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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개편되면 제네릭 상위 10개 품목 1400억 손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간판 제품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제네릭 상위 10개 품목에서만 1년 간 최대 1400억원 이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선 이러한 손실이 현실화할 경우 제약사들의 R&D·생산 투자 여력을 크게 꺾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제네릭 처방 상위 10개 제품, 예상 손실액 ‘최대 1421억원’11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처방실적 상위 10개 제네릭의 최근 1년(2024년 4분기~2025년 3분기) 처방실적은 총 5614억원이다.정부안대로 약가제도가 개편될 경우 이들은 약가인하 직격탄을 맞게 된다. 해당 제품의 최근 1년간 처방실적에 개편안의 40~45%의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적용할 경우, 예상 손실액은 최대 1421억원에 달할 것으로 계산된다. 제네릭 10개 제품만 추려도 1400억원 이상 손실이 예상되는 셈이다.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제품은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콜린알포세레이트)’이다. 이 제품의 최근 1년 처방액은 1789억원이다. 이 제품엔 현재 53.55%의 산정률이 적용되고 있다. 이 산정률이 45%로 낮아질 경우 글리아타민의 처방실적은 1503억원으로 286억원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40%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예상 손실액은 453억원으로 더욱 커진다.같은 방식으로 삼진제약 ‘플래리스(클로피도그렐)’는 처방실적이 최소 135억원에서 최대 214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제일약품 ‘리피토플러스(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는 최대 117억원, 대웅제약 ‘크레젯(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은 최대 113억원, 종근당 ‘리피로우(아토르바스타틴)’는 최대 103억원 감소한다.대우제약의 히알루론산 점안제 ‘히알산’은 최대 89억원, 대웅바이오 ‘베아셉트(도네페질)’는 최대 87억원, 녹십자 ‘다비듀오(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는 최대 85억원, 유한양행 ‘아토르바(아토르바스타틴)’는 최대 79억원, 동아에스티 ‘플라비톨(클로피도그렐)’은 최대 79억원 등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계산이다.베아셉트와 다비듀오의 경우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일부 제형·용량이 자체 생동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정부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에서 제네릭 최고가 요건 미충족 제품의 약가인하폭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자체 생동성시험 실시 ▲등록 원료의약품(DMF)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53.55%를 적용받고, 이때 한 가지 요건을 충족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가 15%씩 내려가는 구조였다. 개편안에선 요건 미충족 시 인하폭이 20%씩으로 확대된다. 생동성시험을 실시하지 않았다면 오리지널 대비 32~36%의 약가를 받게 되는 식이다.제약사 간판 제품 직격탄…제약업계 “투자 여력 고갈 불가피”약가인하 영향권에 놓인 품목 대부분은 각 회사의 간판 제품이다.글리아타민을 예로 들면 지난해 대웅바이오 매출의 17%를 차지했다. 대웅바이오 매출을 구성하는 제품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크다. 플래리스는 삼진제약 매출의 약 30%를 담당했다. 두 회사의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제품들이 직접적인 위협에 놓인 것이다.중소제약사는 더 큰 위기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제약의 히알산은 회사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품목이다. 해당 제품에서 89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 작년 매출 1113억원이 1024억원으로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일 품목만으로 매출 8% 감소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여기에 다른 제네릭 품목까지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전체 손실 폭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약가 하락은 매출 감소에 그치지 않고 영업이익 축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체감하는 충격은 단순한 실적 악화를 넘어 재무 구조 전반에 추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제약업계에선 이러한 손실이 제약사의 투자 재원 축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신약 개발과 생산시설 확충 등 미래 사업에 배정했던 예산이 축소되면서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문제는 단기간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혁신신약 혹은 바이오시밀러 중심으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컨대 대우제약은 최근 점안제 신공장에 500억원 투입을 결정한 상황이다. 연매출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향후 몇 년간 추가 투자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캐시카우 품목을 비롯한 제네릭 전반의 약가가 동시에 하락하면 재무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대형제약사라고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R&D 비용으로 352억원을 지출했다. 플래리스를 비롯한 캐시카우들의 안정적 현금흐름이 기반이 된 투자다. 이런 상황에서 약가인하로 수익성이 악화하면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연구개발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2025-12-11 06:00:58김진구 기자 -
JW중외, AI 대사질환 신약개발사업 과제 선정[데일리팜=최다은 기자] JW중외제약은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제이웨이브(JWave)’로 발굴한 대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연구가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단장 박영민)이 주관하는 ‘2025년도 제2차 국가신약개발사업–신약 R&D 생태계 구축 연구(후보물질)’ 과제에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JW중외제약 사옥 전경./ 사진=JW중외제약JW중외제약은 제이웨이브를 기반으로 구조 기반 모델 고도화와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해 단기간에 유효물질(hit)을 최적화했다. 기존 대사질환 치료제와 차별화된 신규 기전의 선도물질을 확보했다. 현재 해당 물질은 후보물질 단계에서 최적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과제 선정에 따라 회사는 향후 24개월간 연구비 지원을 받아 비임상 진입을 목표로 선도물질의 구조 최적화, 작용기전 규명, 예비 독성시험 등을 단계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JW중외제약 관계자는 “이번에 확보한 선도물질은 기존 대사질환 치료제와는 완전히 다른 신규 기전을 갖춘 경구용 First-in-Class 후보물질”이라며 “대사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만큼, AI 기반 신약 연구 경쟁력을 강화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질환 영역에서 혁신신약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JW중외제약은 AI 기반 신약 연구 통합 플랫폼 제이웨이브는 기존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해 구축된 플랫폼이다. 약물 탐색부터 선도물질 최적화까지 전주기 신약 후보 발굴에 적용된다.한편 국가신약개발사업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2021년부터 약 10년간 추진 중인 범부처 R&D 사업이다. 신약 개발 전주기 단계를 지원해 글로벌 실용화 성과 및 공익적 가치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2025-12-08 09:58:16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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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2 폐암 표적항암제, 아시아 임상서 나란히 성과5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한 ESMO ASIA 2025에서는 HER2 변이 폐암 신약들의 성과가 소개됐다. [싱가포르=손형민 기자]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 신약들이 아시아 환자에게 나란히 효과를 보였다. 바이엘과 베링거인겔하임은 각각 '하이어누오(세바버티닙)', '허넥세오스(존거티닙)'의 아시아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경쟁 구도에 본격 합류했다. 기존 엔허투 이후 새로운 치료옵션들이 모두 아시아 환자에서 일관된 항종양 효과와 예측 가능한 안전성을 확인하며, 향후 HER2 변이 폐암의 치료 전략 변화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5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ESMO ASIA 2025에서 바이엘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경구 HER2 표적치료제 하이어누오의 아시아 환자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임상은 피보탈 연구인 SOHO-01의 코호트 D·E·F에 참여한 아시아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한 중간 분석 결과다.연구에 따르면 하이어누오는 이전 항암 경험이 있는 환자(D)와 1차 치료 환자(F) 모두에서 일관된 효과를 보였다. 특히 1차 치료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66.7%, 이전 치료를 받은 환자 중 HER2 타깃 치료 경험이 없는 코호트 D에서도 61.4%에 달하는 반응률을 기록했다. 기존 HER2 ADC 치료를 받은 코호트 E에서도 46.9%의 반응률이 확인돼, 선행 치료 유형과 관계없이 의미 있는 항종양 효과를 보인 셈이다. 반응지속기간(DOR) 역시 D코호트에서 12.6개월, E코호트에서 8.5개월로 나타났으며, 1차 치료군(F)은 데이터 검열로 인해 정확한 중앙값 산출이 어렵지만 최소 8개월 이상 유지된 반응이 확인됐다. 아시아 환자들의 특징도 뚜렷했다. 전체의 70~86%가 비흡연자, 60%가 넘는 비율이 여성 환자였으며, 이는 기존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된 HER2 변이 폐암의 동아시아 특성과 일치한다. 평균 연령은 59~66세로,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환자 구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됐다.안전성 분석에서는 예상 가능한 HER 계열 TKI 프로필을 보였다. 약물이상반응(TRAEs)은 99.3%에서 보고됐지만 대부분(68.6%)이 1~2등급이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설사(76.4%)였으며, 이 중 3등급은 11.4% 수준이었다. 용량 감량은 27.1%, 중단은 3.6%에서 발생했다. 특히 동일 HER2 표적 약물군에서 주의가 필요한 간질성폐질환(ILD)이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은 점은 하이어누오의 안전성 강점으로 주목된다.다니엘 샤오 웽 탄 싱가포르 국립암센터 교수HER2 변이 폐암은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2~4%에 불과한 희소 암종이지만, 하이어누오를 비롯해 엔허투, 등 신약 진입으로 글로벌 경쟁이 빠르게 뜨거워지는 분야다. 이번 하이어누오의 아시아 데이터는 1차 치료제 가능성, 선행 치료와 관계없는 일관된 반응률, 관리 가능한 안전성을 동시에 보여주며 HER2 변이 폐암 치료 전략 변화에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이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발표를 맡은 다니엘 샤오 웽 탄 싱가포르 국립암센터 교수는 "아시아 환자에서 확인된 내구성 있는 반응과 예측 가능한 안전성은 하이어누오의 치료 옵션으로서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며 "HER2 변이 폐암 환자들의 선택지를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베링거 '허넥세오스' 아시아 환자 대상 ORR 70% 상회하이어누오에 이어 베링거인겔하임의 HER2 표적치료제 허넥세오스 역시 아시아 환자에서 강력한 치료 효과를 확인하며 HER2 변이 폐암 시장 경쟁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허넥세오스는 HER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면서 야생형 EGFR은 억제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어 기존 HER 계열 치료제에서 문제가 됐던 독성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약물은 이미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중국에서는 혁신신약 지정을 획득하며 개발 가속화를 인정받았다.이번 ESMO ASIA에서는 글로벌 임상1b상 Beamion LUNG-1 연구 중 사전 전신항암치료를 받은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 1의 아시아 하위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허넥세오스는 중간 분석 이후 1일 120mg 단일투여 용량으로 확정됐으며, 독립중앙검토(BICR)에 기반한 ORR, DOR, 무진행생존기간(PFS) 등을 평가했다.총 75명의 글로벌 코호트 중 동아시아 환자는 39명로로 중국 18명, 한국 12명, 일본 9명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동아시아 환자 전체의 ORR은 76.9%, 질병조절률(DCR)은 100%로 나타났다. 동아시아 환자군의 DOR 중앙값은 14.1개월, PFS 중앙값은 15.5개월로 보고돼,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HER2 변이 환자에서도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효과가 가능함을 시사했다.이롱 우(Yi-Long Wu) 광저우인민병원 종양내과 교수특히 중국 환자군에서 ORR 83.3%, DCR 100%를 기록하며 더욱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 환자 중 일부에서 DOR 14.1개월이 관찰됐고, PFS 역시 15.5개월로 전체 동아시아군과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HER2 변이 폐암의 치료 반응이 인종적·지역적 차이에 민감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과는 아시아 환자에서 허넥세오스의 경쟁력을 분명히 보여주는 근거로 해석된다.안전성 역시 양호한 편이었다. 전체 아시아 환자 중 약물이상반응은 92%, 이 중 중등도 이상(≥3등급)은 18%에서 발생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설사(38%)였으며, 대부분 1등급으로 관리 가능 수준이었다. 특히 HER2 계열 약물에서 문제가 돼온 약물 관련 간질성폐질환(ILD)이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은 허넥세오스의 안전성 강점을 뒷받침하는 결과다.연구진은 "허넥세오스는 이미 국제학술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글로벌 데이터가 발표되며 기전의 확실성과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았고, 이번 아시아 데이터는 그 결과와 일관된 흐름을 보였다"라며 "강력한 반응률, 1년 이상 유지되는 내구성, 낮은 중단률과 예측 가능한 안전성은 허넥세오스가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중요한 표적 치료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2025-12-06 06:00:55손형민 기자 -
오너 3세 전진배치...SK바팜, '포스트 엑스코프리' 발굴 잰걸음[데일리팜=차지현 기자] SK바이오팜이 2026년 조직개편에서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본부를 신설하고 회사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자리에 SK그룹 오너 3세를 전면 배치했다. 뇌전증 치료제로 창출한 재원을 신사업 확장에 투자해 성장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미래 먹거리 총괄' 전략본부장에 오너 3세 선임·RPT 본부 신설…신사업 속도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기존 사업개발본부를 이끌어온 최윤정 본부장을 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1989년생 최 본부장은 SK그룹 창업주 최종건 회장 손녀이자 최태원 회장 장녀로 최 회장 자녀 중 유일하게 SK그룹에 재직 중인 인물이다. 이번에 최 본부장이 맡게 된 전략본부는 전사 중장기 전략 수립,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글로벌 성장전략 추진, 신사업 검토 등 회사의 핵심 의사결정 기능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다.최 본부장은 중국 베이징국제고와 미국 시카고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연구실·국내 제약사 인턴,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쳐 SK바이오팜에 합류했다. 이후 2019년 휴직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복직, 2023년 1월 올 1월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 팀장에 올랐다. 그는 같은 해 말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하며 1989년생 그룹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SK바이오팜은 이번 인사와 함께 RPT 본부 신설도 발표했다. RPT는 종양 표적 물질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해 암세포를 정밀하게 사멸하는 차세대 의약품이다. 신설 RPT 본부는 악티늄-225 등 핵심 원료 확보부터 파이프라인 발굴, 전임상, 글로벌 사업개발까지 전주기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회사는 이번 RPT 본부 신설을 통해 관련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은 SK바이오팜의 신사업 전환이 실행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SK바이오팜은 ▲RPT ▲표적단백질분해(TPD)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세 가지 플랫폼을 신성상동력으로 낙점하고 신약개발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RPT는 이들 플랫폼 중 가장 구체적인 진척이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SK바이오팜은 2023년 한국원자력의학원과의 연구협력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RPT 치료제 후보물질 'SKL35501'(FL-091)을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RPT 사업 구축에 나섰다. 이어 테라파워·판테라와 방사성 동위원소 악티늄-225(Ac-225) 공급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미국 위스콘신대 기술이전기관으로부터 두 번째 후보물질 'WT-7695'를 도입했고 독일 에커트앤지글러와 Ac-225 공급 계약 추가로 체결하면서 원료 조달망을 확장했다.SK바이오팜 입장에서 RPT는 충분히 해볼 만한 사업으로 평가된다. RPT는 항체나 저분자화합물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이는 방식이다. 차세대 플랫폼이면서도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 개발로 축적한 합성의약품 신약개발 역량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다. RPT 치료제는 어떤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알파(α)선 기반 치료제와 베타(β)선 기반 치료제로 나뉘는데 SK바이오팜은 치료 효과가 강력하고 미충족 수요가 큰 알파핵종 기반 RPT로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다.원료 조달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해 놓았다는 점도 SK바이오팜이 이 분야에 자신감을 갖는 요인이다. RPT 치료제의 핵심 원료로 꼽히는 Ac-225는 자연에서 얻을 수 없고 전 세계 소수 연구시설에서만 소량 생산되는 희소 원료여서 안정적 확보가 중요하다. 앞서 SK㈜는 2023년 SK이노베이션과 함께 테라파워에 3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테라파워는 RPT의 원료 악티늄-225 판매를 추진 중인 업체다. 이로써 SK바이오팜은 사업 초기부터 안정적인 원료 수급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SK바이오팜 RPT 성장 전략 개요 (자료: SK바이오팜)여기에 RPT는 아직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지 않은 초기 시장이라는 점에서 SK바이오팜에 기회 요인이다. RPT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 제대로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영역이다. 방사성의약품은 진단용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치료제의 경우 이제 막 개화 단계다. RPT는 취급이 까다로워 제조를 위한 별도 허가 시설이 필요한 등 진입장벽이 높지만 한번 밸류체인 구축에 성공하면 원료–제조–개발–상업화 전 단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구조다.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확보한 기업이 시장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특히 RPT는 최 본부장이 개인적으로 깊은 관심을 두고 공을 들여온 분야로 알려진다. 그는 SK㈜와 SK바이오팜이 유망한 바이오벤처나 기술에 대한 투자 협력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구성한 혁신신약 태스크포스(TF) 핵심 일원으로도 활동 중인데 최 본부장은 해당 TF 내에서도 RPT 플랫폼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RPT 사업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서며 RPT 사업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SK바이오팜의 RPT 사업이 한층 탄력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본부장이 회사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핵심 의사결정 기구 수장으로 선임되고 RPT 사업이 원료 확보부터 개발, 사업개발까지 전주기 운영 기능을 갖춘 독립적인 본부로 격상되면서 투자·파트너십·임상 준비 등 주요 실행 과제가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세노바메이트 현금창출력 기반 미래 성장동력 확장 속도전…'빅 바이오텍' 도약SK바이오팜은 자체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앞세워 고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회사는 지난 2019년 11월 세노바메이트를 '엑스코프리'라는 제품명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2020년 5월부터 SK바이오팜 100%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엑스코프리를 미국 시장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세노바메이트는 국내 기업으로서 처음으로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품목허가 획득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물질이다. 소수 전문의 중심으로 처방되는 뇌전증 치료제 특수성을 활용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직접 판매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 역시 상징성이 크다.세노바메이트 미국 처방 수 및 매출 현황 (자료: SK바이오팜)가시적인 성과도 뚜렷하다. 세노바메이트 분기 매출은 2020년 5월 출시 이후 21분기 연속 성장했다. 올 3분기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은 1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4595억원으로 불과 9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 4387억원을 추월했다. 세노바메이트 매출 확대를 기반으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특히 세노바메이트 매출 급증으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세노바메이트는 출시 초기에는 시장 안착을 위한 고정비 부담이 컸지만 처방 확대로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판매·관리비 등 고정성 비용이 사실상 동일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 증가분이 고스란히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며 매출 증가 속도 대비 이익 개선 폭이 더욱 가팔라지는 전형적인 영업 레버리지 구간에 진입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회사는 세노바메이트로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흐름을 미래 성장동력 확장에 과감히 투입하겠다는 포부다. 이미 구축된 미국 직판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상업화 가능한 중추신경계(CNS) 계열 제품을 인수하고 비유기적 성장(M&A)을 통해 신규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을 확보에 힘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이로써 단일 제품 의존도를 해소하고 지속해서 신약을 개발하는 '빅 바이오텍'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2025-12-06 06:00:52차지현 기자 -
ICER 탄력 적용 2호 '임핀지', 최종 약가 조율 관건[데일리팜=어윤호 기자]혁신신약 ICER 탄력적용 2호 약제 '임핀지'가 보험급여 확대를 위한 마지막 관문에 돌입한다.취재 결과,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더발루맙) 담도암 1차치료 병용요법 급여 확대'에 대한 약가협상 명령을 내렸다.임핀지 병용요법은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 항암제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 이후 지난 10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ICER 탄력 적용을 인정받은 두번째 약제다.앞서 유방암 분야에서 ICER 혜택이 인정된 엔허투(혁신신약 우대방안 도입 전)·트로델비와 달리 지난 12년 동안 치료옵션이 사실상 부재했던 담도암에서 등장한 치료옵션이라는 점에서 의료계의 관심이 높다.임핀지 병용요법은 12년 만에 NCCN 담도암 가이드라인을 변화시킨 최초의 면역항암제기반 요법으로, 기존 치료법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장기 생존 개선을 보여주며 혁신성을 입증했다.글로벌 3상 TOPAZ-1 연구에서 임핀지 병용요법은 3년 전체생존율(OS) 14.6%를 기록해 기존 젬시타빈-시스플라틴(젬시스) 단독요법(6.9%) 대비 두 배 이상의 생존률 개선을 보였다.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도 12.9개월로 대조군(11.3개월)을 상회했으며, 사망 위험(HR)은 26% 감소했다. 면역항암제의 특징인 장기 생존 곡선의 분리는 장기 추적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최초 분석에서는 HR 0.80(20% 감소)이었으나, 3년 추적에서는 HR 0.74(26% 감소)로 개선돼 면역반응의 지속성을 보여줬다.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이번 약평위에서는 질병의 위중도 및 사회적 요구도를 고려하여 기존 1년 미만에 머무르던 담도암 생존 기간을 3년까지 연장한 한국인 임핀지 병용요법 데이터가 핵심 근거로 활용됐고, 이를 통해 임상적 가치가 인정되며 ICER 탄력 적용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한국인 환자에서의 결과는 더욱 두드러졌다. 한국인 하위 분석에서 임핀지 병용요법의 3년 OS는 21%, mOS는 16.6개월, 사망 위험 감소는 42%로 나타나 글로벌 전체 환자군보다 더 높은 혜택이 확인됐다.진행성·전이성 담도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이 1년 미만임을 고려하면, 한국인 환자에서 나타난 생존 개선 폭은 임핀지의 혁신적 가치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결과다.정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 방향과도 임핀지의 평가 구조는 일정 부분 맞물린다. 정부는 ICER 임계값 현실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임핀지 병용요법처럼 고중증 질환에서 생존 개선이 명확한 혁신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확대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이제 남은 절차는 약가협상이다. 공단이 협상 절차에 착수한 만큼, 임핀지 병용요법의 최종 급여 적용에 관심이 모아진다.생존 개선 효과, 한국인 환자에서의 우수한 성적, 대체 치료제 부재 등은 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되지만, 고가 항암제의 특성상 재정 영향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협상 난도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임핀지 급여와 관련한 논의는 환자단체와 국회를 중심으로 관심이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다.혈액암협회, 간환우협회 등 환자단체는 담도암 치료제 접근성이 제한된 현실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서명옥 복지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은 담도암 환자 10명 중 7명이 5년 이내 사망하고 있음에도 치료 접근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급여가 결정된 치료제를 국내 환자만 제때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조속한 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2025-12-05 06:00:51어윤호 기자 -
표준치료 받지 않은 암 환자도 신약 초기 임상 참여 가능[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표준치료를 받지 않은 암 환자도 혁신신약 초기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환자의 치료 선택권 확대와 혁신 항암제의 임상시험 피험자 모집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임상시험 참여 기준을 구체화한 '비근치적 환경에서 항암제 초기 임상시험의 대상자 선정 시 고려사항(민원인 안내서)'을 제정 발간했다. 이번 안내서는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전이성 고형암이나 장기 생존율이 낮은 혈액암 등 이른바 '비근치적(non-curative) 환경'에서 일정 수준의 표준치료 옵션이 남아 있는 환자까지 항암제 초기 임상시험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 핵심이다.그동안 국내에서는 '모든 표준요법에 실패한 말기 환자만' 임상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는 환자들의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또한, 다른 글로벌 지역보다 한국 내 임상시험이 늦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안내서에 따르면, 비근치적 환경의 항암제 초기 임상은 원칙적으로 확립된 치료 대안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과학적 근거과 타당성이 충분히 제시된 경우'에는, 표준치료가 남아 있는 환자라도 임상대상자로 포함할 수 있도록 심사 기준을 명문화했다.식약처는 이번 기준 정비로 혁신 항암제 임상시험 참여 선택의 기회를 넓히는 한편 심사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지난달 25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정주연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임상심사과장은 "기존에는 표준치료를 모두 완료한 말기 환자만 항암제 임상에 들어올 수 있도록 가이드가 운영돼 왔다"며 "이제는 완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표준치료 옵션이 남아 있어도 환자가 혁신 항암제 임상을 하나의 치료 선택지로 택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리했다"고 말했다.정 과장은 특히 "전이성·진행성 고형암이나 생존이 어려운 혈액암처럼 완치가 어려운 환자군에서, 기존 표준치료로는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때 환자가 '새로운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를 한 번 시도해 보고 싶다'고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제도적으로 열어준 것"이라고 이번 지침 개정의 의미를 부여했다.이번 기준 정비 논의에 참여한 현복진 한독 상무(임상 담당)는 "글로벌 항암제 임상에서 한국은 '표준요법 모두 실패한 환자만' 넣을 수 있다는 조건 때문에, 사이트 오픈이 지연되거나 플랫폼·엄브렐라 디자인과 같은 적응형 임상(adaptive clinical trial)에서 아예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그는 “FDA의 임상시험 허용 가이드라인 등 해외 규제기관 문서를 참고하긴 했지만, 이번 식약처 안내서는 훨씬 더 구체적인 상황별 기준을 제시해 심사자와 업계 모두에게 유용한 '실무형 지침'이 됐다"며 "특히 말기에 가까운 환자만이 아니라, 완치가 어렵다고 인정되는 상황에서 더 일찍 임상시험을 실제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점이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2025-12-04 06:00:51이탁순 기자 -
"미국 약가인하 영향 제한적...'신약 스토리'가 투자 모멘텀"글로벌 바이오 업계가 특허절벽과 약가인하로 인한 비용 압박 등으로 대규모 구조조정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K-바이오에 대한 글로벌 투자 매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전 세계 혁신신약 프로젝트 비중에서 한국이 3위로 부상하며 빅파마의 파이프라인 공백을 채우는 핵심 공급처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허혜민 키움증권 팀장은 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투자대전에서 '2026년 제약·바이오 연간 전망과 투자 환경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제약바이오 투자대전은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KOTRA·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공동 주관한 바이오 투자 행사다.허혜민 키움증권 팀장이 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투자대전에서 '2026년 제약·바이오 연간 전망과 투자 환경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이날 허 팀장은 K-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혁신신약 프로젝트 비중에서 한국이 미국(1위), 중국(2위)에 이어 3위에 올랐다"면서 "한국이 명실상부한 아시아 혁신신약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빅파마 입장에서 아시아 기업의 파이프라인은 팔로우온 이노베이션 중심으로 개발돼 성공 확률이 높고 개발 속도와 비용 면에서도 경쟁력이 뛰어나 투자 매력이 크다"고 설명했다.허 팀장은 이러한 기술적 기반이 가시적인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국내 기술수출 규모는 2021년 코로나 시기 기록을 이미 넘어섰으며 코스닥 상장사 7건 중 6건이 빅파마와 계약이라는 건 국내 바이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또 그는 "코스피 제약사의 순이익이 올해 대비 내년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적 측면에서도 K-바이오의 체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국내 바이오텍의 '신약 스토리'가 내년 K-바이오가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한미약품 주가가 올해 크게 뛰었는데 이는 주식 시장에서 신약에 대한 매력적인 모멘텀과 스토리가 있어야만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일어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허 팀장은 "현재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은 대형 업체가 바이오시밀러에서 신약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국면에 있지만 공개된 파이프라인(대부분 1상)만으로는 시장을 충분히 매료시키기 어렵다"면서 "K-바이오가 프리미엄 가치를 인정받고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신약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이를 설득력 있는 스토리로 시장에 전달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미국 정책과 규제 변화에 따른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짚고 이에 따른 글로벌 투자 환경과 K-바이오의 기회 요인도 분석했다.먼저 그는 미국의 약가 인하 시행과 바이오시밀러 개발 간소화 정책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구조 변화와 투자 판도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팀장은 "정권과 상관없이 미국 내 약가 인하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메디케어 약가 인하 1·2차 대상의 평균 인하율이 60%대에 이른다"고 했다.허 팀장은 약가 인하 조치가 투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시장이 관련 이슈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데다 인하 대상 약물이 이미 특허가 만료됐거나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인해 가격이 크게 하락해 있는 상황이어서 시장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다만 내년 2월 발표될 3차 약가 인하 협상 대상은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피하주사(SC) 제형 일부가 목록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해당 제형이 3차 인하 리스트에 오르는지 여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바이오시밀러 임상 가이드라인 간소화 역시 주목해야 할 변화로 꼽았다. 허 팀장은 "10년 만에 개정되는 가이드라인에서 일부 품목의 경우 임상 3상을 생략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라며 "바이오시밀러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 이전까는 블록버스터 약물 위주로 출시됐던 것과 달리 미드버스터급 약물도 많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했다.그는 이러한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가 빅파마의 신약 포트폴리오 전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도 진단했다. 그는 "과거 제네릭 진입 장벽을 낮춘 해치-왁스만법 이후 저분자 약물 대신 항체 의약품 비중이 높아졌듯 이번 간소화로 인해 빅파마들은 바이오시밀러로 쉽게 진입하기 어렵고 고가 프리미엄을 유지할 수 있는 이중항체, RNA,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서서히 이동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허 팀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 수장 교체에 따라 엄격했던 승인 기조가 완화되고 항암제 기술이전 환경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새로 선임된 리처드 파즈더 국장은 데이터가 불충분하면 조기 철회하는 대신 명확한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되면 신속 승인을 과감하게 허용하는 실용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기조 변화에 따라 항암제 심사 환경이 이전보다 완화될 수 있어 기술이전과 투자 흐름도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그는 빅파마의 긴축 경영 기조와 인수합병(M&A) 확대 흐름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2028년부터 본격화될 대규모 특허절벽과 약가 인하 압력에 대비하기 위해 노보노디스크, 머크,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가 올해 들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동시에 빅파마들은 내부 연구와 외부 도입 파이프라인 비중을 50대 50으로 유지하며 파이프라인을 채워야 하는 시기에 직면한 상태다.허 팀장은 "빅파마의 내부 효율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파이프라인 공백을 채우기 위한 외부 도입 수요는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과 바이오텍 지수 상승이 맞물리면서 빅파마들이 M&A와 기술이전을 적극 재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 멧세라와 아바델 인수전처럼 복수 글로벌 제약사가 동일 자산을 놓고 경쟁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은 우량 자산에 대한 프리미엄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흐름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허 팀장은 내년 승인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신약과 글로벌 임상 데이터 발표 일정이 기술이전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그는 "위고비·리벨서스 고용량 버전과 경구용 비만 치료제, 레켐비 SC 제형, 펩타이드 기반 경구제와 경구 항암제 등 편의성을 강화한 약물들이 내년 승인 라인업에 대거 포함돼 있다"며 "이들 제품은 시장성과 기술 혁신성을 동시에 갖춘 분야여서 빅파마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했다.또 그는 "내년 글로벌 데이터 발표를 살펴보면 상반기에는 알츠하이머, 비만 경쟁 심화 관련 데이터, RNA 치료제 위주로 발표가 예정돼 있고 하반기에는 이중항체를 비롯한 항암제 분야의 본격적인 임상 데이터들이 나올 예정"이라며 "이러한 데이터 발표 결과에 따라 기술 이전에 대한 환경이 급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2025-12-02 16:14:54차지현 기자 -
[기자의 눈] 약가제도 '개혁 아닌 개악' 논란 피해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보건복지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약가제도 개편안 윤곽이 차츰 또렷해지면서 국내 제약업계 표정엔 시름이 깊어지는 분위기다.복지부가 현행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53.55%에서 40%로 큰 폭 낮추는 행정을 제약업계 사전 의견조율·수렴 없이 결정,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단 회의를 시작으로 업계 일방 통보중이라는 게 국내 제약사들이 토로하는 일차원적인 부당함이다.특히 올해 10월 추석 연휴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복지부가 중폭 이상의 기등재 의약품(제네릭) 약가인하를 채비중이란 소문이 국내 제약업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약가 담당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실정이었다.이후 국감 시즌 정부여당이 "일괄 약가인하를 통한 건강보험재정 절감이 목표가 아닌 혁신신약 우대, 품절약 수급안정 환경 구축을 타깃으로 한 약가제도 개편안이 발표될 것"이란 시그널을 반복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합리적이고 스마트한 약가체계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하지만 국감 종료 직후 분위기는 돌연 어두워졌다. 먼저 복지부가 약가제도 개편안 관련 정부 생각을 대외 일절 공개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약가제도 함구령이 내렸다"는 얘기마저 흘렀다. 어디에서도 53.55% 제네릭 약가산정률을 얼마나 깎을지 구체적인 비율을 들을 수 없다는 게 약가 담당자들의 일관된 의견이었다.시간이 흘러 복지부가 제네릭 약가산정률을 53.55%의 25%를 깎은 40%로 낮추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정보가 도처에서 나오면서 제약사들은 매출 하락 직격타로 이어질 것이란 비판 의견을 내놓고 있다.특히 복지부가 이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을 보고 안건으로 상정하는 동시에 40%란 구체적인 수치까지 보고 내용에 포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약가 담당자들은 "제약업계 의견수렴 없이 복지부 홀로 결정한 약가산정률을 건정심에 못박아선 안 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추후 복지부와 제약계가 약가제도 개선안을 놓고 제대로 된 협의와 협상을 하려면 약가산정률 표기 없이 큰 틀의 방향성만 건정심에 보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복지부 약가산정률을 건정심 보고하는 순간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느니 너는 대답만 하라)' 식 협상이 될 것이란 취지다.세계 시장에서 먹히는 블록버스터급 국산 신약과 메이저급 글로벌 제약사 창출을 간판으로 내건 상황에서 국내 제약사 약가 담당자들의 이같은 공포감 섞인 요구는 일견 타당하다.40% 제네릭 약가인하율을 넘어 한층 아쉬움이 큰 부분은 약가우대 규정이다. 복지부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여부와 신약 R&D(연구개발) 비용 투자액을 약가제도와 연동하는 방식의 약가우대안을 설계했다는 게 제약업계 중론인데, 우대 기전이 지나치게 단편적이고 우대 폭과 기간도 크지 않아 신약 R&D 투자 등 혁신가치 보상을 이끌어 내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국내 제약사 약가 담당자들은 ▲혁신형제약기업 선정(인증) 갯수가 많지 않은 점 ▲신약 R&D 투자액뿐만 아니라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생산설비 투자 등 국내 산업 발전에 기여한 제약사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해 복지부가 지금보다 더 다차원적인 우대 기전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또 모든 약가우대 기전이 시행일로부터 3년 뒤를 기점으로 종료되고, 이후부터는 40% 등 지금보다 깎이게 될 약가산정률을 일제히 적용하는 복지부 방침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가 거세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복지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이 제네릭 중심 국내 제약사 이익을 줄여 만들어진 건보재정 여유를 글로벌 빅파마(다국적사)가 국내 수입해 들여오는 신약 약가를 우대하는데 쓰게 될 것이란 비판마저 나오는 실정이다.아직까지 제네릭 중심 국내 제약산업 특수성을 섬세하게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약가제도 개편안을 설계해 국내 제약사 역차별 논란에 재차 불을 붙이게 될 것이란 우려다.이같은 비판 움직임은 결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제약협동조합이 24일 오전 긴급 회의 후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기로 뜻을 모으는 결과로 귀결됐다. 복지부의 약가제도 개선안은 개혁이 아닌 개악에 가깝다는 제약업계 걱정이 비대위로 이어진 셈이다.복지부는 약가제도 수립 주무부처로서 국내 제약사들이 혁신성을 충분히 갖춘 신약, 개량신약 개발 성과 창출에 필요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수 있도록 철학을 담은 약가제도 행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지금까지 흘러나온 복지부 약가제도 개편안은 채찍이 당근보다 갑절이란 평가를 받는다. 신약 R&D, 고품질 의약품 제조·유통, 수급불안정 의약품 안정공급 분야에 대한 충분한 투자를 독려하기엔 부족하단 얘기다. 약가 담당자들과 협의를 거친 선진적인 복지부 개편안 설계가 긴요하다.2025-11-24 16:24:00이정환 -
비보존, VVZ-2471 국가신약 임상 2상 과제 선정[데일리팜=최다은 기자] 비보존제약의 관계사 비보존은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 신약 후보물질 ‘VVZ-2471’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단장 박영민)이 주관하는 ‘2025년도 2차 국가신약개발 사업’ 임상 2상 과제로 최종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이번 선정으로 비보존은 향후 2년간 정부와 매칭 형태로 연구개발 지원을 받게 됐다. 비보존은 이를 기반으로 VVZ-2471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개발 속도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VVZ-2471은 세로토닌 수용체 2A형(5-HT2A)과 mGluR5 수용체를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 작용 기전의 혁신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이다. 현재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기존 약물의 낮은 반응률·부작용 부담이 큰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다.비보존은 국내 PHN 환자를 대상으로 4주 투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될 경우 13주 투여 기반 글로벌 임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임상은 미국·유럽·아시아 등에서 다지역 시험(Multi-regional Clinical Trial, MRCT)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PHN 환자 모집이 제한적인 점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다.또한 미국에서는 별도로 임상 1b 시험을 통해 안전성 및 약동학(PK)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해당 결과는 향후 글로벌 2b·3상 설계 최적화에 활용할 예정이다.비보존 관계자는 “이번 국가과제 선정은 VVZ-2471 개발의 중요한 단계”라며 “정부 지원과 글로벌 개발 전략을 기반으로 PHN 치료제 개발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국가신약개발사업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2021년부터 10년간 추진 중인 범부처 R&D 프로젝트로, 신약의 초기 연구부터 임상 개발까지 전주기 단계를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은 미국·유럽·아시아 등 다지역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PHN 환자 모집이 국내에서 제한적인 점을 감안한 전략적 결정이다. 또한 미국에서 진행 중인 VVZ-2471 임상 1b에서는 안전성 및 약동학(PK) 데이터를 확보해 향후 글로벌 2b·3상 임상 설계 최적화에 활용할 방침이다.비보존 관계자는 “이번 국가신약개발 사업 임상 2상 과제 선정은 VVZ-2471 개발 과정에서 의미있는 단계”라며 “정부 지원과 함께 진행 중인 글로벌 개발 전략을 기반으로 PHN 치료제 개발을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국가신약개발사업은 국내 제약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작된 범부처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이다. 2021년부터 10년간 국내 신약개발 R&D 생태계 강화, 글로벌 실용화 성과 창출, 보건 의료분야의 공익적 성과 창출을 목표로 신약 개발의 전주기 단계를 지원한다.2025-11-24 09:59:50최다은 -
"혁신 속도와 제도간 격차…경평 진화가 필요한 시기"21일 국회에서는 '선별등재제도 운영 20년, 혁신과 제도가 만나는 가치 기반 보장성'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선별등재 제도 도입 20년을 맞아 혁신신약의 가치를 기존 경제성평가 체계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됐다.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초희귀질환 치료제 등 고가의 혁신 치료제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단순 비용효과성 중심의 현행 틀로는 환자 접근성과 재정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21일 국회에서 열린 '선별등재제도 운영 20년: 혁신과 제도가 만나는 가치 기반 보장성' 토론회에서는 학계·정부·산업계·언론이 모두 "경제성평가의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서영석·김윤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ISPOR 한국챕터가 주관했다.비용효과성 중심 구조로는 혁신신약 평가 한계우리나라의 경제성평가 체계는 2006년 정부가 약제비적정화방안(DERP)을 발표하면서 제도 기반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도입된 선별등재제도는 모든 약제를 보건의료기술평가(HTA) 과정에서 임상적 유용성과 경제성을 함께 검증한 뒤, 비용-효과성이 입증된 약만 급여목록에 포함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2015년 경제성 평가 면제 트랙이 신설되며 예외 경로가 생겼지만, 신약 급여의 사실상 절대조건은 비용효과성 입증이라는 원칙이 20년간 이어져 왔다.다만 산업계는 이 비용효과성 중심 구조가 빠르게 진화하는 혁신신약 패러다임과 충돌하면서, 제도와 기술 간 간극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김배찬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상무는 최근 10여 년간 치료제 혁신 흐름을 짚으며 지금의 경제성평가 틀은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직격했다김 상무는 "문제는 혁신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 임상근거의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초희귀질환 치료제처럼 표준 무작위대조(RCT) 임상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영역이 확대되면서, 단일군 임상만으로 허가되는 혁신신약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HTA·급여 제도는 여전히 20년 전 RCT 기준에 맞춰져 있다. 경제성평가는 강화가 아닌, 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그는 해외의 비교 결과를 언급하며 한국의 위치를 짚었다. 미국 제약협회가 9개 선진국의 혁신신약 급여율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호주·한국·캐나다는 평균 대비 절반 수준의 등재율에 그친다.김 상무는 "혁신국가라 불리는 나라들이 오히려 혁신신약 접근성에서는 가장 뒤처지는 모순적인 구조"라고 지적했다.또 경제성평가를 비용효과성 중심 구조로 묶어두는 것은 더 이상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이상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정책기획단장은 "고령화 가속, 초고가 혁신신약 등장, 임상 근거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인해 환자 접근성과 재정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난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다"며 "비용효과성만으로는 의사결정의 절반도 설명하지 못하는 시대"라고 진단했다.이 단장은 특히 미도입 평가의 부재와 사후평가 체계 미정착을 가장 큰 구조적 문제로 꼽았다.이 단장은 "RCT와 실제 임상현장의 데이터가 괴리를 보이는 고비용 약제는 보험자가 직접 경제성 평가를 다시 수행하거나 제3기관을 통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 위험분담제나 경제성 평가 면제로 들어온 약제일수록 사후관리가 없으면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그는 등재 시점부터 사후평가 체계를 동시에 설계하는 방식, 즉 한국형 MEA(Managed Entry Agreement)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ISPOR가 주관하고 더불어민주당 서영석·김윤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공동 주최한 '선별등재제도 운영 20년: 혁신과 제도가 만나는 가치 기반 보장성을 논하다' 토론회가 21일 국회에서 개최됐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산업계뿐 아니라 제도 현장을 취재하는 언론에서도 공통되게 확인된다. 현장의 난제들이 공식 논의 자리뿐 아니라 실무·실제 사례에서도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다.어윤호 데일리팜 기자는 "현장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경제성 평가 면제 사례가 증가하는 이유는 면제를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현행 경제성 평가 자체가 이미 감당 불가능할 정도로 비대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기업 내부 인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로펌, 경제성 평가 전문 에이전시, 외부 컨설팅까지 총동원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한국의 경제성 평가 절차가 세계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경직돼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낮은 약가와 느린 등재 속도는 산업계에서 정책적 현실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경제성 평가 현대화 필요성 공감…심사 평가 강화 방향 제시산업계와 학계의 문제제기에 대해 정부도 기존 경제성 평가 틀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다만 경제성 평가 강화가 아니라 정교한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평가의 유연성과 전문성 확보, 등재 후 실제 성과를 반영하는 사후관리 체계를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왼쪽부터 이숙현 심평원 신약등재부장, 김연숙 복지부 보험약제과장김연숙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경제성 평가를 도입했고 위험분담제(RSA)·경제성 평가 생략 등 여러 제도적 진화를 거치며 접근성을 꾸준히 확대해왔다"며 "그러나 최근의 변화 속도는 제도 설계 당시와는 전혀 다른 국면이다"라고 전했다.김 과장은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 혁신신약이 급증하는 시대에 현재의 평가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감당이 어렵다. 현장에서 5개월간 직접 보며 한계를 실감했다"며 "제도에 안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김 과장은 두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심평원 지침에 도입된 혁신성 정의를 보다 명확하고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점과 함께 등재 후 실제 임상성과를 체계적으로 평가해 급여에 피드백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김 과장은 "사후 평가는 모든 보건 프로그램에서 기본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정립이 덜 돼 있다. 임상·산업계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실제 효과를 확인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제도는 유연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선진국보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제도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기술 혁신과 기존 평가 틀 사이의 충돌을 인정하며, 평가 구조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이숙현 심평원 신약등재부장은 "유전자·세포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 원샷 치료제 등 초고가 혁신신약이 실제 등재 단계까지 들어오고 있다"며 "문제는 이러한 약제를 기존 비용효과성 평가만으로 적정가격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이 부장은 "모든 약을 경제성 평가으로 처리할 수도, 모든 약을 경제성 평가 면제로 둘 수도 없다"며 현재 운영 중인 혼합형 관리체계를 설명했다. 그는 환급형 RSA, 선등재-후평가 모델, 사후 임상자료 제출 등 여러 형태의 조건부 급여 모델이 도입돼 있다는 부분도 강조했다.최근 경제성 평가 생략 제도 증가에 대해서도 이 부장은 무허들 통과가 아니라, 접근성 확대를 위한 조건부 제도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초고가·초희귀 약제의 불확실성은 ICER 상향이나 경제성 평가 강화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RWD 품질 편차, 근거 수준 격차, 정량평가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평가 구조의 전반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어 "경제성 평가와 경제성 평가 면제를 단순한 이분법으로 볼 수 없으며, 기술 변화에 맞춰 사후관리와 가치 기반 평가를 확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정부는 산업계·학계의 문제의식에 상당 부분 공감하면서도, 규제 강화가 아닌 평가방식의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접근성과 지속가능성, 혁신성과 불확실성, 사전평가와 사후관리라는 상충되는 정책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정교하게 맞추는 것이 향후 20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2025-11-24 06:07:20손형민 -
제약, 약가인하 공포 엄습…40% 적용땐 매출 직격탄[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는 정말 이번 개편안이 국내 제약사들의 혁신신약 R&D 투자와 수익성 없는 의약품 생산 의지를 북돋우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제네릭 약가인하율을 큰 폭으로 떨어 뜨린다면, 적어도 약가우대 기준을 충족한 제약사만큼은 확실하게 우대해줘야 하는데, 우대 기준이나 기간 측면에서 정부의 고민은 보이지 않네요. 아직 확정된 안은 아니라고 하지만 제약사 투자를 유인할 요인이 전혀 없어요. 3년 유예 이후부터는 사실상 일괄 약가인하하는 꼴이고요."보건복지부가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지금보다 크게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약가제도 개편안 발표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제약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오리지널 약가 대비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더 낮추는 대신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 성공했거나 ▲비혁신형 제약사라도 신약 연구개발(R&D) 투자 액수가 크거나 ▲국가필수약·퇴장방지약 등 채산성이 낮아 안정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약을 만드는 제약사는 우대하는 내용의 약가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이번 주 공개할 계획이다.하지만 제약업계는 복지부의 이번 개편안이 혁신신약 개발 의지를 독려하거나 수급 불안정 의약품 생산에 뛰어들 만한 동기를 부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이재명 정부가 내 건 국산 블록버스터 창출, 토종 글로벌 제약사 탄생과 역행하는 약가제도 개편안이라는 비판이 거세다.특히 복지부가 내부 검토중인 제네릭 산정률 인하 폭 마저 약 40%에 달해 상당한 수준으로, 복지부안 대로 인하율이 확정될 경우 중소형 제약사는 물론 중견급 이상 상위 제약사들 역시 직접적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여기에 더해 복지부는 약가인하 후 혁신형, R&D 우수, 의약품 안정공급 기여 제약사에게 주는 제네릭 약가우대에 대한 적용 기한조차 '시행일로 부터 3년까지'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3년 이후부터는 약가우대를 삭제해 모든 제네릭의 약가를 40% 등 결정될 인하율을 적용한다는 얘기다.제약업계는 이를 두고 "3년 유예기간이 끝나면 일괄 약가인하하겠다는 얘기와 동음이의어"란 주장을 펴고 있다."인하율 지나치게 큰데다 우대 기준·기간 미흡"국내 제약사들에 따르면 복지부는 현행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53.55%에서 약 40%로 낮추는 큰 폭 인하율을 검토중이다. 복지부는 연구용역을 토대로 제네릭 산정률 인하 수치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계단식 약가인하 적용 품목 숫자도 현행 20개에서 10개로 줄인다. 절반을 잘라 내는 셈이다.물론 이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국내 제약업계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일방적인 복지부안으로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향후 제약업계 의견수렴 후 협의 결과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복지부는 낮아지는 제네릭 산정률을 기등재 제네릭에 즉각적이고 일괄적으로 적용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일괄 약가인하로 인한 제약업계 부담 증가와 반발을 고려한 부분이다.다만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재평가 약가인하가 이뤄지지 않았던 제네릭을 타깃으로 3년 동안 순차적으로 낮아지게 될 산정률을 적용한 약가인하를 단행할 방침이다.결국 기등재 제네릭 약가를 한 시점에 일제히 일괄 인하하지는 않지만, 3년이란 기간 안에 순서를 정해 부분적이고 지속적으로 약가를 떨어뜨리겠단 얘기다.제네릭 인하율 확대와 함께 복지부가 검토중인 제네릭 약가우대 보상체계는 ▲혁신형 제약사 중 R&D 투자 성과가 우수한(투자액이 많은) 제약사 ▲나머지 혁신형제약사 ▲비혁신형 중 R&D 투자액이 많은 제약사 ▲국가필수약·퇴장방지약 등 안정공급 기여 제약사 등이다.우대 기준을 충족한 경우 제네릭 산정률 인하 이전, 즉 현행 수준의 약가를 보전해주는 방식의 우대를 해줄 것으로 보인다.혁신형 제약사 인증제도와 R&D 투자액, 안정공급 체계 기여도와 약가우대 기준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약가제도 골격을 변경하는 셈이다.단, 복지부는 기준을 충족해 약가우대를 적용받더라도 우대 기간을 적용일로부터 3년까지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이후 부터는 현행 53.55%에서 더 떨어지게 될 제네릭 산정률까지 약가를 깎는다.쉽게 말해 혁신형 인증 제약사가 신약 R&D 우수 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약가우대 기간 3년이 지나면 우대 기준을 하나도 만족하지 못한 위수탁 제네릭 중심 제약사들과 똑같은 약가로 떨어뜨리겠다는 얘기다.이를 두고 제약업계는 약가인하율 대비 약가우대 기준이 부족한데다, 약가우대 기간도 3년으로 제한해 신약 R&D, 필수약·퇴방약 생산을 실질적으로 유인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우대 기간이 종료된 뒤부터는 신약 R&D, 의약품 안정공급 투자 의지가 꺾이게 돼 '3년짜리 우대 제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국내 상위 제약사 관계자는 "복지부가 제약업계와 제대로 된 협의 절차 없이 제네릭 산정률 인하 폭을 일방적으로 정한 뒤 통보한 상황"이라며 "복지부는 약가인하율을 이번주 건정심에서 보고할 계획인데, 이는 지나치게 거친 행정"이라고 꼬집었다.이 관계자는 "혁신형, R&D우수, 안정공급 기여 제약사에 대한 제네릭 약가우대 기간도 3년동안만 적용한다는 계획인데, 3년 이후엔 신약 R&D 하지 말라는 얘긴가"라며 "복지부 개편안대로 약가제도가 변경되면 국내 제약사 전체가 매출 급락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의견에 대부분의 약가 담당자가 공감하는 상황"이라고 피력했다.약가제도 개편안 발표 초읽기2025-11-23 16:44:12이정환 -
글로벌 규제시장서 갈린 성과…중국-도약, 한국-지체[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회사들의 노력,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제도의 지원사격 없이 글로벌 제약강국을 꿈꾸기는 쉽지 않다.글로벌 신약 R&D의 무게 중심이 항암·희귀질환으로 재편되고 있다. 면역항암제, 정밀의학 기반 표적치료제, 이중항체·ADC 등 고난도 파이프라인이 제약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글로벌 규제기관의 허가 능력은 국가 연구개발(R&D) 역량을 가늠하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가 되고 있다.하나의 항암제가 40개 넘는 적응증으로 연 매출 50조원을 기록하는 시대다. 일례로 지난해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하나의 항암제로만 글로벌 매출 43조원을 올렸다. 이처럼 확장성이 높은 항암 시장에서 누가 먼저 글로벌 허가를 확보하느냐가 제약바이오 시장 경쟁력을 좌우한다.최근 3년 중국은 자체 개발 항암제로 미국 FDA 심사 단계에 연속 진입하며 이미 글로벌 항암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임상시험 건수와 후기 임상 비율 모두 가파르게 증가했고, 실제 미국에서 상용화까지 성공한 신약도 등장했다.반면 한국은 여전히 임상 1, 2상 중심의 초기 파이프라인이 대부분이며, FDA 허가에 도달한 국산 항암제는 기술이전 기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완성된 유한양행 '렉라자(레이저티닙)'가 사실상 유일한 성과다.양국 성적표의 차이는 단순한 R&D 역량의 문제가 아니다. 규제체계·약가구조·시장 접근성·자본조달, 즉 산업을 지탱하는 시스템이 상이하게 움직인 데서 비롯됐다.수년 전만 해도 한국과 유사한 평가를 받았던 중국이 어느새 FDA 문턱을 넘어서는 사이, 한국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항암제 시장 확대...혁신신약 글로벌 허가 벽 통과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2024년 기준 2500억 달러(약 350조원) 규모로, 전체 신약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영역이다.특히 면역항암제는 타깃 확장성이 뛰어나 제품 하나로 10~20개 이상의 적응증 진입이 가능해, 국가 R&D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중국은 이 흐름을 가장 빠르게 읽고 R&D 설계 단계부터 FDA를 겨냥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중국 면역항암제가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FDA 문턱을 넘은 것은 2023년이었다.중국 쥔스바이오사이언스(Junshi Biosciences)가 개발한 PD-1 면역항암제 '록토르지(토리팔리맙)'가 승인되며, 중국 제약사가 단독개발한 면역항암제 최초의 미국 허가 사례를 남겼다. 이전까지 PD-1 계열 면역항암제가 중국 내 허가를 받은 적은 많았지만, 글로벌 규제기관 허가에 성공한 경우는 없었다.록토르지의 성공은 단일 사례로 그치지 않았다. 중국 제약사들은 같은 시기 여러 항암 파이프라인을 FDA 심사 단계까지 끌고갔으며 허가 획득에도 잇따라 성공했다. 특히 글로벌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서가 아닌 중국 제약사 단독의 성과라는 것이 의미가 크다.비원메디슨은 지난해 '테빔브라(티스렐리주맙)'를 FDA로부터 승인받으며, 미국 시장에 새로운 면역항암제를 내놓았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표적항암제 '브루킨사(자루브루티닙)' 허가에 이어 연이은 성과를 보였다.또 다른 중국 바이오텍인 아케소(Akeso)는 PD-1/VEGF 이중항체 '아니코(펜풀맙)'를 개발해 올해 FDA 승인을 획득했다. 이중항체는 글로벌 제약사들도 치열하게 경쟁 중인 고난도 플랫폼 기술로, 중국 기업이 해당 영역에서도 미국 심사 트랙에 올라 상용화까지 이뤄낸 것은 의미가 크다.이중항체는 2개의 다른 항원에 동시에 결합하거나, 동일한 항원에 있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결정부위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약물이다. 특히 항암제의 경우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야 약물 투과성을 높일 수 있다. 이중항체는 뇌혈관장벽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와 타깃 결합을 통해 BBB 투과가 가능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최근에는 면역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항원과 종양 세포의 특이적인 항원에 각각 결합하는 항체들을 조합해 다중항체를 개발하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 PD-1에 새로운 타깃을 결합해 혁신신약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영역이다.또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허치메드는 일본 제약사 다케다와 2023년 대장암 표적항암제 '프루자클라(프루퀸티닙)'로 FDA 허가를 받았다. 프루자클라는 다케다에 기술이전된 이후 미국 3상을 완료해 허가가 이뤄진 케이스로, 중국 기업의 표적항암제가 미국 시장에 정식 진입한 첫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규제기관의 문턱을 넘는 과정은 임상·품질·CMC·규제전략 전 과정에서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가능한 일이다. 중국이 더 이상 내수 중심의 제네릭·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반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대거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대다수 임상2상 이전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든 국내 기업은 티움바이오, HLB, 지아이이노베이션, 이뮨온시아,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있다. 대부분 임상1상 신약후보물질이다.중국 기업들이 임상3상을 종료해 글로벌 상용화에 근접해 있는 것에 비해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FDA 허가에 도달한 국산 항암제는 렉라자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 역시 한국 단독 개발이 아니라 오픈이노베이션 기반 기술이전 모델을 통해 완성된 사례다.유한양행은 2015년 7월 오스코텍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의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양성 신약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도입했다. 이후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과 1조 400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지난 2021년 1월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국내 허가받으며 단일제로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는 얀센과 협업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미국에서 허가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따라서 현 시점에서 한국의 글로벌 진출 모델은 사실상 오픈이노베이션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즉 바이오 기업의 드럭 디스커버리 이후 국내 제약사의 라이선스인, 글로벌 빅파마로의 기술이전 이후 후기 임상 진입이 성사돼야만 글로벌 허가가 가능했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FDA는 신약 허가 수 자체를 줄이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FDA의 신약 승인 건수는 50건으로 전년 대비 3건 감소했다.이는 안전성·효과성 기준을 한층 강화하는 추세와 더불어, 불확실성이 큰 항암·희귀질환 영역의 허들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의미다.그런데 이러한 환경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잇달아 FDA 심사 단계에 진입하거나 실제 허가까지 도달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특히 중국은 현재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ity Law), 최혜국대우(MFN) 약가 정책 등 여러 정책적 압력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국가다.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 규제기관의 심사 문턱이 더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중국 항암제가 허들을 넘어섰다는 것은 중국 신약의 데이터·품질·임상 설계 수준이 일정 기준을 달성하고 있다는 실질적 신호로 해석된다.규제·지원 격차가 만든 신약 경쟁력 차이...혁신신약 대우도 차별화중국 항암제가 잇따라 미국 FDA의 문턱을 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양국의 규제·평가 체계 차이가 결국 신약 성과의 격차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지난 10년간 혁신적으로 규제를 개편하며 FDA형 R&D 시스템을 구축한 반면, 한국은 여전히 절차 중심·보수적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R&D 규제가 완화되면 자연스럽게 글로벌제약사와의 협력 관계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글로벌 임상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국가일수록 기술이전·공동개발·공동임상 등 다양한 형태의 신약개발 협력이 자연스럽게 유입된다.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임상 수행 경험이 풍부한 국가에 더 많은 파트너십을 배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후기 임상 진행이 용이하고 규제 절차가 간결할수록 현지 기업과의 공동개발이 성공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즉, 임상 수행 역량은 단순히 임상시험 유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이 글로벌 R&D 네트워크 안으로 진입할 수 있는 핵심 연결고리이자 향후 기술이전 계약의 성사 가능성까지 좌우하는 구조적 강점으로 작용한다.중국의약품허가관리감독국(NMPA)은 지난 10년간 가장 급격하게 변화한 규제기관으로 꼽힌다.중국은 2015년이 돼서야 글로벌제약사가 중국에서 다국가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그 이후 변화 속도는 폭발적이었다. 2017년에는 글로벌 규제 기준을 관장하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 공식 가입하며, 임상·품질·제조(CMC) 기준을 미국·유럽 수준으로 끌어올렸다.이어 2018년, 임상시험계획(IND) 검토에 '60일 이의제기제도'를 도입했다. 과거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던 승인 절차를 60일로 고정시키고, 기존 허가 기반 심사 방식을 미국과 유사하게 이의제기로 바꿨다. 이러한 변화를 거쳐 글로벌 임상 진입이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승 기간이 30일 이내로 줄었다.이후 중국은 혁신신약을 위한 우선심사, 조건부 허가, 실사용근거(RWE) 기반 추가 허가·급여 제도까지 도입하며 신약 개발 환경을 정비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에서 임상 1·2상을 동시에 수행하고, 중국 기업은 개발 초기부터 FDA 제출용 데이터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반면 한국은 규제·평가 구조가 여전히 절차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식약처는 법적으로 IND를 30일 내 승인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그동안 기한 내 승인을 내준 사례는 0건이었다. 실제로는 추가 보완요구가 반복되며 통상 수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허가 심사도 중국의 6~9개월보다 긴 12개월 이상 소요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신속심사 제도가 존재하지만 적용 범위가 매우 좁고, 실제 심사 기간 단축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무엇보다 결정적인 차이는 건강보험 급여 진입이다. 중국은 혁신신약을 신속하게 보험 등재해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는 반면, 한국은 약가협상·재평가·예비급여 등 절차와 기준이 복잡해 허가를 받은 후에도 실제 시장 진입까지 1~2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다수다.한 글로제약사 한국법인 관계자는 "중국은 신약은 산업경쟁력이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규제·급여 체계를 동시 개편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안전성 중심 규제에 머물러 혁신신약의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며 "동일한 상태에서 출발했어도 국가 시스템의 차이가 결과를 완전히 달라지게 만든다"고 말했다.식약처는 2022년부터 GIFT(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제도를 도입하며 속도전에 나섰다. 특히 식약처는 GIFT에 선정된 약제를 대상으로 허가 → 평가 → 협상이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기존 직렬 심사 구조를 병렬화해 혁신신약의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하지만 업계 현실은 여전히 냉담하다. GIFT의 적용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고, 급여 과정에서 혁신신약이 제 값을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가, 평가, 협상 시범사업 1호 약제인 '빌베이(오데빅시바트)' 조차도 기한 내 통과가 어려웠다는 게 주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고홍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빌베이가 병행 시범사업 1호 약제에 선정됐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협상 과정만큼 정부와도 의견 충돌이 많았고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급여까지 성사됐다"라며 "허가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들이 포함돼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그래야 평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즉, 제도는 도입됐지만 신약 생태계를 구성하는 규제·평가·급여의 근본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는 지적이다.[기획] 글로벌 제약 패권과 한국2025-11-18 06:14:25손형민 -
중국 임상 퀄리티 급상승…후기단계 진입 속도 압도[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아시아 시장이 새로운 글로벌 임상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유럽의 규제가 강화되고, 미국의 정책적 상황이 수시로 바뀌는 시점에서 아시아 환자의 임상 등록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3상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한 국가의 임상 역량은 곧 그 나라의 제약 경쟁력으로 직결된다.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5년간 글로벌 임상 중심축이 빠르게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어 주목된다. 2020년대 들어 중국은 초기 탐색 단계 중심의 양적 팽창기를 지나, 후기 단계 임상으로의 진입이 급격히 늘며 질적 성장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한때 라이선스 인·아웃 위주였던 중국 제약산업은 이제 자체 신약후보물질로 글로벌 3상에 도전하고 있으며,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인허가 제도 개편이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반면 한국은 여전히 제한된 환경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기술이전에 치우친 신약개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후기 임상 진입 비중도 떨어진다. 국내 기업 중 HK이노엔, JW중외제약, 한미약품 등이 임상3상에 참여하고 있으나, 대사질환 신약 중심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지적된다.글로벌 임상 중심 이동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2022년 11.34%였던 중국의 제약사 주도 임상시험 점유율은 2024년 14.59%로 3년 새 3.2%p 상승했다. 미국은 같은 기간 23.57%에서 21.15%로 하락하며, 중국과의 격차가 10%p 수준까지 좁혀졌다. 한국은 임상시험 점유율이 2022년 3.75%에서 2024년 4.36%로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순위는 7위에 머물러 정체 양상을 보였다.이는 불과 몇 년 전까지 미국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던 임상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특히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중국의 주요 거점 도시들이 글로벌 임상 허브로 부상하면서, 2024년 기준 전 세계 도시 임상 점유율 1위와 3위, 7위를 모두 중국이 차지했다. 국가 단위뿐 아니라 도시 단위에서도 중국이 글로벌 네트워크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셈이다.2020년부터 2023년까지 임상시험 도시 점유율 1위를 지켜온 서울은 4년 만에 2위로 내려앉았다.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임상시험 건수의 증가를 넘어, 글로벌 제약 주도의 임상 네트워크 내에서 중국의 위상이 구조적으로 격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한 글로벌제약사 한국법인 관계자는 "중국은 정부·병원·기업이 하나의 생태계로 움직이는 구조를 갖추면서 임상 개시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이 압도적으로 짧다"며 "단순히 규모가 아닌 데이터 신뢰도 측면에서도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라이선스 인 아웃 중심에서 독자 신약개발도중국 제약산업의 성장세는 후기단계 진입 파이프라인의 양과 질 모두에서 이미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비원메디슨, 항서제약,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가 꼽힌다.비원메디슨은 현재 임상 3상 단계 신약후보물질만 18개를 보유하고 있다. 림프종, 백혈병,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종양·면역질환 영역에 걸쳐 다수의 신약후보물질이 글로벌 허가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중국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미국 케임브리지, 중국 베이징,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항암제 기업으로 성장했다.항서제약 또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글로벌 R&D 트렌드에 맞춘 항암신약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현재 임상3상에 진입한 신약후보물질 수는 18개다.특히 이 회사는 폐암과 고형암에서 표적치료제 병용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다수의 ADC와 면역항암제 후보도 3상 단계에 올라 있다. 항서제약은 전 세계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 역시 면역항암제, 이중항체, 세포치료제 등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며, 글로벌 다국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연구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업의 임상3상 신약후보물질은 7개다. 특히 항체, 플랫폼, 링커, 페이로드 등 복합 기술이 요구되는 ADC 분야에서도 다수의 후보물질이 후기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중국 제약사들은 방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물량 공세에 가까운 연구 조합을 시도하며 최적의 구조와 조합을 선별해내는 실험적 확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전략을 통해 글로벌제약사도 시도하지 못한 다양한 타깃과 조합으로 후기 임상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한 글로벌제약사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계자는 중국의 성장세를 이렇게 평가했다.이 관계자는 "앞으로 5년 안에 중국 도시들의 드럭 디스커버리(신약 발굴) 역량이 보스턴과 비견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현재는 보스턴이 세계 바이오 연구의 중심이지만, 그 자리를 상하이가 따라잡을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그는 "이 같은 대규모 성장세의 배경에는 강력한 정부 지원과 체계적인 생태계 구축이 있다"며 "중국 정부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바이오를 국가 핵심산업이자 전략 플랫폼으로 지정했고, 여기에 과학계의 탄탄한 연구력과 글로벌 인재들이 결합됐다"고 설명했다.이어 "박사 출신 인재·해외 MD 등 해외 연구자들이 대거 귀국해 창업하거나 바이오텍 기업에 포진하고 있으며, 불확실성 높은 분야에 투자를 주저하지 않는 벤처캐피털과 기업가 정신이 활발히 융합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반면 한국의 임상3상 단계 신약은 아직 한정적이다. HK이노엔의 비만 치료제 '에크노글루타이드',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기반 내분비 대사질환 중심의 파이프라인이 대부분이다.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경우 HK이노엔이 3상 단계의 후보물질을 중국 제약사로부터 도입했다.JW중외제약의 '린자골릭스'(자궁근종), 일동제약·대원제약의 '파도프라잔'(위식도역류질환), 신풍제약의 '오탑리마스타트'(뇌졸중), 퓨처켐 'FC705' 등이 임상3상에 진입한 대표적인 신약후보물질이다.다만 대부분 혁신신약(First-in-Class) 지위에 해당되지는 않으며, 시장 후발 주자로 등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임상 결과도 기허가된 신약들을 뛰어넘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는 않다.특히 항암·면역·희귀질환 분야에서의 독립적 임상3상 진입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나랑의 경우 임상2상 진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중국이 국가 프로젝트를 통해 항암제, ADC, 세포·유전자 치료제까지 집중 육성하며 글로벌 무대에 안착한 것처럼, 한국도 중복된 파이프라인보다는 차별화된 치료기전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의 임상 거점 플랫폼 구축과 신속한 인허가 체계가 병행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중국이 이미 임상 주도국으로 변모한 지금, 한국은 여전히 도입 신약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임상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위탁 수행국을 넘어 개발 주도국으로의 도약이 향후 한국 제약산업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기획] 글로벌 제약 패권과 한국2025-11-17 06:14:04손형민 -
종근당, 美 학회서 파이프라인 연구 성과 발표[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종근당이 미국에서 열린 주요 국제 학회에서 항암제와 대사질환 치료제 등 핵심 파이프라인의 비임상 연구 성과를 잇달아 공개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GLP-1 수용체 작용제, 면역항암제 등 혁신 신약 후보물질들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종근당은 지난 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World ADC 2025’에서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반 항암 신약 후보물질 ‘CKD-703’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CKD-703은 종근당이 독자 개발한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 타겟의 단일클론항체에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개발 중인 약물이다.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 1·2a상 승인을 받아 비소세포폐암 및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비임상 연구에서 CKD-703은 ▲c-Met에 대한 높은 결합 특이성과 암세포 내부로의 신속한 전달(internalization) 능력 ▲균일한 약물 결합 비율(DAR)과 향상된 혈중 안정성 ▲Fcγ 수용체 결합 최소화에 따른 내약성 개선 ▲다양한 c-Met 발현 모델에서 확인된 탁월한 종양 억제 효과를 보였다.지난 4일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2025 미국비만학회(2025 Obesity Week)’에서는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 신약 후보물질 ‘CKD-514’의 비임상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종근당에 따르면 CKD-514는 용해도 개선을 통한 구조적 이점을 바탕으로 대동물 모델에서 우수한 경구 생체이용률(Dog BA)을 보였다.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 대비 적은 용량에서 체중 감소 효과와 동일 용량 대비 혈당 강하 효과를 나타냈다.CKD-514의 후속 화합물군 역시 오포글리프론과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와의 비교 시험에서 두 약물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대사 개선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 종근당 측 설명이다.지난 7일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2025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2025)’에서 아데노신 A2A 수용체(A2AR) 길항제 신약 후보물질 ‘CKD-512’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CKD-512는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세포의 항종양 활성을 억제하는 아데노신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면역항암 신약 후보물질이다.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대만에서도 임상 1상 승인을 받아 임상을 준비 중이다.CKD-512는 ▲A2A 수용체에 대한 높은 결합 친화력과 우수한 지속성을 통한 강력한 수용체 차단 과 ▲아데노신 농도가 높은 종양미세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의 안정적인 면역세포 기능 회복 ▲T세포 활성 억제 신호 경로인 phospho-CREB 발현 억제 및 주변 면역세포 활성 증대를 통한 종양 내 전반적 면역 반응 강화 ▲면역관문억제제(ICI) 및 표준 항암치료와의 병용 시 강력한 항종양 시너지 효과 등 기존 임상 개발 중인 A2AR 길항제 대비 차별화된 약물학적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종근당 관계자는 "ADC 항암제부터 비만치료제, 면역항암제까지 종근당 혁신 파이프라인의 개발 경쟁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확인했다"며 "각 파이프라인의 차별화된 약물학적 특성과 비임상 성과를 바탕으로 혁신신약 개발을 앞당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2025-11-10 10:43:27최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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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잘렉스', 적응증 확대 지속...혈액암 영역 입지 공고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다잘렉스가 다발골수종 전 병기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혈액암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얀센의 '다잘렉스 파스프로(다라투무맙)'를 잠복성 무증상 다발골수종(SMM, Smoldering multiple myeloma) 치료제로 승인했다.다잘렉스 파스프로는 정맥주사(IV) 형태의 다잘렉스와 달리 피하주사(SC) 제형으로, 투여 시간이 3~5분 내외로 짧고 주입 관련 부작용을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다잘렉스는 신규 진단, 재발성 등 다양한 다발골수종 치료에 허가된 바 있다. 이번 잠복성 무증상 다발골수종 승인으로 치료에 조기 개입이 가능해졌다.잠복성 무증상 다발골수종은 다발골수종의 전구상태다. 종양세포가 증가하지만 임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관찰 및 대기(Watch and wait)’가 표준 치료전략으로 자리잡아 왔다.다만 형광 또는 효소 제자리 부합 검사(ISH) 시 분류되는 고위험군의 경우 수년 내 활동성 다발골수종으로 빠르게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조기 개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이번 다잘렉스의 승인 근거는 임상3상 AQUILA 연구 결과다. 해당 연구는 고위험 전구 다발골수종 환자 390명을 대상으로 다잘렉스 파스프로 단독요법과 기존 표준관리(관찰요법)를 비교한 무작위, 다기관, 글로벌 임상이다.연구 결과, 다잘렉스 투여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표준관찰군 대비 51% 감소했다.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다잘렉스군에서 아직 도달하지 않았으며, 대조군은 41.5개월로 나타났다.지난해 공개된 추가 분석에서도 다잘렉스군의 5년 무진행생존율은 63.1%, 관찰군은 40.8%로 집계됐다. 전체생존율(OS) 역시 다잘렉스군 93.0%, 대조군 86.9%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안전성 측면에서 흔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은 설사, 피로, 근골격통, 발진, 불면, 상기도 감염, 말초신경병증, 주사부위 반응 등이 발생했지만,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조던 셰크터 얀센 혁신신약 종양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허가가 치료 패러다임 자체를 질병의 진행 후 치료에서 진행 전 개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다발골수종 전 병기 포트폴리오 완성…시장 지배력 강화이번 잠복성 무증상 다발골수종 적응증 추가로 다잘렉스는 다발골수종 전 병기를 포괄하게 됐다.현재 다잘렉스는 신규 진단 다발골수종(NDMM)에서 보르테조밉+탈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을 통해 사용이 가능하다.재발 환자에게서도 다잘렉스의 활용도는 높다. 다잘렉스는 보르테조밉과 덱사메타손 병용 등을 통해 허가됐다.또 경도 단백(light-chain) 아밀로이드증에서도 첫 표적 치료제로 승인받아, 혈액종양 전반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했다.이런 전주기적 적응증 확대를 바탕으로 다잘렉스의 매출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존슨앤드존슨의 항암제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제품이 다잘렉스로, 올해 3분기 매출 36억7200만 달러(약 5조원)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 다잘렉스는 지난해 116억7000만 달러(약 17조원)를 기록한 바 있다.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다잘렉스가 2029년 매출 최대치인 168억 달러(약 23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2025-11-10 06:15:59손형민 -
[기자의 눈]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선택과 집중'[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선택과 집중'. 올해 국감에서 다시 등장한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의 핵심 키워드다.지난달 말 국정감사에서는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신약 전주기적 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이에 대해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의료 인공지능(AI)와 바이오데이터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며 방향을 제시했다.정부가 의료AI와 바이오데이터 두 축을 중심으로 R&D 효율화를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현장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정책은 집중을 말하지만, 실행은 여전히 분산돼 있다.AI, 빅데이터, 첨단바이오, CDMO, 백신 자급화 등 모두 제약바이오산업을 이야기할 때 핵심 산업으로 불리며 비슷한 비슷한 구호가 반복된다. 그 결과 예산은 여러 부처로 흩어지고, 추진 속도는 제각각이라는 평가도 여전하다.선택은 많지만 집중이 정말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의미다.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도 몇 년째 반복되는 화두다.이번에 언급된 의료AI와 바이오데이터 산업은 일견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맞닿아 있다.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선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정부도 100만명 규모의 바이오데이터 구축을 추진 중이며, 의료기관 단위 데이터뱅크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문제는 활용이다. 연계 표준이 달라 데이터를 합쳐도 분석이 어렵고, 기업은 접근 절차에 수개월을 소비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최근에는 AI 영상판독 솔루션이 늘고 있지만, 실제 병원 도입률은 낮다. 정책적으로 진입에 대한 문은 열어두었지만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지원책은 상대적으로 미비하기 때문이다.데이터와 기술은 쌓였지만, 그것이 흐를 통로는 여전히 좁다. 정부는 선택과 집중을 외치지만, 실제 지원은 넓고 얕다는 비판이 뒤따른다.정부는 데이터 수집 정책을 두고 '데이터 댐'이라는 비유를 쓴다. 댐을 세워 수원을 확보하듯 인공지능 시대에 활용할 데이터 자원을 마련한다는 의미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댐을 쌓는 일만이 아니다. 데이터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관(管)을 세우는 일 역시 절실하다.정부 차원의 정책이 큰 줄기를 설정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현 상황에서는 좀 더 명확한 우선순위의 실행력이 담보돼야 한다. 데이터가 산업과 의료현장으로 흘러들지 못한다면, 정책의 선택은 의미를 잃기 때문이다.정부 차원의 큰 방향을 설정했다면, 이제는 명확한 우선순위와 실행력이 뒤따라야 한다. 데이터가 산업과 의료현장으로 흘러들지 못한다면, 정책의 선택은 의미를 잃는다.국정감사에서는 2023년 기준 국내 10대 상장 제약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금액이 약 1조3000억원에 불과하며,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앤존슨(J&J)의 투자금액인 20조원과 비교해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 언급됐다.이를 고려하면 정부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접근은 분명 옳은 방향이다. 다만 국가가 미래산업으로 제시한 의료AI와 바이오데이터 두 축이 산업의 성과로 연결되려면, 구호가 아닌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결국 관건은 실행력이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중복되는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선택과 집중이 구호에 머문다면 산업은 또 다시 방향을 잃을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전략이 아니라, 실행으로 보여주는 집중의 증명이다.2025-11-04 06:06:20황병우 -
'임핀지' 급여 논의 제자리…담도암 신약 접근성 경고등[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최혜국대우(MFN, Most Favored Nation) 약가정책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시장 전략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내 약가를 주요 선진국 중 최저 수준으로 맞추는 이 정책이 본격 시행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 약가가 참조될 가능성이 높아 '코리아 패싱'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이다.실제로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다국적 제약사들이 협상에 나서면서 MFN 정책의 파급력이 구체화되고 있다주요 신약들의 국내 약가는 미국 대비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 시장을 회피하거나 공급을 축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약 접근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실제로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MFN 정책이 시행되면 한국은 신약 도입에서 배제될 수 있다”며 “특히 중증질환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담도암 급여 공백 10년…'임핀지' 신속 등재 필요성 제기면역항암제 '임핀지'이 같은 흐름은 치료 선택지가 극히 제한적인 담도암 환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다.담도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환자의 절반 이상이 전이성 단계에서 발견된다. 원격전이 상태에서 진단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4.1%에 그친다.2022년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가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해 담도암 1차 치료제로 허가되면서 장기 생존 가능성을 제시했다.임핀지는 임상에서 대조군 대비 3년 장기 생존율이 개선됐고, 한국인 환자군에서 더 두드러진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허가 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급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임핀지는 지난 9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재심의' 판정을 받았지만, 후속 논의가 지연되며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담도암은 지난 10년간 급여 신약이 한 건도 없었다.폐암·유방암 등 다른 암종에서 면역항암제 급여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유창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담도암은 예후가 매우 불량하고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며 “임핀지를 통해 생존율과 삶의 질이 개선되고 있지만 비급여 상태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 환자들에게 최신 글로벌 표준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신속한 급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혁신신약 보상 강화”…11월 약평위 결과에 쏠린 눈전문가들은 임핀지와 같은 혁신 치료제의 급여 적용을 위해 질환 특성과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유연한 약가 평가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영국의 경우 임핀지가 담도암 1차 치료제로 허가된 최초의 면역항암’라는 점을 감안해 ICER(점증적 비용-효과비)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 건강보험 급여를 결정했다.급여 논의가 더욱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MFN 정책으로 인해 급여가 어려워질 위험이 큰 만큼, 회사는 임핀지의 빠른 급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회사 역시 담도암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필요한 절차에도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최근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트럼프 정부의 MFN 정책 추진에 따른 한국 환자의 신약 접근성 저하 우려에 대해 "혁신 신약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신속 등재를 통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에 따라 오는 11월 6일 열리는 약평위에서 임핀지 급여 논의가 재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약평위가 담도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2025-11-03 12:12:47손형민 -
"글로벌 CDMO·AI신약, 빅파마 추격 위한 전략 세워야"[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한국이 제약바이오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AI를 활용한 신약개발뿐만 아니라 글로벌 CDMO 확대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29일 연세대 제약바이오산업 특성화대학원은 더플라자호텔에서 ‘글로벌 제약바이오강국을 향한 한국의 전략적 로드맵’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임종래 보령 부사장. 이날 임종래 보령 부사장은 ‘제조기술 역량을 활용한 항암제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제시했다.보령은 글로벌 제약사와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해외 진출과 매출 성장 목표를 모두 달성하고 있다.임 부사장은 “2021년에 자이프렉사를 구매했고, 자체 제조 허가를 받았다. 올해부터는 글로벌 46개국에 직접 공급한다. 우리가 제조하면 품질도 좋고,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항암제 알림타도 1000억원에 인수했다. EU GMP를 받았기 때문에 어디로든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자체생산을 완료했고, 액상까지 개발을 진행했다”며 잇단 해외진출 사례를 소개했다.보령의 레거시브랜드인수(LBA) 전략은 그 규모를 점차 확대해가고 있다. 최근에는 사노피 유방암치료제 탁소텔을 2878억원에 인수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임 부사장은 “GMP 기반의 글로벌 CDMO 사업을 강화한다. 이뿐 아니라 혁신신약 개발과 기술 기반의 개량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외에도 식약처의 K-제네릭 항암제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면서 3개 성분의 제네릭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임 부사장은 “보령은 필수의약품 공급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기업이 되자는 목표에서 시작해 글로벌로 시장을 확장해가고 있다”고 밝혔다.또 다른 발표자로 참여한 엄승인 제약바이오협회 전무이사는 ‘한국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현황과 도전과제’, 문한림 메디라마 대표는 ‘K-임상개발 로드맵:Discovery와 글로벌 신약 혁신을 잇다’를 주제로 발표했다.엄 전무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내수 시장 규모의 한계를 글로벌 진출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기업의 효율적 연구개발 투자,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AI와 디지털 전환은 글로벌 빅파마를 추격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봤다.제약바이오협회가 운영하는 AI 활용 신약개발 가속화 사업 ‘K-멜로디’의 잠재력도 강조했다.엄 전무는 “개별 제약사가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로는 힘들 수 있지만, 복수의 제약사가 가진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다면 글로벌 빅파마에 견줄 수 있다”고 말했다.또 엄 전무는 ”제약산업 국가별 시장규모 전망 데이터를 살펴보면, 2030년도에 한국이 10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상위 국가와 1~2조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정부 지원과 기업 투자가 이뤄져 신약 개발이 이뤄진다면 더 높은 순위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연세대 제약바이오산업 특성화대학원 심포지엄에 교수들과 신진 연구자, 산업계 관계자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연세대 특성화대학원 성과와 비전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연대 특성화대학원은 정부 지원 사업에 두 차례 선정돼 지난 2018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강혜영 특성화대학원 사업단장은 “그동안 총 25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장형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이고, 교수 외 현장 전문가들도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또 연세대 국제캠퍼스, 제약바이오산업 관련 사업단과의 연계 협력하고 있다”며 송도바이오클러스터와의 시너지를 강조했다.김익연 연세대 약대 학장과 이행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본부장도 축하 인사말을 통해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2025-10-30 06:02:26정흥준 -
한미약품, 최대 의약품 전시회 참가…글로벌 보폭 확대[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한미사이언스 핵심 사업회사 한미약품이 항암 분야 바이오신약 ‘롤론티스’를 비롯해 한미의 독자 기술로 개발한 혁신 제품들을 앞세워 글로벌 진출의 보폭을 넓힌다.한미약품은 28일부터 30일까지(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의약품 전시회 ‘CPHI(Convention on Pharmaceutical Ingredients) Worldwide 2025’에 참가한다고 28일 밝혔다.CPHI는 매년 유럽 주요 국가를 순회하며 세계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제약바이오 전시회다. 올해는 세계 166개국, 2400곳 이상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에서 6만2000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행사에서 단독 부스를 운영하는 한미약품은 의약품 제조 역량과 우수한 제제 기술력이 집약된 로수젯과 아모잘탄, 에소메졸 등 자체 개발 블록버스터 제품을 선보이며, 한미의 성장 동력인 차세대 개량·복합신약 분야에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아울러 비만대사와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서 가동 중인 30여개의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소개하며, 유수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과의 발전적인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적극 홍보한다.롤론티스는 한국의 33번째 신약이자, 한국 제약기업이 항암 분야에서 바이오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첫 번째 제품이다. 2022년 미국 시장(현지 브랜드명 롤베돈)에 출시된 이후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매 분기 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 누적 매출은 2000억원을 돌파했다.롤론티스의 성공은 한미그룹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인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의약품 제조 역량도 동시에 주목받는 배경이다. 한미 바이오플랜트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롤베돈 원액을 생산해 현지에 공급하고 있다.한미 바이오플랜트는 미국 FDA 승인 등을 통해 가장 최신의 규정인 cGMP(current GMP)에 부합하는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첨단 대형 제조설비(최대 2만 5000리터 규모 배양기)와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화된 인력 및 시스템 등을 알리며 적극적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동물세포 배양 기반의 설비를 갖춘 국내 주요 CDMO 회사들과는 달리 한미 바이오플랜트는 미생물 배양을 이용하는 제조설비를 갖추고 있어, 이 같은 방식으로 만드는 바이오의약품을 빠르고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한미약품이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서 탄탄히 구축한 ‘R&D 역량’을 토대로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용 의약품 생산, 공정개발, 밸리데이션, 원료 및 완제의약품 제조와 품질 시험, 허가자료 작성 및 상용의약품 생산까지 가능한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한미약품 관계자는 “독자 개발한 혁신 제품과 현지 맞춤형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한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CDMO 비즈니스 역량을 잠재적 고객사들에게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2025-10-28 11:39:12이석준 -
"R&D 선순환 체계 조성 중요...자본시장 활성화 시급"[데일리팜=천승현 기자] “R&D 선순환 체계 조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R&D 투자와 후기임상 투자 비중을 높이고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실행해야 합니다.”(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국가 차원의 신약개발 아젠다를 실행할 수 있는 실행기구 마련이 필요합니다. 범국가 차원에서 신약개발을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블록버스터급 신약개발 과제를 발굴하고 필요한 자원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이관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미래비전위원장)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왼쪽)과 이관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미래비전위원장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노연홍 회장과 이관순 미래비전위원장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R&D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업들의 효율적인 전략 수립과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 회장과 이 위원장은 최근 제약바이오협회 80주년 기념 특별대담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주소와 비전을 진단했다. 대담은 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도전과 혁신의 80년, 100년을 향한 도약’이라는 제하로 발간한 80년사에 실렸다.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24일 개최한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제약바이오 비전 2030‘을 선포했다. 2030년까지 ▲신약개발 선도국 도약 ▲글로벌 시장 성과 확대 ▲제조역량 강화와 국민건강 안전망 완성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구체적으로 신약개발 선도국 도약을 위해 매출의 15%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연매출 1조원 이상 의약품을 5개 이상 창출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선 해외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글로벌 50대 제약바이오기업 5개를 육성한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제조역량 강화와 국민건강 안전망 완성을 위해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 100%를 달성하고, 원료의약품과 필수예방 백신 자급률을 50% 이상 달성한다는 방안도 포함됐다.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노 회장은 대담에서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최근 10년새 제네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개량신약과 신약, 바이오시밀러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라면서 “정부와 민간의 전략적 협력과 투자가 뒷받침될 경우 2030년까지 글로벌 7~8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다만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글로벌 도약을 위해 넘어야 할 벽이 여전히 높다는 게 노 회장의 진단이다. 국내 1위 기업이 연간 약 3400억원의 R&D 비용을 투자하는데 반해 글로벌 빅파마가 연간 약 21조원을 투자한다는 점이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다.투자 생태계와 제도적 한계도 제약바이오산업 성장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노 회장은 “신약개발은 장기적이고 리스크가 큰 산업인데 안정적이고 대규모 자본이 공급되는 구조가 미흡하고 벤처투자와 메가펀드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노 회장은 혁신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약가제도, 첨단기술과 인재 부족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실적인 어려움이라고 꼬집었다.그러면서 노 회장은 “한국은 세계 3위 수준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전국민 건강보험 데이터, IT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라면서 “이 자산들을 제대로 활용하면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노 회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의 비전 달성을 위해 R&D 선순환, 특화된 미래전략,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등이 중요하다고 지목했다.노 회장은 “무엇보다도 R&D 선순환 체계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리 산업은 바이오시밀러와 일부 희귀질환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신약 개발 초기부터 상업화까지 전주기 과정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라고 조언했다.R&D 선순환 체계 조성을 위해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R&D 투자와 후기임상 투자 비중을 높이고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노 회장은 지적했다. 정부의 약가인하로 절감된 재원을 R&D로 선순환 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제시됐다.노 회장은 A 기반의 신약개발과 디지털전환, 새로운 신약 모달리티 전략 강화를 강조했다.노 회장은 “AI가 산업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수 있는 만큼 큰 폭의 투자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라면서 “AI 신약개발 가상연구소, AI 기반 자율실험실 등을 통해 AI 신약 개발의 실질적 실행력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했다.제약바이오협회는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미래관을 설립했다. 미래관에 설치된 AI신약개발 자율실험실(SDL, Self-Driving Lab)은 로봇과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 과정 자동화와 자율화 시스템이 구축된다. 실험실에서는 AI 기반 신약개발 및 인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정부의 역할도 제약바이오산업 성장에 중요하다고 노 회장은 진단했다. 노 회장은 “정부는 규제혁신 정책을 통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며 현장 중심의 규제개선이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EU에서는 의약품 허가 후 변경을 통해 품목허가자의 변경 내용 변경유형에 따라 3종류로 분류해 관리하는 것과 같은 유연성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견해다.노 회장은 “신약개발 등 고위험 도전을 민간이 망설이지 않으려면 약가제도 등에서 보상과 인센티브 체계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라면서 “산업계, 한계, 병원, IT, 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주체와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유기적으로 이뤄질수 있도록 네트워크와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이관순 미래비전위원장이 위원장은 자본시장의 활성화를 제약바이오산업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목했다. 신약개발 전주기에 걸쳐 필요한 만큼의 자본이 장기적으로 꾸준히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 주도의 자본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인식에서다.이 위원장은 “바이오벤처 생태계가 역동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회복돼야 한다”라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협업방안으로 벤처와 제약기업간 ’이어달리기‘(Open Innovation Relay)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벤처캐피탈(VC) 투자와 정부의 정책적 자금이 집중적으로 투자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이 위원장은 ’제약바이오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범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이 위원장은 “최근 글로벌 추세를 보면 중요한 미래 전략산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직접 개입해 기획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관여하고 투자를 한다”라면서 “우리나라도 범국가 차원에서 신약개발을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기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과거 중국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어떻게 육성했는지 참고하고 인프라 확충, 인재육성, 신약개발 자금의 확보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이 위원장의 제안이다.정부의 효율적인 지원도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의 필수 요건으로 제시됐다. 이 위원장은 “정부는 혁신 생태계 조성·규제개혁·인재 양성·펀드 지원 등에서 촉진자이자 파트너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라면서 “정책 방향이 ’선택과 집중‘으로 명확하게 설정되면 민간은 자체 실행 계획 수립과 판단 속도를 높일 수 있어 효율적인 실행이 가능하게 된다”라고 말했다.이 위원장은 “복잡한 행정·규제 장벽은 빠르게 개선돼야 하고 연구-개발-인허가-상업화가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연결되도록 민관 공동 위원회나 단일창구 등 속도를 낼 수 있는 실행거버넌스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이 위원장은 제약바이오협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제약바이오산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전체가 하나의 가치 사슬로 움직여야 하는데 협회가 산업-학계-정부로 이어지는 브릿지 역할을 해 혁신과 규제 개선, 시장 확대 등 공통 과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견해다.이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라는 대의는 모든 기업과 연구기관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다. 산업계가 일상적인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혁신신약 창출, 공급망 강화 등과 같은 비전의 세부목표를 명확히 정의하고 공유해야 한다”라고 했다.이 위원장은 “산학연·스타트업을 포함한 혁신 생태계 전반에서 상생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면서 “성공 경험을 서로 공유하고 제약기업이 스타트업과 바이오벤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문화가 확산하면 산업 전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어 글로벌 신약개발 성공을 앞당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2025-10-27 06:18:45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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