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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로나 백신과 콜드체인 상관관계

  • 정새임
  • 2021-01-27 06:15:51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두 달여 만에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됐다. 당연했던 일이 한동안 금지되면서 느꼈던 불편함이 꽤나 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일상이 코로나19로 묶여있다. 어쩌다 여럿이 밥을 먹으러 갈 땐 5인 제한을 떠올려야 하고, 오랜만에 얼굴 보자는 말도 실례가 됐다. 동네엔 작별을 고한 가게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누군가에겐 삶을 옭아매는 나날이 이어진다.

그나마 답답하고 우울한 코로나19 시대가 종결되리란 희망을 품는 건 백신 덕분이다. 물론 백신이 팬데믹 종결의 절대적 요소는 아니지만, 통제와 격리가 유일한 현 상황에 숨통을 터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정부가 어렵사리 확보한 7600만 명분의 백신은 빠르면 다음 달부터 한국에 상륙할 예정이다.

이렇게 온 국민의 기대를 받는 코로나19 백신이 유통 중 문제가 생겨 무용지물 된다면 그 허탈감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독감 백신 상온 노출 때와는 차원이 다른 후폭풍이 몰아칠 것 같다. 대혼란 속 접종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백신의 개발이 관건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생산부터 접종까지의 백신 운반이 관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백신은 독감 백신 때보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훨씬 높다. 물량부터 500만 도즈(독감)와 1억 도즈 이상(코로나19)으로 수십 배 차이 난다. 또 제조사마다 온도 조건이 다른데, 이 중에는 영하 70도까지 내려가는 초저온 백신도 있다. 이처럼 까다로운 의약품을 취급해본 경험부터가 우리나라는 손에 꼽는다. 초저온 생물학적 제제 보관 및 운송에 대한 국내 표준 가이드라인도 없다. 기초작업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음마 단계다.

매뉴얼은 세세할수록 좋다. 특히 중요한 파트는 리스크 관리다. 리스크 관리란 예상치 못한 사고, 자연재해를 가정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 의약품 보관조건을 지킬 것인지 미리 방침을 정하는 것이다. 정전, 화물 지연 등 충분히 일어날법한 사고뿐 아니라 '이런 것까지?' 생각이 들법한 상황도 생각해야 한다.

'만약 북한이 갑자기 미사일을 쐈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나친 가정 같겠지만 실제 글로벌 제약사와 생물학적 제제 의약품 유통 계약을 맺었던 기업이 상대 회사로부터 받았던 리스크 관리 방안에 포함된 항목이다. 그만큼 어떤 사고가 일어나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꼼꼼히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통에 관여하는 모든 담당자에 대한 교육은 철저해야 한다. 보관은 시설물이 해도 운송은 오로지 사람의 몫이다. '아차' 하는 순간에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독감 백신 노출 사고도 마찬가지였다. 하청에 하청을 줬던 직원들의 교육이 미비했던 탓에 문제가 터졌다. 이후 유통 책임자였던 신성약품은 모든 배송기사를 직접 고용해 일정 시간 교육하고, 배송 후 필히 회사로 돌아와 종례보고를 하도록 했다. 담당자 교육이 이토록 중요하다는 교훈을 지난번 사태로 배웠다.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수행 능력이다. 시스템을 갖췄다고 없던 경험까지 생기진 않는다. 결국 철두철미한 준비와 반복 학습이 답이다. 시간의 압박에 휘둘리지 말고 철저함을 우선하길 바란다. 귀한 백신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희망을 꺾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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