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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프로모션, 진흙탕이 돼 버린 이유연초부터 코프로모션 계약을 두고 업계가 시끌시끌하다. 연관 제약사들의 표정은 다 다르다. 누군가는 억울하고 누군가는 만족스럽다. 또 누군가는 입을 삐죽거린다. 한 품목의 마케팅·영업을 두 회사가 함께 진행하는 코프로모션은 이제 제약업계에서 히트 품목을 만들기 위한 주요 요소가 됐다. 업계 특성상, 2개 요소는 국적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제품력=다국적사', '영업력=국내사'라는 등식이 대부분 성립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다른 사례도 생겼다. 서로 협력해 없는 것을 채워 시너지 효과를 낸다. 좋은 얘기다. 문제는 체결되는 제휴의 이면에 제법 씁쓸한 단면들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어떤 회사가 한 대형품목의 공동 프로모션을 오랜기간 진행해 온 국내사와 이별하고 새로운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품목을 빼앗긴 회사는 심통이 났다. 알게 모르게 업계에는 파트너사를 갈아 치워 '의리(?)'를 져버린 다국적사에 대한 뒷담화가 나돈다. 그런데, 계약의 종료로 매출 타격을 입게 된 회사는 모 업체로부터 또 다른 품목을 가져 오게 됐다. 그것도 경쟁품목이자, 아직 타사와 코프로모션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제품이다. 여기서 또 피해 업체가 발생했고 유감 표명이 이어졌다. 현상의 본질은 저마진으로 귀결된다. 한 제약사가 꽤나 유망한 품목의 영업 파트너사를 물색하기 시작하면 최소 2~4곳의 업체가 몰려든다. 어차피 영업은 조직이 제대로 갖춰진 회사들이 한다. 실력은 비슷하니 결국은 수수료 싸움이 되고 만다. 몇년 간 업계의 수수료 책정 풍토는 도를 넘어 왔다. 일반적인 수수료 퍼센테이지는 30% 초중반 선이다. 이를 훨씬 하회하는 수수료율을 제시하는 회사들이 넘쳐났고 그렇게 가져간 품목이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잘 팔아온' 업체들의 욕심이 생긴다. 공이 있으니 이제 더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길 원한다. 오리지널사도 물론 '잘 팔아온' 업체에 신뢰가 가지만 그대로 재계약을 맺기엔 또 다시 낮은 수수료율을 들고 문을 두드리는 회사가 넘쳐난다. 이것이 코프로모션 계약을 둘러싼 업계 양축의 현재 표정이다. 실제 같은 이유로 계약을 파기한 회사, 미루고 있는 회사들이 지금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품목 수용도 무분별하다. 자사의 품목, 혹은 이미 코프로모션 중에 있는 품목의 적응증이 겹쳤을때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업계에는 같은 진료과목 의사에게 1개 제약사가 2개 이상의 적응증이 겹치는 약에 대한 영업활동을 전개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오해하지 말자. 이는 '유종의 미'에 관한 얘기가 아니다. 첫단추를 억지로, 혹은 잘못 끼운 댓가다. 애초에 제 살 깎기였다. 당장 겉보기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오리지널사에게 안 좋은 버릇을 들여 놓은 것은 그들 자신이다. '여기까지도 수수료가 내려간다'라는 인식은 백해 무익한 것이었다.2016-01-21 06:14:51어윤호 -
[기자의 눈] 분회장 선거 이렇게까지 해야됩니까과유불급(過猶不及). 최근 지역 약사회장 선거를 보면 저절로 떠오르는 말이다. 수년간 분회 정기총회를 취재하며 다양한 장면을 보아왔지만 올해처럼 시끄러웠던 때도 없는 듯하다.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데 분명 이번 일부 지역 약사회 분회장 선거는 그 정도를 지나쳤다. 서울의 A분회 선거 기간 내내 보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 후보자 등록 전부터 잡음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선거운동 기간 갈등은 계속됐고, 각 후보진은 선관위로부터 경고와 주의 조치를 받았다.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총회장에서는 특정 후보의 비 개국 회원 동원설까지 제기되며 신경전은 계속됐고, 급기야 한 고문은 마이크를 잡고 그 중심에 서 있는 당사자들을 꾸짖기도 했다. 다른 분회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선거 운동 기간 현 분회장이 특정 후보 선거 운동을 진행해 경고 조치를 받는가 하면 또 다른 분회는 후보 중 한명이 병원약사들을 투표에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한약사회, 시도 지부 이상의 상호 비방, 불법, 부정이 난무하는 분회 선거 모습을 보자니 100명~300명의 회원 약사를 대표하는 분회장 선거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씁쓸함이 남는다. 회원과 가장 긴밀하고 가까운 자리에서 현장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분회이고 또 분회장이지 않은가. 봉사하는 마음으로 회원과 가장 밀접해야 할 분회장 자리가 혹여 학연, 지연에 묻힌 정치판에 휘몰려 정작 회원은 뒷전인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경선이 벌어진 곳엔 불법과 부정이 존재했고, 제소도 있었지만 효력없는 주의와 경고 조치만 남았다. 그 모습을 보며 대한약사회, 지부 선거에서부터 분회장 선거에까지 선거법은 왜 있으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약사회 선거 관련 규정은 스스로 무겁게 지키려하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다. 또 하나의 의문은 문제의 중심에 선 후보와 참모진들에 직접 묻고 싶다. 선거 운동 기간 핏대를 올리며 외쳤던 회원들을 위한다는 말, 그것이 진정 회원을 위한 것인지, 자신의 영달을 위한 것이었는지 말이다. 선거판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회원들은 더는 그들의 말에 응답할 마음이 없는 듯싶다.2016-01-18 06:14:50김지은 -
[기자의 눈] 정부 뭐하나…醫韓 다툼 더는 보기싫다보건복지부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여부에 대한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지난 8일 오후 4시 24분. 대한한의사협회로 저장된 번호로 '긴급공지' 문자가 도착했다. 김필건 한의협회장이 12일 오전 10시 30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선언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중대선언의 내용은 11일 밝혀졌다. 한의협은 두 번째 긴급공지 문자를 통해 '김필건 회장님께서 직접 의료기기를 시연하고 이와 관련한 중대선언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긴급기자회견 당일 프레스센터에는 초음파 골밀도측정기가 놓여있었다. 기자회견 내용이 궁금해졌다. 미리 도착한 기자회견장에서 6장으로 된 기자회견문을 받았다. 기사 포인트를 찾으려 눈을 부릅떴다. 한장, 한장 넘기다 마지막 장에서 '제가 방금 이 의료기기를 사용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저부터 잡아가십시오'라는 문구를 봤다. 내 눈을 의심했다. 대체 이건 뭐지? 하지만 실제 시나리오대로 기자회견은 진행됐다. 김 회장은 29세의 한의협 직원을 모델로 골밀도측정기를 시연했다. 복지부가 1월까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정확한 발표를 내놓지 않으면, 초음파와 엑스레이를 쓰겠다고 압박했다. 실정법 위반하더라도 현장에서 의료기기를 쓰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한의협이 이처럼 벼랑 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2014년 12월 정부의 규제기요틴 과제에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포함되면서, 한의협은 1년이 넘도록 정부를 믿고 따라왔다. 의협과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면서도 여유로운 쪽은 한의협이었다. 의협이 내분을 겪을 때, 한의협은 시종일관 '복지부가 연내 발표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약속한 내용이다'라며 기대에 부풀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의협의 기대는 희망고문으로 변했다. 복지부는 의료계 눈치를 보느라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발표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김필건 회장이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부작위위법소송을 하겠다고 압박했지만 '내부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하겠다'는 말만 할뿐,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가 뒷짐지는 사이 한의협과 의협은 또 충돌했고, 결국 밥그릇 싸움처럼 비화되고 있다. 김필건 회장은 복지부를 압박하기 위해 성급하게 의료기기를 시연하면서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수치에 대한 진단을 요구하는 기자의 질문에 소란스러운 현장분위기 때문인지 '골감소증'이라 오진하고, 이후 확진은 다른 기기를 사용해야 알 수 있다고 둘러댔다. 의료계가 이 같은 실수를 놓칠리가 없다. 김필건 회장의 골밀도측정기 사용 영상뉴스를 접한 의사들은 측정부위와 진단결과, 멸균장갑 위생상태 등을 지적하면서 오히려 한의사들이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안되는 이유를 지적하고 있다. 의협은 골대사학회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필건 회장의 무자격 의료행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제 결정은 복지부 손에 있다. 국민들은 의사들과 한의사들의 싸움을 더 이상 보기 싫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최종 선택은 복지부의 몫이다. 더 이상 이 같은 촌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복지부는 하루 빨리 갈등조정을 위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의 침묵은 '갈데까지 가보라'고 부추기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2016-01-14 06:15:00이혜경 -
[기자의 눈] 임성기 회장 바통 넘겨받을 제약오너2015년 이슈 메이커 한미약품은 2016년이 시작되자 마자 또 다시 뉴스를 터트렸다. 오너인 임성기 회장의 개인주식 1100억원을 임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증여한다는 소식이었다. 지난해 7개 혁신신약에 대한 8조원대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성사시킨 임성기 회장이 두둑한 보너스 지급을 통해 제약업계에 또 다른 역사(?)를 썼다. 기업 창업주가 자신의 주식을 임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증여한 사례는 제약기업 뿐만 아니라 전 산업계를 살펴봐도 매우 드문 케이스다. 사실 한미는 쓰러질 뻔한 심각한 위기의 시절도 있었다. 수년간 R&D 투자금액은 누적됐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경영적자는 이어졌고, 직원들의 임금도 동결됐다. 당시 제약계 연구개발 전문가를 비롯해 대다수 관계자들은 한미의 성공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심지어 '미친짓'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미는 2015년에도 우울하게 시작했다. 확실한 믿음도 서지 않았다. 하지만 기적처럼 한미약품은 대반전 드라마를 썼고, 1년이 지난 2016년 1월 한미약품 임직원 2800명은 월 급여 기준의 약 1000% 주식을 보너스로 받았다. 수많은 역경을 딛고 일궈낸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이었으니 임성기 회장과 한미약품은 그만큼 감개가 무량했을 것이다. '한미 효과'는 이제 제약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국내 제약사들에게도 각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개를 갸웃하게 했던 국내사들의 신약 프로젝트는 이젠 대규모 라이선스 아웃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올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약프로젝트도 다수 있다. 동아ST가 미국 글로벌 3상 중인 당뇨병성신경병증치료 천연물신약인 DA-9081은 국내 천연물신약으로는 첫 번째 미국시장 진출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한미의 포스트 라이선스아웃 후보군인 주 1회 성장호르몬 제제도 유력한 기술수출 후보군이다. 종근당의 자가면역질환 및 헌팅턴병 치료제인 CKD-506과 CKD-504, 이상지질혈증 치료제(CETP 저해제) CKD-519, 그리고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는 CKD-516은 세계 최초 경구용 혈관차단제(vascular disrupting agent) 기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빅파마의 관심이 높다. 유한양행이 글로벌 2상중인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 신약도 기대감이 높다. 유한은 올해 R&D 예산 1000억원을 책정하고,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와 바이오기업 등 집중 투자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를 포함해 국내 상위제약사들의 다양한 글로벌 신약 과제들을 가동중이다. 불과 몇년전까지 리베이트와 윤리경영이 회자되면서 내수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제약산업 이미지는 한미약품 기술수출을 기점으로 확실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비로소 국내 제약산업이 글로벌에 눈을 떠 가고 있는 느낌이다. 1년이 지난 2017년 1월 임성기 회장의 바통을 넘겨받을 또 다른 제약오너의 통 큰 결정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임성기 회장과 한미약품이 꽃피운 글로벌과 신약개발 흐름을 국내 제약기업들이 넘겨받는 선 순환이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해본다. 개방형혁신이 무르익고 있는 2016년은 '기대의 해'다.2016-01-11 06:14:50가인호 -
[기자의 눈] 아파본 약사가 상담도 잘한다심하게 아파보니 아픈 사람 심정이 단박에 이해됐다. 건강을 물려주신 부모님 은혜에 보답은 못할 망정 잘 먹지 않고 잘 자지 않으며 '괜찮았으니 괜찮겠거니' 넘겨짚은 게 화근이었다. 환절기를 지나며 면역력이 떨어지나 싶더니 크게 앓고 나서 몸이 아파왔다. 아뿔싸 하고 병원을 찾으니 통증과 병세가 꽤 깊어져 있었다. 부랴부랴 병원을 찾았을 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당장 통증부터 없애줬으면 했지만 더 강한 진통제는 마약류밖에 없다는 의사 말에 현대 의학의 한계를 실감했다. 물리치료라 부르는 찜질을 하고 '장기적인 운동과 영양 보충만이 답'이라는 쌀로 밥 짓는 의사 설교를 듣고 좌절해 진통제와 근이완제, 위 보호제 등이 적힌 처방전을 들고 집 앞 약국에 갔다. 약사는 처방약과 함께 '그 나이에 누구나 그럴 수 있다. 한번씩 고비가 오는 때이기도 하다. 지금부터라도 밥 잘먹고 건강보조제 잘 챙겨먹으면 좋아진다'며 몇만원어치 철분제와 비타민을 권했다. 4천몇백원어치 약과 함께 몇만원어치 건기식을 샀다. 이 제품이 당장 내 건강을 돌려줄 것 같진 않았지만 '누구나 그럴 수 있다. 좋아질 거다'라는 약사 말에 힘을 얻어 나도 모르게 지갑을 열었다. 병을 얻은 사람은 당장 몸의 고통은 물론 마음의 통증을 함께 느낀다. 그리고 지금껏 아픈게 어떤 건지 몰라 형식적인 위로만 하고 외면해온 '주변의 아픈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가장 힘들고 제일 아픈 건 나인데도 '내가 내 몸 관리를 못해서, 내가 잘 못 살아서' 병에 걸렸다는 나를 향한 죄책감도 같이 몰려온다. 통증만큼 괴로운 게 그 죄책감이다. 내 지갑을 열게 한 그 약사는 '누구나 그 나이면 그 정도 몸 상태가 된다'며 내 부실한 건강 관리에 면죄부를 주었고 '영양보충으로 금방 좋아진다'며 희망을 주었다. 몇만원을 들여 산 건기식인 만큼 지금도 하루 두번씩 꼬박꼬박 먹고 있다. 진짜 몸이 좋아지는 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얼마 전 인터뷰 요청 차 만난 약사는 자신도 몸이 아파 누구나 부러워하는 원래 직장과 직업을 그만 두고 약대 시험을 준비해 약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사는 이였다. 결국 인터뷰 요청은 거절당했지만 그 약사는 나를 한 시간이나 세워두고 이런 저런 건강한 잔소리를 했다. 잔소리라지만 귀찮지 않았고 그 잡담에 가까운 말들이 재미있게 들렸다. 한 시간이 다 되어 갈 쯤 약사는 '몸이 아프면 내가 왜 아플까, 무슨 잘못을 해서 내 몸이 이렇게 됐을까 하며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아픈 것도 그냥 과정이고 별 거 아니다. 너무 크게 생각하지도 말고 그저 맘 편히 먹고 앞으로 병을 관리하며 예전처럼 살면 된다'고 말했다. 그 말에 지금껏 안고 있었던 죄책감과 나도 모르게 찾아와 내 정신을 파먹고 앉아있던 우울감도 조금 쓸려나가는 것 같았다. "약사님, 아파보셔서 그런지 아픈 사람 마음을 정말 잘 아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니 그 약사는 "어디가 아프든, 아픈 사람 마음은 다 똑같으니까요"라고 덤덤히 말했다. 열등생이었다가 공부해 성적을 올려본 사람이 계속 우등생만 해본 사람보다 학생을 더 잘 가르친다. 공부를 잘하기만 했던 교사는 도대체 학생들이 '왜 공부를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환자에게 필요한 약사는 '아파본 약사'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수 많은 약사를 만나본 나였지만, 그 순간 만큼 아파봤다는 그 약사가 '진짜 약사'로 느껴졌다.2016-01-07 06:14:50정혜진 -
[기자의 눈] 2016년 '연구개발' 경쟁의 해로2016년 병신년(丙申年)이 밝았다. 국내 제약업계에게 2015년은 글로벌 기업 도약에 대한 희망을 쓴 한해였다. 한미약품이 연이은 다국적제약회사 기술수출로 우리도 '신약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고, 국산신약의 선진국 진출도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2015년의 기운이 병신년에도 이어가 글로벌 신약강국의 결실을 맺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한미약품이 씨를 뿌려놓은 연구개발 환경이 더욱 활성화돼 우리 제약회사끼리 신약 경쟁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으면 하는 소망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제약업계에는 우물안 개구리처럼 내수 경쟁에만 매몰돼 더 나아가지 못하고 스스로 한계선을 그어왔다. 단기간 외형성장을 위해 도입약품과 제네릭약품에만 의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신약개발에 눈돌릴 여유조차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자체 개발 신약과 글로벌 진출이 아니고서는 성장동력을 만드는데 한계가 왔음을 내부에서 먼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약가인하와 판매수수료 인상 등 일련의 현상들은 도입신약과 제네릭 사업이 더이상 황금알을 낳을 수 없다는 신호에 가깝다. 더구나 제품력이 아닌 영업력에 초점을 맞춘 실적향상 방식은 불공정 경쟁의 불씨가 돼 국내 제약업계 전체를 불신의 늪으로 빠뜨렸다. 한미약품의 성과는 도입약과 제네릭 비즈니스에서 정체를 빚고 있는 제약업체에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준 사건이었다. 목표와 의지만 있다면 해외 빅파마와 나란히 연구개발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그런 의미에서 올 한해는 '신약개발 경쟁'의 원년이 됐으면 한다. 매출 경쟁도 의미없진 않지만, 신약개발이 기업가치와 성과지표가 되는 환경에서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길 고대한다. 분위기는 어느때보다 무르익었다. 정부가 도와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온전히 기업의 몫이다.2016-01-04 06:14:48이탁순 -
[기자의 눈] 제약업계 '감원'에도 매너가 필요하다연말을 맞은 제약업계에 크고작은 '구조조정'이 확산되고 있다. 다수 국내 제약사들은 영업사원들을 생뚱 맞은 곳으로 보낸다. 전문의약품(ETC) 담당을 일반의약품(OTC) 담당으로 바꾼다. 서울지점 근무자를 경기·인천 지점으로 보낸다. 이같은 영역 변경은 사실상 '대기발령'이라 봐도 무관하다. 외자사들은 그나마 희망퇴직프로그램(ERP, Early Retirement Program)이 있어 나은 편이라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상황이 좀 나은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주로 나이 많은 영업사원들이 타깃이 되는 ERP가 반가운 것은 아니다. 게다가 최근 한 외자 제약사는 영업부 팀장 2명에게 ERP 없이 권고사직 처분을 내려 노사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기자가 감원, 혹은 영업사원들 사이에서 사실상 '대기발령'이나 마찬가지라 불리는 부서 이동을 진행한 회사들에 입장을 물으면 답변은 비슷하다. "엄연히 대기발령과는 다르다. 각자에게 맞는 변화를 주는 것일 뿐이다." "ERP는 강제성이 없다. 원만한 대화를 통해 진행할 것이다." 이같은 업무 영역 변경은 사실상 '대기발령'이라 봐도 무관하다. 하지만 기자가 제약사에 물으면 당당히 대답한다. 그런데 '강제적 이동(?)'을 당한 영업사원들은 회사를 그만두기 시작한다. 또 ERP는 분명 자발적인 성격의 것인데, 특정 사원들이 경영진들에게 불려가 상담을 받는다. 아이러니한 점은 일부 제약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경력직 영업사원 채용을 진행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물론이다. '잘하는 MR 모시기'는 어느 기업에게도 필요한 것이고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기와 책임의 문제다. 회사 경영에 있어, 감원 정책은 필요악일 수도 있다. 한미약품이 연이은 기술수출 잭팟을 터뜨렸고 그 어느때보다 R&D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을 외치며 업계가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감원을 대하는 회사의 자세도 성장이 필요하다.2015-12-28 06:14:50어윤호 -
[기자의 눈] 약화사고를 대하는 현장의 자세요양기관에서 의약품 진료·조제를 받아 복용한 환자들이 약물 부작용 등으로 사고가 나는 ' 약화사고'는 빈번하지 않더라도 일단 일어나면 파급은 매우 크다. 환자들은 부작용으로 건강이 더 악화되는가 하면 해당 요양기관 또한 약화사고 오명으로 피해를 떠안게 된다. 특히 문턱 낮은 동네의원이나 약국들은 어떤가. '사고난 곳'으로 한 번 소문이 퍼지면 내방환자 급감은 물론 금전적·정신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사고나면 일단 '니탓' 하고 보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나 소비자원을 통해 어떤 형태로 약화사고가 일어나는지, 또 분쟁 시 해결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간접경험을 심심찮게 한다. 주사제를 제외한 분업적용 약제의 경우, 처방한 의사의 잘못과 복약지도한 약사의 잘못의 경중을 가린답시고 지근거리에서 다툼을 벌이는 행태도 목격할 수 있다. 최근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약화사고와 관련된 환자 피해 사례와 조정 결과를 집계, 분석한 결과가 흥미롭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약제 피해로 의료중재원에 호소된 사건 가운데 주의의무 소홀로 인정된 사건 중 처방과정과 문진이 28.1%로 가장 많았다. 약제 피해 사례를 인과관계로 분석하더라도 절반이 넘는 56.3%가 의사 등 의료인의 주의의무 소홀로 발생했고, 환자에게 발생한 피해결과 중 18건(56.3%)은 의료인의 주의의무 소홀과 연관성이 있었다. 사고 접수된 사례를 종별로 구분하면 의원급이 38.1%로 가장 많았고, 병원 16.7%, 상급종합병원 14.3%, 종합병원 11.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약국은 7.1%, 요양병원 4.8%(기타 7.1%) 순이었다. 약화사고의 대부분이 약물 부작용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통계는 그리 놀랍지 않은, 지극히 상식선상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사고가 일어나서 분쟁조정신청이나 피해접수로 이어진다는 것은, 일단 사고 당시 요양기관 측의 책임회피가 심각했음을 미뤄 짐작 가능케 한다. 현재 기술적으로 약화사고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은 많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경우 약물 충돌과 부작용을 사전점검하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적용하는 경우도 있고, 전체 요양기관에서 널리 사용할 수 있는 심사평가원 DUR도 약화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요긴한 시스템이다. 이 같은 보조 시스템이 현장 곳곳에 편리하게 파고들었다고 해서, 의약사들의 환자 주의의무가 경감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약화사고 피해 분쟁 조정과정에서 의료인 10명 중 7명(76.2%) 이상이 과실을 인정했다는 결과는 의약사들이 약화사고 앞에서 결코 '니탓 내탓'을 겨룰 일이 아니라, 사고난 환자 안전과 사후처리에 신경써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방증해주고 있기 때문이다.2015-12-24 06:14:50김정주 -
[기자의 눈] 의협의 의료일원화 전략은 실패했다?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했던가. 요즘 의료일원화가 이슈다. 올해 초부터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란이 어느샌가 의료일원화로 번졌다. '의료와 한방의료의 교육과정과 면허제도를 통합하는 의료일원화·의료통합을 2030년까지 한다'는 정부의 발표만 남았다. 정부의 발표가 임박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26일이 엠바고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하지만 정부가 알려진 문구 그대로 발표할지는 미지수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오히려 내부분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의료일원화 이야기는 갑자기 '툭' 튀어나왔을까? 아니다. 일단은 의료계의 계획이었다. 지난 9월 의료계와 한의계 만 참여하는 국민의료향상을 위한 의료현안협의체가 구성됐다. 명칭은 국민의료향상을 위한다지만,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논의해야 하는 자리라는 것은 속사정을 알면 누구나 눈치를 챌 수 있는 대목이다. 의협은 작전을 짠 것으로 보인다. 의료법 27조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의협은 의사와 한의사 면허제도가 통합되는 의료일원화가 이뤄진다면, 한의사도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으리라 봤다. 선 의료일원화 후 현대의료기기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정부와 한의계는 선 현대의료기기 후 의료일원화를 제안했다. 두 가지가 섞인 정부의 합의안을 손에 쥐어든 의협은 끝까지 현대의료기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게 무너지면 추무진 의협회장은 탄핵이라는 파도를 만나게 된다. 과연 의협의 바람대로 현대의료기기를 뺀 의료일원화 발표가 이뤄질 수 있을까? 의협의 전략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2015-12-21 06:14:52이혜경 -
[기자의 눈] 신세계와 부츠(Boots) 그리고 약국"이제 법인약국 이야기는 쏙 들어간 것 같아요. 당분간 별다른 움직임은 없겠죠?" 요즘 약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심심치 않게 받는 질문이다.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묻는 말에 순간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당황하곤 한다. 물론 당장의 수면 위에 드러난 이슈는 없다. 하지만 물밑에서 진행 중인 대기업들의 움직임은 의약품 유통, 판매 시장의 변화와 재편을 예고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최근 신세계 이마트가 세계 최대 드럭스토어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협약을 맺고 영국계 최고 드럭스토어 '부츠(Boots)'를 국내에 상륙시킬 예정이다. 3년 전 독자 출범했던 드럭스토어 사업 분스가 부진하자 세계적 브랜드를 도입하기로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신세계는 이들과 브랜드 도입, 상품 조달을 넘어 합자회사 설립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르면 이달 안에 계약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구체적 운영 방향이 알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주목할만한 점은 영국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부츠'는 약국 중심 드럭스토어의 전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을뿐만 아니라 이미 태국, 대만 등 아시아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농심 메가마트 '판도라' 올해 말부터 대대적인 개편을 감행하고 약국 사업 진출에 신호탄을 올렸다. 메가마트는 기존 직영 형태와 더불어 가맹약국 시스템을 도입, 사업 시스템을 재편했으며, 이미 대형병원 문전약국을 개업하고 클리닉 약국 등의 개설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업체는 일정 계도에 도달하면 향후 메가마트 계열의 의약품 도매업체를 통해 가맹 약국들에 의약품과 외품 등을 유통할 계획도 내비쳤다. 장기적으로는 의약품 유통부터 판매까지 본사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춰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 올리브영이나 왓슨스, 롭스, 분스 등 대기업 계열 헬스앤뷰티스토어들이 약국보다는 헬스, 뷰티 상품 유통, 판매에 치중했던 것과 분명 차별화된다. 대기업들이 약국을, 나아가 헬스앤뷰티 시장을 여전히 매력적인 미래 지향 대상으로 보고 있단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 싱글족 확대와 맞물려 여성 소비가 늘고 있고, 건강 예방의 필요성이 강화되고 있는 점 역시 드럭스토어에 유리한 소비 환경이 확대될 것이란 예측 때문이다. 대형 유통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곧 약국 시장에는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법인약국 도입과 상관없이 약국 시장의 재편이 예상보다 그리 먼 곳에 있지만은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유명 방송인이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늦은거다'라는 말을 해 씁쓸한 웃음을 줬다. 늦었단 생각이 들었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상황은 달라져 있을 수 있다. 위기는 생각지도 않은 데서 이미 우리 옆에 바짝 다가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2015-12-17 06:14:50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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