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 백신주권, 그 도전과 응전우리나라에서 백신주권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플루백신의 국산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던 2008년이었다. 그 이듬 해, 신종플루가 전세계를 강타하던 시기에 우리 정부는 서둘러 비축해 두었던 항바이러스제와 국내에서 처음 생산되는 백신으로 나름 이 위기상황을 선방한 국가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게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당시 이 정부의 결정과 실천의 성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지만 국내의 반응은 주체에 따라 엇갈리고 있었다. 정부와 학계는 신종플루에 대한 위기상황의 대처를 성공적으로 평가한 반면 국회는 백신주권의 실패로 깎아내리며 평가절하를 했다. 하지만 결론은 같았다. 백신주권의 확보였다. 신종플루의 마무리 시점이었을 것이다. 업계에서 처음 사용되었던 백신주권이라는 용어를 이번에는 정부가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식약처(당시 식약청)는 식약청직제개정안을 내고 백신허가심사와 국검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대통령업무보고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2010년을 바이오주권 확립의 해로 정했다. 동시에 복지부는 2010년 주요업무 및 추진방향 보고에서 백신주권 확보와 신종전염병위기대응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는 내용을 발표했다. 백신주권이란 유사시에 자국민의 안위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백신을 자국의 영토내에서 적기에 필요한 양을 생산하여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계산하는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정부는 백신주권을 목표로 하던 2009년말기준인 백신국내자급률 25%를 2020년까지 70%선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가지고 업체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쯤되면 세계적으로도 남부러울 것없는 수준의 국내자급률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백신의 수요와 공급에 차질이 생겨 이슈가 된 것은 최근의 기억으로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2000년에서 2001년사이 56,000명이 넘는 홍역환자가 발생했다. 이 때 인도산MR(홍역+풍진예방백신)백신이 긴급으로 수입되었다.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당시 호사가들은 인도회사에서 `아니 한국이 홍역백신이 없어서 우리 같은 인도에서 수입을 하느냐`고 의아해 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미국의 9.11테러의 여파로 바이오테러의 위험가능성에 대비하여 스위스 회사에서 두창백신이 수입되기도 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한국에 플루백신 생산시설이 들어서기 전까지 거의 십년간 한 해도 예외없이 연초만 되면 돌던 업계의 루머가 있었다. 루머의 얼개는 늘 이러했다. 1. 독감균주 세 가지중 한 종류가 잘 자라지를 않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게 들어가는 한국시장의 물량을 축소시킬 수 밖에 없다. 2. 그러면 국내 회사들은 물량확보를 목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고 당연히 가격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3. 그런데 막상 시즌때가 되면 수입물량은 늘 전년도보다 늘어나 있었고 모든 국내업체들은 넘쳐나는 재고를 폐기하게 되는 악순환이 그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십년이 흐르다보니 수입가격의 상승폭은 상식적인 선을 훨씬 뛰어넘게 된 것이다. 이 플루백신 가격상승과 공급의 문제는 국내 생산시설들이 갖춰지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결되었다. 플루, B형간염백신처럼 국내생산으로 이러한 이슈가 없는 백신을 제외하면 아직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대부분의 백신(NIP백신을 포함하여)에서 공급불안의 이슈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얼마전에 발생한 일본에서 GMP이슈로 한국으로 수입이 문제가 되었던 일본뇌염백신에다, 최근 영유아 NIP의 기본백신인 DTP-IPV 등 품절사태로 공급이 중단된 콤보백신에 이르기까지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라면 외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백신에서 공급이나 품절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지난 약 십년동안 노력한 결과 백신주권에 대해 국내의 백신업계는 가시적인 성과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며 이제는 자신감에 근거한 조심스런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도전적 반응으로 국내개발 백신의 현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국내외에서 자신의 성역에 영향을 받을 것이 예상되는 수입사들의 경계와 우려 역시 예상을 초월하고 있다. 반응의 형태는 국내사와 개발 파트너링에서 백신주권이 북한의 자력갱생을 연상시킨다는 비아냥 또는 특허소송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백신주권의 분위기가 정부가 목표로 한 2020년까지는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절박했던 시기에 나온 백신주권의 선언이 고요함에 사라져 버리는 폭풍우속에서 맹세가 아니었기를 바란다.2017-05-29 06:14:54데일리팜 -
[칼럼] 의약사 수가계약…계약다운 계약하자5월. 어김없이 수가계약의 철이 돌아왔다. 공단이사장과 공급자 단체장들과의 상견례, 재정운영위원회 전체 회의 위임에 따른 소위원회의 활동, 공단과 공급자 단체 협상단 간의 의미없는 수 차례의 협상 그리고 5월 31일 밤에 단기간 내 협상이나 결렬 그리고 비난과 방어, 건정심의 조정 등 뻔한 일정이 예상된다. 건강보험법에 의하여 수가(요양급여비용)계약이 제도화되어, 2006년 수가가 단일수가로 계약되었고, 2008년 수가가 종별로 계약된 이래 10여년 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2018년 수가계약의 전망도 뻔할 것 같다. 보험자는 2016년의 급여비가 11.4%나 증가하여 수가인상율을 상회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반하여 공급자는 현행 수가가 원가를 보상하지 못함은 물론 비급여의 급여화, 급여범위의 확대 그리고 가입자들의 이용 증가을 수가인상 요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양측의 이러한 방식의 주장은 지금까지 지속되어 왔고, 수가의 협상과 계약이 현재와 같이 진행된다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건강보험이 도입된 이래 공급자는 항상 배고프고, 보험자는 이유 없이 늘어나는 재정이 부담스럽고, 가입자인 국민들은 보험료 부담은 증가하는 데 보장성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가입자의 부담과 재정은 늘어나는 데 당사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수가를 정부의 고시로 일방적으로 정하던 것을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전환한 것은 보험자와 공급자라는 상대방 간에 권리와 의무를 기반으로 한 쌍무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다. 즉, 수가계약은 당사자인 보험자와 공급자 간에 주는 것(의무)과 받는 것(권리)의 내용과 조건을 상호 협상하여 정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현재까지의 수가 협상과 계약은 이러한 원칙이 고려된 것일까? 계약을 도입한 초기에는 계약이라는 제도를 활용하는 분위기 조성과 방법의 구체화가 주요 관심사이었다. 계약의 내용과 조건보다는 계약의 성사 여부가 우선이었다. 계약의 초기에는 공단이라는 단일 보험자와 6개 의약단체장 간 '一 對 多'의 관계에서 단일 환산지수를 협상하였다. 협상과정에서 단일수가의 형평성에 대한 일부 공급자 단체의 반발로 계약이 체결되지 못하였다. 형평성 문제 해결방안으로 종별수가계약이 제안되어 2008년 수가부터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가 협상과 계약은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약의 기본을 망각한 계약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공급자는 수가가 원가 미달이라는 것을 전제로 근거가 불확실한 높은 인상을 요구하면서 수가 인상에 대한 대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권리인 받을 것만을 주장하면서 의무인 줄 것은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보험자는 권리인 받을 것을 정하거나 요구하지 않고 의무인 줄 것만을 통제하여 왔다. 공급자는 줄 것인 의무를 보험자는 받을 것인 권리를 망각한 상태에서 돈줄을 쥐고 있는 보험자의 상황에 맞지 않는 경우는 협상이 결렬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었다. 공급자와 보험자의 포괄적인 권리와 의무는 공급자가 가입자에게 요양급여를 제공(의무)하는 대가로 보상을 요구(권리)하는 것이고, 보험자는 요양급여에 대한 대가(권리)로 보상을 제공(의무)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가 계약 시에는 이러한 포괄적인 권리와 의무가 아니라 수가의 조정에 따른 구체적인 내용과 조건이 제시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수가가 협상·계약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공급자가 주장하는 원가 보상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상대원가는 공급자 단체가 스스로 상대가치점수에서 해결하고, 절대원가는 현실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수용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가는 분위기 조성용으로 활용하고 실질적으로는 수가 인상에 대한 대가로 제공할 수 있는 실체를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보험자 또한 재정을 보호하려는 입장 보다는 수가를 인상하는 대신 가입자의 보장성이나 건강보험 제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항을 공급자에게 요구하여야 할 것이다. 공급자가 제시하거나 보험자가 요구할 사항은 요양급여의 내용과 범위, 절차와 방법은 물론 요양급여 이용의 편의성과 질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종종 제시되었던 수가협상의 부대조건이라는 형태를 활용할 수도 있다. 보다 광범위하게는 요양급여를 위한 공급체계와 지불체계의 모든 사항이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과 조건은 공급자를 일방적으로 통제하거나, 보험자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닌 양자가 win-win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2018년 수가계약을 기간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계약다운 계약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수가계약이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2017-05-17 06:14:52데일리팜 -
[칼럼] 제약바이오업계서 '사냥꾼과 농부'의 모델4월11일 KPAC(Korea Pharma Association Conference)행사에서 산학협력에 대한 다국적제약사 임원들과 국내 연구진들간의 발표와 패널 토론이 있었다. 그 중에서 한 다국적 제약회사는 한국 제약사와 큰 규모의 제휴를 체결했는데, 산학협력과 관련해 매우 재미있는 비유를 제시했다. 바로 ‘사냥꾼과 농부’ 모델이다. 과거 다국적 제약사들은 사업개발 전문인력들을 통해 주요 지역들의 개발단계 물질들을 탐지·포착(scouting)하고 적절한 조건에 계약을 체결(transaction)한 후에 내부개발팀을 통해 개발(development)하는 방식으로 일을 했다. 기회 포착의 기능을 하는 스카우트들은 내부 기준에 맞지 않는 기회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모델로 일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개발단계의 계약은 여전히 그러하다. 하지만 점점 개발 단계, 특히 후기 개발 단계 자산에 대한 사업개발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거래비용이 증가하면서 전임상 단계 혹은 개발후보물질 전 단계의 기회들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있다. 이 경우 아직 본격적 개발을 위해 탐색할 일들이 많으므로 계약 후의 제휴 관리(alliance management)의 기능이 매우 중요해진다. 여기에 더해서, 최근에는 대학들과의 협력이 증가하면서 ‘농부’가 되기로 작정하고 있다. 아직 가시적인 기회가 없더라도 잠재력을 보고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때로는 지도를 해주기도 하고 혹은 내부 자원을 조건없이 공유하기도 한다. ‘사냥꾼’이 ‘농부’가 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관계성의 강화와 생태계의 일원으로 참여 및 기여하는 것이다. 몇몇 다국적 제약사들이 초기단계의 바이오텍들과 접촉점 강화를 통하여 기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하여 인큐베이터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존슨앤존슨이다. 과거 존슨앤존슨은 초기 연구는 거의 하지 않고 후기 개발단계에서 실시권을 사는 모델(사냥꾼 모델)을 주로 하는 대표적인 회사였는데 2012년부터 JLABS라는 인큐베이터를 샌디에고에 시작했고 그 후 보스톤,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휴스턴 등에도 JLABS를 통한 인큐베이터 사업을 늘리고 있다. 1인용 책상, 1인용 실험대같은 소규모부터 조금 큰 규모까지의 회사들을 수용하면서, 자문을 해주고, 때로는 자금조달도 도와주고 필요하면 자사의 전문가를 연결해주어서 기술적 협력을 하게 한다. 자사와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는 조건도 없다. 2년이내에 졸업을 해야 하는데 현재는 약 130여개 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입주할 때 자사와의 협력을 조건으로 강요하지도 않는다. 얼굴을 보다보면 당연히 좋은 협력기회가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입주시에 과학적인 검증은 꼼꼼하게 한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인큐베이션을 통해 ‘농부’로서의 역할을 하는 회사들도 있지만, 다수의 회사들은 조금 느슨한 방식으로 ‘농부’로 변신하려고 노력한다. 과학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곳(hot spot)에서 주기적으로 네트워킹 리셉션을 개최하여 그 지역의 과학계와의 연결을 시도한다. 당장 안건이 없더라도, 자신들이 얼마나 좋은 “마을의 구성원”인지를 알리고 안면을 튼다. 반가운 것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에서도 ‘마을의 구성원’으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기 위한 활동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무진 뿐 아니라 경영진들의 방문이 잦아지고 있고 ‘계약날인’과 같은 이벤트가 없더라도 잠재적 협력자들과의 접촉을 늘려나가고 있다. 한편,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유사한 네트워킹 리셉션과 같은 행사를 시작하고 있는 회사들도 눈에 띈다. 이번 바이오코리아에서는 행사주최측이 아닌 기업에서 별도로 주최하는 리셉션도 열렸다. 아쉽게도 전통제약사들과는 조금 거리가 회사들이지만, 업계의 다양한 참여자들과의 격의없는 접촉을 통해 인재들을 파악하고 잠재적인 고객들을 미리 미리 알아두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마침내 한국제약바이오 생태계도 그 동안의 고립적 모습에서 벗어나 전세계 생태계에 연결되고 성숙하여 가고 있다는 좋은 징조들이다. 꽤나 긴 ‘보이지 않는 성장기’를 마치고 조금씩 가시적인 성장기로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우리 스스로보다 먼저 해외의 다국적제약사들이 한국 초기단계의 과학들을 알아보고 관심을 보이고, ‘마을의 구성원’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오랫동안 마을에 살았던 터줏대감들에게 아쉬움이 있다. 이제 국내의 제약회사들도 ‘사냥꾼’ 모델에서 ‘농부’ 모델로 생태계 속에서 함께 성장해 나가려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2017-05-15 06:14:54데일리팜 -
약품비 총액관리 구상과 더불어…총액관리의 배경 어느 나라나 건강보장 제도에서 약품비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약품비는 건강보장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그 증가 폭 또한 크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도 약품의 적정 활용으로 약품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약품비는 약품별 가격과 사용량인 수량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간 약품비 관리는 가격관리 중심이었다. 수량 관리를 위한 마땅한 방법을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한점의 돌파구로 정부와 공단은 약품비 총액관리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국형 약품비 지출모형을 개발하여 약품비 관리 수단으로 적용해 보고자하는 것이다. 총액관리는 비용과 사용량의 감소, 제네릭 사용 증가와 더불어 처방관리 강화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총액관리는 약품의 가격과 수량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방법의 총합체로 볼 수 있다. 총액관리의 바람직한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총액관리에 참여하는 이해당사자들의 긍정적인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 약품의 생산, 유통, 처방, 조제 및 사용 활동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의 참여와 협조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사자들의 참여와 협조는 총액을 정하는 기준과 방법, 총액의 관리 주체와 관리의 융통성, 총액 적용 시 기대되는 유불리 정도 등이 수용성을 담보하여야 한다. 이러한 수용성은 총액관리 이전에 약품비 관리를 위하여 활용되는 세부적인 수단과 방법이 합리적이고 수용성을 지녀야 한다. 각각의 수단과 방법이 총액관리의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기존 약품비 관리방안의 검토 약품비의 증가 요인으로는 인구수의 증가와 고령화, 질병 양상의 변화와 이환율, 고가신약의 진입증가와 제네릭의 생산 증가 등이 제기되고 있다. 증가 요인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관련 당사자들의 행동변화가 필요하며, 행동변화에는 규제가 수반된다. 약품비 관리는 보건의료분야의 시장실패를 전제로 한다. 특히 영향력이 큰 공급자에 대한 견제 내지 규제가 주요 관심사이다. 공급규제 방법으로는 가격, 급여목록, 참조가격, 대체조제, 제네릭 권장, 경제성 평가 및 처방평가 등이 활용된다. 우리가 현재 활용하는 가격 기준인 실구입가상환제는 가격 인하 유인이 미흡하다. 구매자에게 저가 구입의 유인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한가상환제로 전환하고 구입가를 조사하여 가격을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신약의 가격 책정 시 참조하는 외국 가격 비교 방법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참조대상 국가그룹과 그룹 중 적용 대상 최소 국가의 수는 물론 해당 국가의 가격과 보상방법도 고려되어야 한다. 국가별 생산가, 도매가 및 약국의 소매가와 약국(사)에 대한 보상 방법 등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제네릭의 경우도 오리지날 대비 가격의 비율과 등재 순서에 따른 가격 차별화도 재고되어야 한다. 동일 약품(성분, 제형, 함량)에 동일 가격의 적용이 고려되어야 한다. 급여목록은 원칙과 예외의 구분이 필요하다. 급여를 위하여 비용효과적인 약품만을 포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사회적 요인 등은 예외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비용효과성은 신약, 오리지날 및 제네릭 구분없이 비교·평가되어야 한다. 효과 대비 비용이 많은 약품을 급여목록에서 제외하여야 함은 당연하다. 혈압강하제를 재평가하여 급여목록과 가격을 정비하려 하였던 방안을 정부가 추진하지 못한 것은 대표적인 과오로 생각된다. 위와 같은 원칙하에 참조가격, 대체조제 및 제네릭 권장이 활용되어야 한다. 비용효과성이 입증된다면 참조가격제의 적용은 자연스러울 것이다. 의약분업 후 갈등이 지속되는 대체조제는 질 관리가 전제되어야 한다. 정부가 약품의 질을 보증하여야 하고, 의사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홍보하여 신뢰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동시에 의약분업에 대한 의사들의 부정적인 정서의 치유와 함께, 약품의 질 외의 대체조제 제한도 제도화되어야 한다. 급여목록의 합리적 정비와 더불어 대체조제가 활성화된다면 참조가격제나 제네릭 사용의 권장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의사들에게는 처방행태의 변화가 요구된다. 처방행태의 변화는 비용효과성에 의한 급여목록 정비, 대체조제, 참조가격제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들이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처방지침에 대한 교육과 동시에 처방을 위한 정보의 제공, 유사 질환이나 기관 등의 처방을 모니터링한 정보의 지속적인 제공 등이 필요할 것이다. 환자들에게도 약품의 적정 사용과 더불어 대체조제, 제네릭 사용 및 참조가격제 등에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동시에 약품의 오남용을 방지할 수준의 부담도 주어져야 한다. 보다 효과적인 총액관리를 위해 보다 효율적인 총액관리를 위해서는 이미 언급한 약품관리 방안에 대한 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 총액관리는 약품관리의 세부적인 다양한 방법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포괄·종합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총액관리를 위한 방안으로 외국에서는 discount/rebates, clawback, payback 및 처방총액 제한 등이 있으나, 우리의 현 상황에서 적용과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공급과 이용의 제한이 없는 제공체계와 행위별 중심의 지불제도에서 총액관리의 적용은 한계가 있다. 특히 고정총액은 아니더라도 포괄총액의 수준 설정, 총액관리의 주체 구분과 주체의 책임 부여 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입원에 대한 포괄수가제로 입원과 외래 약품비의 구분관리, 단골의사제 등에 의한 의사의 처방 관리 책임 구분 등이다. 총액관리 이전에 약품비의 적정관리를 현안들이 검토·정비되고, 이후에 총액관리가 활용된다면 보다 효과적인 약품비 관리가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총액관리 방법론과 정보시스템 등 기술적인 부분은 충분한 것 같다. 보다 고려하여야 할 것은 총액관리가 효과적으로 자동할 수 있는 약품관리 세부 방안은 물론 지불제도와 제공체계 등 기반 조성이다.2017-04-25 12:00:00데일리팜 -
품목취하와 대조약 변경에 따른 법률 문제지난 3월 8일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대조약 선정기준을 합리적으로 정비하기 위하여 '의약품동등성시험기준'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위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대조약 선정 기준에 있어 대조약으로 이미 선정된 품목이 품목 취소 또는 취하된 경우 품목취소 또는 취하수리와 동시에 대조약 선정이 취소된 것으로 본다는 기준을 추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얼마 전 A제약회사가 외국 제약사로부터 원료의약품을 공급받아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생산·판매하던 의약품a의 계약 종료로 인하여 그 원료의약품 사용권한과 상표권이 종료됨에 따라 발생한 일련의 사건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관련 사건을 살펴보면,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는 외국제약사는 A제약회사와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국내 B제약회사와 새로이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의약품a의 원료의약품과 관련된 권리를 B제약회사가 갖게 되자 A제약회사는 기존의 의약품a에 대한 품목 허가를 취하하였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의약품 동등성 시험 대조약을 공고하면서 A제약회사가 제조·판매하던 의약품a를 대조약 품목에서 삭제하고 B제약회사가 제조·판매하는 의약품a'를 신규 대조약으로 변경하였다. 그런데 A제약회사는 B제약회사가 A제약회사로부터 계약자의 지위를 양수한 것이 아니므로 원개발사로부터 주성분을 공급받는 것만으로는 의약품a'가 A제약회사의 의약품a와 동일한 품목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A제약회사는 대조약 품목을 변경 공고한 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제기하였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대조약 품목 변경 공고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조약 품목 변경 공고에 있어 기존에 의약품 a를 대조약 지위로 가지고 있던 A제약회사에게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둘째, 의약품 동등성 시험기준이 생산중단 등의 사유로 의약품동등성시험을 실시하고자 하는 자가 대조약을 구할 수 없음이 입증되는 경우에는 당해 품목을 대조약 공고에서 삭제하고 새로운 대조약으로 변경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 규정을 해석하여 볼 때 품목 취하의 경우에도 대조약을 구할 수 없음이 입증 되는 경우에 당해 품목을 대조약 공고에서 삭제할 수 있다고 해석하여야 하는데 식약처가 의약품a를 대조약에서 삭제할 당시 의약품a를 구할 수 있었으므로 대조약 품목을 삭제한 처분이 위법하다는 것이다. 먼저 절차 위반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행정청이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에게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물론, 식약처는 대조약 품목 삭제 행위가 A제약회사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다. 대조약 변경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간접적·사실적·경제적인 이익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대조약 변경은 법적 지위가 변동되는 것이므로 A제약회사에 이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식약처에서 대조약을 선정하는 취지는 의약품동등성시험을 실시하는 자에게 시험약의 비교대상이 되는 의약품을 선정하는 것인데 시험이 필요 없는 대조약의 지위를 가진 자에게 대조약 변경 공고가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의문이다. 이러한 공고가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이라면 반드시 당사자에게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따라서 행정청의 입장에서는 처분을 함에 있어 당사자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반드시 검토하여 당사자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는 결과를 방지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품목 취하의 경우 대조약을 변경하기 위해서 반드시 대조약을 구할 수 없어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원개발사로부터 주성분을 공급받아 생산·판매하는 의약품을 시험약의 비교대상이 되는 대조약으로 선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특히 식약처는 대조약 선정기준인 국'내 최초 허가된 원개발사의 품목'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품목 허가가 취하된 의약품은 허가가 없어 당연히 대조약으로 선정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해석한 것이다. 그럼에도 의약품 동등성 시험기준 상 대조약을 구할 수 없음이 입증되어야 당해 품목을 대조약 공고에서 삭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는 이유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의약품 a를 구할 수 있음에도 대조약 공고에서 의약품 a를 삭제 공고한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식약처의 공고를 취소하였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의약품동등성시험기준 상 '대조약으로 이미 선정된 품목이 품목취소 또는 취하된 경우 품목취소 또는 취하수리와 동시에 대조약 선정이 취소된 것으로 본다'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즉, 품목 취하시 대조약 변경 공고에 대하여 앞으로는 다툴 수 없도록 식약처는 관련 규정을 정비하였고, 앞으로는 해당 의약품을 구할 수 있다 하더라도 품목취하가 되었다면 대조약 선정을 취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사건 배경으로 의약품동등성시험기준 상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 그러나 품목 취하된 의약품이 대조약의 지위를 계속 가진다는 것은 일반 상식과 부합하지 않을 수 있는바, 이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서 규정하지 않고 있었던 내용이다. 따라서 행정심판이 아니라 행정소송에 의하여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면, 식약처의 주장과 같이 관련 규정을 유기적으로 해석하여 품목 허가가 취하된 의약품은 허가가 없는 의약품으로 대조약 선정 취소가 적법한 처분이라는 해석도 가능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공고 취소 결정에 의하여 식약처는 관련 기준을 개정하였고 앞으로는 동일한 내용을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되었다.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행정행위에 의하여 잘못된 처분이라고 생각되어 행정쟁송을 제기한 것이겠지만 불필요한 소송 제기 등은 지양하여야 할 것이며, 정부 역시 점점 더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관련 규정의 미비가 없도록 처분에 앞서 법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잠재적 처분의 상대방인 국민은 관련 규정이 불명확한 것으로 해석된다면 해당 법률의 검토를 행정쟁송이 아닌 국민의견으로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2017-04-21 12:14:52데일리팜 -
일련번호 보고제, 이대로 시행돼선 안된다의약품 도매유통업계(이하 '유통업계'라 함)가 지금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의약품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제도가 코앞의 오는 7월1일부터 의무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의약품 일련번호제도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대로 역시 별무소득(別無所得)이었다. 오히려 주무 당국과 업계 간의 정책적 소통이 얼마나 지난(至難)한 일인가를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장(場)이 돼버렸다. 일말의 기대를 건 유통업계는 참담했으리라. 소수를 제외한 토론자 다수가, 유통현장에서 발생되고 있는 제반 문제점들을 하루빨리 개선시켜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나, 막상 제도 시행의 열쇠를 쥐고 있는 당국자로부터 비토(veto)를 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제 발표를 한 동대약대의 K학장은 "일련번호 제도는 명분이나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장 수용성과 단계별 정확도를 높여야할 뿐만 아니라 제약사와 유통업체의 설비 투자, 인건비 상승 등 추가적인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고(D팜 J기자 2017.03.23), 토론회를 주최한 J 국회의원까지 "도매 물류창고 현장에 가서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일을 이렇게 추진하고도 강행하려 하는가. 표준화도, 실효성 점검도 제대로 안 하고 '그냥 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7월)시행을 유예했으면 좋겠다."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M파나 S기자 2017.03.24.).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핵심쟁점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1) 제품정보 표기방식 문제(2D바코드와 RFID, 묶음번호 애그리게이션 aggregation)와 (2) 재정지원 문제 등이 그것이다. 유통업체들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들은, 지금처럼 제약업체들의 제품정보 표기방식이 2D바코드와 RFID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이원화되어 있고 제품 큰 박스(box)에 대한 정보 표기가 임의로 되어 있으면, 종전보다 2배 이상의 출고시간이 더 소요되고,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를 하기 위해선 제품정보 판독기 등 각종 장비와 인력 등이 추가로 필요하니, 출고시간의 단축을 위해 정보 표기방식을 오류가 적고 절대다수(약90%이상)의 제약사들이 선택하고 있는 2D바코드로 일원화해야 하고 제품 대형박스에도 소정의 제품정보를 의무적으로 표기토록 해야 하며 일련번호 신제도를 수용하기 위해 소요된 많은 자금 중 정부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업계의 당연하고도 합당한 문제 제기가 뭐가 그리 풀기 어려운 숙제라고, 보건복지 당국은 지난 수년 간 아무런 조치 없이 그때나 지금이나 똑 같은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당국은 과연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묻고 싶다. 의약품 유통 대원칙(大原則)은 '안전하고, 정확하고, 빠르게'다. '안전'하고 '정확'한 유통은 KGSP로 해결된다. KGSP를 제대로 실천하면 자동적으로 그렇게 된다. 하지만, '빠르게'는 물류능률 문제이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물류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바로 이점이다. 의약품 유통업체들은 약국이나 병의원 등 요양기관이 의약품을 필요로 할 때 즉각 배송해야할 책무가 있다. 이를 위해 하루에 무려 4배송 체제를 운영하는 유통업체들도 있다. 약이 필요한 수많은 환자들의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런 것이다. '빠른 유통'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데, 제멋대로인 '애그리게이션'과 이원화된 제품정보표기 방식은 '빠른 유통'을 방해하는 최대의 걸림돌이다. 때문에 의약품 유통 현장에서는 지금까지 줄곧 '애그리게이션을 제도화 해 달라', '제품정보 표기방식을 일원화 해 달라'고 줄곧 애원하다시피 건의해 온 것 아니겠는가.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제도의 원활한 준수를 위해 이보다 더 급하고 중요한 업무가 또 무엇이 있겠는가. 이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밝혀 온 보건복지 당국(심평원 포함)의 견해와 입장과 업무경과 등을 보면, 이해하기 힘든 2가지의 의문이 꼬리를 문다. 무릇 법령과 각종 제도는, 나라마다 특수한 사정과 환경 및 전통이 있으므로 그에 따라 각각 판이하게 달리 제정되고 있다. 때문에 외자 제약사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그들 본국과 다른, 국내법령을 따르는 것이 지극히 마땅한 일인데도, '애그리게이션'을 제도화하면 불공정 통상 문제에 걸려드니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참 이상한 논리도 다 있다. 무엇이 불공정하단 말인가.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애그리게이션'을 임의로 자유의사에 맡기는데 외자 제약사들에게만 불공정하게 의무화시킨다는 말인가. 외자 제약사들의 본국에서 하지 않는 것을 우리가 제도적으로 시행했을 때는 모두 불공정 통상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인가. 그리고, 선진 외국에서 '애그리게이션'이 제도화되면 그 때 가서 우리도 고려해 보겠다고 한다. 기가 찬다. 그들 선진국의 눈치나 살피겠다는 건가. 시비를 걸어오면 그에 대응해서 이러저러한 것 아니냐고 당당하게 되받으면서 설득할 생각은 왜 안 하는 것일까. 국가적 자존심도 없단 말인가. 선진 외국의 문제 제기가 두려워 '애그리게이션 제도화' 하나도 우리 스스로 못하면서, 왜 그럼 어째서, 그들 미국이나 EU가 아직 시행치도 않고 있는 일련번호 제도화를 우리는 그들보다 2~5년씩이나 앞장서서, 지금 시행하는가. 유통업계는 그동안 계속, 제품정보 인식 시스템의 이원화(二元化)로 인해 물류 능률(속도)이 심하게 떨어진다고 아우성을 쳐 왔다. 특히 RFID의 오류 문제가 심각하니 2D바코드로 일원화(一元化)해 줄 것을 줄 곧 건의해 왔는데, 이에 대해 당국은 지금까지 별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 시행일이 턱 밑에 다가 온 지난 3월23일에서야 비로소 당국자가 정책 토론회 공개석상에서 "RFID의 불편한 점을 알고 있으며 이를 미래부 전문가와 논의해, 계속 가져갈 시스템인지를 판단하겠다(D팜 J기자 2017.03.24.)"고 피력한 것을 뒤집어 보면 그렇지 않은가. 그 이유가 무얼까. 혹시 미래창조과학부와의 협의가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를 우려해서 그랬을까. 아니면, 그런 건의는 별로 중요치 않은 것이라 판단돼서 그런 것일까. 어쨌든 분명한 것은, 정보인식 시스템이 이원화 되어 있고, '애그리게이션'이 임의로 되어 있는 작금의 유통환경 속에서는, 환자의 치유를 제때에 돕기 위한 신속해야 할 의약품 배송 속도가 크게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어떤 제약사는 2D바코드로 또 어떤 제약사는 RFID로 제품정보를 달리 표기하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의약품을 출고할 때마다 제약사들의 표기 방식에 맞춰 정보판독기 등을 그때그때 바꿔가며 가동해야 하고, '애그리게이션'이 안 된 제품들은 20개, 30개 또는 50개들이 대형 박스를 뜯어 그 속에 들어있는 제품들의 유통정보를 하나씩하나씩 따로따로 스캔(scan)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번 내보내는 물류건수가 8천 건이 넘는다는 서울 모 유통업체는, 배송준비를 끝내는데 현재 3시간 정도면 되지만, 제도가 시행되면 6시간이 족히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은 아침 8시부터 물류작업을 시작해 오전 중에 약국과 병의원에 배달하고 있지만, 7월 이후에는 빨라도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요양기관에 약품 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당국도 함께 심각히 고민하고 걱정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카운트다운(countdown)은 이미 시작됐다.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 제도의 시행일이 4월19일 기점으로 73일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시간이 없다. 이제 설령 당국이 그동안의 부정적 입장을 긍정적으로 바꿔 어떤 노력을 다한다 하더라도, 제도시행 전까지 물류속도 개선을 위한 최대 당면과제인 '제품정보 표기제도의 일원화'와 '애그리게이션의 제도화' 그리고 '재정 지원' 문제 등은 해결이 불가능하게 됐다. 물리적으로 가능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대로라면, 오는 7월부터 '의약품 물류 대혼란'은 불가피하게 됐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최우선 과제는 '의약품 배송대란'을 막는 일이다. 그러려면, '카운트다운'을 멈춰야 한다. 일련번호 실시간 보고 제도의 의무시행 기일(期日)을 늦추는 것 외에 뾰족한 다른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늦추는 기간은, 보건복지 당국이 '제품정보 표기제도의 일원화'와 '애그리게이션의 제도화' 등을 모두 이루어 낼 때까지다. 참고로 당국은, 미국과 EU의 '일련번호 제도 도입 스케줄(schedule)'을 필히 고려했으면 좋겠다. 미국은 2017.11월부터 제약업체를 시작으로, 2018년 재포장업자, 2019년 유통업체로 순차적으로 제도를 도입시켜 2023년에 완료할 계획이고, EU는 2019년 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D팜 J기자 2017.03.23.).2017-04-19 06:14:50데일리팜 -
"훌륭한 제품으로 닫힌 문을 열다"요즘 제약업계 분위기는 어떨까요? 쌍벌제, 리베이트 투아웃제, 김영란법으로 인해 필드에서 제약영업사원(MR)은 현실적인 큰 어려움을 부딪히고 있습니다. 실제 리베이트는 많이 근절되었습니다. 하지만 MR이 병(의)원을 방문했을 때 면담거절이라는 큰 장벽으로 인해 막상 일을 하려고해도 아무것도 할수 없는 상황이 생기고 있습니다. 하루 비거래처를 20군데 방문해서 1~2군데 병(의)원의 원장님 밖에 뵐수없다면 MR의 마음은 어떨까요? 특히 사회초년생인 신입MR에게 찾아오는 좌절감은 더욱 클것입니다. 작년 12월.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경제적 이익 취득 금지관련 절대 유의사항'을 제작해 배포하였습니다. 1. 어떠한 명목으로도 처방 내역을 제약사 등에게 제공해서는 안됩니다. 2. 가능한 제약사 직원들 및 도매상 직원들의 의료기관 출입을 최대한 자제시켜야 합니다. 3. 법에서 허용한 합법적인 사항 이외에는 절대 안됩니다.(1. 견본품 제공, 2.학술대회 지원 등등.) 결국 MR의 병(의)원 출입을 최대한 자제시켜라 라는 유의사항으로 인해 비거래처 면담거절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제품을 갖고 극복하는 MR도 있습니다. 한 MR은 병(의)원에 방문하여 데스크 간호조무사에게 "안녕하세요. xxx제약입니다. 원장님을 뵐수 있을까요?" 돌아오는 대답은 "원장님은 거래 없는 제약사 안 만나주세요." 하지만 이 MR은 이런 면담거절 상황에서도 제품 브로셔에 포스트잇으로 간단한 제품설명을 적고 명함과 함께 간호조무사에게 원장님께 전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하루 지나서 전화 한통이 걸려옵니다. 바로 원장님이었습니다. "놓고간 제품브로셔 잘 읽어보았습니다. 제품에 대해 좀더 알고싶은데 시간되시면 저희 병원에 한번 방문해주실수 있나요?" 결국 이 MR은 자신의 회사에서 개발한 신약을 갖고 굳게 닫혔던 많은 병(의)원의 문을 열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제품설명회를 통해 여러 병(의)원의 많은 문을 열수도 있습니다. 신약이 출시되었을 때 제품설명회를 열어 참석하신 의료인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설명드리고, 이 제품에 관심을 갖는 분들은 향후 재방문을 먼저 요청하실것입니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관심도와 믿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매달 취준생들을 대상으로 제약영업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모임에 참석한 취준생들에게 제약회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할 것은 바로 제품력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봉, 복리후생, 회사의 정책보다 더 중요한것이 바로 제품력. 반드시 제품력을 갖춘 회사를 첫 직장으로 가야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현장에서 MR이 병(의)원의 면담이 어려울 때, 결국 제품력이 얼마나 훌륭하냐에 따라 그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극복할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 수많은 제약회사들 중 제네릭 소위 카피약으로 영업을 하는 회사도 있고, 오리지널, 개량신약을 갖고 영업하는 회사도 있으며,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을 코프로모션해서 영업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과연 실제 필드에서는 어느 제약회사의 MR이 일하기 수월할까요? 아마 많은 의료인들은 오리지널, 개량신약이나 다국적제약사 오리지널을 선호하실것입니다. 물론 카피약으로 수천억의 매출을 올리는 제약회사도 있겠지만 그만큼 영업력과 유대관계로 인한 매출 구조일것입니다. 필자는 작년부터 종합병원 영업을 하면서 5개의 오리지널 제품만을 집중해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의원 영업을 할 때는 120여개의 제품으로 영업을 하였으나, 지금은 5개의 오리지널 제품을 갖고 영업하면서 제품공부, 제품디테일, 제품PT 등 그동안 영업했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준비하고 교수들을 면담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종합병원 영업은 탄탄한 제품이 아니면 진입하기 어렵다는 증거일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제약회사들이 변화할것입니다. 과거 판매촉진비, 영업활동비, 그리고 개인의 영업력에 의존하는 영업이 아닌, 많은 R&D 투자와 그의 결과물인 제품력을 준비해서 MR이 좀더 나은 환경에서 일을 할수 있도록 변할것입니다. 결국 MR로서 당당히 병(의)원에 찾아가 자사의 훌륭한 제품으로 고객의 닫힌 문을 열수 있는 모습. 이것이 진정한 제약영업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2017-04-04 12:14:53데일리팜 -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의 성격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발생하는 사고는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감수해야 할 위험이다. 사고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교통사고를 목격하는 일은 그리 드물지 않다. 필자도 예전에 톨게이트 통과 시(그 때는 하이패스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을 운전했다.) 동전을 미리 준비하며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요금을 내고 있는 앞차를 충격한 적이 있다. 정차된 상태에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던 터라 부상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보험사 직원의 말로는 운전자와 뒷 좌석에 탑승한 2명이 입원을 했다는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어떤 식으로 지급될 보험금의 금액이 결정되는지 전혀 몰랐고 그저 아는 것이라곤 다음 계약 때 보험금이 오르게 될 것이라는 것과 보험금 상승을 줄이기 위해 피해자들의 빠른 쾌유를 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동차보험금 중 의료비용의 지급은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 기준’에 의해서 정해진다. 교통사고로 인한 의료비용을 보험금에서 지급할 것인가, 얼마를 지급할 것인가 등에 대하여 각 보험사가 기준에 따라 이를 심사하여 결정하는 것이다. 2013. 7. 1. 이후부터는 이러한 심사업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담당하기 시작했다. 각 보험사가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대하여 심사를 하니 보험사마다 심사의 내용이 달라 일관성이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전문심사기관의 노하우를 이용하여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이러한 심사업무를 위탁받은 후 기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의료기관에서 심사에 의하여 삭감된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이와 같은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심사한 자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왜 기현상인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건강보험에 대하여 심사를 행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법에 근거한 것으로 법령의 취지 등을 살펴보면 이는 행정권한을 위임받아 행하는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한 통보 또한 당연히 행정처분이 된다. 그렇지만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의해 위탁받은 자동차보험수가에 대한 심사는 행정권한을 위임 또는 위탁받아 행하는 것이 아니며 그 통보 또한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자동차보험수가에 대한 심사업무를 위탁받기 이전부터 “심사”는 보험사에 의해서 이루어지던 것이고, 그 업무의 성격은 전혀 변하지 않은 채 한 기관에 몰아서 이를 수행하도록 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 기관이 공공기관으로 행정처분을 행하는 기관이다 보니 자동차진료수가에 대한 심사 또한 행정처분이 아니냐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법원(서울행정법원 2015. 4. 9. 선고 2014구합17104) 또한 ① 자동차보험진료수가가 보험회사 등이 보험가입자 등을 대신하여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보험금 중 의료기관의 진료에 따른 의료비용으로 그에 대한 지급의부여부 및 지급범위 등은 본질적으로 사법영역에 해당한다는 점 ②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행정권한을 위임 또는 위탁 받았다는 근거규정이 없는 점 ③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결과에 대한 불복방법으로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외 별도의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방법을 규정해두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행한 심사는 별도로 다툴 수 있는 행정처분이 아니라고 판시했다. 그런데 이러한 판결이후에도 여전히 의료기관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에 대하여 다양한 형태의 소송을 제기해오고 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으로는 보험사와 의료기관 모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결과에 구속되는 것이 아니므로 여전히 의료비용 지급과 관련하여 협상하는 것이 가능하다(민사소송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보험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에 의해 결정된 사안이라며 더 이상 협상하려 하지 않는다. 의료기관 입장에서 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심사하기 이전에는 보험사와 자유로이 협상도 가능했고 그에 따라 비용도 지급되었는데 이제는 협상여지도, 비용지급도 막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답답함을 호소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소송으로 비화된 것이 아닌가 싶다. 전문기관의 심사위탁 취지 자체가 그런 협상의 여지를 줄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의료비용을 지급하자는 것이었기에 제도의 시행 초반에 발생하는 당연한 혼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의 문제이기에 공법의 영역으로 문제해결을 모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사법의 영역 내에서 어떠한 해결책이 있을지 국토교통부, 의료기관, 보험회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2017-03-20 06:14:50데일리팜 -
요양기관 직영도매, 무엇이 문제인가의약품유통협회는 지난 2월15일 금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의 요양기관과 그 설립재단 등은, 그들이 편법 또는 불법으로 직영하는 의약품도매상과 그들 요양기관과 특수 관계에 있는 도매상(이하 '직영도매'라 함)과는 일체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약사법 개정을 강력히 추진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한다. 그러면, 유통협회는 왜 그동안 깊이 잠들어 있던 해묵은 주장을 지금 새삼스럽게 일깨워 또다시 쟁점사항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일까. 요양기관 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그 누구보다도 깊이 느끼고 있을 유통협회가 말이다. 요양기관과 그 수하 직영도매들의 갑(甲)질 횡포가,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기는커녕 갈수록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리라. 요 근래, 문제의 발단을 제공한 것은 안연케어(구 제중상사)와 이지메디컴 등이다.(YU신문 Lee기자 2016.8.12., D팜 Choi기자 2016.10.14.참조) 안연케어는 형식적으로는 아이마켓코리아가 51%, 학교법인 연세대학교가 49%의 자본을 소유하고 있어 약사법제47조제4항제1호다목에 위배되지는 않지만, 실제는 세브란스병원이 사실상 지배하는 분식(粉飾) 직영도매여서 안연케어 이외의 다른 도매유통업체들은 그 병원에 직접 납품할 수 없도록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다. 또한 이지메디컴은 서울대학교병원이 비록 5.55% 밖에 투자하지 않았지만 그 병원이 실제로 지배하고 있는 직영도매이기 때문에 그 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려면 반드시 이지메디컴에 입찰정보이용료 명목으로 0.81%의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되어 있다. 통행세를 강제로 징수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2016년 국회의 국감장에서 성토의 대상이 되었을까. 의약품도매유통업계의 평균 매출액당기순이익률이 고작 1% 내외인 점을 감안해 본다면, 0.81%라는 수수료는 도매유통업계에는 그야말로 살인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러니 유통업계가 발끈하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 같다. 거래의 공정성과 경쟁성 확보는 유통의 근본이자 책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직영도매 문제의 역사를 살펴보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심각성이 대두되기 시작된 것은, 자그마치 25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CMC(Catholic Medical Center)의 보나에스, 영남CMC의 오령약품(현 오령), 세브란스병원의 제중상사(현 안연케어), 백병원의 상산약품, 한림대병원의 소화용역(현 소화)과 수인약품, 영남대병원의 천마약품, 경희대병원의 고항재단, 순천향병원의 동하산업 및 고려병원의 삼거실업 등, 직영도매로 추정되는 유통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업계에 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급기야 정부당국(당시 보건사회부)은 약사법 개정을 통해 1991년12월31일부터 의료기관의 개설자가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받을 수 없도록 하는 한편, 당시 의료기관 개설자로서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이미 받은 경우에도 1992년7월1일부터는 도매상 영업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또한, 2001년8월14일부터는 의료기관의 개설자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의 임원 및 직원에 대해서까지도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금지시켰다.(약사법해설 252쪽, 이재현 저, 약사공론 발행) 얼마나 직영도매를 거느린 병원들의 횡포가 심각했으면 당국이 그런 초치를 취했을까? 이 중, 고항재단과 동하산업 및 천마약품 등은 의약품도매상의 영업을 곧바로 철수했다. 또한 삼거실업과 소화용역도 우여곡절 끝에 결국 폐업하거나 의약품도매업을 철수했다. 그러나 다른 업체들은, 그 이후에도 도매상 허가 취득자가 의료기관 개설자와 그 임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리고 법망을 피하는 편법 등을 동원하면서 영업활동을 계속해오자, 이번에는 국회가 나섰다. 정부를 대신해 총대를 멘 것이다. 2011년6월7일, 약사법 관련 조항이 개정 또는 신설됐다. (1) 약사법제46조제3호(개정) : 의료기관의 개설자(의료기관이 법인인 경우에는 그 임원 및 직원) 또는 약국개설자에게는, 의약품도매상의 허가를 하지 아니한다. (2) 약사법제47조제4항제1호와제2호(신설) : 의약품도매상은 8종류의 특수한 관계에 있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직접 또는 다른 의약품도매상을 통하여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제 (제1호). 또한, 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약국개설자는 8가지 항목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특수 관계가 있는 의약품도매상과는 직접 또는 다른 도매상을 통하여 거래해서는 안 된다(제2호). 의약품도매상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8종류의 요양기관은, (가) 의약품 도매상이 개인인 경우, 그의 2촌 이내의 친족(민법제767조에 따른 친족) (나) 의약품 도매상이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의 임원 및 그의 2촌 이내의 친족 (다) 의약품 도매상이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자(해당 법인의 총출연금액·총발행주식·총출자지분의 100분의 50을 초과하여 출연 또는 소유하는 자 및 해당 법인의 임원 구성이나 사업운영 등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 (라) 상기 다목의 특수 관계인이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의 임원 및 해당 법인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자 (마) 상기 다목 및 라목의 특수 관계인이 개인인 경우 그의 2촌 이내의 친족 (바) 의약품 도매상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법인 (사) 이 호의 특수 관계인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법인 (아) 의약품 도매상 및 이 호의 특수 관계인의 사용인(법인의 경우에는 임원을, 개인의 경우에는 상업사용인 및 고용계약에 의한 피용인) 등으로 규정됐다. 같은 맥락으로 상기의 제4항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8가지의 특수 관계에 있는 항목도 앞에서 예시한 사례 못지않게 아주 세밀하다. 이 얼마나 치밀하고 세심한 법률 조항인가. 유례가 없을 듯싶다. 이를 뒤집어 본다면, 정부는 물론 국회까지도 요양기관의 직영도매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의 발로(發露)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직영도매는 유통업계와 국민에게 어떠한 문제와 폐단을 주기에, 정부와 국회가 약사법을 개정 또는 신설하면서까지 그렇게도 집요하게 그들을 퇴출시키려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요양기관들의 앞뒤 안 가리는 마구잡이식 수익 일변도 정책과 현행 보험약가제도(실구입가청구) 등과 무관하지 않다. 첫째,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독점 거래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유발시킨다. 요양기관 중, 특히 종합병원과 대형 문전약국은 지역 상권을 지배한다. 의약품의 수요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대형 수요자인 이들이 직영도매상을 차려 의약품의 공급권까지 함께 거머쥐면 그 시장은 지배자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요양기관들이 직영도매상을 두는 목적이 수익을 최대한 확대시키기 위함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요양기관들은 산하 직영도매와 독점적 거래를 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 약 30여 년간, 직영도매들과 그들을 거느린 요양기관들의 슈퍼 갑질(횡포)을 뼈저리게 경험해 온 MS(Medical Marketing Specialist, 영업전문가)와 MR(Medical Representative, 판촉전문가) 분들이 이에 대한 증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쟁과 창의적인 기업 활동이 촉진되겠는가. 둘째, 국민의 보험약가 부담을 상승시키고 국민건강보험의 재정까지 악화시킨다. 요양기관들은 직영도매를 통해 꿩 먹고 알 먹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나는, 직영도매와 독점거래를 함으로써 도매유통업에서 발생되는 경영수익을 독식(獨食)한다. 또 하나는, 현행 보험약가제도를 역이용(逆利用)하여 약가마진을 최대한 챙긴다. 요양기관들은, 제약사와 다른 도매업체들이 산하 직영도매에 의약품을 공급할 때는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가능한 최저가격으로 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자신의 직영도매로부터 의약품을 구입할 경우에는 상한(上限) 보험약가로 구입함으로써 그 차액인 약가마진을 배불리 취하고 있다. 때문에, 그 요양기관에서 진료 받는 환자(국민)들은 상한가라는 최고가로 약가를 부담할 수밖에 없고, 국민건강보험 재정도 높아진 약가만큼 악화될 수밖에 없게 된다. 만약, 요양기관의 직영도매가 없었다면 다수 도매업체들의 자유로운 공급 경쟁에 의해, 보다 낮은 보험약가로 요양기관이 의약품을 구입했을 터이고 이에 따라 환자들의 약가 부담도 그만큼 낮아졌을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폐단이 있는 요양기관의 직영도매는 하루빨리 척결되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의약품시장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이 촉진되고. 그에 따라 국민(환자)들의 약가부담을 보다 낮추며, 나아가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본질적인 문제가 발생된다. 현행, 직영도매 금지 및 규제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직영도매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도매유통업계 일부에서는 요양기관이 1%라도 지분이 있으면 직영도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요양기관과 특수 관계에 있는 친인척들의 우호지분을 일체 갖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 발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D팜 J기자, 2017.01.24 06:14:53), 설사 도매유통업계가 원하는 대로 약사법이 그렇게 개정된다 하더라도, 기대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특수 관계자들의 지분비율이 법령으로 규제가 되던 안 되던, 요양기관이 직영도매를 운영하는 데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종전의 방식이던, 소유(所有) 개념을 통한 규제라는 발상의 틀 가지고는 안 된다. 1991년, 2001년, 2011년, 10년 간격으로 정부와 국회가 약사법을 강화시켜 왔지만, 별무소득이었다. 소유 지분 49%가 문제니 0%로 하자는 발상 가지고는 직영도매를 막을 수 없다. 그동안 발생돼온 직영도매와 관련된 자료를 분석해 보면, 직영도매가 유통업계에 폐해를 주고 요양기관이 직영도매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모두가 한결같이 '거래 독점'으로부터 비롯됐다. 그런데 거래독점은 소유관계가 전연 없더라도 요양기관과 도매가 합의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공개는 할 수 없지만 지금도 유통업계 내에 그 사례가 엄존하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직영도매를 없애려면 거래독점부터 막을 일이다. 그 누구도 거래 독점을 하지 못하도록 약사법에 대못을 박아야 한다. 약사법시행규칙 제44조제1항제6호 가목에, 그 새로운 방법의 해결 실마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 규정에, 적정한 독점금지 비율을 정해 넣어 약사법 조항으로 승격시키면 된다. 다만, 이 조항은 의약품공급업계(제약 및 도매유통업계)의 마케팅 활동에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2017-03-13 06:14:51데일리팜 -
심사체계 개편 방안의 실효성을 위해기획재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누수 차단을 위하여 진료비 부당청구 방지를 위한 심사체계 개편 방안 연구 결과를 지난해 발표하였다. 연구결과인 심사체계의 문제점과 개편방안에 대하여 관련 당사자 간 이견이 제기되고 있다. 모양새는 정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그리고 공단과 심평원이 의견을 달리하는 상황이다. 기재부와 공단은 개편안에 찬동하는 모양새이고, 복지부와 심평원은 반대하는 모양새이다. 와중에 공단과 심평원은 건강보험 관리의 효율성 보다는 기관(조직) 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건강보험의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진료비 심사의 대상으로서 중요한 당사자인 요양기관은 다연한 규제 대상으로 언급이 없다는 아쉬움도 있다. 주무부처와 당사자들이 방어 보다는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기를 바라면서 제기된 내용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실시간 점검(RTS: Real Time System)의 실효성 연구진은 행위별수가제에서 재정누수 차단을 위하여 RTS의 전면 확대가 최상의 방안이라고 제안하였다고 한다. 행위별수가제를 활용하기 때문에 RTS가 효율적인 방안으로 제시되기도 하지만, 행위별수가제가 RTS의 제한 요건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RTS를 도입하는 의도는 '진료-기록-청구'가 실시간에 동시에 진행되도록 하여 상병의 up-coding 등 청구명세서의 비정상적 보완을 차단하자는 것이다. 더 나아가 부당청구 방지를 위하여 진료와 청구 결과를 환자 측에 실시간으로 통보하자는 것이다. 실현 가능하고 실효성이 있는 것일까? 요양기관에서 입원진료의 경우 '진료-기록-청구'의 동시 시행은 불가능하다. 퇴원 시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제한 사항이 많고 특히 응급퇴원의 경우는 더욱 어렵다. 병원에서 진료비 청구는 차치하고 입원기록의 조기 완성을 위한 노력을 보면 제한점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외래진료의 경우는 가능할 수 있으나, 진료 당일 청구와 그에 따른 조기 심사와 조기 지급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행위별수가제를 활용하는 환경에서 up-coding은 당연한 현상이다. 문제는 의도와 허용의 정도이다. 진료비의 부당 청구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진료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것인지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다. 부당 청구의 방지를 위하여 일방적이고 일률적인 규제만 강화하는 것은 의료인이나 요양기관의 진료 자율성을 훼손함은 물론 또 다른 부정적인 행태를 유발할 수 있다. 실효성 측면에서 RTS의 전면적인 적용은 청구명세서 보완 시점 이동 현상을 유발할 것이다. 입원환자의 퇴원 시점이나 외래환자의 진료시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요양기관은 그에 상응하는 청구 프로그램 등 다양한 보완시스템을 당연히 마련할 것이다. 일부 고의적인 부당청구 방지 효과 외에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한계가 있다. RTS의 개념을 활용하겠다면 진료 사실 확인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즉, 입원이나 외래방문 사실 여부만을 확인하는 방안으로 활용은 가능할 것이다. 보완 방안으로 진료비 청구 프로그램 인증제 도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하여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보완 체계를 탑재한 프로그램을 퇴출시키고 처벌하는 방안이다. 공단과 심평원의 정보 공유·활용 건강보험의 주된 업무는 대상자를 확정하고, 대상자에게 보험료를 부과하고 징수하며, 대상자들이 요양기관에서 제공받은 급여를 심사·평가하고, 급여비를 지급하는 것이다. 이들 업무처리를 위하여 자격, 부과, 징수, 급여이용과 요양기관 등의 정보가 연계·활용되어야 한다. 공단과 심평원의 현행 업무는 보험자의 고유 업무이나, 심사와 평가 업무의 분리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한 방안의 하나이다.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하여 심사와 평가를 포함한 모든 건강보험 업무 처리를 위한 정보가 통합적으로 관리·운영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관련 정보의 생성, 분석, 관리 및 활용 과정에서 기관별로 주인 행세를 하고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은 조직이기일 뿐이다. 공단과 심평원 설립 후 정보 관련 접점은 필자가 재직 중에 제안하였던 건강보험 통계연보 통합 뿐 인 것 같다. 건강보험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 중 하나인 정보공유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어야 한다. 공단과 심평원 그리고 이를 감독하는 보건복지부가 수용 가능하고 실효성있는 대안을 마련하여 실행할 필요가 있다. 대안으로는 건강보험 관련 정보를 생성, 가공, 분석 및 제공하는 제3의 기관으로 건강보험 정보센터의 활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보센터는 건강보험재정으로 운영하며, 현 공단과 심평원의 정보 관련 인적, 물적 자원을 통합하는 것이다. 정보센터는 공단이나 심평원 어느 기관에도 소속되지 않은 제3의 기관으로 공단, 심평원 및 복지부의 건강보험 관련 업무와 정책을 지원하는 것이다. 정보센터에는 정보 관련 업무로 양 기관에서 활용 중인 빅데이타 관련 업무를 수행함은 물론 건강보험 관련 정책 등 연구 업무도 포함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건강보험 공통 업무인 정보 관리와 연구관련 업무를 통합함으로써 업무의 효율성과 일관성 그리고 객관성을 향상시키자는 것이다. 이러한 방안은 급여비의 청구·접수처, 심사 전 자격확인 및 관련 자료의 공동 활용 등 다양한 갈등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현재 거론 중인 개선 방안에 대한 관련 당사자들의 반발을 무마시킴은 물론 효율적인 업무수행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2017-02-27 06:14:49데일리팜
오늘의 TOP 10
- 1국힘, 후반기 국회 이만희 복지위원장 내정…7개 상임위 수락
- 253.55%가 얼마지?…기등재약 약가인하 '기준 시점' 초관심
- 3멀어진 K-신약 명예회복…커지는 인보사 임상 발표 의문점
- 4노바티스, 한국에 1400억원 투자…방사성치료제 공장 건립
- 5"약국은 처방전만 받는 곳이 아닙니다"…'약국 덕후'의 실험
- 6현대약품, 맞교환 주식 평가손실 75억 추산…자사주의 역설
- 7제약 MR 교육도 AI 시대…20년 교육 노하우 담은 해법
- 8TG-C가 남긴 과제…바이오솔루션 카티라이프 미국 3상 시험대
- 9신풍 파세타주 등 28개 주사제 동등성 확보…재평가 통과
- 10홍승권 심평원장 "신속등재 차질 없이...약가제도 안정 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