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8 03:39:38 기준
  • 의약품
  • 데일리팜
  • #MA
  • #약사
  • 글로벌
  • GC
  • #질 평가
  • #제품
  • #허가
  • CT
네이처위드

"회계사 출신 사업부 총괄, 제 리더십은 말이죠"

  • [인터뷰] 전세환 전무(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전세환 전무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인재와 다방면을 아우르는 인재, 기업들이 모두 필요로하는 존재들이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회사들은 특정 분야에서 출중한 인재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다방면을 아우르는 리더로 육성하고 있다. 글로벌제약사에서도 이같은 트렌드는 두드러진다.

대부분의 제약사는 마케팅, 영업, 인사, 재무, 법무, 약가, 학술, 대관, 인허가, 품질관리 등 부서의 임직원들에게 포지션 변경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CEO 채용에 있어 마케팅, 영업 경력을 필수로 여겼던 제약사들이 변모하고 있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좋은 사례가 있다. 전세환(46)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전무는 CFO 출신의 사업부 총괄(BUD, Business unit director)이다. 재무 전문가인 회계사 출신이지만 당뇨순환기사업부의 마케팅·영업을 지휘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MBA를 마친 그는 글로벌회계컨설팅기업(PWC)에 근무했다. 이후 한국애보트 재무 매니저로 제약업계에 발을 들였고 노바티스 본사와 미국법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 합류하면서 재무뿐 아니라 R&D, BD 등 영역에서도 역량을 쌓았고 2018년 당뇨순환기사업부 총괄로 선임됐다.

회계사 출신의 사업부 총괄, 전세환 전무를 만나 봤다.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도 많은 케이스는 아니다. BUD 이전에도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다양한 업무에 관여했다고 들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CFO 자리를 제안받아 2015년 9월 합류하게 됐다. 재정, IT, 구매 등 제약업계 일반적인 CFO의 영역을 넘어서, 사업개발(BD)과 커머셜 엑설런스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을 동시에 맡았다.

개인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이런 좋은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외국 국적의 전임 대표이사(리즈 채트윈)가 고국으로 돌아간 후 6개월 공백 기간에는 대표이사 사장 역할을 대행하기도 했다. 당시 타그리소 2차 급여 등 중요한 미션들이 있었는데,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이후 CVRM(당뇨순환기사업부)으로 넘어와 사업부 총괄을 하게 됐다. 그동안 다양한 나라의 제약 업계 내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이 현재 업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법인과 외국법인 경험을 두루 갖추기도 했는데, 차이점이 있는가?

오랜 기간 외국생활을 했기 때문에 이것이 아스트라제네카의 특성인지 한국의 문화인지는 구별이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 업무 환경에도 10여년 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리더로 일하는 분들이 무척 어려운 환경에서 일한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의료접근성을 본다면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굉장히 선진화돼 있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정부 정책에 따라 약가제도 등 많은 변화의 여지가 있고, 노동 환경도 고려할 점이 많다.

이와 같은 다양한 불확실성 요소가 존재하는 다이내믹한 마켓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성장해야 하므로 한국의 리더들이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잘 헤쳐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커리어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내가 목표로 한 특정 포지션이 있다기보다, 해당 업무를 통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더 많이 고려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늘 내가 세운 목표대로, 계획한 대로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현재 이후의 JOB을 고려할 때에도 내가 그 역할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고, 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 같다. 특히 임원급 이상 레벨에서는 개인의 목표와 회사의 요구 사이에서 밸런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더 많이 든다.

지금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치고 배울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국내 법인의 총괄 자리일 수도 있고, 글로벌 업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커리어 여정 때문에 자신의 의사나 결정과 관계없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고생한 가족들에게는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있다.

-현재 맡고 있는 사업부 얘길 해보자. 얼마전 녹십자로부터 '아타칸'까지 회수하면서 CVRM은 사실상 내분비, 순환기, 심혈관계 등을 전반적으로 아우르고 있는데, 어떤 콘셉트로 운영되는 것인가?

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AZ 본사의 전략을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왜 여러 치료 영역의 제품들이 CVRM이라는 이름으로 통합됐는지를 살펴보면 회사가 어떤 전략적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회사는 심혈관(Cardiovascular), 신장(Renal), 내분비(Metabolism) 질환들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한다는 CaReMe(케어미)라는 콘셉트를 일찌감치 도입하고 2018년부터 사업부 이름을 CVRM으로 명명했다.

이는 만성질환 영역에서 AZ 비즈니스의 중심이 제품이 아닌 환자로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이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될까를 고민해보면 통합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그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인식을 개선하는 역할을 아스트라제네카가 담당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CaReMe(케어미)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고객들에게 좀 더 설득력 있고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접근할지를 고민하던 끝에 아타칸에 대한 사업적 결정도 이뤄졌다. 아타칸을 2020년부터 CVRM 영업조직에서 직접 취급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 영업조직은 환자와 의료진의 요구와 상황에 따라 아타칸과 브릴린타, 포시가를 통합적으로 디테일링하게 되면서 제품군 간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은 새롭게 추가된 임상적 근거와 허가사항 업데이트를 통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포시가는 DECLARE 임상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장 질환과 심부전에 유일하게 1차 예방효과를 입증했고, ARB 계열 고혈압제제 아타칸이 심부전 적응증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부가적인 신장 혜택도 나타낸 바 있어 두 제품 간의 시너지가 더욱 기대된다.

-그렇다면 단기적, 그리고 구체적으로 CVRM은 어떤 목표를 갖고 운영될 계획인가?

CaReMe(케어미) 전략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포시가'다.

현재 다양한 연구 디자인을 적용한 포시가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혜택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물론 브릴린타와 아타칸 역시 CaReMe를 실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제품이다.

이러한 사업부의 비전과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약만 좋아서는 안 된다. 내부적인 역량도 굉장히 중요하고 조직문화도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면서 문화를 다져 나가고 있다.

집단지성을 잘 발휘할 수 있는 회사가 경쟁력을 갖는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 조직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성만 있으면 혼돈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를 잘 개발시키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것을 잘 융합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역량을 잘 갖춰져야 한다.

-계속 제약업계에 몸 담을 생각인가?

개인적으로 제약산업에 애정이 많다. 계속 남을 것 같다. 부친이 뇌종양으로 투병하시면서 혁신 신약을 통해해 환자의 일상을 실현하는 가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피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제약회사의 가치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제약회사에 왜 다니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봤다.

과거 미국에서 영업 현장에 나갔던 당시, 한 환자 보호자가 나에게 한 말이 잊히지 않는다. 약을 직접 개발한 사람도 아닌데 어찌 고맙다고 하냐는 질문에, 재무 업무를 통해 회사의 자원이 좋은 약을 개발하는 데 할애하는 것 아니냐고 답하는 말을 듣고 큰 울림이 남았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