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분야 거래 공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의 함의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1월 9일 국내외 제약사간 불공정한 의약품 거래계약 체결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약분야 거래 공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배포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0년 4월 6일 지식재산권의 부당한 행사에 대한 심시지침을 전면 개정하면서, 정당한 지식재산권 행사를 존중하는 한편, 강화된 제도적 기반을 바탕으로 지식재산권 남용행위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그리고 지식재산권 남용우려가 큰 IT업계와 의약품업계를 중심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실태 조사시 입수했던 429건의 계약서를 분석하고 학계와 실무의 전문가들,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약분야 거래 공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것이다. '제약분야 거래 공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든 의약품 공급 및 판매 계약 모범계약서라고 할 수 있는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의약품 공급 및 판매 계약 외에도 특허라이선스, 공동마케팅, 공통프로모션 계약에도 위 가이드라인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위 가이드라인은 제약사간 거래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위반 우려를 예방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작성되었으므로 다른 법령 또는 지침에 우선하는 효력 또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으며, 위 가이드라인에 규정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하여 공정거래법에 위반되지 않는 것은 아니며, 규정되어 있는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각 사안별 특수성에 따라 최종적인 법위반 여부는 달리 판단될 수 있다(현재 발표된 가이드라인에 대하여 2013년 1월 중 이해관계자의 애로사항 등을 다시 수렴할 계획이라고 함). 그러므로 제약사간 의약품 거래 계약을 체결할 때 위 가이드라인 내용 그대로 계약을 체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제약사간 거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선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위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무시하고 계약을 할 경우, 추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를 받게 될 위험, 민사상 책임에 관한 분쟁에 휘말리게 될 위험 등 여러 법적 위험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이드라인 조항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제약분야 계약현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한편, 법 위반행위 적발시 엄중제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약분야 거래 공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에서 주목하고 있는 계약조건으로는 경쟁제품 취급 금지 조항, 판매목표량·최저판매량 한정 조항, 원료구매처 제한 조항, 최소구매량 한정 조항, 연구개발금지 조항 등이다. 아래 그래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약 분야 실태조사시 입수한 계약서 429건을 분석하여 정리한 것으로 의약품 거래시 을에 해당하는 제약사에게 부과된 계약조건들의 비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제품 취급 금지 조항은 무임승차 방지 등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규정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하면서, 경쟁제품 취급 금지 조항을 둔다고 하더라도 '경쟁제품'의 범위는 계약의 대상이 되는 제품과 동일한 약리성분(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s) 및 적응증(indication)을 가지고 있는 제품으로 한정하는 것이 적절하며, 계약기간 내 연구개발을 제한하거나 계약종료 후 경쟁제품 취급을 제한하는 것은 금지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최소구매량 또는 최소판매목표량 미달만을 이유로 하는 즉시 계약해제 조항을 두는 것은 금지되어야 하고, 다른 사업자로부터 원료구매를 할 수 없게 배타적으로 원료구매를 강제하는 조항은 제품의 일관된 품질 및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경우에만 가능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고 한다. 또한, 을이 개발할 개량기술을 갑에게 무상 양도하는 관행을 개선하여 을이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 외에도 가이드라인에서는 상품 공급량을 미리 예상한 구매량에 무조건 귀속되지 않게 하고 구매시 시장실수요와 비교하여 일정부분 가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실적 자료를 보고할 때 경영간섭이 우려되는 필요 이상의 보고 자료는 요구할 수 없도록 하며, 재판매권 및 재판매 가격 결정권 등에 대하여도 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품 공급 및 판매 계약, 특허라이선스 계약을 할 때 계약의 쌍방은 수직적 관계에 놓여 각각 다른 시장에 속한 사업자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제약사간 의약품 관련 거래의 경우, 계약 당사자 쌍방이 그 계약에서는 수직적 관계에 있으면서도 시장에서는 수평적 경쟁관계에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위와 같은 시장 특성이 위 가이드라인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의약품 공급 및 판매 계약, 특허라이선스, 공동마케팅, 공통프로모션 계약 등을 하는 경우 신약 등 양질의 제품이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저비용에 판매될 수 있고, 높은 이윤 창출 또는 공동 연구개발 등을 통하여 신약 개발이 촉진되는 등 친경쟁적인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위와 같은 친경쟁적 효과는 미미하고 공급 계약, 공동마케팅 등으로 인하여 경쟁이 제한되거나 불공정한 거래가 발생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제약 시장에서 바람직한 경쟁이 활성화되는데 '제약분야 거래 공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일조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2013-01-17 06:30:06데일리팜 -
약국의 가루약 조제거부, 이렇게 해결하면 어떨까?우리나라에서는 죽은 사람을 살리는 의술이 있어도 의사가 아니면 절대 진료하면 안 되고, 약사가 아니면 절대 조제하면 안 된다. 의료법과 약사법이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하게 처벌하기 때문이다. 다만 의사와 약사에게 이러한 막강한 권한을 주는 대신 이에 상응하는 의무도 부과하고 있다. 그 중에 첫 번째 의무가 의사는 진료를, 약사는 조제를 거부하면 안된다는 것이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게 된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이것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자주 듣고 보았던 표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나 조제를 거부하는 약사에 대한 국민적 정서는 단순한 불신을 넘어 자격을 박탈해 영원히 의사나 약사를 못하게 해야 한다는 분노로까지 이어진다. 시간 많이 걸려 가루약 조제 거부하는 일부 문전약국들 선천성심장병으로 수술을 받고 정기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자녀를 둔 안상호씨가 작년 12월 말경 서울아산병원 앞 문전약국들이 가루약 조제를 거부하고 있다는 민원 제기와 함께 제도적 개선을 요청했다. 민원 접수 후 대형병원 앞 문전약국 중에서 일부 약국들이 가루약 조제를 관행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문전약국들이 가루약 제조를 거부하는 이유는 '약이 없다' '기계가 고장났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등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핵심은 이윤이다. 대형병원 앞 수십 개의 문전약국은 늘 환자들로 가득하다. 가루약 조제로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환자들이 다른 약국으로 가버리기 때문에 가루약 조제를 꺼리거나 거부하는 것이다. 문전약국 들어서는 순간 죄인되는 가루약 조제 환자들 서울아산병원 환자나 보호자가 약을 조제하기 위해 문전약국에 가려면 약 1Km 거리를 10~20분 동안 걸어야 한다. 한겨울 칼바람 속에서 돌도 안 된 아이를 안고 가루약 조제를 해주는 약국을 찾아 이 약국 저 약국을 돌아다니는 아기 엄마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라. 그나마 조제를 해주는 약국에서도 처방전 보면서 약사들끼리 서로 한숨 쉬어 가면서 얼굴 우락부락 싫은 표정 다 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환자나 보호자의 심정은 어떨까?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그래도 약을 복용하려면 참아야 한다. 다량의 가루약을 조제해야 하는 환자는 대형병원 앞 문전약국에 들어서면 마치 큰 죄를 지은 것처럼 느껴진다. 소아나 중증환자의 경우 알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문전약국에서 가루약 조제를 거부하면 또다시 동네약국에 가야하고 여기서도 가루약 조제를 거부하면 환자나 보호자가 집에서 알약을 직접 갈아야 한다. 이건 문제이다. 환자가 원하는 약사는 개인사업자가 아닌 약 전문가 병의 치료를 위해 그것도 환자의 입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가는 약은 전문가인 약사에 의해 위생적으로 안전하게 조제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쉽고 시간이 적게 걸리는 조제는 괜찮고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조제는 꺼리거나 거부하는 약사는 약사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것으로서 퇴출되어야 마땅하다. 재작년 말부터 활화산처럼 활활 타오른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논쟁도 실상은 심야, 주말의 일반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 때문이 아니라 약사의 불성실한 복약지도에 대한 국민의 반발 때문에 발생했다. 만일 가루약 조제를 거부하는 약국이 있으면 환자들은 해당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보건소 신고가 부담스러우면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신고콜센터(1899-2636)로 전화해 민원을 접수하면 된다. 지난 9일 8개 환자단체의 "우리 환자단체들은 대형병원 앞 문전약국들의 가루약 조제거부 관행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성명 발표와 함께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가루약 조제거부 사례는 더 이상 접수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가 약국현장 실태조사를 나가더라도 적발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더라도 해당 자치구 보건소를 통한 현지 확인 및 계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제약사가 가루약 제형 출시하는 근원적 해결 필요 가루약 조제시 시간이 많이 걸리고 대기시간 지연으로 환자 불만이 가중된다는 약사들의 변명이 약사 자격을 가진 전문가로서의 조제거부 사유로는 설득력이 없지만 약국 현장에서 영리를 추구하는 개인사업자로서의 약사에게는 가루약 조제를 기피하거나 거부하는 유혹으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가루약 조제시 비위생적 조제 위험, 약 효능의 변경, 대체조제의 위험, 분진으로 인한 약사의 호흡기질환 위험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가루약 조제가 예상되는 소아나 중중환자 복용 의약품에 대해서는 제약사가 알약이나 캡슐 이외 가루약 제형도 출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개선을 고려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보건소를 통한 감시나 가루약 조제료 인상 등과 같은 미봉책이 아닌 근원적 해결하다.2013-01-11 09:02:25데일리팜 -
계사년과 보건의료인 그리고 소통의 출발점 2013올해는 뱀의 해, 계사년이다. 뱀을 떠올리면 사람들은 징그럽다고 하지만, 의사와 약사 등 보건의료인들에게 있어 뱀은 위대한 상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휘장을 살펴보면 지구위에 커다란 지팡이를 휘감고 있는, 거대 뱀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의 기원은 '아스클레피오스'라고 불리우는 고대 그리스 의술의 신에서 유래되었다. 지팡이는 아스클레피오스가 평소 짚고 다녔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는 데 아마도 그 위에 뱀이 그려진 이유는 그를 신격화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뱀은 지옥을 지키는 영원불멸을 상징이라는 점에 있어서도 만국 공통의 통념이다. 게다가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의술의 신비함을 설명하는 데 있어 당시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마술사의 지팡이에 뱀을 얹은 것만큼 더 이상 비견할 신비감이 없었으리라. 어쨌든, 뱀이 휘감고 있는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는 WHO 뿐 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의사단체들이 표장으로 채택하고 심지어는 미국 육군에서도 심벌로 쓰고 있다. 그런데 이 아스클레피오스의 가문을 들여다보면 무척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에피오네'라는 여인과 결혼하여 슬하에 2남 2녀를 두었는데 장남 '마카온'은 외과, 차남 '포달레이리오스'는 정신과와 내과를 담당한 신이었고 장녀 '하이게이아'는 건강을 돌보는 여신, 그리고 차녀 파나케이아는 약물을 관장하는 여신이었단다. "보건의료계는 특히 상호 협조가 필요한 분야" 결국 이 일가가 오늘날의 의사 약사 간호사로 불리우는 보건의료계의 직능을 다 이룬 것이다. 글을 잇다보니 어쩌다가 계사년에서 시작한 내용이 이렇게 그리스 신화까지 그 화제를 옮겼다. 하지만 단 한마디를 하기 위해 이렇게 장구한 서술이 필요한 때 가 더러는 있다. 그것은 보건의료계야 말로 태생적으로 뿌리가 같다는 점이다. 또한 각 보건의료팀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데 있다. 태생과 목표가 같다는 얘기다. 이렇게 태생과 목표가 같은 보건의료팀들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주변 환경으로 인해 갈등양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이 볼 때 보건의료계 일각의 주장들이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비쳐지고, 보건의료계 전반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방한한 세계적 협상 전문가이자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의 저자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에 의하면, 협조적 관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경쟁적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보다 나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거의 90%에 달한다고 한다. 보건의료계는 특히 상호협조가 필수적인 분야다. 보건의료계가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조하는 일은 자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에도 가장 확실한 길일 것이다. 보건의료계 내부 상호소통을 위한 치열한 노력을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소통은 의미의 전달만이 아니고 상호이해까지를 포함한다. 불통처럼 여겨지는 보건의료계 내부소통을 통해 공동의견을 구축하고, 국민과의 진지한 소통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보건의료계의 어려움을 국민들에게 전하고 협조를 구할 일은 구해야한다.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2013년은 뱀의 해 이다. 같은 선조(아스클레피오스)를 둔 그의 후손들인 보건의료인들이 상호 소통하여 한 뜻이 되어 여전히 아프고 상처받은 이들이 많은, 우리 국민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2013-01-02 06:44:52데일리팜 -
특허권 행사에 대한 공정거래법 집행의 국내외 동향1. 서론 2010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식재산권의 부당한 행사에 대한 심사지침'(이하 '심사지침')을 개정한 바 있다. 이 심사지침은 특허분쟁과정의 합의와 관련하여, 이러한 합의가 무효인 특허의 독점력을 부당하게 지속시키고 경쟁사업자의 신규 진입을 방해하는 경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19조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포함한 공정거래법이 적용될 수 있음을 규정하였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사례로 신약 특허권자와 복제약 사업자 간의 소위 '역지불 합의'(Reverse Payment or Pay-for-delay)를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년 10월 21일 공정거래법과 심사지침을 근거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동아제약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관해 각 약 30억 원과 약 2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보도자료에서, 이 사건을 시작으로 향후 신약 특허권자와 복제약 회사 간의 부당한 합의를 비롯한 지식재산권 남용행위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하고, 위법행위 적발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역지불합의에 관한 조사는 앞으로 계속해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GSK와 동아제약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 등에 대하여 불복하여 각각 소를 제기하였고 두 사건에 대한 재판은 서울고등법원 내의 다른 재판부에서 진행되었다. 최근 그 판결이 선고되었는데 결과가 다소 다르게 나왔고 두 사건 모두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게 되었다. 역지불합의에 관해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논의가 먼저 이루어져 왔다. 다만, 미국 법원은 특허권 남용에 대한 경쟁법적 규율에 대하여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면서 특허권자의 권리행사를 가능한 보장하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유럽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나 미국의 FTC(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와 유사한 기관이라고 볼 수 있음)는 역지불합의를 포함한 특허권자의 부당한 특허권 행사 행위를 경쟁법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규율하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는 역지불 합의와 관련하여 유럽과 미국의 동향을 살핀 후 최근 선고된 GSK와 동아제약 서울고등법원 판결의 내용과 그 시사점을 분석해보려 한다. 2. 유럽 집행위원회의 동향 2.1. 최근 역지불합의에 관한 사건 유럽집행위원회는 2011년 10월 21일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과 노바티스(Norvatis) 간의 진통제 복제약의 네덜란드 시장 진입을 지연하기로 하는 역지불합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보도와 함께 유럽집행위원회 경쟁총국은 "제약회사들은 이미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통해 충분히 연구개발에 투입한 노력을 보상받았다.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대가를 지불하는 행위는 위원회가 허용할 수 없는 경쟁제한적 행위이다"라고 보도하며, 역지불합의에 관한 강경한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미 유럽집행위원회는 2010. 4. 28. 세파론(Cepharon, Inc.)과 테바(Teva Pharmaceutical Industries Ltd.)에 대해서도 Generic 제품의 유럽시장 진출을 방해하는 요인이 없는지 조사했다. 세파론과 테바는 2005. 4. 수면장애 치료제인 Modafinil약과 관련하여 세파론이 테바를 상대로 영국과 미국에 제기한 특허침해의 소에서 상호 화해를 하면서 그 조건으로 테바가2012. 10전까지 유럽경제지역(European Economic Area)에서 Modafinil의 복제약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합의하였다. 이에 유럽집행위원회가 이러한 역지불합의가 경쟁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지 여부를 조사한 것이다. 이와 같이, 유럽집행위원회가 최근 적극적으로 역지불합의에 관련된 사건을 조사, 감독하는 이유는 아래에서 살펴 보는 바와 같이 유럽집행위원회에 의해 행해진 유럽 제약산업에 대한 시장조사 및 두 차례에 걸친 모니터링 결과, 역지불합의가 복제약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여 신약과 복제약 간의 가격경쟁이 저하되었고 이로 인하여 사회 공공보건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평가하였기 때문이다. 2.2. 제약산업에 관한 조사(Sector Inquiry) 2.2.1. 유럽집행위원회 경쟁총국의 제약산업에 관한 최종 보고서 2009년 7월 8일에 발표된 유럽집행위원회 경쟁총국의 제약산업에 관한 최종 보고서에 의하면, 특허권자가 판매하는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보다 시장에 진입한 복제약 가격이 약 25%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었고, 복제약 도입 후 2년이 지나면 복제약의 가격은 평균 40%까지 낮아진다고 한다. 물론 복제약과의 경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도 낮아지게 된다고 평가했다. 유럽 특허청(European Patent Office)에 관한 제약 관련 특허출원은 2000년부터 2007년 사이에 약 2배가 증가되었다고 한다. 또한 신약회사와 복제의약품 회사 간의 특허소송 사례 건수는 4배나 증가되었다고 한다. 이 중 특허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2000년부터 2008년 6월 사이에 49개 의약품에 관한 200개 이상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 중 20개가 넘는 합의에서 2,000만 유로가 넘는 대가가 복제약 회사에게 지불되었다고 한다. 2.2.2. 1차 모니터링 보고서(2008년 중반~2009. 12. 31.) 및 2차 모니터링 보고서(2010. 1. 1.~2010. 12. 31.) 이 후 유럽집행위원회는 두 차례에 걸쳐 제약산업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1차 보고서는 2008년 중반부터 2009. 12. 31.까지를 대상기간으로 하여 모니터링 한 후 2010. 7. 5.에 발표되었고, 2차 보고서는 대상기간을 2010. 1. 1.부터 2010. 12. 31.까지 하여 2011. 7. 6.에 발표되었다. 이 각각의 보고서에서는 신약회사와 복제약회사 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특허합의를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 분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복제약 회사가 복제약을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제한되는 합의와 그렇지 않은 합의가 있다. 이러한 시장진입을 제한하는 합의 중 직접적인 제한의 형태로는 복제약회사가 오리지널 제약회사의 특허권을 다투지 않기로 하는 조항(non-challenging clause)을 포함하거나 복제약 회사가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에 진입하지 않기로 하는 조항(non-compete clause)을 포함하는 경우이다. 간접적인 형태의 제한으로는 특허권자가 복제약 회사의 복제약 제조와 관련하여 라이센스(license)를 부여하는 합의, 복제약 회사가 특허 신약 회사 제품의 유통을 담당하기로 하는 합의, 복제약 회사가 특허 신약회사로부터 약리유효성분(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를 공급받기로 하는 합의 등이 있다. 또 다른 합의유형의 분류로는 오리지널 제약회사로부터 복제약 제약회사에게 급부를 제공(value transfer)하는 합의와 제공하지 않는 합의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급부를 제공하는 합의에는, 복제약 회사가 특허의 유효함을 다투지 않게 하거나 복제약의 제품 출시를 늦추게 하기 위해서, 특허 신약회사가 복제약 회사의 주식취득 형태로 복제약 회사에게 금전을 지급하거나, 동일한 목적으로 복제약 회사가 일부 시장에서 특허 신약 회사의 특허 관련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하거나 특허 신약 회사의 다른 제품의 판매권을 부여하는 등 부수적 협정으로 복제약 회사가 수익을 얻게 하는 합의가 있다(단, 후술하겠지만 위 급부 제공 합의의 유형들은 특허 신약회사가 복제약 회사에게 급부를 제공하는 것이 과다하거나 다른 합리적인 사유가 없는 경우가 문제될 수 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이러한 분류를 기초로 어떤 합의가 위법하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많은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먼저, 복제약의 제품 출시가 제한되지 않는 합의(유럽집행위원회는 이를A type의 합의라고 부른다)는 원칙적으로 경쟁제한성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한다. 복제약 제품 출시가 제한되는 합의 중 특허 신약회사로부터 복제약 회사에게로 급부 이전(value transfer)이 없는 합의(유럽집행위원회는 이를 B.I type의 합의라고 부른다)는 예외적인 경우만 위법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외적인 경우란, 특허의 배타적인 권리 범위를 벗어나서 특허 신약회사와 복제약 회사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 또는 특허 신약회사가 자신의 특허가 부정확하거나 허위 정보에 의해 부여된 특허임을 알고 있는 경우 등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위법성이 가장 문제되는 유형으로, 처음부터 급부이전을 상정하고 있는 합의(유럽집행위원회는 이를 B.II type의 합의라고 부른다)의 경우, 급부의 금액이 경미하지 않은 한, 원칙적으로 경쟁제한성이 문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2.3. 시사점 유럽집행위원회의 1, 2차 모니터링 보고서에도 잘 나타나 있듯이 유럽집행위원회는 특허 신약회사와 복제약 회사간 특정 유형의 합의에 관해서는 여전히 경쟁제한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유럽집행위원회는 특허권자와 복제약 회사 간의 역지불합의를 전통적인 담합 사건과는 조금 달리 취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럽집행위원회는 공동시장에서의 경쟁을 방해, 제한하거나 왜곡하는 목적 내지 결과를 가져오는 사업자간의 합의, 사업자단체의 결정 내지 공동행위 등을 Treaty on the Functioning of the European Union(TFEU) 제101조 (舊 제81조) 제1항에 근거하여 규제하고 있다. 이러한 합의는 별도의 예외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원칙적으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유럽집행위원회는, 특허의 배타적인 권리 범위를 벗어나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 또는 특허권자가 자신의 특허가 부정확하거나 허위 정보에 의해 부여된 특허임을 알고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복제약회사가 오리지널 제약회사의 특허권을 다투지 않기로 하는 조항(non-challenging clause)을 포함하거나 복제약 회사가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에 진입하지 않기로 하는 조항(non-compete clause)을 포함한 합의라 하더라도, TFEU 제101조의 제1항을 적용하여 바로 위법하다고 평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즉 반대급부의 제공 유무나 그 금액의 정도까지 고려함으로써 경쟁제한성을 평가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3. 미국의 동향 3.1. 해치-왁스만 법(Hatch-Waxman Act) 3.1.1. 해치-왁스만 법의 문제점 해치-왁스만법은 복제약 제품의 시장 진입을 손쉽게 하려는 것이 입법 목적 중 하나였다. 복제약 제약회사들은 간편화된 신약신청 절차(Abbreviated New Drug Application, ANDA)를 통해 신약 특허권의 존속기간 중이라도 신약 특허권자가 제출한 자료를 원용함으로써 복제약에 대한 FDA 승인신청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ANDA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특허 허가 연계제도를 통해, 특허권자는 자신의 제품 특허를 오렌지북 (Orange book)에 등재할 것을 신청할 수 있고, 등재신청 이후 ANDA를 제출하는 자는 4가지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함을 확인해야 한다. 이는 첫째, 해당 복제약과 관련된 특허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둘째, 해당 제네릭 약과 관련된 특허권의 존속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점, 셋째, 동 복제약이 관련 특허권의 범위에 속하지만, 관련된 특허권의 존속기간 만료예정일을 기재해 두고 만료일 이후 복제약의 판매승인 허가가 가능하다는 점, 넷째, 복제약이 관련 특허권의 보호범위 내에 속하지 않거나 해당 특허가 무효라는 점이다. 특히 네번째와 관련된 사항이 특허분쟁과 관련하여 문제되어 이를 통상 'Paragraph IV'의 확인이라고 부른다. 'Paragraph IV'와 관련된 신청이 있을 경우, 복제약 회사는 해당 제품의 특허침해가 문제될 수 있는 특허 신약회사에게 ANDA신청에 관해 고지해야 하고, 만약 특허 신약회사가 당해 신약이 자신의 제품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45일 내 특허침해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리고 소가 제기된 경우 특허-허가 연계제도의 적용을 통해, FDA는 ANDA 승인을 30개월 동안 보류해야 한다. 그러나 법원에 의하여 그 특허가 무효 또는 복제약 회사의 의약품이 특허권 침해가 아니라는 판결이 확정되면, 30개월 전에도 FDA의 승인이 내려질 수 있다. 최초로 'Paragraph IV'의 확인을 성공한 복제약 회사에게는 당해 약품에 대해 180일 간 독점적으로 판매를 할 수 있는 특권이 부여된다. 그러나 이 조항은 최초의 복제약 회사가 시장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기는 하나, 특허 신약회사와 복제약 회사 간 역지불합의가 이루어지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역지불합의에 의해서 최초의 복제약 회사가 판매를 개시하지 않고, 특허침해소송도 종국적으로 화해로 종결하게 되면, 이 조항에 의하여 복제약에 관한 후속 ANDA 신청 제약회사들은 더 이상 시장에 진입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3.1.2. FTC(Federal Trade Commission)의 입장 FTC는 유럽집행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역지불합의의 경쟁제한성에 대해서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FTC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0. 10. 1.부터 2011. 9. 30.까지 미국에서 총 28개의 역지불합의가 이루어졌는데, 이는 전년도인 2010년 전체 역지불합의 수준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고, 지금까지 역지불합의에 관해 시장조사를 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러한 역지불합의에 의해 상당 수 복제약의 시장진입이 저지되었고, 역지불 합의와 관련하여 시장에서 퇴출된 복제약의 관련 매출액은 지난 회계연도 기준 대략 90억 달러 이상에 이른다고 발표하면서, 역지불합의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FTC는 2010년 연구자료를 통해, 복제약품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복제약 회사는 특허 신약 제품이 얻은 마진의 15% 수준의 마진만을 고려하여 가격을 책정하여 왔기 때문에 나머지 가격 차이는 소비자들의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역지불합의로 매년 소비자들은 35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3.1.3. 미국 법원의 입장 미국 법원은 초반에 역지불 합의의 경쟁제한성을 인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Cardizem 사건에서 "합의는 단순한 특허권 행사로 볼 수 없다. 특허권에 부여된 독점권을 행사하는 것과 잠재적 경쟁자에게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대가로 매년 4천만 달러를 지불하여 특허권을 유지하는 것은 별개다"라고 판시하며 이러한 역지불 합의를 당연위법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Valley Drug사건에서 위법성 판단 기준과 관련해서는, 그 기준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특허의 잠재적인 독점권 범위(scope of exclusionary potential of patent)를 넘어서는 합의"로서 시장에 반경쟁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행위인 경우에 위법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기존의 당연위법 입장을 수정하는 것처럼 판시하였다. 그리고 2006년 셰링-프라우(Schering-Plough) 사건에서는, 역지불 합의를 통해 복제 의약품의 시장 신규 진입이 저지 또는 지연되어 경쟁제한적이라는 FTC의 주장을 기각하였다. 그리고 경쟁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i) 특허의 배타적 지위의 범위, (ii) 합의가 이 범위를 초과한 정도, (iii) 이로 인한 반경쟁적 효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특허권 행사의 위법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판시하였다. Tamoxifen 사건에서도 역시 역지불합의가 경쟁법 위반이라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제약회사가 특허의 범위를 넘어서서 독점력을 행사하거나 또는 특허 신청 절차에서 허위 정보가 제출되었거나 기망소송이 제기된 경우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현재 이러한 법원의 태도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Ciprofloxacin 사건에서, "문제의 핵심은 합의가 특허의 독점적 영역을 벗어나서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이다. 이러한 분석은 대법원의 판례와도 일치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연방대법원은 Arkansas Carpenters Health and Welfare Fund 사건에서 "특허의 권한 행사 범위 내에 있는 부정적인 효과는 경쟁법으로 규율할 수 없다"는 항소심의 판결에 대해 상고허가를 하지 않았다. 특허의 잠재적인 독점권의 범위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여전히 의문이 있으나 대부분 제네릭 회사들은 브랜드 회사 제품의 특허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대부분 특허의 잠재적인 독점권의 범위 내라고 판단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따라서 관련 특허에 대해 Walker Process claim이거나 기망소송(Sham Litigation)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역지불 합의가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3.2. 시사점 미국 법원은 특허권 행사와 관련된 행위가 경쟁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여,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이를 경쟁법으로 제한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특히 최근에는 역지불합의를 당연위법이라고 판단한 사례는 드물고, 특허권의 행사 범위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한 후 그 위법성을 판단하고자 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우리나라의 최근 판례(GSK-동아제약 사건) 4.1. 사실관계(아래 사실관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장한 사실을 기초로 작성되었음) 이 사건은 항구토제 신약 '조프란'의 특허권을 가진 GSK와 동아제약이 동아제약의 복제약 '온다론'을 제조·판매하지 않기로 하는 조건으로 GSK가 동아제약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합의를 체결하였음이 문제된 사건이다. GSK가 개발한 조프란은 항구토제로 2000년 당시 국내 항구토제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7%, 2위 제품인 카이트릴과 함께 시장점유율 90%를 상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온단세트론은 조프란의 약리유효성분인데, 온단세트론 성분 항구토제 시장에서는 조프란이 복제약 출시 전 신약으로서 100%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GSK는 제법특허에 따른 독점판매권을 갖고 조프란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그 특허만료일은 2005년 1월 25일이었다. 동아제약은 1998년 9월 온다론을 출시하면서 온다론은 조프란과 제법을 달리한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온다론은 최초 GSK의 조프란 대비 90%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되었으며 1999년 5월에는 조프란 대비 76% 수준으로 가격을 인하하여 경쟁을 해왔던 제품이다. GSK는 온다론 출시 이후 동아제약에 특허 침해 경고장을 발송하였고, 동아제약은 1999년 5월 자신의 특허가 정당하다는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다. 이에 GSK는 1999년 10월 동아제약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GSK와 동아제약은, 2000년 4월 17일 동아제약이 온다론의 판매를 중단하고, 향후 항구토제 및 항바이러스제 시장에서 GSK와 경쟁할 수 있는 어떤 제품도 개발 · 제조 · 판매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GSK가 동아제약에게 조프란의 국공립병원에 대한 판매권 및 당시 국내 미출시 신약인 대상포진 치료제 발트렉스 독점 판매권을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의심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조프란의 경우 추가로 이례적인 수준의 인센티브도 계약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4.2.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년 10월 21일 역지불합의에 관해서 국내 최초의 결정을 내렸다. GSK와 동아제약의 신약 판매권 거래를 담합으로 보아 신약 특허권자인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제약사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 복제약 출시를 차단하는 행위인 이른바 '역지불 합의'에 대해 처음으로 공정거래법을 적용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사건의 역지불 합의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사건 역지불 합의는 복제약인 온다론의 판매를 중단하고, 복제약 회사가 조프란 및 발트렉스와 경쟁할 수 있는 어떠한 제품도 개발, 제조, 판매하지 않기로 하는 비경쟁조항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러한 비경쟁조항은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 위와 같은 복제약 제품의 시장 진입의 대가로 특허 신약회사가 복제약 회사에게 일부 관련시장에서 기존 특허 신약의 판매권과 미출시 신약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부여하는 형태 및 이례적인 인센티브 제공의 형태로 신약 특허회사에서 복제약 회사로 급부이전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4.3. 고등법원 판결의 태도 GSK와 동아제약은 모두 공정위의 처분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을 받게 되었다. 두 사건에 대한 재판은 서울고등법원 내의 다른 재판부에서 별도로 진행되었는데 두 재판부는 발트렉스에 대한 관련매출액 부분 판단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같은 판단을 하였다. 4.3.1. 특허권 행사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 서울고등법원은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에는 공정거래법의 적용이 배제되지만 특허권의 행사가 정당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정거래법이 적용된다고 하면서, 특허권의 본질에 비추어 특허권자에게 보상으로 주어지는 합법적인 독점권에 기한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GSK가 동아제약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들과 그에 대하여 동아제약이 경쟁제품 연구개발, 제조 등을 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계약 조건을 고려할 때 공정거래법이 적용되는 사안이라고 보았다. 4.3.2. 시장획정 이 사건과 같이 특허 신약과 그 복제약이 문제되는 담합에서는 신약과 복제약을 기준으로 관련 시장을 획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면서, 약리유효성분(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s)을 달리하는 경우 효능, 용법에 차이가 있어 대체 투여에 일정한 한계가 있고 의료기관에서도 약리유효성분별로 처방약제를 관리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온단세트론 성분 항구토제와 이를 제외한 세로토닌 길항제 계열의 다른 항구토제는 약리유효성분을 달리하고 있어, 이 사건 관련 시장은 ATC(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분류 체계 5단계 수준의 온단세트론 성분 항구토제 시장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설령 관련 시장을 ATC 4단계 수준으로 보아 세로토닌 길항 항구토제 시장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에서의 경쟁제한성과 부당성이 인정된다는 결론에 차이가 없다고 하였다. 4.3.3. 경쟁제한성 서울고등법원은, GSK와 동아제약이 조프란 특허 기간 만료일 이후까지 경쟁제품의 온다론의 제조, 판매를 제한한 것은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4호에서 규정하는 ‘거래지역을 제한’하는 합의로서 온단세트론 성분 항구토제의 산출량을 감소시켜 그 자체로 경쟁을 제한하는 것이 명백한 것으로 보았다. 또한 공동판촉계약이 제약회사 간의 일반적인 거래형태이고 GSK와 동아제약 사이의 특허분쟁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윈윈전략 차원에서 공동판촉계약을 체결한 측면이 친경쟁적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경제 전반의 효율성 증대로 친경쟁적 효과가 매우 큰 경우와 같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한 부당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4.4. GSK 판결과 동아제약 판결의 차이 GSK에 대한 판결과 동아제약 판결은 특허권 행사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 관련 시장 획정, 경쟁제한성과 부당성 판단 등에 대해 대체로 같은 판단을 하였다. 하지만 발트렉스 부분에 대하여 견해를 달리하였다. 즉, 동아제약 판결에서는, 발트렉스가 대상포진과 같은 바이러스성 피부병 치료제로서 항구투제인 조프란과는 효과, 효능이 전혀 다른 의약품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발트렉스에 관한 합의는 조프란에 관한 합의와는 관련상품시장을 달리하는 별개의 공동행위인 것이고, 설령 그것이 이 사건 합의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거나 조프란에 관한 합의의 대가로 이루어진 것이라 하여 달리 볼 수는 없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발트렉스에 관한 합의가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자체로 경쟁제한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아 그 부분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4.5. 고등법원 판결의 시사점 이번 GSK, 동아제약 판결은, 특허권 행사에 대하여 공정거래법이 적용될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였다는 점, 제약 시장 획정의 기준으로 ATC(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분류 체계를 사용하였다는 점, 기존에 업계에서 그리 드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공동판촉계약에 대한 친경쟁적 효과에 대한 평가가 담겨 있다는 점, 부당한 공동행위에 제공된 이익이 판권일 경우 그 판권에 기한 매출액이 부당한 공동행위의 관련 매출액에 산정되어 과징금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의 문제가 다루어졌다는 점, 우리나라 제약업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특허권자(주로 외국계 회사)와 복제약 회사 사이의 판권 계약을 수직적 관계로 보더라도 부당한 공동행위가 적용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점 등 공정거래법 법리의 측면에서나 제약산업의 경영의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허가-특허 연계 제도의 실질적인 도입을 2년 내지 3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 법원의 입장은 향후 우리나라에서의 의약품 특허권 행사 방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에서 그러했듯이 허가-특허 연계 제도가 도입되면 역지불 합의 유인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5. 결론 특허권 행사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의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학계에서만 논의되어 온 문제였다. 특허권은 주로 동적 경쟁을 보호하고 공정거래법은 (지금까지는) 주로 정적 경쟁을 염두에 두고 경쟁을 보호한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특허권과 공정거래법의 갈등 또는 조화의 문제는 원래부터 예정되어 있던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근래 특허권 행사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에 과거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특히 IT 분야와 제약 분야에서 특허권 행사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제약산업에서의 역지불 합의 문제에 대하여 미국과 유럽에서 논의되어 온 바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및 그에 대한 판결을 정리하고 그 시사점을 짚어보았다. 허가-특허 연계 제도의 도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제약 시장이 장점에 기반한 경쟁이 활발한 시장이 될 수 있도록 특허권 행사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의 기준이 정립되어 가길 기대한다.2012-11-19 06:30:04데일리팜 -
'처방전리필제' 논쟁"의약사는 주인공, 환자는 엑스트라"...배역부터 바꿔야 '처방전리필제' 논쟁으로 온라인이 뜨겁다. 약사와 의사가 또 한판 붙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처방 1조제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병의원에서 한번 처방받아 약국에서 조제하면 동일한 처방이라 하더라도 다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약국에서 조제를 받을 수 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정기적으로 병의원을 방문하는 만성질환 환자 입장에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환자 입장에서 한번 처방전을 받으면 몇 번 더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3년 전부터 고지혈증으로 매달 의원을 방문한다. 나의 출근은 10시이고 퇴근은 7시이다. 그래서 평일에는 의원 방문이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직장에 지각을 하거나 조퇴를 해야 한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고지혈증 약은 한 알밖에 남지 않았다. 내일 먹으면 약이 모두 떨어진다. 월요일에 반드시 의원을 방문해야만 약을 빼먹지 않고 먹을 수 있다. 문제는 월요일에 중요한 일정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월요일 하루는 약을 먹지 못할 것이다. 이럴 때면 처방전 재사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 '처방전리필제'가 허용되면 환자의 병의원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고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진찰료도 절약할 수 있다. 물론 이로 인해 병의원의 수익은 줄어들고 의사의 만성질환 환자 진료권도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처방전리필제'를 통해 약사의 만성질환관리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어떨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올해 4월부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만성질환관리제'(만성질환인 고혈압& 8228;당뇨로 투병중인 환자가 의원을 방문해 지속적인 만성질환 '관리'를 받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 1회 방문당 920원의 진찰료를 경감 받고 만성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의원에게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를 대한의사협회가 중심이 되어 다수의 의원들이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만성질환을 관리한다는 의미가 '환자가 정해진 시간에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정해진 용량의 약을 복용하고 병의원에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라면 만성질환 관리에 비협적인 의원보다는 '처방전리필제'를 통해 만성질환관리에 약국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처방전이 재사용되는 만큼 만성질환 환자에 대한 의사의 관리가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약사의 만성질환관리에 대한 역할과 책임은 강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환자 관점에서 바라본 '처방전리필제'이다. '처방전리필제' 논쟁에서 환자는 늘 엑스트라였고 주인공은 약사와 의사이다. 문제는 '처방전리필제' 논쟁에서 환자는 늘 엑스트라였고 주인공은 약사와 의사이다. 약사는 서부영화의 주인공처럼 환자들의 불필요한 병의원 방문 불편을 없애야 한다며 '처방전리필제'를 주장하고 국회의원을 설득해 법안까지 발의하게 만든다. 그러면 이번에는 의사들이 막강한 조직력을 동원해 약사와 전면전을 벌이고 국회의원을 유무언의 방법으로 압박해 발의한 법안을 폐기시켜 버린다. 지난 10월 5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이목희 의원은 "정부가 시행중인 만성질환관리제가 의료비 지출을 늘릴 수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처방전리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임채민 보건복지부장관은 "지적한 대로 의료비 절감 방안으로 '처방전리필제'를 도입하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있고 적용여부를 검토할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때부터 한동안 잠잠했던 '처방전리필제'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다시 금 시작되었다. 지난 10월 24일에는 다음아고로 '이슈청원'에 "평상시 계속 약을 드셔야만 하는 만성질환자들에 한해 제한적으로나마 처방전리필을 허용하여 만성질환자들이 단지 처방전이 없다는 이유로 약국에서 약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을 개선해줄 것을 정부당국과 입법기관인 국회에 촉구합니다."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고 11월 11일 현재 1095명이 서명했다. 약사단체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회원이 다음아고라에 이러한 내용의 청원글을 올렸고 다른 회원들에게도 서명 동참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이에 질세라 일부 의사들은 의사 커뮤니티사이트를 통해 다음아고라의 '처방전리필제' 청원 움직임을 알리며 반대하는 글을 쓰도록 촉구하고 나섰다. 가관(可觀)이다. 환자와 국민은 가만히 있는데 약사와 의사가 북치고 장고치고 다 하는 꼴이다. 나는 약사들이 '처방전리필제' 도입을 먼저 주장하고 제안할 필요가 있는지 묻고 싶다. 이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약사들의 수입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국회를 통해 법안 발의까지 하면서, 보건복지부 앞에서 1인 시위까지 하면서, 다음아고라 이슈청원까지 하면서 '처방전리필제' 도입 목소리를 꼭 높여야 할까? 오히려 현시점에서 약사들이 환자들을 위해 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처방전리필제' 도입이 아니라 환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복약지도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처방전리필제' 도입은 환자가 주장하고 제안해야 정답이다. '처방전리필제' 도입은 환자와 국민이 해야 정답이다. 작년 환자단체 내부에서 '처방전리필제' 도입여부를 놓고 열띤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때 의사들의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주장에 대한 맞불 작전으로 약사들이 '처방전리필제'를 들고 나왔다. 그당시 환자단체는 매우 불쾌했고 진행중인 논의를 접어야 했다. 그 상황에서 환자단체가 '처방전리필제' 도입 주장을 하면 환자단체가 약사들의 사주를 받았다고 의사들이 오해할 것이 분명하고 불필요한 논란만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었다. 처방전리필제, 성분명처방, 선택분업 등은 약사와 의사가 먼저 제안하고 주장할 내용이 아니다. 의사와 약사의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의사나 약사가 주장하는 그 순간 해결은 물 건너가고 분란만 일으킬 뿐이다. 이것은 환자에게 맡겨야 한다. 오히려 의사와 약사는 환자가 이러한 아젠다(agenda)에 대해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쉽게 설명하면 '의사와 약사는 주인공 자리를 환자에게 내어주고 엑스트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역부터 바꾸는 것이 급선무이다.2012-11-14 12:00:05데일리팜 -
약사회장 선거, 무얼 보고 투표할까?금년 12월 13일은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하여 각 시도약사회장 선거가 있는 날이다. 이에 따라 예비주자들은 무척 바빠졌다. 그러나 정작 일선회원들은 오히려 냉담한 반응이다. 속된말로 우리 직역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데 누가하면 뭐하겠느냐 하는 자조(自嘲)가 짙고 깊게 깔려 있다. 여기저기서 짜증나고 자존심 상해서 약사회라면 보기도 싫다는 푸념이 쏟아진다. 그래서 지금까지만 보면 선거의 흐름은 몇몇 사람들-그들만의 잔치인 양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선거는 '의약품약국외 판매'라는 초유의 재앙을 겪은 뒤라 그 시점이나 정황상 쟁점은 자연스럽게 '의약품약국외 판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이런 굴욕적 사건들을 겪고서도 아무런 자성 없이 똑같은 생각과 방식으로 회장을 선택한다면 역설적으로 우리는 이러한 직역침해에 대하여 분노하거나 비판할 자격조차도 없는 집단으로 평가 받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든 예외 없이 실책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은 사람도 없다. 다만 그러한 실책에 대하여 당사자들이 어떤 태도로 성찰하고 새롭게 다잡아가느냐가 과(過)를 공이라고 우기는 것 보다 훨씬 용기 있는 태도이자 발전적 자세이다. 지금은, 임원은 직역 침해로 자존심에 상처받고 외부의 악의적 공격에도 무기력하게 대처하는 약사회를 보면서 실의에 빠져있는 회원들을 향해 양심적 고백을 전제로 힐링캠프라도 차려야 한다. 그리고 회원은 다시는 이러한 한(恨)맺히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때 누가 어디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얼 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회장을 선택하여야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직능을 지켜가는 가장 현명하고 실현 가능한 참여방법이다. 제발 이 번 선거만이라도 동문 지연 등 과거의 폐습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약사회를 재 창립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새로운 선택을 했으면 한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역사는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훗날 엄청난 희생을 강요했다는 것을….2012-10-12 11:57:02데일리팜 -
요양기관 부당청구와 환수금 책정국민건강보험법에서는 약국이나 병원 등이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여 받으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이 그 급여비용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 정하고 있다. 부당 청구한 것이 발각되면 그로 인해 지급한 돈의 전부 또는 일부를 환수하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무엇이 부당 청구인지, 그 환수는 얼마까지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이다. 다음의 경우 공단은 A에게 얼마를 환수할 수 있을까?(설명을 위해 임의로 간단하게 만든 예시임) [사례 1 사기 청구] 약사 A는 가짜 처방전을 옆 집 의사에게 받아서는 그것으로 공단에 청구하여 한 달 동안 5천만 원(조제료 1000만 원 약제비 4000만 원)을 받았다. 이 경우는 쉽다. 약제를 사와서 환자에게 조제하여 준 적이 없는데도 공단을 속여서 조제료와 약제비로 5000만원을 받아낸 나쁜 사람이다. 공단은 A에게서 5000만원을 환수할 수 있다. [사례 2 면대 청구] 약사 A는 약사가 아닌 B에게 면허를 대여해주기로 하였다. B는 약사 A의 면허를 이용해서 한 달 동안 조제 업무를 하였고 5000만 원을(조제료 1000만원 약제비 4000만원) 공단에 청구하여 받았다. 그리고 B는 조제 업무를 전혀 하지 않았던 약사 A에게 면허 대여에 대한 대가로 100만원을 주었다. 이 경우 공단은 A에게 얼마를 환수할 수 있을까. A가 실제로 얻은 이익은 100만원이다. 하지만 공단은 A에 대해서 5천만 원까지 환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이러한 공단의 입장을 지지하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위 사례에서 A와 B의 위법행위가 1년간 지속된다면 A는 1200만 원의 이익을 얻고 나서 6억 원의 부당이득 환수를 당하게 된다. [사례 3 원내약국 무자격자 조제 청구] B 병원 원내약국에 약사 A가 출근을 가끔 하지만 실제로는 약사 A가 아닌 간호사가 의약품을 조제, 투약하였다. B 병원은 약사가 조제한 것으로 하여 한 달 동안 5000만원(조제료 1000만원, 약제비 4000만원)을 청구하여 지급받았다. 이 경우 공단은 A에게 부당이득을 환수하지 않는다.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는 것은 B 병원이므로 공단은 B 병원의 원장에게 환수처분을 하게 된다. 이 때 공단은 조제료와 약제비를 전액 환수처분할 수 있을까? 공단은 약제비까지 전액을 환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대법원도 현재 마찬가지 입장이다. [사례 4 대체조제 청구] 약사 A는 약국 바로 위 층에 있는 병원의 의사와 관계가 좋아서 대체 조제를 먼저 하고 저녁에 일괄적으로 전화해서 동의를 받으면 그만이다. 한 달 동안 이러한 대체 조제로 약사 A가 공단에 청구하여 지급 받은 돈은 5000만 원이다.(조제료 1000만원 약제비 4000만원) 이 경우 의사의 동의도 있었으므로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대법원은 의사와 약사의 역할 분담을 통해 서로 점검, 협력하게 하려는 의약분업 제도의 목적을 고려할 때 약사의 대체조제에 요구되는 처방전 발행 의사의 동의란 대체조제를 하기 전에 처방전별로 각각 이루어지는 개별적, 구체적 동의만을 의미하고 포괄적인 동의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 경우 약사 A가 대체조제를 하고 공단에 청구한 것은 부당 청구가 된다. 그렇다면 부당이득 환수의 범위는 어떻게 될까? A는 1번이나 2번에서와 마찬가지로 5천만 원을 모두 환수당해야 할까? 2004년 공단은 유사한 사례에서 약사 A에게 조제료 부분만 환수했던 적이 있다. 그 이후 2011년 위 3번 사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례 3에서의 공단과 대법원의 입장대로라면 4번 사례에서의 A에 대하여 조제료 외에 약제비까지 전액 환수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국민건강보험법에서 병원이나 약국 등이 요양급여비용을 부당 청구한 것을 환수하도록 하는 취지가 부당하게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을 원상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전액 징수가 원칙이고 건강보험 재정의 건실화를 도모하기 위해 엄격하게 통제, 관리할 필요가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앞서 살핀 4가지 사례에 대한 공단과 대법원의 입장에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 재정의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환수를 당하는 이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위 사례들에서 환수당하는 금액이 모두 같다면 환수당하는 입장에서는 억울한 생각이 드는 이도 있을 법 하다. 특히 약제비의 경우 제약회사나 도매상으로부터 약제를 사온 사입 가격 그대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수처분을 당하는 자는 고스란히 손해를 입게 된다. 현재 국민건강보험법은 부당 청구 시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한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 부당 청구의 행위 유형이나 고의 유무, 위법성의 정도 등 일정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공단은 대부분의 경우 일률적으로 부당 청구 금액 전부를 징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잘못을 했다고 하여 과도한 제재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례 2, 3, 4의 경우 사례 1과 동일한 액수의 환수처분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이상하다. 사례 2, 3, 4 각 경우에도 똑같은 잘못을 하고서도 우연히 고가의 약제를 사용한 경우에는 더 많은 환수처분을 당하게 된다. 물론 환수처분을 당하는 이의 입장에 치우쳐서 생각할 문제도 아니다. 공단은 지금까지 축적된 환수처분 사례들을 분석하여 보다 합리적인 부당이득 환수 기준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 *필자의 견해는 필자가 속한 단체 등의 견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2012-08-22 16:05:58데일리팜 -
"약국경영, 마인드 전환 필요한 때다"현재 국내 경제 상황은 해외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둔화와 그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으로인해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내수경기 의존도가 높은 약국의 경기도 따라서 침체 상태에 빠져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약국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약국경영이 악화된 상황에다 정부에서 어려운 보험재정을 이유로 십수년간 여러 정부에서 유지해 온 의료보험의 각종 지출에 대해 최악의 규제 및 삭감형태로 급격한 변화를 일으켜 문전약국은 물론 동네약국까지 연이은 폐문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약사들간에 약국의 비전이 무너지고 미래에 거는 희망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 애플 CEO 팀쿡의 "만약 당신이 전쟁에 패했다면, 승리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새로운 전쟁터를 찾는 것이다"는 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약사들은 의약품만이 우리의 모든 것인양 약이외의 새로운 그 무엇도 불신하고 부정하는 폐쇄적인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끝날지 모르는 불황의 터널속에서 자포자기하고 무기력 상태에 빠져있어서는 안된다. 약사사회의 에너지를 모아 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모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지금 바로 마인드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이제 약국경영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드링크제, 소화제, 종합감기 드링크제 진통제등에 매달리는 우리의 마인드를 과감히 전환하여 보다 국민건강에 유익하고 약국경영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이나 기능성화장품중 약국에서만 판매되고 차별화가 가능한 다양한 제품들을 엄선하여 약국품목화시키는데 혼혈의 힘을 기울일 때다. 약국 품목으로 엄선된 기능성식품과 기능성화장품에 관련된 병태생리, 작용기전 및 사용방법과 판매기법, 아이패드를 응용한 상담기법, POP 제작지원 등으로 열약해져 가고 있는 약국경영을 활성화시키고 수익증대 가능성에대한 기대감을 몸소 느낄수있도록 함으로써 무기력해져가고 있는 약사들이 가능성을 재발견 할 수 있도록 재충전시키는 일을 늦춰서는 안될 때다. 약국품목으로 선정되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국민들 대다수가 섭취하고있는 거대한 건강식품 중에서 약국이 전문성있게 지도하며 판매하여야 할 제품으로 최고 품질의 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약국이 수많은 고빈도 다발성증상에 대해 권장판매가 가능한 식품으로 의약품 못지 않게 효과가 뛰어나고 차별화가 가능한 제품이어야 할 것이다. 최근 모든 질병의 원인으로 거론되고있는 활성산소와 유리기를 청소하는 항산화제도 출현하고 있는데 약국에서만 유통이 가능한 특수한 제형으로 차별화시켜 약국경영 활성화에 활용하도록 한다. 천연 종합영양제로 선진국에서 최근에 가장 인기제품으로 부상하고있는 신제품을 선정하고, 기능성화장품 중에서 기초화장품과 기능성화장품으로 약국 유통만 되는 품목이어야 한다. 유기농, 친환경제품들도 고려해 봄직하다.2012-08-10 11:56:04데일리팜 -
세계보건기구가 바라 보는 약사직능우리나라 지역약국약사의 직능은 2000년 의약분업의 실시를 기점으로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의약분업 실시 이전에는 감기나 위장병 등 가벼운 질환에 대해서는 굳이 의사의 진단 없이 약사 스스로 판단하여 의약품을 조제하여 투약하고 경과를 모니터하는 등 의료인으로서의 직능을 수행했다.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로는 가벼운 질환이어도 약사 스스로 판단하여 조제하는 것이 전면 금지되었다. 약사의 직능은 의사가 발행하는 처방전에 의해서만 조제하는 것으로 축소되었고, 일반의약품의 경우에도 적절한 수량을 다른 일반의약품과 함께 배합하여 조제해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말해 약사는 스스로 판단하여 환자의 건강을 돌보는 약료행위(pharmaceutical care)가 원천적으로 금지된 것이다. 의약분업의 근본취지는 의사와 약사 사이에 상호협력을 통하여 국민보건을 증진하고 건강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의약분업이 보건증진과 건강비용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심히 의문이다. 건강비용의 경우, 의약분업 직전 해인 1999년 건강보험 재정지출 기준으로 8조9천억원이었으나 다음해인 2001년에는 9조8천억원으로 무려 1조원이 더 들었다. 의약분업 이후 10년이 지난 2010년에는 34조원으로 늘어났고 작년(2011년)에는 38조원에 육박하였다. 이 자료로 볼 때 의약분업은 오히려 건강비용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의약분업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해서 건강비용이 증가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감기나 위장병 등 경질환 치료에 사용된 비용이 전체 건강비용 중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면 약사직능을 규제한 의약분업과 의료법이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건강비용증가로 인한 사회문제는 외국의 경우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세계약학연맹(FIP)은 2011년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우수약무기준을 발표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해 나가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WHO까지 가세하여 작성된 이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약사는 네 가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한다. 첫째는 의약품의 제조, 구매, 보관, 투여, 조제 및 수거, 둘째는 효율적 약료관리 제공, 셋째는 전문직능의 유지 및 개선, 넷째는 건강관리시스템 및 공중보건의 효율화 개선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우리나라 약사와 보건행정관청이 눈여겨 보아야 할 점들이 많다.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증진하기 위한 activity로서 약사는 결핵이나 에이즈 치료제에 대해서는 직접관찰치료(directly observed therapy)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약사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직접 투여하는 등 질병예방 및 지역주민의 건강관리에도 참여하도록 권장한다. 효율적 약료관리의 제공 부분에서는 약사가 혈당, 혈압, 혈중지질검사 등 point-of-care test를 실시하면서 생활습관병에 대해서 약물치료결과(outcome)를 모니터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의약분업 역사가 우리보다 수십년 앞선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보건증진과 건강비용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하여 약사직능을 활용하고 있다. 그 경험이 이제 FIP와 WHO를 통하여 세상에 전파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찌된 일인지 약사가 이런 직능을 수행하면 즉시 의료법 위반으로 입건되는 한심한 나라다. 보건행정관청이 세계화에 눈이 어두워 그런 것인지, 의료인의 밥그릇 챙기기 때문인지, 아니면 대한약사회가 WHO와 교감이 안 되기 때문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나라 의료법이 의료행위를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이제 WHO가 나서서 약사의 직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놓은 상황인 만큼 대한약사회는 약학회 등 관련 학술단체와의 협력을 통하여 무언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약학대학교육이 6년제로 바뀌어 임상교육이 보강된 것도 바로 이런 세계적 추세에 부응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2012-07-11 06:35:49데일리팜 -
약제 요양급여 범위 제한과 헌재 위헌 결정1. 요양급여 불인정에 대한 위헌 결정 2012. 6. 27. 헌법재판소는 A형 혈우병 약제 중 유전자재조합제제에 관해서는 1983년 이후에 출생한 환자에 한하여 요양급여를 하도록 정하고 있던 보건복지가족부 고시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하였다(8명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 7명이 위헌 의견, 1명은 각하 의견을 내었음). 이 고시가 1983년 이전에 출생한 혈우병 환자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지는 않지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근래 건강보험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청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책들이 계획, 실시되고 그에 따른 마찰이 심심치 않게 드러나는 상황에서, 건강보험재정을 이유로 혈우병 약제 요양급여를 일부에 한정해서 인정해주는 것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래에서는 이 사건의 사안, 당사자인 혈우병 환자들과 보건복지부장관의 주장,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2. A형 혈우병의 병리기전과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환자 상황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가 결핍되어 출혈이 쉽게 일어나고 출혈 후 지혈이 잘 되지 않는 질환이다. 출혈 시 피를 멈추게 하는 혈액응고인자는 12종이 있는데 그 중 제8인자(Factor VIII)가 결핍, 부족한 질환을 A형 혈우병이라고 한다. A형 혈우병은 결국 혈액응고인자 중 제8인자가 부족하여 생기는 것이므로 그 혈액응고인자를 투여해주어야 한다. 2010년 말 기준으로 한국혈우재단에 등록되어 있는 혈우병 및 기타 응고질환 환자는 2,047명이고, 그 중 A형 혈우병 환자가 1,522명으로서 전체의 74.4%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A형 혈우병 환자 1,522명 중 1983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약 40%정도라고 한다. 3. 혈우병 약제 중 유전자재조합제제의 급여 범위 확대 과정 A형 혈우병 환자에게 투여하는 혈액응고인자를 얻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사람의 혈장에서 직접 분리하여 농축하는 방법과 유전자 재조합 방식을 통해 인공적으로 제조, 생산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의 방식으로 얻은 혈액응고인자를 혈액제제라고 하고 후자의 방식으로 얻은 것을 유전자재조합제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 생산 방식의 차이 등으로 인하여 혈액제제에 비하여 유전자재조합제제가 더 비싸다. 대신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하여 만들므로 그 원료 혈액에 있던 바이러스 등이 혈액제제에도 잔존할 위험이 없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대한 요양급여 범위를 점점 확대해왔다. 2003. 4. 1. 시행된 보건복지부 고시에서는 처음 혈우병 약제를 투여받은 환자와 면역능이 저하되어 감염 위험성이 큰 HIV 양성환자를 유전자재조합제제의 급여 범위에 포함시켰다. 그 후 2004. 7. 1.에는 만 16세 이하(1988. 1. 1. 이후 출생)의 소아환자를 추가시켰고 2007. 7. 1.에는 그 범위를 1983. 1. 1. 이후 출생 환자로 확대하였다. 4. 이 사건 청구인들과 보건복지부장관의 주장 가. 이 사건 청구인들의 주장 이 사건 청구인들(1983년 이전에 태어난 A형 혈우병 환자들임)은 혈액제제는 각종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높지만 유전자재조합제제는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위험이 없고 수급조절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러므로 1983년 이후 출생자에게만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대한 요양급여를 하여 1983년 이전 출생한 혈우병 환자들이 보다 안전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을 막고 있는 이 사건 고시는 자신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하여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약가가 인하됨에 따라 혈액제제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함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를 제한하여 자신들의 평등권도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나. 보건복지부장관의 주장 보건복지부장관은 한정된 보험재정으로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보험급여의 범위를 적절하게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혈액제제는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비하여 저렴하고 효능 및 안전성 면에서 떨어지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보건복지부는 유전자재조합제제의 급여범위를 늘리고자 노력하여 실제로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가고 있는데, 나이에 따른 제한이 폐지되면 거의 모든 환자가 고가의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하려 하여 보험재정이 악화될 우려가 높아 오히려 1983년 이후 출생한 환자들까지도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대한 보험급여의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고시가 나이에 따라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대한 요양급여 대상 환자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이라는 것이다. 5. 헌법재판소의 판단 가. 행복추구권 침해에 관하여 - 침해 부정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은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필요한 급부를 국가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활동을 국가권력의 간섭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포괄적인 의미의 자유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는 기존의 확립된 입장을 확인하였다. 그러므로 사회보험의 일종인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요양급여를 요구하는 것은 자유권의 영역에 속하지 않아 이 사건 고시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나. 평등권 침해에 관하여 - 침해 인정 (1) 제도의 단계적 개선에 관한 기존의 입장 확인 헌법재판소는 제도를 단계적으로 개선할 경우 언제, 어디에서, 어떤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제도 개선을 시작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에 대하여 입법자에게 형성의 자유를 인정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였다. 즉, 헌법상 평등의 원칙은 국가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기본권에 관한 사항이나 제도의 개선을 시작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국가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법적 가치의 상향적 구현을 위한 제도의 단계적 개선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다면 모든 사항과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동시에 제도의 개선을 추진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제도의 개선도 평등의 원칙 때문에 그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평등의 원칙이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에도 어긋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이 사건 고시는 혈우병 약제 중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 범위를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므로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라면 적법하다는 것이다. (2) 이 사건 고시에서 차별에 합리적인 기준이 있는지 여부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고시에서 요양급여 여부에 차이를 둔 것에 합리적인 기준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고시는 혈액제제가 유전자재조합제제에 비하여 효능 및 안전성에서 떨어지지 않다는 평가와 나이에 따른 제한을 폐지하게 되면 혈액제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거의 모든 환자가 혈액제제보다 더 비싼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하려 할 것이므로 보험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기초하고 있으나 그러한 평가와 우려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 유전자재조합제제가 혈액제제보다 안전함 헌법재판소는 유전자재조합제제가 혈액제제보다 안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혈액제제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이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지질피막이 없는 바이러스(A형 간염, 소아마비 등)는 혈액제제 처리 공정에서 사멸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혈액제제 제품에는 ‘투여 시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표시가 되어 있으므로, 혈액제제와 유전자재조합제제가 효능에 있어 우열을 판별하기 어려운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안전성 면에서는 유전자재조합제제가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보험재정 악화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움 헌법재판소는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 범위를 확대하여도 보험재정의 악화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 보건복지부는 2010. 11. 10. 유전자재조합제제 제품의 약가를 인하하여 유전자재조합제제 중에서도 혈액제제보다 저렴한 약제가 생긴 적이 있었다. 그 후 혈액제제의 약가도 내려가 다시 유전자재조합제제가 더 비싸게 되었으나 2012. 4. 1. 약가 인하로 유전자재조합제제와 혈액제제의 가격이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내려가 보험비용에 있어 별다른 차이가 없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환자별로 필요한 약제가 다를 수 있고 처방은 의사의 판단하에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나이 제한이 철폐된다고 하여 모든 환자가 고가의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 더하여 혈액제제보다 더 비싼 유전자재조합제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그 차액을 부담시키는 방법 등으로 전체적인 보험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입법도 가능하므로 나이 제한 철폐가 반드시 보험재정의 악화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게다가 1983년 이전에 출생했는지 이후에 출생했는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A형 혈우병 환자들에 대한 치료제인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의 필요성이 달라진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고시에서 환자들의 출생 시기에 따라 유전자재조합제제의 요양급여 허용 여부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별이라고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6. 마치며 2012. 6. 27. 이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있은 후 보건복지부는 즉시 이 사건 고시를 개정하는 작업을 하여 2012. 6. 28. 전국 의료 기관에 혈우병 유전자재조합제제 요양급여 범위에 대한 연령제한을 폐지한다는 공문을 발송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현실적으로는 한정될 수밖에 없는 건강보험재정을 어떻게 활용하고 분배할 것인지는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문제로 남을 것 같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이 어려운 문제의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이 글에 나타난 견해는 필자가 속한 단체 등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2012-07-06 06:35:08데일리팜
오늘의 TOP 10
- 1약가제도 개선 향방은?…제약, 복지부와 협의 기대감
- 2'약물운전' 칼 빼든 정부…복약지도 의무화에 약사들 반발
- 3P-CAB 신약 3종 작년 수출액 258억…글로벌 공략 시동
- 4대웅-유통, 거점도매 간담회 무산…좁혀지지 않는 의견차
- 5명인제약 순혈주의 깼다…외부 인재 수혈 본격화
- 6미국-이란 전쟁에 약국 소모품 직격탄…투약병·약포지 인상
- 7셀트 1640억·유한 449억 통큰 배당…안국, 배당률 7%
- 8난매 조사했더니 일반약 무자료 거래 들통...약국 행정처분
- 9동성제약 강제인가 가시권…이양구 전 회장 "항소 예고"
- 10"약국 경영도 구독 시대"…크레소티 올인원 패키지 선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