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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충제 먹고 비염 완화"…약사 자가임상에 설왕설래

  • 정흥준
  • 2019-12-29 19:52:43
  • 모 약사 유튜버, 4주 복용하며 증상변화 영상 게재
  • "가설일뿐 과학적 입증아냐...전문가로서 정보전달 신중해야"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에서 시작된 구충제 품귀현상은 점차 사그라들고 있지만, 자가임상을 통한 복용후기들이 SNS를 통해 올라오며 관련 이슈는 끊이지 않고 있다.

펜벤다졸에서 알벤다졸로 이슈가 넘어갔을 뿐만 아니라, 비염에도 효과가 있다는 복용후기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 중이다.

최근 약사 유튜버 A씨도 자가임상 목적으로 알벤다졸을 직접 복용하고 일주일만에 비염 증상이 완화됐다는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A씨는 알벤다졸 400mg을 하루 두알씩 일주일 중 4일을 복용한 뒤에 비염이 완화되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A씨는 영상속에서 "그동안 배운 약리학적 지식으로는 설명이 되질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똑같은 효과가 나오리란 보장도 없다"면서 입증된 효과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다만 A씨는 "복용중 장에서 가스가 찼던 것 등을 토대로 장과의 연관성을 생각해봤다. 장면역 시스템을 정상화하며 비염이나 아토피를 치료하는 방법은 예전부터 이뤄지고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기생충의 일종이 장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장과 뇌 사이에 신경전달계를 교란시켰다면, 내 비염이 완화된 것은 알벤다졸에 의해 이 기생충이 힘을 쓰지 못하게 된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A씨는 같은 패턴으로 4주간 구충제를 복용하며 몸에 나타나는 증상을 영상으로 업로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약사들은 "단지 한 명의 가설일뿐 과학적 입증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우려했다. 또한 약의 전문가로서 좀 더 내용전달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원 B약사는 "논리의 비약이 심하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기생충 감염율이 높았던 것은 특히 채소를 키울 때 인분으로 마든 퇴비를 거름으로 줬기 때문이다. 화학비료를 주로 사용하는 요즘의 상황에선 감염 자체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A약사의 전제는 무언가 모르는 기생충의 존재와 영향을 가정으로 한 것이다.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B약사는 "약사임을 알리면서 대중에 내용을 공개하는 것인데 신중해야 한다. 자신도 확신을 못 하는 가설을 대중에 알리는 게 어떤 의미인지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미 동물구충제의 항암 효과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은 많이 깨졌고, 알벤다졸과 다른 효과들로 이슈가 넘어가는 것들도 그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대전 C약사는 "동물구충제에서 알벤다졸 등 사람 구충제로 넘어올 때부터 이미 사람들의 믿음이 많이 약해졌다는 걸 의미한다. 약국으로 들어오는 문의도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처음 유튜브 영상을 올렸던 조티펜스도 당시 표적항암제인 키트루다 임상에 참가했던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C약사는 "게다가 동물구충제를 복용하던 유명 유튜버가 사망했다. 구충제 부작용은 아니지만, 결국 이후 구충제에 대한 항암효과에 대한 믿음이 꽤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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