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FH, 진단기준 확대와 PCSK9 활용 권장"
- 어윤호
- 2018-03-12 06: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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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극희귀질환 HoFH 진단률 90%…정부·의사 협업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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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의 적응증과 보험급여 기준 역시 결국 정확한 진단이 없으면 무의미해 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전성 내분비 극희귀질환의 일종인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m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HoFH)의 진단이 그렇다.
산정특례 대상으로 지정된 이 질환은 유전자검사를 통해 변이가 입증된 환자만을 인정하고 있는데, 학계에서도 아직까지 명확한 컨센서스가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PCSK9억제제라는 신약이 진입했지만 등재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데일리팜이 HoFH 진단율 90%를 자랑하는 네덜란드의 키스 호빙(Kees Hovingh) 암스테르담대 내과 교수를 만나, 얘기를 들어 봤다.
-HoFH 진단에 대한 합의가 유럽을 중심으로 구축됐고, 미국도 잘 정립되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결국 여전히 진단에 대한 논란이 있는 듯 하다.
미국에도 미국지질협회(NLA, National Lipid Association)에서 만든 합의안이 있다.
유럽에서는 유럽동맥경화학회(EAS, European Atherosclerosis Society Congress), 유럽심장학회(ESC, 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에서 만든 합의안이 있는데, 이는 미국에 있는 마리나 쿠겔(Marina Cuchel) 박사의 주도 하에 HoFH 환자가 많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출신의 학자들이 다수 참여하여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유럽만의 합의안이 아닌 글로벌 가이드라인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지적한 대로 정확한 진단 기준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슈가 되는 부분은 HoFH가 과연 유전적으로만 결정이 되는지, 아니면 임상적 질환으로 봐도 되는 것인지에 있다. 개인적으로는 유전적인 부분과 임상적 부분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남았다고 생각하나?
현재 기준에 따르면LDL 300mg/dL(이후 단위 생략) 이상일 때 HoFH로 진단받게 되는데, 이를 통해서는 소아청소년을 제대로 진단하기 어렵다.
LDL-C 수치는 사람이 살아가는 기간 동안 꾸준히 증가하기 때문에, 특정 LDL-C 값을 기준으로 진단을 하게 되면 애당초 LDL-C 수치가 낮은 아이와 청소년은 정확한 진단을 받기 힘들어진다. 이것이 우려되는 이유는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완치에 가깝게 치료 효과를 높이는 등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LDL-C 수치 380 정도만 나와도 성인 500과 맞먹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500을 진단 기준으로 설정하면,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난 후에야 진단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LDL-C 수치만을 가지고 임상적인 진단을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아이의 LDL-C 수치가 높은지, 부모의 LDL-C 수치는 정상적인지, 아이가 황색종이 있는지 등 총체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여 확진해야 한다.
-한국은 현재 소아청소년 수치 300을 거론하기는 시기상조라 보일 정도로 앞선 문제가 있다. 산정특례 기준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다른 임상적 진단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어야만 HoFH 환자로 인정받게 된다.
무에서 시작하고 있다면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그 기준이 어떠하든 매우 유의미하다. 물론 그것은 이상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절대적이지 않다.
담당 환자 중 LDL 수치는 동형접합인 것 같은데, 유전자 검사에서는 이형접합으로 나와 이상하게 생각한 경우가 있었다. 차세대 유전자 검사를 다시 시행했더니 돌연변이가 발견돼 HoFH로 확진했다.
유전자 검사가 필요할 수는 있지만, 이를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 환자들이 매우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HoFH 환자가 아닌데 LDL-C 수치가 300 이상까지 높아지는 경우가 있나?
거의 없다. 암스테르담대 박사 학위 학생이 질문한 것 처럼 LDL-C 수치가 높으면서 유전적 변이가 없는 환자를 찾아 그 유전자를 복제하려 하는데, 환자를 찾지 못해 연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실에서도 이 같은 환자는 거의 없다. 보통 LDL 수용체나, ApoB, PCSK9 등 관련 유전자 결함이 있을 때 이렇게 높은 LDL-C 수치가 나온다. 만일 LDL-C 수치가 높은데 유전자 변이가 없다면, 검사 결과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
-정리를 해보자.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환자의 LDL-C 수치가 300 이상이고 황색종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또한 아이들의 경우(언급한 내용을 고려해) 유전자 검사로 진단 됐다면, 굳이 가족력을 확인하지 않더라도 PCSK9 억제제를 사용해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
-네덜란드에서 HoFH 치료환경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경험을 토대로 한국 의료진에게 조언을 한다면?
네덜란드는 인구가 1700만명 밖에 안 되는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이고, 의료계도 서로를 잘 알 정도로 체계적으로 조직화되어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과가 다르더라도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공통적인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게 비교적 쉬웠고 협업도 잘 이뤄졌다.
한국 의료진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여러 의료진이 각각 HoFH 환자들을 한 명씩 진료할 경우,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환자들을 거점 병원으로 모아주는 게 나을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HoFH 환자가 특정 병원으로 치료를 받도록 안내해, 한 병원을 특화하고 있다.
거점 병원이 생긴 뒤에는 국제 의료진 협회와 같은 네트워크에 함께 연결되기를 권한다. 프레데릭 랄(Frederick Raal), 마리나 쿠겔(Marina Cuchel) 혹은 나와 같이 이 질환을 아는 사람들이 있는 네트워크에서는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를 트레이닝 시켜줄 수 있다.
-이제 약물 얘기를 좀 해보자. 국내에는 PCSK9 억제제 2종이 허가를 받았는데, 적응증이 갈린다.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에 '프랄런트(알리로쿠맙), HoFH에 '레파타(에볼로쿠맙)'가 있다.
HeFH는 HoFH보다 상태가 조금 양호한 것 같은데, HeFH 환자들은 PCSK9 억제제를 쓰지 않고 스타틴, 에제티미브 병용요법만으로 관리가 가능한가?
HeFH은 25만 명당 1명 꼴, HoFH은 30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데, 둘을 나눠 설명하겠다.
심근경색을 겪지 않은 HeFH 환자는 100 이하로,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는 70 이하로 LDL-C를 감소시키는 것이 치료목표다. 치료 시작 시점에서 LDL-C가 300 이상이었다면, 스타틴으로 50%를 줄여도 150 이상, 에제티미브로 20%를 줄여도 135 이상이 되기 때문에 여전히 치료목표와 큰 격차가 남게 된다.
이 환자들에게 PCSK9 억제제를 사용하면, 30~40%의 강하효과가 있기 때문에 무려 95%의 환자가 치료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즉, HeFH 환자도 대부분 PCSK9 억제제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절대다수가 치료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HoFH 환자는 치료를 시작할 때 LDL-C 수치가 약 500 이상에 달한다. 스타틴으로 380까지, 에제티미브로 300까지 떨어뜨려도 LDL-C가 매우 높다. 환자들이 약 300(8mmol/L)의 LDL-C 수치에 머무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수치를 더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지질분리반출법이나 PCSK9 억제제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질분리반출법은 상당히 침습적인 치료법으로, 1~2주 간격으로, 매번 2~3시간씩 기계에 누워 시술을 받아야 한다.
비용도 1년에 10만 유로(한화 약 1억 3000만원) 정도 소요된다. 반면 레파타는 420mg 주사를 한 달에 9초만 맞으면 된다. 환자에게 2가지 중에 치료법을 선택하라고 하면 대부분은 PCSK9 억제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PCSK9억제제는 스타틴, 에제티미브과 병용해 사용토록 허가 받았다.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의 경제적 부담이 높지는 않지만, HoFH 치료에서 PCSK9억제제 단독요법에 대한 효용성은 얼마나 되나?
연구 초기에는 스타틴 사용 환자에게 PCSK9억제제를 처방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타틴을 복용한 환자들에게 PCSK9 수치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스타틴을 사용한 환자들이 PCSK9 억제제를 처방받게 되면 치료효과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연구 결과를 보면, PCSK9억제제의 지질 강하 효과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처방 여부, 병용여부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즉 기존 치료에 PCSK9억제제를 추가하면 치료 효과가 그만큼 더해지는 것(additive)이지, 증폭돼 시너지 효과(synergistic)가 나타나거나 충돌하여 상쇄효과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환자 수가 워낙 적어 질문이 유의미할지 모르겠지만, 혹시 HoFH 환자 중에서도 PCSK9억제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환자도 있는가?
존재한다. LDL 수용체 양쪽 대립형질 모두 변이가 없는 경우, PCSK9 억제제가 작용할 대상인 LDL 수용체 자체가 없기 때문에 치료제의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다.
이러한 환자는 희귀질환인 HoFH 중에서도 그 비율이 매우 낮다. 네덜란드에 있는 HoFH 환자 50명 중에도 이 경우에 해당하는 환자는 3명 밖에 안 된다. 검사를 통해 LDL 수용체가 없는 환자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HoFH 환자는 일단 PCSK9 억제제로 치료하고, LDL-C 수치를 6~8주 간격으로 약 3번 정도 측정해 보면서 PCSK9억제제 치료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레파타의 3상 연구 TESLA-PartB 임상의 한계로 대상 환자가 대부분 백인 환자이라는 점이 꼽힌다. PCSK9 억제제가 인종과 무관하게, 아시아인에게도 사용될 수 있다고 보는가?
인종 간 차이가 없을 것이다. LDL 수용체 돌연변이를 치료하는 생리학적 반응은 어떤 인종에서든 동일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스타틴의 경우, 일본 환자들에게 반응이 조금 다르게 나타났지만, PCSK9 억제제는 스타틴 계열과 약물의 종류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일이 없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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