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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이중항체 개발경쟁…"ABL은 자신있다"

  • 이탁순
  • 2018-03-09 06:20:12
  •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 "글로벌 공동연구도 진행중"

지난 1월 24일 국내 상위 제약업체 동아ST는 ABL바이오와 신규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 신약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했다.

ABL바이오가 연구중인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신약 2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독점권을 갖고, 세포주 개발 및 공정개발, 임상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ABL바이오는 지난 2016년 설립한 이제 막 3년차에 접어든 신생 벤처다. 동아ST는 그런 ABL바이오의 어떤 매력에 끌렸을까?

출발은 늦었지만, ABL바이오는 국내 이중항체 분야에서 가장 빠른 회사다. 작년에는 국내 개발 이중항체 후보 최초로 임상단계에 진입하기도 했다.

동아ST와 계약후 2월말 이상훈(55) ABL바이오 대표를 찾았다. 그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60여 가지의 이중항체가 개발중"이라면서도 "ABL바이오 파이프라인이 혁신적인 베스트인클래스 또는 퍼스트인클래스 후보여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 찬 말투로 말했다.

최근 플랫폼기술 '펜텀바디'로 연구중인 한미약품을 비롯해 종근당, 동아ST 등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뛰어들면서 잘 알려진 이중항체는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에서는 이미 몇년전부터 핫한 키워드였다.

암젠은 이중특이성 CD19 항체와 CD3 T세포 항체가 연결된 'BiTE(BISPECIFIC CD19-DIRECTED CD3 T-CELL ENGAGER) 플랫폼을 활용한 백혈병치료제 '블린사이토'를 지난 2014년 FDA로부터 승인받기도 했다. 블린사이토는 지금까지 승인된 최초의 이중항체 약물이다.

암젠에 이어 제넨텍, 바이오젠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이 이중항체를 개발 중이다. 특히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하는 'T세포' 활성화를 막는 PD-1, PD-L1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예;키트루다, 옵디보)가 나오면서 이중항체 개발에 전세계 제약사들이 목을 매고 있다.

이상훈 대표는 "면역관문억제제가 항암치료제로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반응률이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이에 나머지 70% 반응률을 채우기 위해 다른 표적항암제 또는 면역억제제와 병용하는 방법이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항체는 쉽게 말하면 두가지 병용 치료 약물을 한 약제에 담은 것이다. 항암제로 보면 표적항암제-표적항암제, 표적항암제-면역억제제, 면역억제제-면역억제제로 나눌 수 있다.

작년 8월 임상에 들어간 ABL001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와 신생혈관을 조절하는 물질인 Dll4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항체다. 동아ST에 기술이전된 후보는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에 작용하는 후보물질이다.

ABL바이오는 현재 5가지의 후보물질을 도출해 상업화연구에 착수했는데, 항암제뿐만 아니라 파킨슨치료제도 있다. 또한 항체에 항암약물을 결합하는 기술인 ADC 이중항체도 개발중이다. ADC 이중항체는 레고켐바이오와 공동연구하고 있다.

ABL바이오는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동아ST를 시작으로 또다른 복수의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논의중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사와 경쟁하다보니 현재 4개 이중항체 과제는 글로벌사와 공동연구하고 있다"며 "이 과제들은 미국 IND가 목표"라고 전했다.

ABL바이오는 한화케미컬에서 바이오사업을 총괄한 이상훈 박사와 신약개발 연구인력이 한화의 바이오사업 철수 이후 의기투합해 만든 벤처회사다. 한화케미컬에서도 이중항체 경험이 있어 창업후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ABL바이오는 2016년과 2017년 외부기관으로부터 총 3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는 "직원 37명 중 12명이 박사이고, 나머지는 석사학위 소지자들"이라며 "더욱이 박사 출신 임직원들은 영어가 능통해 해외제약사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ABL바이오는 좋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과 달리 의사결정이 빠른 점도 우리가 이중항체 분야에서 앞서 갈 수 있는 비결이었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이상훈 대표는 서울대 생물공학교육학과를 나와 미국으로 건너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다양한 제약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노바티스에 합병된 카이론을 시작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제넨텍, 엑셀레시스 등에서 일했다. 한국에서는 유진산 박사와 2009년 파멥신을 창업했고, 2014년부터는 한화케미컬에서 바이오사업을 총괄했다. 그는 한화케미컬이 바이오사업을 중단한 2016년 2월까지 마지막 멤버로 있었다.

ABL바이오의 연구실과 사무실은 하얀 색채로 밝고, 칸막이가 없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평소 연구원들의 자율성와 창의성을 중시한 이상훈 대표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는 "한국에서는 직장을 자주 옮기는 사람을 문제있는 사람으로 보지만, 미국에서는 이직할때 그런 도전을 받지 않는다"며 "색깔이 다른 4개 회사와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연구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열린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판교테크노밸리 파스퇴르연구소 2층에 입주해 있는 ABL바이오 사무실은 오픈 스페이스와 화이트 컬러로 눈길을 끄는데, 자율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중시하는 이 대표의 철학이 반영됐다.

이 대표는 "과학자들은 억압받는 걸 싫어한다"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오로지 사이언스에 초점을 맞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면서 "새로운 직원들도 인터뷰 과정에서 자유롭고 창의적 사고를 가진 인재를 걸러내 선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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