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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제약기업 CEO, 검박과 겸양의 미덕

  • 노병철
  • 2021-07-09 06:15:00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창업 보다 수성이 어렵다. 삼성전자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회고록에서 남긴 말이다. 기업의 영속성과 성장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올곧은 이념이 필수불가결 조건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때로는 선민·제왕적 리더십이 요구된 시기도 있었다. 그렇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한 리더십의 근본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인본이다. 이러한 덕치정치의 뿌리에는 항상 검박(검소하고 소박함)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겸손한 마음가짐이 자리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오너들 역시 설립정신과 시대적 감각에 부합한 겸양의 미덕으로 기업을 반석에 올리는 제2의 창업을 일궈가고 있다. 동아제약이 명실공히 대한민국 1등 제약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역시 오너 일가의 검박과 겸양의 미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실천에 옮겨 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신호(95)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은 창업주인 동호(東湖) 고 강중희 회장의 '인류 건강 증진'이라는 사훈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강신호 회장은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발전한다'는 남다른 철학으로 어우러짐과 소통경영을 추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은 망백(望百)을 훌쩍 넘은 세수라 힘들지만 10여년 전 까지만 해도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나누며 환담을 즐겼다. 중국 소주박카스공장 시찰 때면 당시 강우석 상하이법인장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최고급 세단이 아닌 허름한 승합차를 애용한 일화도 유명하다. 숙박 역시 6성급 호텔이 아닌 중국 현지 공장직원들이 생활하는 기숙사 또는 관사에서 묵는 소탈한 성격의 CEO로 알려져 있다.

건일제약 창업주 오송(五松) 고 김용옥 명예회장의 차남 김영중(53) 대표의 검소한 생활상도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MZ세대 오너3·4세들에게 좋은 귀감이다. 김 대표는 10년 전, 국내 제약기업으로는 드물게 복장 자율화(캐주얼 차림 근무)를 시행해 직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취입한지 10년이 넘은 구형 에쿠스를 자가운전하는 모습도 알뜰한 살림꾼 경영자의 표본이다. 중앙대 약대를 졸업한 그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건일제약 감사·부사장을 거쳐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입사 당시 500억원대 외형의 회사를 현재 계열사를 포함해 2000억원대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남태훈(42) 국제약품 대표는 혹독한 경영수업을 성실히 수행해 내며, '도전정신과 배려'라는 기업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남 대표는 남영우(80) 국제약품 명예회장의 외동아들로 미국 메사추세츠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재원이다. 남 대표는 2011년 국제약품에 입사 후 2014년 최고경영자에 오르기까지 버스·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출퇴근했다. 지금은 관용차로 카니발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아울러 남 대표의 친삼촌인 국제약품 계열사 효림산업 남철우 전 회장도 의전차량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바이오 1세대 손기영(61) 엔지켐생명과학 회장의 '이코노미 해외출장'은 벼락부자가 된 일부 바이오기업 CEO들의 모럴헤저드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A바이오기업 대표는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최고급 외제승용차를 끌어 빈축을 사고 있다. B바이오기업도 상장 이후 CEO의 팬트하우스 입주는 도덕적 헤이의 극치를 보인다. 손 회장은 업무 특성상 해외 출장이 잦지만 빅파마 대열에 오를 때 까지 비지니스 항공석이 아닌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기로 공표한 점은 그의 '주주가치 실현'이라는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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