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바이오, 높아진 문턱에 실적 추정치↓·할인율↑
- 차지현
- 2024-12-30 06: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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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특례 바이오 결산③파두 사태 이후 상장 심사 강화
- 올해 신규 상장 업체 17곳 중 13곳 영업적자, 목표는 수십억 흑자
- 순이익 추정치 전년比 75%↓, 유사기업에 대형제약 선정 방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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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해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은 공모가 산정에 있어 과거보다 훨씬 보수적인 접근법을 택했다. 기업들은 실적 추정치를 전년보다 크게 낮췄다. 또 미래 추정 실적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기 위해서 적용하는 할인율을 높임으로써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를 제시했다.
파두 사태 이후 한층 깐깐해진 금융당국 심사 기조를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적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많게는 조 단위 이익을 내는 대형 업체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하는 방식에는 변화가 없었다.
깐깐해진 금융당국 심사…특례 바이오, 실적 추정치 낮춰 보수적 공모가 산정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총 17개사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제시한 상장 후 2~4년 후 순이익 추정치는 평균 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전 상장을 제외하고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증권신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기술특례 제도는 수익성은 부족하지만 기술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춘 제도다. 뚜렷한 수익원 없이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주된 IPO 창구로 꼽힌다.
통상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기업은 공모가를 책정할 때 상대가치평가법을 주로 사용한다. 유의미한 실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회사의 미래 실적을 산출한 뒤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회사와 실적, 재무구조 등을 종합 비교해 가치를 매긴다.
올해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은 모두 상대가치법 중 주가수익비율(PER) 계산 방법을 활용했다. PER은 주가를 한 주당 얻을 수 있는 이익(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 영업활동의 수익성과 위험성, 시장 평가 등을 종합 반영한 지표다.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순이익, 발행주식총수, 기준주가 등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올해 신규 상장 업체들의 실적 추정치는 2~3년 전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편이다. 2022년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체 8곳은 1~3년 후 평균 313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창궐로 신약개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바이오 투자 호황기를 맞았던 2021년 상장한 업체들의 순이익 추정치는 418억원에 달했다.
신규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 산출 과정에서 '신약 프리미엄'이 희석된 점도 눈에 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술특례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체의 순이익 추정치를 보면 상위 5위에 드는 업체가 전부 순수 신약개발사였다.
2021년 상장한 네오이뮨텍이 3년 후 1205억원이라는 가장 높은 순이익 추정치를 제시했다. 이어 같은 해 상장한 차백신연구소가 2년 뒤 241억원, 3년 뒤 932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상장한 지아이이노베이션도 2024년과 2025년 순이익을 각각 926억원과 472억원으로 추정했다. 또 툴젠은 상장 후 3년 뒤 881억원을, 보로노이는 상장 후 2년 뒤 704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올해 상장한 신약개발 업체들의 추정 순이익 규모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크게 낮다. 올해 유일하게 상장한 순수 신약개발사로 분류되는 디앤디파마텍과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각각 2026년 170억원, 2027년 11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했다. 이는 8월 상장한 의료기기업체의 추정 순이익보다도 낮은 수치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오는 2026년 순이익 추정치를 184억원으로 제시했다.
올해 기술특례로 상장한 신약개발사들은 할인율 역시 높게 적용했다. 할인율은 미래 추정 순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데 이용하는 수치다. 할인율이 높을수록 기업가치가 낮게 책정된다. 이에 따라 할인율이 높을수록 시장친화적인 공모가를 제시했다고 평가받는다. 디앤디파마텍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최대 49.49%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앞서 2~3년 전 상장한 신약개발사들의 할인율은 20~30%대였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 17곳 중 흑자 4곳...보수적 접근 배경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들이 실적 추정치를 낮춘 건 깐깐해진 금융당국 심사 기조와 무관치 않다. 이른바 파두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업체에 대한 상장 문턱을 높이고 있다. 파두는 작년 상장 과정에서 상장 당해 매출 추정치를 1200억원으로 제시했으나 그해 2~3분기 합산 매출이 4억원에도 못 미치면서 뻥튀기 공모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특히 업계에선 기술특례로 상장하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공모가 책정 과정에서 실적 추정치를 높게 제시해 기업가치를 부풀린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의 경우 매출이나 이익 등 눈에 보이는 실적이 없는 만큼 일반 기업보다 공모가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매출 규모 자체도 크지 않았다. 이들 기업 중 지난해 기준 연 매출 100억원을 초과한 곳은 아이엠비디엑스, 하스, 이엔셀, 온코닉테라퓨틱스, 파인메딕스 4곳이었다. 매출보다 영업적자 규모가 더 큰 업체도 많았다. 아이엠비디엑스, 라메디텍, 씨어스테크놀로지, 엑셀세라퓨틱스, 이엔셀, 셀비온, 토모큐브, 에이치이엠파마, 쓰리빌리언, 온코크로스 등이 해당한다.
올해 상장한 업체들이 제시한 순이익 추정치와 지난해 순이익을 비교하면 괴리율도 상당하다. 2026년 순이익을 184억원으로 제시한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의 작년 순손실은 9억원으로, 추정치와 실제 실적간 괴리율이 2144%에 달한다. 온코닉테라퓨틱스와 디앤디파마텍이 제시한 추정 순이익은 지난해 순이익의 각각 5배와 3배에 달한다.
'적자' 바이오·헬스케어, 유사기업에 조단위 대형사…PER배수는 4년간 감소 추세
다만 올해에도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대형 제약사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하는 흐름은 이어졌다. 대부분 신규 상장 업체들이 지난해 적자 상태였지만 유사기업으로는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이익을 내는 대형 업체를 선정했다.
올해 상장 업체들은 유사기업으로 HK이노엔을 가장 많이 포함했다. 디앤디파마텍, 이엔셀, 셀비온,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이 유사기업에 HK이노엔을 선정했다. 유한양행과 중외제약도 3곳 상장 업체의 유사기업으로 뽑혔다.
유한양행을 유사그룹으로 제시한 곳은 디앤디파마텍, 이엔셀, 셀비온 등이다. 또 디앤디파마텍, 셀비온,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중외제약을 유사기업으로 선정했다. 셀비온과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한미약품도 유사기업에 포함시켰다.
해외 제약사를 유사그룹에 포함시킨 업체도 있다. 생체현미경을 개발하는 아이빔테크놀로지와 토모큐브가 나란히 칼 자이스 메디(Carl Zeiss Meditec AG)과 브루커(Bruker Corporation)를 유사기업으로 선택했다. 칼자이스메디택과 브루커의 2023년 매출은 각각 4조1010억원, 3조1328억원으로 모두 수십억원 순이익을 내는 업체다.
평균 PER 배수를 따져보면 이엔셀이 도출한 30.47배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 아이엠비디엑스 30.26배, 아이빔테크놀로지 29.7배, 디앤디파마텍 28.18배, 토모큐브 27.5배 순으로 PER 배수가 높았다. 가장 낮은 PER 배수를 계산한 곳은 에이치이엠파마로 16.93배였다. 기술특례로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제시한 평균 PER 배수는 ▲2021년 29.20배 ▲2022년 26.65배 ▲2023년 25.60배 ▲2024년 24.47배로 매년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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