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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파마홀딩스, 시총 3배 규모 유상증자 진행...왜?

  • 천승현
  • 2018-10-04 06:14:45
  • 3771억 규모 유증 결정·제일약품 주식 700만주 공개매수...오너일가 참여 지주사 요건 충족

제일약품의 지주회사 제일파마홀딩스가 37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발행주식의 2배가 넘는 1170만88307주의 신주를 발행해 제일약품의 주식 700만주와 교환하는 형식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예고된 ‘지주회사의 상장 사업회사의 주식 30% 보유’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행보다. 제일약품의 오너 일가의 참여만으로도 충분히 공개매수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여 지주회사 요건 충족은 무난할 전망이다.

제일약품 본사 전경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일파마홀딩스는 지난 2일 3771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1170만8830주로 증자 전 발행 주식 434만5507주의 2.7배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다.

유상증자 규모 3771억원은 2일 종가 기준 제일파마홀딩스의 시가총액 1256억원보다 3배에 달한다. 지분율 10.0%가 2.7%로 줄어들 정도로 발행 주식 수가 많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제일파마홀딩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3.5%에서 11.8%로 희석된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제일약품 주주들로부터 제일약품 주식의 현물 출자 신청을 받고, 그 대가로 현물출자를 한 주주들에게 제일파마홀딩스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제일파마홀딩스는 제일약품 주식 700만주를 공개 매수할 예정이다. 제일파마홀딩스의 1170만8803주를 제일약품 주식 700만주와 교환하겠다는 의미다. 제일약품 주식 10주를 제일파마홀딩스 주식 17주와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제일파마홀딩스의 신주 발행가액은 3만2208원, 제일약품 주식의 공개 매수가격은 5만3874원이다. 지난 2일 제일파마홀딩스와 제일약품의 종가는 각각 2만8900원, 5만1600원이다.

앞서 옛 제일약품은 지난해 6월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존속회사는 제일파마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했고 제일약품은 신설법인이다.

옛 제일약품 분할 전후 지배구조(자료: 금융감독원)
제일파마홀딩스가 최대주주 지분율의 하락을 감수하면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지주회사 요건 충족이다.

제일파마홀딩스 측은 "지주회사 요건 충족 및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공개매수를 통해 현물출자를 받는 방법으로 제일약품 주식을 추가로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하고 지주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회사 성립 요건 요건은 크게 두 가지다. 지주회사의 자산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산 중 자회사 지분가액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지주회사 요건이 충족되면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율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 지분율 4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등 행위제한요건도 만족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지주회사가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 지분을 상장 회사는 20%에서 30%로, 비상장 회사는 40%에서 5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제일파마홀딩스의 6월말 기준 총자산은 2715억원으로 자산 규모 요건은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 제일파마홀딩스는 본사와 부산 사옥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진행, 자산이 1000억원 가량 늘었다. 또 보유 중인 제일약품 주식을 공정가치로 평가해 자산에 편입하면 자산 규모 요건 5000억원은 충족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다만 상장 자회사 제일약품의 지분율은 13.5%로 예고된 행위제한요건 30%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제일파마홀딩스의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 충족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유상증자와 공개매수 물량이 전체 주식 수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지만 제일약품 오너 일가가 보유한 주식만으로도 성사가 가능한 수준이다.

현재 제일약품의 오너 일가가 보유한 주식은 640만1487주로 제일파마홀딩스의 공개매수 주식 700만주보다 다소 적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제일약품의 오너 일가가 보유 주식을 모두 제일파마홀딩스로 교환하더라도 제일파마홀딩스는 제일약품의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제일약품 주식 640만1487주는 제일파마홀딩스 1088만2538주와 바꿀 수 있다.

제일약품 오너 일가는 지주회사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

개인투자자의 적극적인 공개매수 참여로 최대주주의 제일파마홀딩스 배정 주식 수가 줄어들 수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통상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보유 중인 투자자들은 지주회사보다는 사업회사 주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제일파마홀딩스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지분율이 큰 폭으로 희석돼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주식 교환 동기가 떨어진다.

제일약품 오너 일가가 적극적으로 공개매수에 참여해 제일파마홀딩스의 주식 보유량을 늘리면 유상증자로 희석된 지분율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 제일파마홀딩스가 최대주주 지분율이 크게 떨어지는 불안요소를 감수하면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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