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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공적마스크 판매…"약국 위상 높였지만 자존감 하락"

  • 김민건
  • 2020-09-18 20:35:32
  • 최재윤 약사, '코로나가 약사직능 미친 영향' 논문
  • "오락가락 정책, 강요받는 공적기능...보상도 미흡"
  • 경기도약사회 학술대회 공모전 대상 수상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공적마스크 판매를 전담했던 약사들은 약국이 감염병 확산을 막는데 일조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자신의 사회적 위치는 만족하지 못했다.

지역사회에서 약사와 약국 위상은 높였지만 이 과정에서 약국 경영 악화, 시민과 다툼 등 피로도 증가, 약국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정부 정책 등을 겪으며 자아존중감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과는 경기도약사회 학술대회 논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최재윤 약사(안산)의 'COVID-19가 약사직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통해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공적 기능을 맡은 마스크 판매가 약사 심신과 자아존중감, 직능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최 약사는 정부가 감염병 대처법으로 약국에서 공적마스크 판매를 선택한 것을 주목했다. 이에 2020년 7월 20~30일 약국 약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네이버오피스)를 실시해 총 206명으로부터 응답을 받았다. 이들로부터 약사와 공적마스크, 자아존중간 상호 상관관계를 분석, 약국에서 공적마스크 판매가 약사 직능 수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평소 약사들이 많은 업무와 행정 정책에 시달리고 있으며, 환자와의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이 드러났다. 최 약사는 "코로나19와 공적마스크 판매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정부의 여러 미흡한 정책, 강요받는 공적 기능 수행 역할에 심신이 지쳐있음을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적마스크 판매로 약국 위상 높였지만 자아존중감 떨어져

먼저 약사들은 공적마스크 판매로 인한 긍적적 효과로 '약국의 공적 수행 역할에 국민 인식이 좋아졌다' '약사에 대한 지역사회 인식이 좋아졌다', '공적 마스크 판매로 보람을 느꼈다' 등 감염병 확산을 막는데 일조했다는 답변을 했다.

그러나 '약국 노고에 면세 혜택 등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약국에서 공적마스크 판매로 조제나 상담 등 경영에 지장을 받았다' '피로도가 증가했다' 등 불만을 드러냈다.

최 약사는 "경영이 악화하고 피로도가 증가했으며 정책에 불만을 갖는 약사들이 많이 나왔다는데 귀 귀울어야 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다음으로 공적마스크 판매 기간 약사의 자아존중감을 느끼는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나는 나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나는 내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순으로 높은 점수가 나왔다. 이와 반대로 '나는 존경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에는 낮은 점수를 매겼다.

이는 앞서 면세 혜택 등 적절한 보상과 경영악화 등에 따른 부정적 결과가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 약사는 "지역약국에서 약사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설문에서는 '공적마스크 판매 등과 같이 공익 업무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지역주민을 도울 수 있어서 보람이 있으십니까' 등 질문에는 높은 점수를 줬다. 반면 '정부의 약사정책에 만족하십니까' '현재 근무시간이나 업무량에 만족하십니까' 같은 질문에는 중간점수인 '보통' 보다도 낮은 평균 점수를 매겼다.

특히 '감염병 확산에도 약사라는 직업이 안전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2.80이라는 낮은 평균 점수가 확인됐다. 최 약사는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한 생각을 가진 약사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적 기능 강화, 정당한 대가, 약사직능 단합 필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최 약사는 지역약국에서 약사직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약국의 공적 기능 강화 ▲정책 일관성 ▲정당한 대가 ▲단결된 약사회의 힘 ▲지역사회 활동 강화 ▲약사회의 적극적인 회원 의견 수렴 등이다.

재난 시 약국 공적기능을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등으로 제도화 하고, 공적마스크 판매기간 수없이 바뀐 정책 변화를 되풀이하지 않는 일관성이 필요하고 대관업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고생에 대한 대가는 아니더라도 면세 혜택이나 적절한 판매 수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약사직능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선 힘을 모아 긍정적·자발적인 협조 등 하며, 지역사회 활동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약사회는 회원 의견을 적극 수렴해 이익을 대변하는 열린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최 약사는 "환자 중심 약료전문가로서 약사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국가나 약사회 정책을 따라 가기에는 약국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오히려 약사가 먼저 심신이 지쳐 시달리면서 번아웃(Burn out) 되기 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약사는 "약사의 자아존중감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스트레스와 격한 업무 노동에 시달리면서 감정노동자로서 위치도 다른 직업군에 비하여 점점 상위에 위치하고 있게 된다"고 했다. 최 약사는 "이러한 요인들이 상호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인지해 국가나 지역사회의 상황에 맞는 경영과 국가나 약사회 차원의 적절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한 약사는 여자가 126명(61.2%)으로 남자 80명(38.8%)보다 많았다. 근무경력은 20~30년 미만이 68명(33.0%)이, 근무시간은 9~12시간 미만이 113명(54.9%)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주로 수도권(159명, 77.2%)에 있는 의원 주변(118명, 57.3%)으로 10~20평 미만(106명, 51.5%) 약국에서 일했다.

대부분 개설약사(164명, 79.6%)였다. 근무인원은 2명(36.9%)이 많았다. 이들의 평균 처방은 50건 미만(79명, 38.3%)으로 매약 매출은 10~50만원 미만(98명, 47.6%)이 가장 많았다. 설문에서 '하루 평균 공적마스크를 몇 개나 팔았냐'는 질문에 "200~500개 미만"이라고 답한 약사가 103명(50%)로 절반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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