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약사회보다 약사회관을 사랑한 조찬휘 회장
- 조광연
- 2017-07-14 0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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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약사회보다 약사회관을 더 사랑했던 게 아니었을까? 불신임 국면에 몰린 조 회장의 행적을 되짚어 기억하다 문득 이런 의구심이 들었다. 단체장 오찬처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는 거의 매일 오전 10시께 약사회관에 출근해 오전 업무를 보고 상근약사들과 주변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즐겨했다. 식사비용은 여느 직장인과 비슷한 정도였다는데 그는 종종 임원들에게 이를 흐믓하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 곳을 지나치다 앞장 선 그의 뒤를 따르는 미소진 무리를 본 게 한 두번 아니다. 사실이 그랬다고 말을 보태주는 사람도 적지 않다. 보통 단체 임직원들이 단체장 얼굴을 못 봐 결제가 안된다고 불평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500m도 못 되는 거리에 있는 제약바이오협회 회장과 점심 식사 한끼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적 없다. 그는 약사회관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곳을 떠날 수 없었던 것일까?
가까이서 그를 지켜보았던 사람들은 조 회장이 정관위배로 인한 불신임의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실수 차원이 아니라고 말한다. 누적효과라는 것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조 회장은 공사 구분이 불분명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 듣고 싶은 말을 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주변에서 "그건 정관에 맞지 않다"고 충언하면 답답한 사람 취급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밀어 붙였다는 것이다.
공인 의식의 희박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2014년 1월 14일 의료영리화 진단 국회 토론회 직후 보건복지부 이창준 과장에게 마치 주먹을 날릴듯한 격앙된 모습으로 달려들었던 사건이다. 일각에선 "복지부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 행위 아니냐"는 미담으로 포장되기도 했지만 공인의 본분을 망각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이 더 많이 따랐다. 지역약사회 총회석상에서 장애가 있는 국회의원을 비하하는 언사로 욕보여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는 약사회 직원들에게 심한 욕설을 섞어 질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그는 돈에 관해서는 철두철미했다. 약사회장 초선 때는 30만원이 넘으면 직접 결제를 했지만, 재선이 되고나서는 10만원만 넘어도 들여다보며 결제했다. 그의 꼼꼼한 성격을 반영하는 것인지, 의심 많음을 보여주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이로 인해 돈의 흐름은 누구 못지 않게 소상히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런 연유로 '연수교육비 2850만원 캐비넷 가출 사건'에 대한 해명은 설득력이 낮다. 그는 몇해 전 전문언론들에 약사회에 불리한 기사, 정확하게는 본인에게 이롭지 않은기사가 자주 나간다며 회의실에 도청장치가 설치돼 있는지 확인했다고도 한다.
예정대로라면 7월18일 화요일은 조찬휘 회장에겐 지옥같은 하루가 될 것이다. '바람에 떨어지는 타일 한점에도 괴로워했다'던 조 회장이 "이게 약사회냐, 깨끗한 약사회관보다 깨끗한 약사회가 먼저"라는 성난 약사 민심과 맞딱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담화와 성명, 회원에게 드리는 글을 좋아했던 그가 '청국장집 운영권 판매 보도' 즈음 낸 성명에서 밝혔듯 "의욕이 앞섰다, 성급했다"는 선의론과 일부 회계처리 잘못이라는 '직원 탓 방패'는 날카로운 창들을 거뜬히 막아낼 수 있을까? 현재로선 비관적 미지수다.
약사 사회의 시계는 지금 이 순간도 돌아간다. 조 회장의 운명은 18일 세가지 임시총회 상정 안건과 맞물려 설정될 것이다. 대의원 259명 서명으로 제기된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그는 즉시 회장직에서 내려와야 한다. 이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강제퇴출이다. 나머지는 사퇴권고안과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안건이다. 불신임안은 헌법개정처럼 어려워 통과가 불투명한 까닭에 현재로선 이 두 가지 경우의 수로 흐르게 될 개연성이 높다. 그리되면 약사회는 수렁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이런 결과일 때 조찬휘 회장은 안도의 숨을 쉬며 신뢰 회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전혀 아닐 것이다. 새물결 약사회의 고발에 따라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 총회 의결도 되지 않은 재건축 건물의 운영권 판매 행위나, 연수교육비 2850만원 캐비넷 가출사건에 대해 분노하는 약사 회원들의 '심리적 탄핵'을 견뎌야만 한다. 사실상 직무 마비상태에 이를 것이며 외부에선 누구도 그를 카운터 파트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 남은 임기란 회장이되 회장일 수 없는 고난의 세월 뿐이다.
만약이라는 가정 아래 조찬휘 회장이 지금이라도 크게 반성하고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한다면, 성난 민심은 너그럽게 수용할까? 아니면 만시지탄이라고 외면할까. 한번 더, 너그러운 수용을 가정해 9월 세계약학연맹 총회(FIP)까지만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선언한다면 민심은 또 어떻게 흐를까. 가정법을 쓸 수 있는 시간마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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