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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제약바이오 여성 임원 10명 중 1명꼴...견고한 유리천장

  • 안경진
  • 2020-10-20 06:20:22
  • 제약·바이오기업 임원 보고서③여성 임원 비중
  • 26개사 등기·미등기임원 550명 중 여성임원 10.7%
  • 한독, 여성 임원 비중 43%...한미·휴젤·하나제약 등 20% 이상

[데일리팜=안경진 기자]제약·바이오기업 26개사에 근무하는 임직원 3만1871명 가운데 등기, 미등기임원은 550명으로 1.8%를 차지한다. 평균적으로 직원 100명 중 2명 정도가 임원 직함을 달 수 있단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여성 직원들에겐 임원승진이 더더욱 하늘의 별따기다.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0%가량에 불과했다. 임원 10명 중 9명은 남성이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체 여성 근무자들이 임원 단계에 진입하는 확률도 남성에 비해 크게 뒤떨어졌다.

데일리팜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기업 중 작년 매출액 기준 상위 30개사에서 근무하는 등기 및 비등기 임원 615명(비상근 제외)을 전수조사했다.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등기 및 미등기임원의 성비(자료: 반기보고서)
반기보고서를 통해 등기 및 미등기임원의 성별 정보를 공개한 26개사 550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59명(10.7%)으로 집계됐다. 조사기업 소속 남성 임원은 491명으로 여성 임원보다 9배 이상 많다. 제약·바이오기업에 근무하는 임원 10명 중 1명이 여성인 셈이다.

여성의 고위직 진급을 막는 유리천장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전체 임원 1057명 가운데 여성 임원이 57명(5.4%)에 불과하다. 업종과 기업 특성 차이로 인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제약·바이오업계 역시 임원의 성비 불균형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평사원이 임원 단계에 진입하는 확률도 여성이 크게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6개사에 근무 중인 여성 임직원 9534명 중 여성 임원은 59명(0.6%)에 그쳤다. 1000명 중 6명 꼴로 임원 승진이 가능하단 얘기다. 동일 조건으로 산출한 남성 임원 비중은 2.2%(2만2338명 중 491명)로 여성보다 4배가량 높았다.

임원의 성비는 기업별 편차가 컸다. 조사대상 26개사 중 여성 임원수는 한미약품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중은 23.7%로 조사기업 중 두 번째다. 지난 8월 고 임성기 전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작고한 이후 새롭게 추대된 송영숙(72) 회장까지 고려하면 여성 임원수는 10명으로 늘어난다. 송 신임 회장은 창업주 임 전 회장의 부인으로 2017년부터 한미약품 고문(CSR 담당)을 맡았다.

한미약품은 임주현(46) 한미약품 글로벌전략 및 HRD 부사장을 비롯해 영업마케팅 기획, 바이오플랜트, 신제품 개발, 품질보증(QA) 등 다양한 분야에 여성 임원을 선임 중이다. 올해 초에는 1981년생 김송(39) 이사를 클리니컬사이언스 담당 임원으로 발령한 바 있다. 조사기업 중 유일하게 30대 여성 임원을 기용한 사례다.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김은선 보령제약 전 회장,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
여성 임원 비중은 한독이 가장 높았다. 한독은 등기 및 미등기임원 14명 중 6명(42.9%)이 여성으로, 남성(8명)과 유사한 분포를 보였다. 권소현(47) C&BD 담당 전무 외에 김은주(51) 상무, 안지영(48) 상무, 곽영희(47) 상무, 김윤미(44) 상무, 허은희(46) 상무 등이 마케팅과 경영개선실, 스페셜티프랜차이즈, 커뮤니케이션실 등 다양한 부서를 이끌고 있다. 한독은 조사기업 중 드물게 임직원간 성비가 유사하다. 여성 임직원 412명 대비 여성임원 비중은 1.5%로 남성 임원 비중 1.4%(남성 임직원 555명 대비 8명)보다 소폭 높았다. 여성과 남성의 임원승진 확률이 차이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한독은 지난 2018년 쏘카 출신 조정열(53) 대표를 영입하면서 창립 이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세웠다. 조 대표는 올해 초 회사를 떠날 때까지 1년 7개월가량 공동대표로 회사 경영을 이끌었다. 비록 임기를 절반가량 채우지 못했지만 국내 제약업계 2번째로 여성 CEO를 선임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인사로 평가받는다. 이번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제약업계 첫 번째 여성 CEO는 유희원(56) 부광약품 대표다. 유 대표는 지난 2015년 CEO 자리에 오른 뒤 3연임을 지속하고 있다.

그 밖에 휴젤 22.2%(2명), 하나제약 21.1%(4명), 녹십자 16.0%(4명) 등의 순으로 여성 임원 비율이 높았다. 반면 대웅제약,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휴온스, 삼천당제약, 경동제약 등 6곳은 여성 임원이 한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전체 등기, 미등기임원 대비 여성 임원 비중(자료: 반기보고서)
여성 임원의 평균 연령은 50세로 남성 임원 54세보다 4살가량 낮았다. 최근 몇년새 40~50대 여성 임원을 기용하는 추세가 늘어난 데다 60대 이후에 임원직을 유지 중인 여성이 드물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제약·바이오기업 여성 임원의 연령 분포를 살펴보면 40대가 31명(52%)으로 과반수를 차지했고, 50대가 24명(41%)으로 뒤를 이었다. 40~50대 비중이 93%로 남성 임원의 40~50대 비중(81%)보다 월등히 많다. 반면 60대 여성 임원은 3명(5%)에 그쳤다. 60대 여성 임원은 2018년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사내이사직을 유지 중인 보령제약 김은선(62) 전 회장과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이사 부회장의 모친인 박일희(78) 명예부회장, 유나이티드 김귀자(63) 전무 등이다. 오너일가를 제외한 60대 여성 임원은 김 전무가 유일하다. 남성 임원의 경우 60대 이상이 88명(17%)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오너일가 출신으로 회사 경영활동에 참여 중인 여성 임원으로는 보령제약 김 전 회장과 광동제약 박 명예부회장, 한미약품 임 부사장 외에도 하나제약 조예림(42) 이사, 삼진제약 최지현(46세), 동화약품 윤현경(40) 상무 등이 있다.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남성 임원(왼쪽)과 여성 임원의 연령 분포 현황(자료: 반기보고서)
여성 임원들의 출신 학교는 전체 임원 평균과 유사한 분포를 보였다. 여성 임원 중 학력정보를 공개한 여성 임원 51명 중 해외 대학이나 대학원을 마친 유학파가 18.6%(11명)를 차지했다. 국내 대학 중에선 서울대학교 또는 서울대학교 대학원 출신이 9명(15.3%)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 5명(8.5%), 이화여대·성균관대·동덕여대 3명(5.1%) 등의 순이었다. 집계대상 51명 중 49명(76.5%)이 경영대학원 또는 석사, 박사학위를 최종학력으로 기재했다.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여성 임원의 출신학교와 최종학력 현황(단위: 명, 자료: 반기보고서)
이번 조사대상은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광동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동국제약, 보령제약, 한독, 휴온스, 대원제약, 동화약품, 삼진제약, 경보제약, 유나이티드제약, 신풍제약, 셀트리온제약, 휴젤, 삼천당제약, 하나제약, 경동제약 등 26개사다. 작년 매출액 기준 상위 30개사 가운데 JW중외제약과 JW생명과학, 일양약품, 영진약품 등 4곳은 미등기임원의 성별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임원 성비 산출과정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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