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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가장 비싼 CAR-T 치료제 '킴리아'의 산적한 과제들

  • 기존 의약품과 다른 제조공정으로 약가 산정 어려움
  • 초고가 약제 비용 지불 어떻게?…합리적 급여 방안 고민
  • "외국처럼 병원·대학 인재 키워 산업화하는 선순환 구조 필요"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말기 혈액암 환자의 희망으로 여겨지는 CAR-T 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4년 만에 국내 상륙했지만, 해결할 과제가 산적하다.

기존 의약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치료해 약가 산정도 쉽지 않은데다 5억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급여 적용에도 여러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킴리아는 국내 최초의 CAR-T 치료제이자 현재로서 가장 비싼 약이다. 적응증은 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과 소아 및 젊은 성인의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다. 모두 두가지 이상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재발, 이식 후에도 재발한 말기 환자가 대상이다.

CAR-T 치료제는 기존 약제와는 다른 치료 방식을 보인다. 통상 의약품이 완제품으로 나오는 것과 달리 CAR-T는 병원에서 환자의 백혈구 내 T세포를 채집한 뒤 이를 동결해 제조소로 보내면, T세포에 암세포를 인지하는 키메라항원 수용체(CAR)를 발현시킨 뒤 이를 배양해 병원으로 보낸다.

즉, 병원이 원료(환자 T세포)를 제약사에 넘기면, 회사가 이를 '킴리아' 완제품으로 만들어 다시 병원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병원은 환자에게 림프구 고갈 화학요법을 써 백혈구 수치를 낮춤으로써 킴리아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약 4~5주를 거쳐 모든 작업이 완료되면, 비로소 킴리아가 환자 몸에 투약된다.

킴리아 제조 및 치료 과정
킴리아 제조공정 단계서부터 병원의 행위가 필수로 포함되므로 이 비용을 어떻게 산정하고 처리할 것인지가 첫 번째 숙제다.

김원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23일 열린 노바티스 킴리아 허가 간담회에서 "환자의 T세포 채집 등 부대비용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거의 1년간 논의하고 있다. 정부 가이드라인도 없어 처음 만드는 것이므로 생각지 못한 요소들이 자꾸 나타난다"라며 "마지막 조율 단계이며, 센터가 오픈하는 5월까지 마무리짓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노바티스는 종합병원과 킴리아센터를 세우는 방식으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에 각각 킴리아센터가 5월 오픈할 예정이다. 다만 센터를 세우려면 신설된 '첨단재생바이오법'에 따라 병원이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실상 센터가 마련된 병원에서만 킴리아 투약을 할 수 있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으로 센터를 확장할 예정이다.

5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약제다 보니 급여 적용도 만만치 않다. 환자 입장에서는 생사가 달린 중대한 상황에서 킴리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국민의 세금을 써야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50~60%의 가능성에 수억원을 쓰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앞으로 더 많이 나오게 될 초고가 약제에 대비해서라도 합리적인 급여 방안을 만드는 것이 두 번째 숙제다.

강형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혈액종양분과 교수는 "킴리아가 던져준 숙제는 생명을 담보로 한 초고가 약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다. 킴리아가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 환자들이 매우 기뻐했는데, 5억원이라는 가격에 더 이상 아무 얘기도 못했다. 이게 바로 현실이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비용이 발생하는데, 환자수가 극소수도 아닌데다 추가 임상을 통해 대상 환자도 점점 많아질 것이다. 어떻게 현명하게 비용문제를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 킴리아는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킴리아의 치료성적은 매우 놀랍다. 기대 여명이 3~6개월에 불과한 가망없는 환자들의 절반은 새 희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재정 면에서는 환자 한명에게 들어가는 부담이 너무 크다"라며 "현재 법상으로는 획일적으로 환자 부담 5%로 되어있는데, 여기에 너무 매이지 말고 유연성있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부연했다.

강 교수는 비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이 내는 비용 중 우리나라로 환원되는 비용은 매우 적다. MRI, CT, 내시경부터 로봇 수술, 고가약제 모두 외국 회사여서 의료비용 중 많은 부분이 재순환되지 않고 외국으로 빠져나간다"라며 "반대로 외국은 의료비용을 써도 그 안에서 순환된다. 이렇게 선순환 구조가 가능한 배경은 병원과 대학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산업화되어 다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킴리아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치료법을 노바티스가 기술이전해 상용화한 치료제다. 연구자의 아이디어가 치료제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도 병원과 대학에서 많은 인재를 키우고, 이들의 아이디어가 기업을 통해 산업화되어 의료비용이 순환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획기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그래야 쏟아지는 고가 약제에도 충분히 비용을 지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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