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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톡신전쟁' 승자 없는 치킨게임[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간 보툴리눔톡신 전쟁이 20일 뒤 마무리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1월 19일 균주출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최종판결을 내리기로 예고했다. 2016년 11월 메디톡스의 의혹 제기로 시작된 두 회사의 치킨게임이 5년여 만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을 예정이다. 지난 7월 예비판정에선 ITC가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대웅제약 '주보(한국 상품명 나보타)'의 미국 내 수입을 10년간 금지한다고 판정했다. 5년간 이어진 톡신 전쟁에서 남은 것은 상처뿐이다. 예비판정에서 메디톡스가 승리하긴 했으나, 실익은 없었다. 오히려 수백억원대 소송비용을 미국에 지출했고, 국내에선 '공익제보'를 통해 메디톡신이 허가취소 위기에 직면했다. 일주일 뒤 최종판결에서 승리를 따낸다고 해도 당장 메디톡스가 얻는 이익은 없다. 웃는 자는 미국에 있는 엘러간뿐이다. 대웅제약의 상처는 더 크다. 든든한 캐시카우였던 미국 수출길이 10년간 막힐 위기에 처했다. 미국시장 진출 이후 약 1년간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나, 최종판결에 따라 이 매출을 손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다. 대웅제약이 극적 반전으로 최종판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출혈이 너무 크다. 이미 미국매출 대부분이 소송비용으로 들어간 상태다. 이겨도 웃을 수 없는, 승자가 없는 전쟁이다. 어느 한쪽이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출혈은 계속된다. 소모적인 다툼의 끝에 남는 것은 손에 쥘 수 없는 알량한 자존심뿐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전체로 봐도 분명한 마이너스다. 어느 쪽이 승리하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걸음을 떼기 시작한 'K-바이오'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좁게는 한국산 보툴리눔톡신 제제에, 넓게는 메이드인코리아 의약품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란 전망이다. 20일이다. 양사가 최종판결 전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시간이다. 두 회사도 이 길고도 지루한 다툼에 실익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로선 합의 가능성이 '제로(0)'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양사의 다툼을 관전하는 사람 중 하나로서, 어느 한 쪽의 상처뿐인 승리보다는 극적 합의로 마무리되는 아름다운 결말을 진심으로 기대한다.2020-10-30 06:14:33김진구 -
[기자의 눈]리베이트 품목 과징금은 이중규제?[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리베이트 제약사의 판매정지 처분 의약품 '약국 밀어내기' 꼼수는 수 십년째 반복된 고질적 병폐다. 일정부분 관행으로 자리잡으며 자칫 당연시 여겨지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판매정지 처분에 앞서 부여하는 2주 유예기간에 제약사는 앞으로 팔 수 없는 3개월치(2차 적발 6개월치) 의약품을 약국에 밀어 넣어 사실상 총 매출을 맞추고 있다. 복약 환자 불편 완화를 위해 주어지는 유예기간이 되레 리베이트 제약사의 처분 품목 집중 판촉기간으로 악용되는 실정이다. 더욱이 판매정지로 일시품절 될 약을 차질없이 조제하기 위해 재고량을 선주문해야 하는 약사 불편도 가중된다. 21대 국회 보건복지위는 병폐 척결을 외치며 식약처 규제 현실화를 촉구했다. 선두엔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섰다. 강 의원은 리베이트 행정처분 칼 끝이 불법을 저지른 제약사를 직접 겨누지 않는 현행 규제에 집중했다. 처분으로 충격을 입어야 할 대상은 제약사인데 의약품을 규제하고 있어 그 피해가 질병치료 차 약을 먹는 환자와 조제를 맡은 약국으로 전가된다는 게 강 의원의 문제의식이다. 실제 지난해 리베이트 적발 제약사 8곳이 2주 유예기간 내 처분 품목을 팔아치운 매출은 평월 대비 4배(8개사 평균 매출 증가율 396%)에 달했다. 제약사가 리베이트 처분으로 팔지 못해야 할 약을 유예기간 내 모두 팔고 있다는 측면에서 식약처 판매정지 처분의 무력함을 여실히 드러낸다. 지금의 규제는 처분 기간 내 판매할 약의 시점을 유예기간 내로 앞당기는 조삼모사 수준으로 판매정지 처분 실효성이 극히 낮다. 약국 입장에서 품절약이 적힌 처방전을 내민 환자를 대면할 때 당황스러움은 자못 크다. 이에 대비한 약국이 임시방편으로 재고약을 미리 주문해 놓으면서 리베이트 판매정지 규제 본질은 완전히 상실된다. 리베이트 의약품의 판매정지 처분을 제약사에 부과하는 징벌적 과징금으로 대체하거나 급여정지로 처방 자체를 틀어 막아야 한다는 약사들의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앞서 식약처 국감 당시 이의경 처장은 판매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대체할 필요성이 있다는 강 의원 제안에 확답을 꺼렸다. 건강보험법이 리베이트 약가인하 규제를 하고 있고 공정거래법 역시 리베이트 제약사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상황에서 약사법의 추가 과징금 징수는 자칫 이중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이 처장의 우려다. 유관 법을 다면적으로 살핀 답변이지만 불법 리베이트 약 판매정지 처분의 무력화 개선에 대한 대답으로서는 낙제점이다. 현행 약사법이 금지하는 불법 리베이트 위반 시 행정처분은 1차 적발 시 판매정지 3개월, 2차 판매정지 6개월, 3차 품목 허가취소다. 판매정지 6개월 처분이 이뤄지는 2차 적발때까지 제약사가 경제적 피해없이 리베이트 품목 약국·도매상 밀어내기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자칫 두 번의 리베이트를 허용하는 부당한 결과를 촉발할 수 있다. 불법 리베이트 근절은 식약처가 앞장서 해결해야 할 의무다. 유명무실한 판매정지 처분을 과징금 대체 징수 등으로 실효화하는 것 역시 식약처 의무다. 건보법 약가인하와 공정거래법 과징금 부과가 리베이트 판매정지 처분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면, 약사법 과징금 대체 부과는 중복·과잉 규제가 아닌 타당하고 적법한 처벌로 봐야하지 않을까.2020-10-28 12:52:59이정환 -
[기자의 눈] AI·빅데이터가 바꾸지 못할 약사 가치[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가치가 있다. 그 가치란 기업에게는 창립이념이 될 수도, 사람들 개개인에게는 삶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신념일 수도 있다. 코로나19는 경제 패러다임은 물론 우리 삶 자체를 바꿨다. 사람들은 식사 자리를 줄이고,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관광산업과 음식업에선 해고와 폐업이 속출했다. 비대면 바람을 탄 배달·배송, 온라인쇼핑 산업은 더욱 성장했다. 제약산업과 약계도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환자들은 병원과 약국 이용을 꺼렸다. 정부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조건부 원격진료를 허용했다. 전화처방과 택배 배송이 제도권 아래에서 이뤄졌다. 비대면은 단절이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자. 사람과 사람 사이가 끊어지지 않도록 이어주는 또 다른 '대면'은 아닐까. 행사는 웹세미나로 대체됐고, 전화처방을 통해 의약사와 환자들이 소통을 이어갔다. 사람들은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기술들이 도입되면 두려움을 느낀다. 안정적으로 유지하던 삶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이 삶의 터전을 위협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 약사에게 변하지 않을 가치란 무엇일까. 최근 취재 과정에서 겪었던 의약품 안전관리로서 역할에서 가치를 보았다. 환자를 걱정하는 마음과 여기에서 만들어지는 인연이다. 서울 A약사는 국내S제약이 생산하는 진해거담제 타정 불량 의심 현상에 문제를 제기했다. DL-메틸에페드린염산염 성분의 이 제품은 조제 과정에서 제형이 층층이 갈라지고 깨졌다. 상당한 양의 가루도 제품 원통에서 쏟아져 나왔다. 환자들의 안전한 복약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적극적인 기사 제보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민원 제기로 식약처가 원인을 알아보기로 했다. 의약품 부작용 보고에서도 약사 직능의 가치는 드러났다.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가 발간하는 보고서에는 일선 약사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환자의 특이사항을 기록해놨다가 퇴근해서라도 부작용 보고서를 쓰는 약사도 있었고,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증상을 확인해 부작용으로 확인한 약사들이 있었다. 환자 부작용 사례를 알렸던 대구 B약사는 "내가 특별한 일을 한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약사들이 부작용 보고를 하고 있다"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지 않았다. 많은 약사들이 전자처방전과 키오스크, 의약외품 자판기, 의약품 배달서비스 같은 IT기술 도입을 걱정한다. 하지만 AI나 빅데이터, 자동화 로봇 같은 신기술이 할 수 없는 역할이 있다. 약사만이 가능한, 약사를 약사답게 만들어주는 변하지 않는 가치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2020-10-26 12:04:23김민건 -
[기자의 눈] 누구를 위한 자금조달이었나요[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최근 바이오기업의 투자 행태를 향한 여론의 시선이 싸늘하다. 몇몇 바이오기업은 '펀드 환매 사기'로 5000억원대 피해를 초래한 옵티머스펀드에 투자를 단행했다 일부 손실을 봤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때 시가총액 5조원에 육박했던 헬릭스미스는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고위험 자산에 투자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기업들의 고위험 펀드 투자 자체를 문제 삼자는 건 아니다. 개인투자자와 마찬가지로 기업도 보유한 자금을 불리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연구개발(R&D), 설비투자 등의 명분을 앞세워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자금 일부를 고위험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주주들에게 빌린 돈으로 소위 '돈놀이'를 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해이'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상장 바이오기업들의 자금조달 원천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대부분이다. 매출 규모는 미미한데도 매출보다 수십배 많은 자금을 주주들로부터 조달하는 사례도 속속 연출된다. 지난달 281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헬릭스미스의 작년 매출액은 45억원이었다. 연매출의 60배가 넘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2016년과 지난해에도 2건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표면적으로 바이오기업들의 주주 대상 유상증자의 명분은 신약개발 재원 마련이다. 신약개발 재원을 주주들로부터 투자받으면서 주주들에게는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대규모 유상증자는 주주들에게 결코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유상증자 발표 이후에는 주식가치 희석으로 주가가 하락한다.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아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못하는 주주 입장에선 유상증자 결정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만약 유상증자 이후 주가가 발행가액 아래로 떨어지면 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들은 더욱 큰 손실을 떠안게 된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때마다 해당 바이오기업들은 자금의 사용목적에 투자받은 자금의 사용처를 명확하게 구분해 기재한다. 대부분 신약 개발 연구비, 공장 증축, 채무 상환 등 회사 비전을 위한 시급한 용도에 사용하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고위험 펀드 투자와 같은 '재테크' 용처를 명시한 업체는 본 적이 없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투자자와의 약속이다. 투자자들은 바이오기업 경영진이 제시한 비전이 달성될 것이라 믿고 본인의 자금을 맡긴다. 확률적으로 모든 바이오기업이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몇년간의 학습을 통해 신약개발 과정의 어려움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이해도는 높아졌다. 그럼에도 신약 하나만 성공하면 일약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이 회사 경영진과 투자자들로 하여금 R&D 투자를 지속하게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투자자를 기만하는 기업의 투자유치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주식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다. 일부 기업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전체 바이오업계의 불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심각하게 우려된다.2020-10-21 06:10:29안경진 -
[기자의 눈] 대체조제 활성화 본격 논의해야[데일리팜=이혜경 기자]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한 군불이 지펴졌다. 지난 7~8일과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체조제 활성화가 연일 이슈였다. 올해만큼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 국회에서 관심을 가진건 2015년 이후 오랜만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대체조제 후 사후통보를 처방의사 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를 한 이유도 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공고에 따라 약사는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보다 더 저렴한 '식약처장이 생물학적동등성이 있다고 인정한 품목 또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의 비교대상이 된 생동대조약'으로 대체조제를 할 수 있다. 이때 약사는 약가차액의 30%를 사용장려비용으로 받는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제도도 시행 중이다. 하지만, 2016년부터 2020년 8월까지 5년 간 대체조제율 평균은 0.26% 수준으로 전체 23억건이 넘는 청구건수 중 603만건에서 대체조제가 이뤄졌다. 이는 정부가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 제도까지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5년간 저가약 대체조제로 약값을 66억4579만원을 아꼈다. 약사에 지급된 인센티브를 제외해도 46억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을 아낄 수 있었다. 매년 약품비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19조3211억원을 약품비로 썼다. 대체조제 활성화가 되면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약품비를 어느 정도 잡아낼 수 있다. 하지만 생동성시험 제네릭과 오리지널의 효능·효과, 부작용을 지적하면서 의사들은 대체조제를 반대하고 있다. 해묵은 논쟁이다. 식약처는 제네릭도 오리지널과 동일 활성 성분, 제형 등을 가지고 있어 믿도 복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에 와닿지 않는 부분도 문제다. 때문에 박능후 복지부장관은 국감장에서 "대체조제가 생동성이 입증된 약을 조제하는 것으로 환자 입장에서도 약품 사용에 문제가 없다. 의약사 불신 문제도 있지만 국민도 대체약에 신뢰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한바 있다. 국회는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심평원은 DUR 시스템을 활용해 대체조제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복지부도 대체조제 사후통보 시스템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판은 깔아졌다. 정부는 의·약사 협의를 위한 공론의 장을 만들고, 제네릭을 믿고 복용할 수 있도록 국민 신뢰 형성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2020-10-19 12:34:21이혜경 -
[기자의 눈] 자체 심사한다는 식약처, 불신부터 해소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이의경 식약처장이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앞으로는 8대 국가 의약품집 근거로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면제하는 규정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처장은 "내부에서도 자체적으로 전문성을 갖고 평가하는게 맞다는 의견"이라면서 "현재 규정 삭제 고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약품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의 면제 규정도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그동안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독일, 스위스, 캐나다 의약품집에 수록돼 있거나 해당국가 사용실적이 있는 의약품은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면제해왔다. 허가뿐만 아니라 갱신 때도 해당 8국의 사용근거가 심사 통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사용되고 있는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효능 논란에 휩싸이자 선진 8국 사용실적이 있다고 해서 허가·갱신을 쉽게 내주는 데에 문제제기가 있었다. 감사원도 지난 8월 감사 결과를 통해 해당 면제 규정을 삭제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식약처의 이번 조치는 그 연장선상의 판단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제약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일반약 허가가 더 어려워져 시장이 더 침체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식약처의 자체적 심사능력에 대해 불신이 가득하다. 국감에서 제기된 리아백스, 아토마 등 국산약의 허가가 부실했다는 의혹도 식약처 심사능력에 의심을 갖게 한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식약처가 내부고발이 없으면 조작과 허위자료를 자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심사관 1명이 연간 1500만 페이지를 검토하는 허가시스템에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식약처는 선진국 근거에 기대지 않고 자체 심사를 할 수 있다는 신뢰감부터 줘야 한다. 따라서 이번 리아백스, 아토마 의혹도 어물쩡 넘어가지 말고, 철저하게 내부 조사해 심사 부실은 없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이를 계기로 심사 시스템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2020-10-16 16:07:26이탁순 -
[기자의 눈] 백신 콜드체인과 유통 시스템[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태로 유통을 담당했던 신성약품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 신성약품 스스로도 유통 과정에서의 잘못을 인정하고 보건당국의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간 합성의약품이나 일반의약품을 주로 다뤄온 의약품 유통업계는 콜드체인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상온에 두지 말아야 할 백신을 아무 보존 장치가 없는 종이박스에 담아 몇 시간이나 바깥에 두고도 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신성약품만 처벌되면 끝일까. 이번 사태는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콜드체인 미비가 보여준 단면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냉장·냉동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코로나 백신을 유통하기 위해 콜드체인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된 상황이다. 그간 체계적인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춰놓지 않았던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 전체가 직면한 위기이기도 하다. 공적 마스크 유통을 정할 당시 일반 유통업계도 논의선상에 올랐다고 한다. 보건정책인 데다 약국 네트워크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공적 마스크 유통은 의약품 유통업계에 맡겨졌지만 코로나 백신은 상황이 다르다. 종류에 상관없이 종이박스에 넣고 옮기면 그만인 마스크와 달리 코로나 백신은 냉장 혹은 냉동 보관이 필수다. 특히 모더나나 화이자가 개발 중인 mRNA 백신은 영하 20도, 낮게는 영하 70도 보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알려졌다.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노바백스 백신은 2~8도 냉장보관이 필요하다. 냉장 보관해야 할 백신이 영하로 떨어지면 이물질이 생기는 등 문제가 발생하므로 제조사마다 기준 온도를 분리해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코로나 백신은 병원 네트워크보다 공장에서 일선 병원까지 전 운송 과정에서 기준 온도를 철저히 지켜 전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특히 외국에서 생산된 경우 육로뿐 아니라 항공 운송 과정도 체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과연 현 의약품 유통업계의 역량이 코로나 백신도 운송할 수준에 미칠 수 있을까? 지금 현실을 보자면 고개가 저어진다. 최근 코로나 백신을 둘러싼 세미나, 콘퍼런스만 봐도 일반 물류 회사가 도드라진다. 페덱스 코리아는 지난달 열린 바이오 플러스에서 깐깐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강조했다. 페덱스 코리아는 현장 실사를 통해 차량진입높이 제한, 하역장 유무, 심지어는 지게차 유무까지 파악해 상온 노출을 최소화한다고 했다. 육상 운송 시에는 이중안전장치로 혹시나 온도 조절에 실패할 때를 대비하며, 24시간 모니터링으로 실시간 온도를 파악한다. 항공 운송 시에는 프리미엄 화물로 식별돼 의약품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며, 갑작스러운 운항 변경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한다. 일반 물류 업계가 콜드체인을 장착해 의약품 산업으로 손을 뻗고 있는데도 의약품 유통 업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생물학적 제제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유통업계의 변화는 느리고 미미하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온도 조절 가능한 차 몇 대, 창고 몇 개를 갖추는 정도로는 국제적 시스템을 따라가는 대형 물류 업체들을 절대 넘어설 수 없다. 향후 의약품 유통 업계가 역량이 부족해 더 이상 바이오 의약품을 운송할 수 없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전가될 소지도 크다. 이번 백신 유통 위기로 말미암아 새로운 유통 철학과 시스템 법적화 정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2020-10-14 06:11:38정새임 -
[기자의 눈] NGS 패널검사, 유전자 구성 확대 필요[데일리팜=어윤호 기자] HER2, ALK, EGFR. 그동안 항암제 관련 기사를 눈여겨 본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단어일 것이다. 환자가 어떤 유전자 변이가 있는 지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치료제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치료 환경 변화는 항암제에서 두드러진다. 이러한 정밀의료 시대에 발 맞춰, 지난 2016년 정부에서는 정밀의료를 통해 개인 맞춤의료를 실현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2017년 3월, 정밀의료구축의 일환으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에 기반한 유전자 검사법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시작했다. 고형암 10종, 혈액암 6종, 유전질환 3종 환자를 대상으로 50%의 본인부담률을 적용한 선별 급여 형태였다. 이후 항암 치료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2019년 5월부터는 NGS에 기반한 유전자 검사법의 대상이 일부 암에서 전체 고형암으로 확대됐고, 본인부담률도 변경됐다.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 즉 NGS란 유전체를 무수히 많은 조각으로 나눈 뒤 염기서열을 조합해 유전체를 해독하는 분석방법이다. 기존의 단일 유전자 검사과 달리 수십에서 수백개의 유전자를 하나의 패널로 구성하여 유전자를 분석하기 때문에, 다수의 단일 유전자 검사 대비 유전자 분석에 걸리는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있다. 여러 유전체자 검사를 한 번에 할 수 있기 때문에 손쉬운 반면,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 최신의 연구를 반영해 NGS 기반 패널검사의 필수유전자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NGS 기반 패널 검사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급여 대상 필수유전자를 꼭 포함해야 하니, 그 중요성은 더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이 필수유전자에 대해서는 지난 4년 간 재검토가 진행된 적이 없다. 반면 그 동안 수 많은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RET 치료제나 MET 치료제와 같이 새로운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혁신적인 치료제들도 등장을 했다. 식약처도 정밀의료 기반 신약의 신속한 허가를 위한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밀의료의 목표 중 하나는 환자들의 개인 별 맞춤 치료 실현이다. 맞춤 치료를 위해서는 최신 연구를 적용할 수 있는 검사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환자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필수유전자의 확대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검토하고, NGS 기반 패널검사의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2020-10-12 06:10:00어윤호 -
[기자의 눈] 누구를 위한 처방전 전송 시스템인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대형 병원들이 앞 다퉈 전자처방시스템 도입을 시도하거나 도입하고 있다. 수년 전 키오스크 도입이 대형 병원 문전약국들의 화두였다면, 이제는 환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전송하거나 담아갈 수 있는 전자처방 시스템이 새로운 아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전자처방 시스템은 해묵은 논제 중 하나다. 이미 3년 전 정부 차원에서 온라인 전자문서 규제혁신 방안이 추진되면서 ‘종이 없는 처방전’ 사업 일환으로 전자처방전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탄 바 있다. 과기부와 인터넷진흥원은 업체를 선정해 특정 대형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범사업 종료 후에도 정부의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고, 급기야 대한약사회가 나서 전자처방전 약국 전송 서비스 사업 추진에 나서려했지만 이 역시 회원 약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좌초되고 말았다. 그 사이 관련 시스템을 개발, 준비해 왔던 민간 업체들은 개별 병원들과 물밑에서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특정 민간 업체와 대형 병원 간 업무협약이나 계약을 통해 전자처방전 도입을 추진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어플, QR코드 등 도입 방식은 다양하지만 결과적으로 병원 입장에서는 관련 업체들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관련 업체에서 시스템 개발, 운영 등을 맡아 진행하는 현 방식의 전자처방 시스템의 경우 병원은 환자의 예약부터 처방전 접수, 발행까지 별도의 수고나 비용 없이 가능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제의 주체인 약국들의 상황은 달라 보인다. 키오스크로 시작해 전자처방전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되 온 병원, 특정 약국 간 담합이나 일명 노쇼(No Show),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처방전 건당 수수료까지 어느 하나 해결된 문제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처방전 1건당 160원에서 200원까지 책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자처방전 수수료는 일선 약국들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있다. 더불어 초기에 관련 시스템 설치비용 역시 약국의 몫이다. 이 마저도 지역 약사회나 일선 약국들의 반발에 부딪혀 시작 전부터 좌절되거나 삐걱거리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미 도입한 병의원들도 환자의 이용률이 현저히 낮아 인근 약국들조차 시스템 자쳉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게 현실이다. 관련 업체들이 존재하는 하고 병원의 수요가 지속되는 한 전자처방전 난립은 지속될수 밖에 없어 보인다. 시범사업까지 진행하며 종이 없는 처방전을 추진했던 정부는 시장 논리에만 얽매일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요양기관인 병원, 약국도, 이용하는 환자도, 또 관련 업체들도 만족할 만한 시스템 도입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더 이상의 실효성도 신뢰성도 담보할 수 없는 전자처방 시스템의 난립은 병원도 관련 업체도, 약국도 환자도, 누구에도 득이 될 것이 없는 상황을 연출할 뿐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2020-10-07 11:36:16김지은 -
[기자의 눈] 전문약 낱알반품 개선책 찾아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전문약의 낱알반품 문제는 약국가의 고질적 병폐로 별다른 개선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제약사와 유통업체, 약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적 중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약사들은 병의원에서 원통 그대로 처방이 나오지 않는데다, 잦은 처방 변경 등으로 인해 낱알 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한 약국의 선택과 변심으로 발생하는 불용재고가 아니기 때문에 약국의 재고 부담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고가약일수록 약국이 감당해야 하는 금액은 늘어나고, 낱알반품을 주장하는 약사들의 목소리도 함께 커진다. 약국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들도 낱알반품은 처치곤란이다. 일부 유통업체는 제약사가 받지 않은 낱알들을 약국으로부터 받아 창고에 쌓아놓고 있고, 그 규모만 수십억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작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제약사와 유통업체 간 ‘표준대리점계약서’에서도 낱알반품 문제는 제외됐다. 결국 도매상 또는 약국이 낱알 재고에 대한 부담을 나누거나, 또는 미루면서 서로의 부담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상당수의 외국계 제약사들은 낱알반품 불가를 회사 방침으로 하고 있어 지역 약사들의 원성은 계속되는 중이다. 약사들은 국내 처방조제 특수성을 고려해 해외 제약사들도 낱알 반품을 허용하거나, 또는 소포장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더욱이 급여를 받고 있는 전문약이라면 기회비용으로써 반품과 소포장 등의 문제를 감당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약은 공공재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대한약사회와 지역 약사회도 제약사의 반품 협조와 소포장 생산에 대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사 입장에서도 낱알을 포함한 모든 반품을 떠안기엔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소포장 생산도 공정 증설에 부딪혀 사실상 개선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제약사와 도매업체, 약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게 모범적인 답안이겠지만, 복잡한 이해관계와 입장차로 인해 협의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나서서 반품 강제화 등을 관여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공적 중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지역 약사회가 반품 비협조사를 공개하며 제약사를 압박하고, 제약사는 회사방침을 이유로 반품불가를 고수하고, 눈치껏 반품을 받는 유통업체의 현재 방식이 계속된다면 십년 뒤에도 낱알반품 문제는 개선없이 되풀이되고 있을 것이다.2020-10-04 15:24:13정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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