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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병원약국 화두는 '조제로봇'…"정확하고 빠르다"

  • 김민건
  • 2019-11-24 15:17:09
  • 병약 추계학술대회 '조제 자동화의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
  • 아주대병원-자동불출기, 계명대동산병원-주자제자동분배
  • 삼성서울병원-항암조제로봇 도입

삼성서울병원 항암조제실 전경
#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아주대병원은 지난 6월 '자동약불출기(ADCs)'를 마취준비실에 도입 후 조제 시간을 줄였다. 재고를 관리하는 관리약사 외에는 처방 감사와 의약품 관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계명대동산병원은 올해 4월 전체 주사제 처방의 71%를 '주사약 자동분배시스템(ADS)'에 맡긴 뒤 정규조제부터 감사까지 3시간 내에 마치고 있다. ADS 도입으로 전체 병동에서 UDS(Unit Dose System)를 실현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7년 '항암제 조제 로봇'을 도입한 이후 전체 처방 24만건의 25%를 자동화했다. 조제 과정에 로봇의 스캔 기능과 바코드 시스템을 활용해 조제 약사의 항암제 위험 노출을 줄이면서 정확도를 높였다.

조제 자동화 이후 약사 업무 또한 단순 처방·조제에서 검수·상담·교육 등으로 비중이 높아지긴 했지만 인력 축소가 아닌 '업무 전환'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병원약사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조제 자동화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아주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계명대동산병원이 로봇 조제 자동화 도입에 따른 운용 결과를 발표했다.

아주대병원 이선아 약사
#국내에서도 의약품 조제 자동화가 주목 받으면서 자동화 설비와 시스템을 도입한 병원에서 어떠한 효과를 내고 있는지 많은 병원약사가 집중했다.

아주대병원 약제팀 이선아 약사는 "유럽과 미국은 로봇파마시(조제·분배·배송·반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조제 자동화는 세계적 추세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내도 기존 수동조제로 조제, 포장, 검수, 배송, 반환하던 업무를 일부 자동화 장비를 이용하는 단계까지 왔다"며 "점차 완전 자동화로 가는 과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아주대병원, 자동약불출기 도입 후 업무 간소화…모든 부서 만족도 높아

아주대병원은 자동화 설비로 자동약불출기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의사 처방 ▲처방 내역 전산화 ▲약사 검토, 조제,검수 ▲배송 ▲간호부 투약으로 이뤄지는 단계가 ▲의사 처방 ▲처방 내역 전산 생성, 자동약불출기 입력 ▲간호부 투약으로 대폭 줄었다.

아주대는 긴급성 약품 빈도가 높은 외상센터와 응급실에 가장 먼저 도입했다. 특히 비치약을 계속 채워야 하는 마취준비실을 선정했다. 고위험약인 마약류 비중이 높은 부서이기 때문이다.

아주대병원 자동약불출기 도입 전후 업무 과정 비교
#올해 6월 자동화기기 도입은 약제 업무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선아 약사는 "기존에는 2시간마다 마감과 조제, 검수, 불출, 배송을 했지만 도입 후에는 모든 병동에서 시간대별 마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선아 약사는 "약제업무에서 가장 큰 효과는 '휴먼에러' 실수를 줄인 것"이라며 "약품 불출과 배출에서 바코드를 읽어 잘못된 약을 꺼내는 것을 막고, 배송 문제도 예방해 정확성과 안전성, 환자안전을 지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자동약불출기 도입 후 아주대병원 약제부 업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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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그는 자동화 기기 도입으로 "약제 업무를 조제나 검수 위주에서 처방검토, 약료, 교육업무로 바꿔야 한다"며 "안전성과 정확성 증대, 환자중심 약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간호부 업무량도 대폭 감소해 만족도가 높다. 도입 전 마취준비실 비치약 수량은 일반약이110품목에 942개였지만 31품목 173개로 줄었다. 마약류도 16품목 237개에서 11품목 34개로 크게 감소했다. 비치약 점검과 마약류 보충 업무에 1일 120분 사용하던 업무 시간은 이제 5분이면 된다. 배송도 하루 6~7회 100분 소요되던 것을 의약품 잔량만 확인(5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계명대동산 주사약 자동분배시스템 도입 후 전 병동 UDS 실시…전체 주사제 71% 처리

계명대동산병원 김은주 약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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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동산병원은 올해 4월 주사약 자동분배 시스템을 도입해 전 병동에서 UDS를 실시하고 있다. UDS는 의사 처방전에 따라 환자별 의약품을 조제, 투약하는 선진시스템이지만 많은 약사 인력을 전제로 한다.

계명대병원은 올해 확대 개원 이전하며 지하 5층, 지상 5층에 32개 병동(각 45개 병상) 규모의 전체 병동에서 UDS 실시를 요구했다. 그러나 약제부가 일부 병동에서 시범 운영을 한 결과 기존 약사 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UDS 실시 전제 조건으로 자동화가 필요했고 인력과 조제 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김은주 약제센터장이 ADS 2기 도입을 추진했다.

계명대동산병원 주사제자동분배시스템 도입 후 약제 업무 변화
#ADS 도입 후 ▲처방 ▲처방 접수·검토 ▲처방전 집계표·라벨출력 ▲네임카드 출력·꽂기 ▲전체 주사약 집계 ▲약충진(전체 수작업) 등 단계에서 ▲수작업 약품만 집계표·라벨출력 ▲네임카드 출력 꽂기 미시행 ▲수작업 약품만 집계 등으로 업무 절차가 간소화 했다.

그 결과 새벽 3시에 하는 조제(보조 2인)가 가능해졌고 2시간 안에 마치게 됐다. 정규조제도 약사 3인과 보조 2인이 처방·조제 감사와 수작업이 필요한 일부 앰플·바이알, 실린지 등 특수제형을 확인하는 것에서 1시간이면 끝난다.

계명대동산병원 주사제자동분배시스템 도입 후 성과
김 센터장은 "효율성이 크게 올랐다"고 강조했다. 정규조제건수 1220건(처방약 170종), 처방약 총량 3150개 중 ADS가 처방약 2220개(71%)를 처리한다. 즉, 처방품목 절반(56%)을 자동화기기가 하고 나머지 920개만 수작업으로 하면 된다.

김은주 센터장은 "약품 재고관리는 ADS가 무게를 측정해 수량을 수시로 계산한다"며 "유효기간도 다빈도 약품으로 구성해 완전히 소진 후 충전하는 방식이어서 분기별로 사용량을 검토한다"며 편리성을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자동화 기기로 조제오류 감소와 시간 단축, 인력 감소, 새벽 시간 조제, 표준 약물 투여시간 준수가 가능하다"며 장점을 부각했다.

◆삼성서울병원 항암제 조제 로봇이 전체 처방 25% 담당, 가동효율 84%

삼성서울병원 빈성현 약사
#삼성서울병원 약제부는 지난 2017년 항암제 조제 로봇 3기를 도입해 병원 본관(1대)과 암 병원(2대)에 배치했다. 암 병원으로 항암처방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조제실에서 원하는 로봇을 지정해 처방을 분산하는 '처방정보 전송시스템'도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였다.

조제 로봇은 의약품을 360도로 스캔하고 무게까지도 측정한다. 이를 통해 수액 용량 오류를 확인 후 최종 혼합된 무게를 측정해 조제 오차를 판단한다. 또한 수액제에 부착된 바코드를 통해 조제 전 과정을 추적, 기록한다.

이로 인해 병원 약제부에선 많은 양을 혼합하는 힘든 조제는 로봇을 사용하고, 위험이 적으면서도 거품 발생 우려 등 약사의 세밀한 기술이 요구되는 조제에 집중하는 식으로 업무 변화가 생겼다.

삼성서울병원 주사제 자동조제 로봇 도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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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빈성현 약사는 "조제 단계에서 가장 많은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부분 주사제와 수액이 혼합이 이뤄진 뒤에는 조제 오류 검증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암제는 발암성, 최기성, 생식 독성을 가진 고위험 약품으로 조제업무 수행 약사는 항암 주사제에 찔리는 사고를 감수해야 하고 주사제 오염에 의한 환자 안전 사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 삼성서울병원의 전체 항암제 조제 24만건 중 4분의 1인 6만 800건(25%)을 로봇이 조제했다. 가동 효율은 84%다.

현재 원내 항암제의 25%에 해당하는 35개 성분 45품목이 로봇에 등록돼 있다. 대부분의 바이알 제형 혼합제가 로봇에 등록돼 조제할 수 있다. 그중 젬시타빈이 17.9%로 가장 많이 조제됐다. 그 다음으로 류코보린(14.5%), 옥살리플라틴(10.8%), 시클로포스파미드(8.6%) 순이다.

빈 약사는 "로봇이 조제할 수 없는 건 일부 앰플 제형과 처방 빈도가 매우 적은 항암제, 바이알 용량 5cc 미만의 조제율이 낮은 품목"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항암조제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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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약사는 주사제 조제 약사 20명(평균 업무 기간은 33개월 , 평균 로봇 사용 경험 26개월)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도 밝혔다. 설문에 따르면 조제 속도와 청소·유지관리, 소모품관리 항목은 수작업이 우위지만 ▲조제 정확도 ▲조작 난이도 ▲업무 피로도에선 로봇이 약간 우세했다. 또한 ▲조제자 안전확보 ▲교육 난이도 ▲조제자 차이가 업무에 미치는 영향에선 로봇이 큰 차이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빈 약사는 "로봇은 조제 과정에서 여러 검증 단계를 거쳐 속도가 느리고, (항암제)벤치 청소에 비해 청소가 까다롭다"며 "일반 소모품에 비해 고가의 전용 소모품을 사용해야 한다"며 이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빈 약사는 "조제 로봇 도입으로 약사의 항암제 노출을 막고 정확도를 높였다"며 "수작업으로 하기 힘든 조제 검증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조제 자동화기기 도입은 "약사 인력 축소" 아냐…업무 전환 인식 가져야

이날 자동화 기기 도입을 설명한 약사들은 공통적으로 자동화 기기 도입 장벽으로 고가의 초기 설치 비용과 병원 전산과 연동하는 프로그램 개발, 소모품 유지 비용을 들었다.

아주대 김선아 약사는 "초기 투자 비용과 소모품, 장비 유지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으며 계명대 김은주 센터장도 "자동화 기기 단점으로 소모품 비용(월 300만원대)과 초기 구매·설치 비용, 설치 공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삼성서울 빈성현 약사도 "고가의 설치 비용, 유지 보수는 주사제 조제 자동화에 큰 장벽"이라고 했다.

특히 이들은 조제 자동화 기기가 약사 인력 축소나 대체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은주 센터장은 기기 도입 시 약사 인력을 줄일 수 있냐는 질문을 받고 "약사는 줄일 수 없다고 했다"며 "기본적인 패킹 등은 보조인력이 할 수 있기에 약사를 줄이려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UDS를 하지 않던 병원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업무량이 늘었다고 생각한다"며 "지방 병원에서는 약사 인력(고용)이 원활하지 못 하기 때문에 자동화 기기를 도입한다고 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주대도 의외의 단점이 있었다. 김선아 약사는 "조제 시간은 확실히 줄었지만 (자동불출기가 흩어져 있어 관리를 위한)재고 관리 업무가 상당히 증가해 약사 1명이 매일 200분을 소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약제 관리에 필요한 인력 증가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도입 전 복용주사를 2시간마다 채워야 했지만 이제는 오후 시간에 2~3년차 약사를 처방감사로 빼 오류를 잡고 통계를 내기도 한다"며 "의사에게 전화해 처방을 수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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