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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환수협상이 타당한 정책인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보건당국이 제약사들과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스트렙토제제)의 환수협상 계약을 맺었다. 스트렙토제제는 현재 식약처의 지시로 임상재평가를 진행 중인데 환수 협상을 합의한 제품에 한해 1년 간 급여를 유지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제약사들은 스트렙토제제의 임상재평가가 실패하면 1년 간 처방실적의 22.5%를 건보공단에 반환하기로 약속했다. 보건당국이 건강보험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 심의 결과 스트렙토제제에 대해 급여적정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임상재평가가 진행 중인 사정을 고려해 조건부 급여가 적용됐다. 스트렙토제제는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환수협상 의약품으로 기록된다. 2020년 12월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콜린제제를 보유한 업체들과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처방액을 반환하라‘는 내용의 요양 급여계약 협상을 하도록 명령하면서 ‘환수협상‘이라는 정책이 등장했다. 콜린제제의 효능에 의구심이 제기되자 식약처가 효능 검증을 위한 임상재평가에 착수했고 여기에 보건당국은 돌연 환수협상이라는 안전장치도 내걸었다. 제약사들은 환수협상 명령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도 결국 보건당국과 환수협상에 합의했다. 제약사들은 콜린제제의 재평가 임상 실패로 최종적으로 적응증이 삭제되면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 계획서를 승인 받은 날부터 적응증 삭제일까지 처방액의 20%를 건보공단에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환수협상의 부당성을 따지면서도 협상이 결렬되면 급여 삭제로 인한 시장 퇴출이 걱정돼 울며 겨자먹기로 합의를 했다. 제약사들은 환수협상에 대해 이상한 정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식약처의 정식 허가를 받고 판매한 제품인데, 재평가를 위한 임상시험이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존의 판매를 부당 수익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임상재평가는 판매 중인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최신 과학기술을 기준으로 점검하기 위해 진행하는 절차다. 임상재평가를 진행하는 기간에도 식약처의 허가가 유지되기 때문에 임상재평가 결과와 무관하게 판매는 적법하다. 보건당국의 환수협상 명분대로 라면 그동안 임상재평가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수많은 의약품은 종전의 수익도 부당이익으로 간주돼야 한다. 제약사들이 임상재평가 실패로 환수협상에 따라 기존 판매액을 되돌려주면 환자들에게도 약값을 반환하는 것이 타당하다. 기존에 해당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은 효과가 없는 문제의 약을 복용했다는 얘기가 된다. 오히려 정부가 문제의 약을 환자가 복용하도록 방치했다는 비난도 받아야 한다. 임상재평가 약물의 환수협상은 식약처 허가를 부정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보건당국은 내달부터 아세트아미노펜650mg의 보험상한가를 최대 77% 인상한다. 특정 성분 의약품의 보험약가를 일괄적으로 인상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정책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장기화하자 내린 대책이다. 제약사들이 원가구조가 열악해 생산 증대에 난색을 보이자 일괄 인상을 결정했다. 건강보험 재정 부담 가중이 걱정되지만 필수 의약품의 원활한 공급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이례적인 정책적 판단을 내렸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약가 인상은 정부의 유연한 정책 판단의 결과로 박수 받을 만 하다. 스트렙토제제의 경우 임상재평가 완료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스트렙토제제의 임상재평가 자료 제출 기한은 '호흡기 질환에 수반하는 담객출 곤란'은 내년 5월, '발목 수술 또는 발목의 외상에 의한 급성 염증성 부종의 완화'는 내년 8월이다. 급여재평가 결론을 내렸는데 임상재평가가 진행 중이어서 급여 삭제 결론을 내리기 어정쩡하면 급여재평가 결론 도출 시기를 1년 늦추면 된다. 적잖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환수협상을 강행하는 명분을 찾을 수 없다. 아세트아미노펜 약가인상과 같이 유연한 정책을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환수협상과 같은 이상한 제도는 왜 상식적이고 유연하게 펼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2022-11-26 06:17:03천승현 -
[데스크시선] AAP 매점매석 단속이 아쉬운 이유[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감기약의 보험상한가 인상 조정이 현실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정부가 도매상과 약국가의 매점매속 단속을 예고했다. 통상 약가조정은 인하가 대부분이지만 특별한 상황에선 가격을 올려 조정을 한다. 이번 AAP 약가조정 또한 코로나19 재유행과 독감 동시 창궐에 따른 품절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한 인상 조치다. 가격 인하가 주류인 조정 정책에서 인상을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미리 대규모로 구매해 약가가 오를 시점까지 시장에 내놓지 않거나 소매 단계에서 팔지 않는 매점매석 행위다. 정부는 도매상과 약국이 이런 방법으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미리 차단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시각은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당국은 복지위 소속 의원들의 질의에 감기약 품절이 비단 물량이 적어서가 아닌, 일부 유통과정에서 팔지 않아 흐름이 막힌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같은 이상한 유통 흐름은 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 데이터와 청구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거나 교차 점검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온 진단일 것이다. 그러나 12월 1일자를 목표로 한 약가인상까지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품절 현상은 아직도 전국 각지에서 고르게 발생하고 있다. 제품을 제대로 구하기도 힘든데 매점매석 단속을 강화한다고 으름장부터 놓는 것이 업체와 약국가 입장에선 황당하게 비춰질 뿐이다. 정보센터에선 실시간 공급내역보고로 출하량과 주문처인 개별 요양기관 정보를 분석할 수 있고, 해당 요양기관 청구량을 통해 소매 판매량을 가늠할 수 있다. 즉 도매상이나 약국들이 과도하게 구매해 놓고 팔지 않는 수법으로 판매량을 조정하는 등 이상 행위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전산 기술과 노하우는 오래 전부터 갖춰 놓은 것이다. 약국가 청구불일치 적발 기술 또한 여기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와 당국은 징역이나 벌금, 업무정지 처분을 내세우며 업계와 약국가에 으름장 같은 단속강화 정책을 내세우기 전에, 이미 보유한 기술을 이용해 유통 병목을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먼저여야 하지 않을까. 그간 당국이 진단해 온 '과도한' '이상 유통 흐름'에 대한 기준을 데이터 교차분석으로 명확히 세우고 이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매점매석 예측을 향상시키는 방법, 문제 시 외부 정보 공개를 하는 방법, DUR 시스템 팝업이나 알리미 서비스 등 기존에 만들어 놓은 교정 또는 계도 시스템으로 경고하는 방법,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악성 업체·기관을 특별 관리하는 방법 등 강도 높은 경고책을 검토해볼 시간은 충분했다. 특히 품절약 대란이 비단 AAP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약제에 걸쳐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약가인상이 현실화 돼 사실상 카운트다운을 앞둔 시점에 이르러서야 '적발되면 고발조치에 행정처분' 한다는 정부의 '해결책'을 살펴보면,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그 잠재적 원인은 현장 종사자에게 있다는 인식이 전반에 팽배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품절약과 약가 변동은 약국과 유통업계에 가장 큰 골칫거리다. 비단 AAP 유통 단속 뿐만 아니라 신속한 환자 투약을 도모하고, 현장 행정대란을 방지하고 투명한 유통과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현장 자정을 촉진하기 위해서라도 더 큰 시각과 노련함이 필요하다.2022-11-18 18:48:02김정주 -
[데스크시선] 인구절벽과 백년대계 약가정책[데일리팜=노병철 기자] 국내 약가시스템이 방향타를 잃고, 또다시 출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건당국이 현행 약가 참조국 A7(미국·영국·독일·스위스·이탈리아·프랑스·일본) 외 캐나다·호주 편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체·양상은 베일에 감춰져 있다. 추정컨대 당장 국내외 혁신신약 등재와 결부시키기보다는 약가 재평가 시 제외국 최저약가 확인 등에 참조할 공산이 크다. 캐나다·호주를 약가 참조국으로 포함할 경우 우려되는 부분은 턱없이 싼 약제가 많아 비교약제로 선택될 경우 원가 이하의 보험등재가 산출로, 출시 불가 사태 속출은 물론 기업의 영속성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 보건당국의 캐나다·호주 약가 참조국 편입 목적은 결국 또다시 제네릭 약가인하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국감에서도 오리지널 대비 제네릭 약가 53.55% 산정 구조가 도마에 올랐다. 당시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간 제네릭 처방 금액은 9조원 정도이며, 20% 삭감했을 경우 1.5조~2조원 정도의 국민건강보험 재정절감 효과를 가져온다는 억측에 가까운 주장이다. 또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가 OECD 국가 중 4위에 랭크돼 다소 높은 약가구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는 국민실질소득 및 건강보험체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지 않은 단순 환율 비교에 따른 명목 약가일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캐나다·호주를 약가 참조국에 편입시키겠다는 정책 발상의 또다른 허점은 이들 국가가 신약개발 선도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美 FDA 기준, 최근 5년 간 신약개발 건수는 미국 66개, 유럽 25개, 일본 6개 등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캐나다와 호주 역시 FDA의 신약허가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신약에 대한 우리나라의 약가산정 트랙은 제외국 약가 비교평가, 경제성평가, 대체약제가중평균가, 경제성평가면제 등 5가지로 대별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대체가능 비교약제는 약가인하를 위한 우려먹기 좋은 단골 테마다. 1/5 토막 약가가 즐비한 호주 약가를 참조할 경우 그 폐해와 심각성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 재정 건실화를 위한 합리적 방향성과 건전한 고민은 충분히 공감하고 지지를 보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1년~2030년 10년 간 건강보험 수입·지출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7.2%·8.1%로 수지 역전 구조에 진입했다. 지난해 수입액은 80조9000억원이며, 증가율을 반영한 2030년도 예산은 150조6000억원에 달한다. 2021·2030년 지출액은 81조7000억원·164조1000억원이다. 이를 토대로 알 수 있듯이 건강보험 재정적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8000억원을 기록, 2029·2030년은 각각 11조9000억·13조5000억원 마이너스 수지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국민건강보험 재정악화는 '저출산 고령화'라는 국가 차원의 위기관리 실패에 있지 결코 국민과 제약바이오산업의 구조적 문제에 그 원인을 두고 있지 않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년 간 보건당국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방향성은 육성·발전보다는 규제·침익적 행정에 무게중심이 맞춰져 있어 보인다. 지난 2000년대 기등재목록정비사업을 기점으로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여파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68%에 달한 제네릭 약가는 14.45% 인하된 53.55%로 떨어졌다. 2019년 '자체 생동·DMF 등록' 요건 충족에 따른 약가 연동제 여파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수익성은 향후 5~20% 감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제네릭 약가 가산제 폐지에 방점이 맞춰졌던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개정도 토종제약기업에 많은 피해를 가져 왔다. 지난 2012년 일괄약가인하제도 시행과 함께 도입된 이 제도는 급격하게 약가가 인하되는 것에 대한 완충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 노력에 따른 가치 반영을 목적으로 탄생됐다. 더불어 이 제도는 R&D 투자·제제 연구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국산 신약 개발을 유도해 온 순기능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제도 자체가 사실상 폐지 수순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정부의 포지티브정책만 믿고 그 길을 걸어 온 기업 입장에서는 좌절과 실망감만 남게 됐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의 30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7.59%다. 이를 10년 단위로 나눠서 살펴보면 1988~1997년 13.7%, 1998~2007년 5.45%, 2008~2017년 4.25%로 집계된다. 저성장 시점의 이벤트로는 1998년 IMF -4.1%, 2000년 의약분업 -5.9%, 2012년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일괄약가인하) -2.5% 등으로 대별된다. 여기서 생산량에 주목해보면, 1994년 GMP 의무화 제도 도입 전에 비해 이후는 2.3배 증가하고, GMP생산시설을 선제적으로 투자한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해 7.41배 증가한 점도 특이점이다. 이를 유추해 보면 결국 제약바이오산업은 발전적 육성 기조에 따라 명운을 달리함을 알 수 있다. 제네릭 난립, 품질 향상, 리베이트 척결, 건보재정 건전화. 보건당국이 줄기차게 주장하는 제네릭 약가인하 4대 당위성이다. 제네릭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산업 100년사의 중심으로 30조 생산실적 중 당당히 점유율 30%를 차지하며, 국민보건 향상에 일익을 담당한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그 지위와 역할에 비해 박해에 가까운 대우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제네릭을 기반한 제제연구 시스템 향상이 있었기에 제약주권 확립을 통한 K-바이오의 목소리를 세계시장에서 당당하게 외칠 수 있었다. 원료의약품·개량신약·혁신신약 신흥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인도의 자생력 근간이 제네릭에 있었음을 잊어선 안 될 대목이다. 국민건강보험 고갈 문제는 인구학적 접근, 즉 저출산 고령화에 원인을 두고 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5, 서울시 합계출산율을 0.64 수준으로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이미 멸절의 위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구절벽 현상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2010년 노동인구가 2600만명, 2018년에는 사상 최고치인 2800만명을 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정점 이후 당장 올해부터는 35만명 정도가 생산가능 인구에서 빠져 나간다. 불과 7년 후인 2030년에는 충청남도 인구규모(233만명) 그리고 2032년에는 부산광역시 인구 수준인 333만명이 생산가능 노동시장에서 자취를 감춘다. 2050년 대한민국 인구구조는 역피라미드 구조로 완전히 전환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때가 되면 국민건강보험이든 국민연금 할 것 없이 수급혜택·운용·존립 자체의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국민건강보험의 전신인 전국민의료보험제도는 1977년 직장의료보험 이후 1988·1989년 농어촌·도시자영업 의료보험 확대 적용까지 12년에 걸쳐 완성된 사회보장제도이자 사회안전망이다. 탄생 당시인 1970년대 인구성장률은 2.18, 1990년대는 0.99로 2010년 0.5 보다 2배~4배 높았지만 2030년이 되면 -0.1, 2050년 -0.8, 2070년 -1.24로 국가소멸 단계에 진입한다. 합계출산율 1.3명 이하를 나타내는 초저출산율은 이미 2002년부터 시작됐다. 인구절벽 원인으로 지적 받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지금 당장 체감하지 못한다고 해서 방관할 사안이 아니다. 정부·기업·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뼈를 깎는 마음으로 사회적 합일을 이룬 국민건강보험 정책을 탄생시키지 못하면 공멸이다. 지표로 볼 때 10·20년을 넘어 100년 뒤 대한민국의 미래는 정해져 있다.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 등 거점지역 도시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제약바이오산업 전문지식·정보·이해도가 부족한 일부 국회의원의 '제네릭 약가 20% 삭감 논리'에 보건복지부가 우왕좌왕해선 안된다. 눈앞의 이익이 아닌 국가·국민·기업 모두를 살리는 백년대계 보험·약가정책에 온 힘을 기울일 때다.2022-11-17 06:00: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22년째 그대로인 약국의 5개 행위[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약국 수는 늘고 있는데 반해 환자 수는 줄었다. 그러나 약국이 청구한 금액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공동 발간한 2021년 건강보험통계 연보에 따르면 2021년 약국 수는 2만3773곳으로 10년 전인 2011년 2만1079곳 대비 2694곳이 늘어 12.7%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조제 청구건수는 4억2349만건으로 전년 4억3943만건에 비해 3.6%나 감소했다. 청구건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2019년 5억1671만건과 비교하면 18%(9322만건)나 줄었다. 그러나 약값과 조제료를 포함한 약제비는 18조8550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약제비 중 조제수가 비중을 보면 2020년 22.2%에서 2021년 21.6%로 줄었다. 약제비 중 78.4%가 마진이 없는 약값이라는 이야기다. 청구건수 감소는 코로나라는 대형변수가 원인이긴 하지만 약국 증가 수, 약제비 상승 폭과 비교하면 약국경영 지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고령인구 증가와 만성질환 증가로 투약 일수, 즉 장기 처방이 늘어나고 있고, 고가약 처방이 늘어난 게 청구건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약제비가 상승한 원인이다. 결국 5개 행위, 약국관리료, 조제기본료, 복약지도료, 조제료, 의약품 관리료에 국한돼 있는 약국 행위에 대한 보상체계를 늘려야 할 시점이 됐다. 가루약 조제수가가 반영되지 않아 약국 현장에서는 엄청난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노동력이 더 투입되는데 같은 수가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여기에 91일 이상 장기 처방전 조제수가 개선도 필요하다. 91일 이상 장기 처방 비율을 보면 2012년 0.8%였지만 2021년 기준 2.6%로 늘었다. 10년 새 무려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91일 치를 조제하나 180일 치를 조제하나 같은 수가를 준다는 것은 누가 봐도 불합리하다. 아울러 DUR 수가, 포괄적 약력관리, 복약 순응도 모니터링 상담제, 다학제 만성질환 관리사업, 취약층 방문 약료 서비스 등 신상대가치 항목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약국 수가 인상 1등이라는 수치만으로는 타 요양기관에 지급되는 건보 재정을 따라잡을 수 없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부터 문재인케어까지 비급여의 급여화는 지속해서 이뤄져 왔다. 결국 급여화를 통해 의료기관에 투입되는 건보재정이 늘어나다 보니 병원과 의원에 대한 수가인상 여력이 자연 소멸하는 셈이다. 약국의 행위 유형이 단순하다 보니,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들어갈 여지가 없다. 결국 새로운 행위를 늘려야 한다. 급여 항목을 늘리지 않으면, 조제건수는 주는데 약국 수와 약제비만 늘어나는 기현상을 해소하기 힘들다. 새로운 상대가치 항목을 개발, 적정 보상을 받는 기전을 확보하는 게 약국이 살 길이다.2022-11-13 20:22:15강신국 -
[데스크시선] 톡신 간접수출 합법성과 행정 착오[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제제 간접수출 불법성에 대한 1심 법원·대법원의 입장과 해석은 뭘까. 현재 이와 관련해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는 지난해 11월 식약처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서 쟁송을 벌이고 있고, 이달 초 허가취소 등 행정처분을 고지 받은 제테마·한국비엠아이·한국비엔씨 역시 동일한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현재 심리 중인 사안에 대해 관할 법원은 중립·객관성 유지를 위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어 1심 판결을 속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 동일사안으로 진행된 수사 방향성과 법원의 판례를 놓고 이번 사안을 대입·재해석해 보면 해당 제약사의 결백·무고가 확실시 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한결 같은 주장이다. 우선 이와 관련한 판례를 살피기 전, 식약처가 말하는 간접수출 범위·기준을 보면 의약품의 수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약사가 수출을 목적으로 한 의약품을 국내 소재 무역업체에 수여하면 수출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제약사가 의약품을 수출할 경우 무역업체에는 수수료만 지급하고, 전체 대금결제는 수입국 업체와 진행해야 합법이라는 의미다. 약사법 제47조제1항제1호는 '의약품공급자는 약사법령상 의약품도매상 이외에는 의약품을 판매(수여 포함)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만약 계약서 등을 통해 제약사가 무역업체에 수출 의약품의 가격과 대행수수료를 모두 받고 판매했다면,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는 자에게 의약품을 판매한 행위로 위법이라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다.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제테마·한국비엠아이·한국비엔씨 톡신 사태의 포인트는 약사법 제47조 판매와 관련된 조항을 수출에 결부시켜 위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느냐 인데, 과거 동일사안과 관련한 법원의 선고는 '그렇지 않다' '명백한 합법' 등으로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특히 개정 약사법에서는 수출에 관한 사항은 이미 대외무역법으로 이관한 바, 제조사는 수출업체에 공급한 의약품은 당연히 수출 목적에 기반을 둔 수출행위 그 자체로 봄이 타당하다. 더욱이 제조사·수출업체 간 교부된 외화획득용원료, 기재구매확인서, 영세율 세금 계산서 등의 확증적 보존자료가 있다면 내수판매 목적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하다. 무역업체의 전량 수출 사실이 확인될 경우라면 기소 자체가 무고에 해당된다. 이렇듯 절차적 요건을 갖춘 의약품 간접수출의 합법성 선고 사례는 2017년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판결문의 주요 골자는 공소사실 기재 의약품을 양수한 수출업체는 그 중 일부를 중국에 수출했고, 나머지는 수사 당시 보관하고 있었던 사실을 충분히 인정했다. 법원은 위와 같은 취득경위와 취득 이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국내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공소사실 기재 의약품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확정했다. 다시 말해 법원은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을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거해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에 대해서는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무죄판결을 내렸다. 대법원도 약사법상 판매와 수출의 개념을 엄격히 구분하면서, 수출은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바리돈에프엑스 의약품 수출과 관련한 대법원 판례에서 구 약사법(2000. 1. 12. 법률 제6153호로 개정 전) 제35조 제1항 소정의 판매는 국내에서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의약품을 유상으로 양도하는 행위를 말하고, 제3자인 무역업자 등을 통해 수여가 아닌 전량 수출 루트로 의약품을 다른 나라로 판매하는 행위는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명시(2001도2479 판결)한 바 있다. 또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권익제한과 의무가 부과되는 침익적 행정처분은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해석 되거나 유추해석을 해서는 안된다고 판시, 이는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이다. 이번 톡신 사태의 출발점은 A톡신기업의 역가 조작 의혹·해당 기업과 무역업체 간 제품 수주와 관련된 금전소송 난타전 과정 중 익명의 무역도매상의 무고에 가까운 고발에 의해 확전된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보건당국의 조사 초점은 수출용 톡신의 국내 판매 사실 확인에 있었지만 현재까지 확증된 증거는 없다. 무역업체가 일부 제품을 내수로 유통했다고 하더라도 해당 업체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합당한 죄를 물으면 그만이다.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의 당해 사건 수사 후 식약처의 즉각적인 행정처분 역시 납득키 어렵다. 만약 중조단이 맡은 이번 사건이 컨트롤타워인 서울서부지검 이관 후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날 경우, 그동안 발생한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는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2022-11-07 06:00: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대기업의 잔혹사와 긍정적인 변신[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국내 제약업계에서 대기업들의 연이은 통 큰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미국 바이오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5억6600만달러에 인수했다. 아베오는 지난 2021년 신장암치료 신약 포티브다의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LG화학은 단숨에 FDA 승인 신약을 확보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75.8%를 2677억원에 인수했다. 바타비아는 유전자치료제를 위탁개발 생산하는 기업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5월 미국 뉴욕 동부에 위치한 BMS 공장을 1억6000만달러에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산업에 뛰어들었다. 롯데는 BMS와 2억2000만 달러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도 체결했다. 모두 전통제약사나 바이오벤처가 감당하기 힘든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한번에 단행하는 모습이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지난 2011년 출범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연이어 가동하면서 CDMO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분기 매출 8730억원과 영업이익 3247억원을 기록했는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역사상 모두 신기록이다. SK그룹에서는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SK팜테코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미 자체 개발한 2개의 신약이 글로벌 무대를 두드리고 있다. SK팜테코는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아일랜드, 미국 앰팩 등 의약품 생산기지를 통합 운영하는 법인인데 지난해 매출 7750억원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의 상업화에 성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한때 대기업들이 의약품 산업에서 번번이 고개를 숙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한화는 지난 1996년 의약사업부를 신설하고 2004년 에이치팜을 흡수 합병하면서 드림파마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6년에는 한국메디텍제약을 인수했다. 지난 2014년 드림파마의 지분을 100% 보유한 한화케미칼이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드림파마를 미국 제약사 알보젠에 매각했다. 지난 2013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태평양제약의 의약품 사업을 한독에 매각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백기를 들었다. 태평양제약은 지난 1982년 태평양화학 의약품사업부에서 분사했다. 지난 2012년 모 그룹으로 다시 편입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철수했다. 최근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CJ와 롯데도 의약품 사업에서 철수한 경험이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8년 자회사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매각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손을 뗐다. 롯데는 2002년 아이와이피엔에프를 인수해 롯데제약을 출범시키며 의약품 시장에 진입했다. 롯데제약은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다 2011년 롯데제과에 흡수 합병됐다. 최근 대기업의 제약바이오산업 대규모 투자가 아쉬운 점도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로 확보한 제조시설을 가동하면서 위탁 생산 사업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기업들이 생산을 의뢰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숙원인 '글로벌 신약 배출'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LG화학이 거액을 들여 인수한 FDA 신약도 글로벌 성공에 근접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맡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위탁개발생산으로 축적된 노하우가 신약개발 역량으로 이어질수도 있다. 풍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 사례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글로벌제약사와 비교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100년이 넘는 역사에도 전 세계 제약사 중 매출 50위권 이내 기업을 한 곳도 배출하지 못했다. 유수의 전통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 노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한 신약을 단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 과거 대기업들의 의약품 사업 실패는 내수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와 경쟁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불법 리베이트로 구설수에 오른 대기업 계열 제약사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외 시장 공략을 목표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광폭 투자를 단행한다는 점이 다르다. 대기업들의 투자가 어떤 성과를 낼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2022-11-01 06:16:02천승현 -
[데스크시선] 고덱스 급여재평가와 앵커링 효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2022년도 심평원 급여적정성 재평가 사업이 마무리됐다. 올해 재평가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를 꼽으라면 단연 셀트리온제약 고덱스캡슐을 들 수 있다. 재평가 목록에 이름을 올린 이 약물은 지난 7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로부터 급여적정성 불인정 심사결과를 받았다. 이후 셀트리온제약은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지난달 극적으로 주성분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받으며 기사회생됐다. 자칫 보험급여 삭제라는 일대 파란과 충격은 막았지만 12%(356원→312원) 수준의 약가 삭감은 감내해야 할 몫으로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향후 3년 간 계획된 급여적정성 재평가 사업은 ▲청구금액의 0.1%인 200억원 이상 ▲A8국가 중 1개국 이하의 급여 성분 ▲정책·사회적 요구·유용성 미흡 지적 약제 등이 기본 선정기준이다. 즉 이번 재평가는 제외국의 임상적 유용성·의약품 가격 등을 국내 출시 약물과 비교해 합리적 약가를 도출하겠다는 보건당국의 의지 표출이 담겨 있다. 아울러 비교약물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를 받고 있는 제품에 대한 급여삭제·삭감으로 건보재정 건전성 확보에 그 핵심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재평가의 당위성·합목적성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런데 실행 과정에서의 세부 방향성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일명 '앵커링 효과(정박효과·닻 내림 효과)' 노림수가 그것이다. 행동경제학의 대표적 용어인 앵거링 효과는 닻을 내린 배가 많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최초에 제시된 숫자가 기준점 역할로 작용해 합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고 이후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최초 판매가를 높거나 낮게 책정했다 차후 그 사이의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타협점과 이익을 추구하는 고도의 마케팅전략이다. 고덱스가 재평가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1차 심의에서 급여적정성 불인정 판정을 받음으로써 해당 제약사는 급여삭제라는 절체절명의 기준점을 제시받았다. 선례로 볼 때, 임상적 유용·효과성을 증명할 객관적 데이터를 제시하더라도 이를 뒤집는 일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의신청 기간 중 심평원과 셀트리온제약의 협의 내용은 알 길이 없으나 어찌됐건 삭제가 아닌 312원이라는 약가를 수용함으로써 500억대 블록버스터 의약품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100억대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공격적 마케팅으로 극복 가능한 수치이기도 하다. '매출 200억 이상'이라는 약제 선정 기준도 다소 애매하다. 건보재정 절감이라는 대전제로 볼 때, 10억, 50억, 100억, 200억, 300억, 500억 등 저관여 또는 초블록버스터 제품군에 대한 합리적 가이드라인 설정 부재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BBD 외 6가지 성분이 추가된 복합제 고덱스 약가는 356원, 마늘유가 추가된 파마킹제약 2제복합제 펜넬캡슐은 312원, 단일제 닛셀정은 144원에 등재돼 있다. 단일제 닛셀(2억7000만원)은 23개 정도의 제품이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40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고덱스·펜넬의 2021년 매출은 538억·59억원이다. BDD 단일·복합제 닛셀·펜넬은 지속적으로 ALT가 상승되어 있는 만성간염에 효능효과를 나타내고, 고덱스 적응증은 트란스아미나제(SGPT)가 상승된 간질환이다. 광의적 치료범위로 볼 때 유사 약물군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닛셀(BDD 25mg)의 허가연도는 1990년, 펜넬(BDD25mg·마늘유50mg)은 1995년으로 BDD 1세대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고덱스는 2000년에 시장에 진입한 2세대 약물이다. 건보재정 절감과 유용성 입증에 방점이 있었다면 1·2세대 약물에 차별성을 부여·분리해 급여 재평가를 진행한 이유가 궁금한 대목이다. 'BDD 단일·2제복합제 효과 인정에 따른 보험등재와 급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복합제 고덱스만의 급여 삭감' '제네릭이 진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약제를 재평가 대상에 올린 것' 등도 이번 재평가의 불합리성으로 지적된다. 고덱스 사례에서 드러난 이번 재평가의 맹점은 업계와의 공감대 부조화에 따른 세부 운영지침 혼선으로 압축된다. 이분법적 삭제·삭감이 아닌 처분 유예·조건부 급여·선별 급여 등 평가 결과에 대한 다양화도 차기 연도 재평가의 새로운 운영항목으로 도입, 보다 완성도 높은 정책을 펼치길 기대해 본다.2022-10-26 06:00:00노병철 -
[데스크 시선] 잘 나가던 비대면 진료 플랫폼 위기론[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전북 A의원이 지난 1년간 닥터나우를 통해 여드름약 처방을 홍보해 3억원을 부당 청구했다. 전국 여드름약 처방의 97%를 해당 의원 한 곳이 다 했다. 닥터나우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때 복지부는 법적 대응을 시사하다 가이드라인만 만들고 끝냈다. 복지부는 도대체 뭐 하고 있나." 이는 지난 6일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말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이라는 순풍을 타고, 윤석열 정부의 비대면 진료 제도화 추진이라는 기대감에 승승장구하던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이 자기의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혼란기에, 의료법과 약사법을 넘나드는 교묘한 마케팅으로 무차별적 외연 확장에 나선 플랫폼들은 결국 비대면 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계륵이 돼 버리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전 운영했던 인수위원회 청년소통TF는 닥터나우 본사를 방문해 비대면 진료 혁신 스타트업이라고 업체를 추켜세웠다. 이 자리에서 인수위측 관계자는 "규제 때문에 청년 일자리가 감소하면 안 된다"며 "법 개정 전 감염병 위기 경보가 조정될 경우 유예기간을 두거나 정부와 소통창구를 만드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인수위도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일자리가 창출되는 유망한 청년 스타트업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 이면에 숨겨진 문제점은 보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의약단체는 물론 국회에서도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정부나 국회도 비대면 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플랫폼들에 대한 규제장치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플랫품들은 코로나라는 사회적 상황과 규제 완화를 목표로 하는 윤석열 정부 집권 등 가장 완벽했던 비대면 진료 제도화의 시간을 스스로 걷어찬 꼴이 돼 버렸다. 황희 카카오헬스대표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황 대표는 지난 6월 '한국의 규제 혁신, 어디로 가야 하나' 토론회에서 "의료 속성 상 비대면 진료는 비니지스화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의료행위는 생사가 달린 문제라 규제 강도가 센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스타트업이 많이 뛰어들었는데 예상했든 예상하지 않았든 부작용이 나왔다"며 "업계나 의료기관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카카오를 포함해서 큰 플랫폼 기업들은 비대면 진료에 관해서 뛰어들기 어려운 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의료계 스탠스, 관계의 문제 등을 고려하면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즉 진료수가는 의료기관이, 조제수가는 약국이 가져가기 때문에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환자에게 별도 비용을 청구하거나 아니면 의료기관과 약국에서 수수료를 받아야 생존할 수 있는 구조다. 플랫폼들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딱히 수익 구조를 만들기 어려운데, 투자는 받아야 하고 이용자 수를 늘려야 했다. 여기서 탈법과 합법의 교묘한 줄타기를 시작한 것이다. 플랫폼들은 규제 완화의 최첨병을 자임하는 국무조정실장의 최근 국감 발언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정무위 국감에서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비즈니스가 먼저 치고 나가면서 의료 공급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일부 우려되는 부분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주무 부처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비대면 진료 규제 완화를 외치더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플랫폼 업계도 자성과 자정을 통해 지킬 것은 지켜야 하고, 불법에 대해서는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2022-10-23 20:22:00강신국 -
[데스크시선] 제네릭 가격만 때려잡아 접근성 높이기[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정부의 보장성 정책 방향은 큰 틀에서 일관되게 유지돼 왔다. 곳간에 새는 곳을 막고 비효율적으로 작동되는 곳을 막아 재정을 절감하고 여기서 충당한 재원으로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게 그것이다. 일종의 '트레이드-오프' 방식이다. 한 때는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 색출을 강화해 부당청구를 막고 그것으로 보장성 향상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대대적으로 세운 적도 있었다. 그러나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은 색출해도 징수로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이것이 재정 충당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그렇다면 약가 쪽은 어떠한가. 제네릭은 이미 계단식 허들로 제한을 뒀고, 가산제도 정비와 기등재약 재평가는 급여 진입이 확정됐거나 이미 등재된 약제들의 고삐를 죄고 있다. 모든 급여 약제는 사후관리 개념인 사용량-약가연동제도(PVA)라는 마지막 허들까지 넘어야 한다. 애초에 저가로 진입하더라도 많이 팔리면 손쉽게 가격이 내려 앉는다. 이렇게 옥죄인 대상 중에선 동일 성분 경쟁약물이 없는 약제까지 포함돼 결국 업체가 저가 압박에 못이겨 공급 중단까지 결정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감기약 수급 불균형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는 고민 없이 PVA 예외 적용이라는 궁여지책으로 일단 땜질 대응이다. 정부는 이 같은 제네릭 규제 정책을 기획할 당시 '트레이드-오프' 즉, 제네릭 약가와 사후관리 허들을 높여 여기서 남은 돈을 고가 신약 등재에 활용해 접근성을 강화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재정이 흔들리고 보장성강화 니즈가 거셀 때마다 나오는 이런 가격 압박 전략은 사실 비교적 손쉽게 재원을 확보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이처럼 약가를 깎는 데는 열의를 보이면서 처방량 관리와 행태 관리에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약제급여적정성평가라는 기전이 있지만 이 또한 적극적 방식이 아닌, 자율 행태 변화를 목표로 한 간접적인 방식일 뿐이다. 대체조제와 성분명처방, 지역처방목록제는 충분히 지속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기반을 갖췄음에도 이익단체들의 눈치만 살피느라 있으나 마나 한 지 오래다. 처방을 관리하지 않은 채 이렇게 약가만 깎아 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분명히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환자의 선택권 확장과 정보 굴절이나 비대칭 해소, 대체조제 활성화와 성분명처방 도입 공론화, 소비자 인식 개선까지 커지는 보장성 니즈를 충족할 재원 확보 다각화 고민을 더는 미뤄선 안 되는 시점이 됐다.2022-10-17 19:06:12김정주 -
[데스크 시선] R&D 성과 홍보와 시행착오 데자뷰[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한 제약사가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연구 결과를 부풀려 발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백혈병치료제로 허가받은 신약을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는데, 주가를 띄우기 위해 연구 결과를 부풀려 발표했다는 의혹이다. 회사 측은 “임상 데이터 조작은 일부 투자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제약바이오기업이 잘못된 정보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가 처음으로 시작됐다. 유죄 여부는 추후 경찰조사나 법정 공방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적잖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R&D 성과 홍보를 통한 의도적인 주가 부양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 시장이 휘청거리면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 부양 노력은 더욱 크게 눈에 띄었다. 2년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하자 코스피지수는 1400선까지 내려앉으며 주식 시장은 공포가 확산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주식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며 종전 수준을 되찾았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는 더욱 극적이었다. 2020년 3월19일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로 구성된 KRX헬스케어지수는 2187.22까지 내려앉았는데 불과 9개월이 지난 12월 7일에는 5685.12까지 치솟았다. 이 기간에 웬만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는 2배 이상 상승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19 R&D 홍보가 유난히 많았다. 수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천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위탁 생산에 사활을 거는 듯한 기업도 눈에 띄었다. 예상치 못한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는 구원투수의 등장은 분명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들은 코로나 R&D 홍보 당시에도 실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았다. R&D 성과는 임상시험에서 검증된 데이터로 보여줘야 하는데도 임상 미팅, 임상시험 계획서 신청, 투약 준비, 임상시료 공급 계약 등 임상 데이터와 무관한 홍보가 크게 눈에 띄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코로나19 R&D 과정을 알리는 보도자료가 쏟아졌다. 물론 그 당시 코로나 R&D 소식에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종식이 가까워진 지금 수많은 국내 기업 중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업체는 2곳에 불과하다. 물론 대다수 기업들은 코로나 의약품 개발 확신을 갖고 험난한 여정에 뛰어들었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적잖은 기업들은 코로나19를 발판삼아 주가를 띄우기 위한 전략에 돌입했을 것이란 의심은 지워지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주식 시장을 뒤흔들 때 제약사들 내부적으로 “우리도 기존에 보유 중인 약으로 뭐라도 만든다고 홍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팽배했다고 한다. 지난 몇 년간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기술수출이나 임상시험 결과를 공시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임상시험에 실패하고도 2차 목표는 충족했다는 궤변으로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려는 시도도 숱하게 등장했다. 올해 들어 주식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자 기업들의 주가 부양 노력은 더욱 많아진 듯하다. 심지어 금융당국은 몇 차례에 걸쳐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공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는 경영상 주요계약 내용을 구체화하되 양식을 통일하고, R&D 실적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비용도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연구개발 조직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권고했고 신약 개발에 투입한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 가능한 기준도 제시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이 R&D 성과를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뻥튀기’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공개하라는 경고다. 그럼에도 아직도 적잖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R&D 성과를 포장해서 주가를 띄우려는 데 급급한 분위기다. 아직도 기술수출 계약을 공개하면서 지급이 보장된 계약금은 공개하지 않고 가능성이 희박한 최대 규모 단계별 기술료로 계약을 포장하기도 한다. 그동안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R&D 성과를 포장한다는 의심을 받으며 불신을 초래했다. 주가를 띄워야 한다는 강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과학의 영역은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 반복되는 시행착오는 불신만 키울 뿐이다.2022-10-07 06:16:12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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