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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바꿔준약 또 바꿔야"…2차 발사르탄 사태에 약국 '멘붕'

  • 정혜진
  • 2018-08-06 12:20:26
  • 휴가철 겹쳐 의약품 교환 여의치 않아...교환대상 환자 18만명

"약사들이 아주 분노하고 있습니다. 약을 교환해주는 '노가다'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신뢰도에요. 환자들은 약국 현장에 모든 불만을 쏟아내는데, 이번엔 또 어떻게 감당할지...환자들이 약사 말을 믿겠냐는 거에요."

6일 이른 아침 데일리팜과 통화한 경기도의 한 약사는 "분노하고 있다"는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표현했다.

약사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도, 지역약사회 약사 모임에서도, 친한 약사들끼리의 SNS에서도 모두 '2차 발사르탄 사태'에 대한 분노와 걱정이 가득한 상태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6일 오전 불순물 함유 발사르탄 성분 고혈압치료제 22개사 59품목을 추가로 판매정지 조치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원료의약품은 중국 룬두사(Rundu pharma)가 제조한 발사르탄 성분으로, 한국은 대봉엘에스가 중국 룬두사 원료를 수입해왔다.

대봉엘에스 제조 발사르탄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는 18만1286명으로, 해당 의약품을 처방한 의료기관은 7625곳, 조제 약국은 1만1074곳이다.

지난 달 먼저 판매중지가 이뤄진 중국 제지앙화하이사 발사르판 완제의약품 재처방에 따라 대봉엘에스 발사르탄을 복용 중인 환자 또한 1만5296명에 달한다.

약사들에게 이 사실이 전달된 건 6일 오전 8시. 대한약사회의 단체 문자를 통해서다. 정부가 59개 품목의 건강보험 급여 중지와 교환, 본인부담금 면제 등을 결정하면서 약사들은 시쳇말로 또 다시 '멘붕'에 빠졌다.

대한약사회와 각종 언론에서 판매정지 리스트를 확인한 약국들은 해당 품목의 제약사에 이른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이 사실이 알려지면 약국에 고혈압 교환을 위해 찾아올 환자 응대를 위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 약국은 미리 해당 고혈압약을 조제받은 환자들을 추려 문자메시지나 전화 안내에 착수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첫번째 발사르탄 사태를 한번 겪었던 터라, 그 때보다 판매 중지 품목이 적다 해서 수월한 건 아니다. 환자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여름 휴가철이 겹치다 보니 약국의 어려움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서울의 한 약국은 "우리 약국 위층 의원은 오늘부터 여름휴가라 문을 열지 않았다. 당장 9시부터 약을 바꿔달라고 오는 환자들을 어떻게 응대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이번주까지는 휴가를 떠난 의원, 약국이 꽤 될텐데, 이로 인해 환자 불편과 불만이 더 커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울산의 한 약사도 "내과 주변이라 장기처방이 많은데, 의원이 휴가 중이다. 지난번에도 너무 고생했는데, 이번에 또 같은 일이 일어나 화가 난다"며 "사정을 아는 주변 약사들은 의원이 쉬는 동안 약국도 문을 닫으라고 말 할 정도로 걱정을 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6일 오전 10시 현재, 59개 품목 판매 정지가 업데이트된 프로그램은 DUR 뿐. 청구 프로그램들은 업데이트 전이라 약국에 혼란을 더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신뢰도다.

경기도의 약사는 "신뢰도 하락이 가장 큰 문제다. 제지앙화하이사 원료가 아닌 품목은 모두 안전하다는 생각에, 지난 7월 룬두사 원료의 의약품으로 교체해 준 약국이 꽤 된다. 당시엔 제지앙화하이만 아니면 다 안전한 줄 알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약국들은 환자에게 '그 약도 문제 있으니 다른 약으로 다시 바꿔주겠다'고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약국과 약사에 대한 환자의 신뢰도가 뭐가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부산의 또 다른 약사도 "이 약은 괜찮다고 안내하며 바꿔드린 약에서 또 문제가 생겼으니, 당장 어떻게 말해야 할 지 이게 제일 난감하다"고 푸념했다.

이어 "첫번째는 그렇다 쳐도, 두번째로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그럼 나머지 다른 발사르탄 제제는 문제가 없다고 확신할 수 있겠나"라며 "이러다 또 다른 원료사의 품목에서 다시 판매정지 품목이 나오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약사는 "대봉엘에스는 원료에 문제가 있다는 걸 왜 미리 인지하지 못한건가. 알면서 보고하지 않은 건지, 몰랐단 건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밖에 판매중지 품목 중 엘지화학의 '노바스크브이'정으로 인한 환자 혼란이 더 커지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한 약사는 "리스트를 보다 '노바스크브이'라는 이름을 보고 의아했다. 약사들은 알겠지만, 환자 중 화이자의 노바스크를 복용하는 환자도 덜컥 겁이 나 약국에 문의하는 일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이름으로 허가를 내준 것부터 이상하다. 불필요한 환자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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