환 예방, 건강 관리까지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똑똑해진 의료 소비자들은 될 수 있으면 더 경제적이고 편리하게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몸을 위한 최선 셀프메디케이션’의 저자 배현 약사는 “가벼운 질환일 때 일반약으로도 해결이 되는데 굳이 병원, 약국을 거치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점차 전문가의 진료와 투약에 속박되기보다 자신의 몸은 자신이 돌아보고 관리하며 그에 맞는 의약품을 선택하는 환자 중심의 약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배 약사는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셀프 케어의 인식이 강화되면서 잘못된 건강, 약료 정보에 매몰되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현 코로나 사태 속 특정 의약품으로 구매가 쏠리는 현상이 한 예"라며 “이런 상황에서 약사는 조력자로서 환자의 선택을 바로잡고 조언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약사, 환자의 조력자로…유일무이 매개체는 일반약 이 같이 경질환 치료부터 건강 관리와 예방까지 환자 중심 약료의 경향이 높아지면서 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약국, 그리고 일반의약품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재조명 된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 결정 권한이 강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환자의 적합한 선택을 도울 전문가, 즉 약사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더불어 그런 환자와 약사 간 가장 강력한 매개체는 일반약이 된다. 약국이란 공간에서 전문지식을 가진 약사가 추천하고 조언할 일반약이 환자 셀프 케어의 한 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런 점에서 셀프 케어가 더 확대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일반의약품에 대한 면밀한 연구와 더불어 적절한 상담과 조력을 통한 약사의 신뢰도 상승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주대 약대 이숙향 교수는 “전문가 집단 중 소비자 접근성이 가장 높은 데다 즉석에서 바로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약국, 약사”라며 “약국은 누구에게나 오픈돼있는 데다 환자와 상담을 통해 바로 해결책인 일반약을 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런 점에서 셀프 케어에 대한 인식이 강화될수록 일반약에 대해 관심도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다”면서 “환자가 증상을 이야기했을 때 약국에서 바로 권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질환 별 의약품 분류 등 연구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2022-04-02 02:38:07김지은 -
제약, 유통마진 없이 자사제품 팔고 선결제 이득까지[데일리팜=정흥준 기자] 그야말로 약국 온라인몰 전성시대다. 올해 다수의 제약사들은 약사 대상 온라인몰을 개설했거나 혹은 개설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 광동제약, 동성제약 등이 상반기 운영을 시작한 대표적인 제약사인데, 하반기에도 제약사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자사 제품 공급을 위한 자사몰 형태 또는 자사 제품 외에도 유통업체와 부외품 업체 입점을 통한 종합쇼핑몰 운영 방식이다. JW중외제약은 작년 2월 병의원 대상 전문약 온라인몰인 ‘JWPmall’을 론칭해 1년 만에 가입 병의원 5000곳을 넘어서며 시장에 안착했다. 올해 1월에는 약사 대상 ‘JWSHOP’을 오픈해 자사 일반약과 의약외품, 의료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동성제약도 1월 약국 온라인몰 'DSPMALL'을 오픈해 이벤트를 진행했고, 익수제약도 4월 'iksumall'을 오픈해 각종 서비스와 포인트 정책을 소개하며 약사들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광동제약도 3월 KD-Shop을 정식 오픈했다. 광동제약은 자사 일반약 외에도 대형 유통업체 입점을 통해 종합몰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국 150여명 영업사원을 활용해 거래처를 직접 관리하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렇다면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대웅제약 등이 선점하고 있는 온라인몰 시장에 후속 업체들이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모두 코로나 장기화로 비대면 영업을 새롭게 강화한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다른 한편으론 도매 마진 없는 자사제품 공급 채널 구축, 오프라인 영업을 축소하며 전산화로 얻게 되는 이익 때문이라는 시선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수 제약사들이 코로나로 오프라인 영업을 줄였는데도 불구하고 실적이 떨어지지 않는 경험을 했다. 그게 온라인몰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면서 “온라인몰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직접적인 이익 외에도 수금과 영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면서 생기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제약사들은 전산화를 통해 매출과 재고 관리에도 효율성이 올라간다는 기대가 있다. 이 관계자는 “제약사 별로 내부 전산은 대부분 구축돼있기 때문에 온라인몰과 매치만 시키면 매출과 재고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온라인몰은 오프라인과 달리 선 결제 구조이기 때문에 자산 회전이 빠르고 부실 채권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이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까지 대략 4~5억 이상이 들어간다. 여기에 유지관리 비용도 꾸준히 들어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들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몰의 실제 매출은 수수료이기 때문에 2000억원의 연간 거래금액이 집계되더라도, 매출은 100억원을 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수수료 매출과 무관하게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1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서울 A약국장은 “온라인몰이 입점 유통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3~7%, 여기서 카드수수료를 제외하고 나면 실제 매출 규모는 더 줄어든다”면서 “또 오프라인 영업을 온라인으로 전환을 하면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줄어든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A약국장은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점이 많고, 만약 자사 제품을 많이 가지고 있는 회사라면 따로 유통 마진을 제공하지 않고 온라인몰로 공급할 때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온라인몰이 늘어나는 이유를 분석했다. ◆약국당 4개 온라인몰 이용...40대에서 거래 확대 의사 높아 약국들도 온라인몰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커지는 중이다. 대부분의 약국들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고 있고, 이중 사용 만족도에 따라 온라인 구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데일리팜 팜서베이에서 개국약사 4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국 1곳 당 이용 중인 온라인몰은 3.75개였다. 더샵, HMP몰, 유팜, 일동샵, JWshop, 팜스넷, 팜스트리트, 팜페이몰 중 거래 여부를 물었기 때문에 다른 온라인몰들까지 포함한다면 소폭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약국이 온라인몰 구매를 하는 것은 가격 비교와 주문 편의성이 주된 이유였다. 다만 근무약사 수에 따라 필요성을 느끼는 이유에 차이가 있었다. 온라인몰 강점을 묻는 질문에 약사 1인이 근무하는 약국은 가격 비교가 36.3%로 높았고, 다음으로 주문 편의성이 35.4%로 나타났다. 반면 2인 이상이 근무하는 약국은 가격 비교가 47.6%로 편의성이라는 답변 26.6%를 크게 상회했다. 또 입지 별로는 대형병원보다는 병의원 근처에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병의원 근처에서는 67.3%가 만족하고 있는 반면, 대형병원 인근에서는 만족도가 26.9%로 낮게 나타났다. 실제로 대형병원 문전약국들의 경우 69.2%가 20% 미만의 거래비중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해, 직거래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온라인 거래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의지가 있는 연령대는 40대였다. 온라인 거래 확대 여부를 묻는 질문에 40대 약사들은 46.9%가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30대 이하에서 36.8%가 확대할 의사를 밝혔다. 반면 60대 이상은 65.9%가 현행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은 약국일수록 만족도는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 구매가 20% 미만인 곳은 40.5%가 만족도를 보인 반면, 온라인 구매 비중이 50%를 넘기는 약국들은 82.7%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온라인몰만 7개씩 띄워놔...궁극적으론 통합 플랫폼 수요 하지만 늘어나고 있는 제약사 온라인몰 외에도 유통업체들이 운영하는 자사몰까지 포함하면 한 곳의 약국이 매일 7,8개 사이트를 방문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HMP몰과 일동샵, 더샵, 팜스트리트의 거래 약국 일/월 접속율을 살펴보면 일 접속율은 낮으면 50%에서 높으면 약 70%에 육박한다. 월 접속율은 대부분 90% 이상이다. 서울 B약국장은 “HMP몰이나 더샵이 자리를 잡는 걸 보면서 다른 회사들도 시도를 하고 싶을 것”이라며 "S제약을 비롯해 온라인몰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앞으론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자사 일반약을 온라인을 통해서만 공급하는 제약사가 많아질수록 약국이 챙겨야 할 온라인몰 숫자는 더 늘어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7~8개씩 창을 띄워 놓고 주문을 한다는 건 비효율적이고 번거롭다. 궁극적으론 통합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있다. 바로팜이 단기간에 가입 약국 수를 늘릴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적으론 의약품은 공적인 성격이 있어 정부가 플랫폼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부가 세금 관련 혜택만 제공해준다면 뿔뿔이 나눠져 운영되는 온라인몰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온라인몰과 거래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거래 기준과 약정이 아닌 온라인 거래 표준약정이나 지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 시점에선 의약품 유통 중 하나의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앞으로 온라인몰 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2022-03-31 08:55:27정흥준 -
앞다퉈 진출 러시...제약사, 약국 온라인몰 시장 쟁탈전[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제약사들이 약사 대상 온라인몰을 앞다퉈 오픈하고 있다. 올해 JW중외제약, 동성제약, 광동제약 등이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며 신-구 온라인몰의 쟁탈전이 예상된다. 기존 HMP몰, 더샵, 일동샵, 팜스트리트의 연간 거래금액은 약 1조원. 이들은 1만5000곳에서 많게는 2만곳이 넘는 거래 약국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약국 수와 온라인 거래 규모 확대에 한계가 있어 온라인몰 시장은 매년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예상 외로 온라인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코로나19였다. 약국가와 제약업계에 비대면 바람이 불었고 온라인이 익숙한 약사들의 증가, 오프라인 영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며 경영 효율성을 추구하는 제약사의 니즈가 맞물렸다. 기존 업체들 간 점유율 경쟁, 새로운 후발 주자들의 시장 공략이 더해지며 온라인몰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데일리팜은 약사 대상 온라인몰 시장을 분석했다. 또 제약사들의 온라인몰 도전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약사들은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들어봤다. ◆연간 거래금액 1조원 훌쩍...온라인몰 간 실적 10배까지 차이 지난 2000년 팜스넷이 신호탄을 쏘아 올린 약국 온라인몰은 그동안 수차례 세대 교체가 있었다. 2003년 유팜몰(당시 메디온몰), 2007년 더샵, 2012년 HMP몰, 2017년 일동샵과 팜스트리트 등이 오픈했고 그 때마다 시장 점유율엔 변화가 있었다. 현재 약국 온라인몰 중 HMP몰(온라인팜)과 더샵(엠써클), 일동샵(일동이커머스)의 거래 금액이 상위권에 속한다. 이들 온라인몰의 연간 거래 금액은 각 수천억원에 달한다. 2021년 기준 더샵의 연 거래 금액은 3000억원, 일동샵은 2036억원이다. 가장 많은 거래 약국을 확보하고 있는 HMP몰의 거래 금액은 이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유팜몰 390억원을 포함 팜스트리트(보령컨슈머헬스케어), 팜페이몰, 팜스넷의 거래금액을 합산하면 1조원을 훌쩍 넘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문약 시장의 7% 규모가 약국 온라인몰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의약외품 주문은 상당 부분 이미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몰로 넘어왔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약국 의약외품 시장 규모가 과거에 비해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남아있는 것만 놓고 보자면 80%가 온라인몰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또 업체들은 전문약 시장의 약 7%를 온라인몰에서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제약사는 자사 일반약 제품을 독점 판매하고 있다. 새롭게 온라인몰을 시작하는 상당수의 제약사들도 도매 마진 없이 자사 제품을 공급하려는 취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가격·반품·이벤트로 차별화 경쟁...공격적인 적립-할인 마케팅 온라인몰 거래 약국 수는 HMP몰 2만600곳, 일동샵 1만8500곳, 더샵 1만8000곳, 유팜몰 1만5000곳이다. 거래 약국 수만 보더라도 온라인몰 시장은 특정 업체의 독주가 가능한 구조는 아니다. 약국장들은 최소 5~6개의 온라인몰을 띄워 놓고 가격과 제품을 비교하며 주문을 하고, 업체들은 가격과 반품, 쿠폰, 카드포인트를 차별화로 내걸며 약사들을 유혹한다. 선두업체인 HMP몰은 낱알 반품 정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양한 결제 방식도 가능해 카드, 예치금, 쿠폰 외 L.PAY, SSGPAY, PAYCO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사무용품과 전자용품, 신선식품 등 다양한 제품 구색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HMP몰 관계자는 “170여개 업체가 입점해 약 17만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도매상 21곳(43개 지점)과 협업 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품목을 구비했다”면서 “또 전문 교육을 받은 200여명 영업담당자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더샵도 일부 품목 최저가 보상제, 무료 배송과 반품, 1일 2배송 혹은 새벽 배송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샵 관계자는 “멤버십 서비스와 다양한 적립, 할인, 제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소식지와 시즌별 POP, 라이브 세미나로 다양한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매월 기획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일동샵은 단독 판매 상품 보유, 사용자 친화적 주문 프로세스를 강조한다. 일동샵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품 추천 서비스와 높은 CS 만족도도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팜스트리트는 보령 대표 상품을 가장 먼저 구매할 수 있고, 주간과 월간으로 진행되는 특가혜택이 특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 개편도 예정돼있다. 또 유팜몰은 가입 고객 대상 다량의 쿠폰 지급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 일반약과 부외품 상시 초특가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모 제약사 관계자는 “약사들도 세대 교체가 되면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익숙해졌다. 덕분에 온라인몰도 두 자리 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용율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울 B약국장은 “차별화는 결국 가격이다. 시장이 형성된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 온라인몰들은 다양한 카드 행사나 쿠폰을 공격적으로 지급하고, 또 낱알 반품을 받아주면서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 약사들이 선택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선결제·신속배송 문턱 높구나"...온라인몰 한계에도 성장 전망 온라인몰들의 각종 공세에도 오프라인 주문이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전환되지 않는 이유는 선결제·배송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몰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오프라인 영업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B약국장은 “약을 먼저 받고 후결제를 하는 순환이 자리를 잡았다. 온라인몰은 전부 선결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약국에선 주문량에 한계가 있다”면서 “일부는 온라인으로 시키고 나머지는 오프라인으로 주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B약국장은 “또 배송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 장애 요인이 된다. 그래서 제약사들이 온라인몰을 오픈해도 오프라인 주문을 투트랙으로 운영한다”고 했다. 최근 데일리팜 팜서베이를 통해 개국약사 46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온라인몰 배송에 만족도가 높다고 대답한 약사는 25.2%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과 비교해 수도권 중소도시에서 만족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결국 온라인 거래 비중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는 게 약사들의 말이다. 따라서 제약사들도 몰 운영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 C약국장은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한 영업이 있다. 결국 온라인몰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덩치를 키우기 위해선 아이러니하게도 오프라인 영업력까지 갖춰야 한다. HMP몰이 200명 가까운 영업사원을 유지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본다”고 했다. C약국장은 “하지만 결국 약국의 온라인 거래 비중은 늘어날 것이고, 제약사들 입장에선 몰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계획을 밝히거나 시작한 제약사들 말고도 앞으로 더 많은 제약사들이 연이어 온라인몰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2022-03-29 19:12:30정흥준 -
"걸핏하면 불순물 파동에 품절"…교품 합법화가 대안[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이번 감기약 품절 사태뿐 아니라 그간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의약품 불순물 파동, 품절 약 대란도 약국 간 교품 필요성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의약품 유통사도 ‘울며 겨자 먹기’로 낱알 반품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걸핏하면 불거지는 불순물 파동과 품절 의약품은 중소 약국들에는 적지 않은 손해를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도,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최근 약국 간 교품 허용에 관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단 약국 간 의약품 거래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다는 전제 조건 아래서 말이다. 약국 간 교품, 이제는 수면 위로 올리자 일선 약국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암암리 교품을 진행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불용 재고약을 최대한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연이은 의약품 불순물 파동과 특정 약 품절 대란이 잦아지면서 교품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크게 늘었다는 게 약사들의 말이다. 더불어 의약품 소포장 생산이 현행 규정에 맞춰 10%대에 머물러 있는 점 역시 약국들이 교품을 요구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약사들은 정부가 의약품 품질 규정을 더욱 깐깐하게 적용하는 추세인 데다, 잦은 약 품절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소한 장치로 약국 간 교품이라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약국 체인 관계자는 “GMP 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대대적인 불순물 사태가 계속 터진 데다 의약품 품귀로 약 수급이 원활치 않은 빈도도 높아졌다”면서 “정부가 약국 간 거래를 수용하는 대신 공급 내역을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다. 안전성만 담보된다면 약국도 불필요한 손해를 보지 않고, 불용 재고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교품몰 운영 허용을“…약사회도 정부에 의견 전달 전임 대한약사회 집행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감기약 대란 이전부터 정부에 합법적인 약국 간 교품 허용을 요구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약사회는 혹시 모를 부작용을 감안해 제한적 범위에서 허용을 요구했고, 상당 부분 진척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약사회가 정부에 교품 허용을 요구한 데는 잦은 품절 의약품 발생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약국들은 잦은 품절 의약품 발생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정부에 약국 간 거래가 가능한 교품몰 운영 허용을 요구했고, 상당 부분 대화의 진척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은 처방의약품에 한정하고, 이전에 교품몰을 운영하던 신협, 의약품 온라인몰 등을 통로로 제한적 범위 안에서 교품 허용을 요구했다”면서 “허용 범위가 넓어질 경우 우려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따라서 꼭 필요한 범위 안에서 허용에 대한 안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새 집행부와 논의할 것”…정부, 교품 필요성 인정 정부도 우선 약국 간 교품 필요성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불용 재고약 방지 차원에서 약국 간 교품이 필요하다는 데는 약사회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단 의약품 교품이 허용될 경우 우려되는 안전성 문제는 선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약국 간 의약품 거래는 현재의 데이터마이닝 시스템 상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하게 되고, 정부의 직·간적접 추적과 관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대한약사회 새 집행부와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친 후 교품을 합법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임 대한약사회 집행부와 교품몰 합법화 필요성에 대해선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맞다”면서 “장기 품절 의약품과 불용 재고약 해결 등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심화되고 약사회도 집행부가 바뀌면서 관련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며 “새 집행부가 들어선 만큼 향후 이 부분에 대해 더 논의를 확장시킬 것”이라고 했다.2022-03-27 17:55:41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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