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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 과징금 전액 취소된 이유, 무죄 아닌 산정 오류

  • 김진구 기자
  • 2026-09-21 06:00:58
  • 요약
  • 법원, 시정명령은 유지…부당한 경제적 이익 제공 상당부분 인정
  • 학술연구 지원도 공정위 위법성 판단 유지…행위기간 일부 조정
  • 과징금 산정기준 적용에 문제제기…재처분 땐 부담액 감소 가능
재판 법원 법령 판결 법안 의결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었다. JW중외제약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299억원 규모 과징금을 전액 취소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법원이 JW중외제약의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판단 자체를 뒤집은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와 골프 접대, 학회·심포지엄, 해외 학술대회 지원 등 상당수 행위에 대한 공정위 판단은 유지됐다. 최대 쟁점이었던 임상·관찰연구 지원 역시 경제적 이익 제공과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다.

299억원의 과징금이 모두 취소된 결정적인 이유는 행위의 위법성보다는 '과징금 산정 방식'에 있었다.

시정명령은 그대로…과징금 산정 방식서 승패 갈렸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지난 17일 JW중외제약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JW중외제약에 부과된 299억200만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은 모두 취소됐다.

다만 판결 주문은 '원고 승소'가 아닌 '원고 일부승소'였다. 데일리팜이 해당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법원은 과징금 납부명령은 모두 취소하되 공정위가 내린 시정명령은 그대로 유지했다.

JW중외제약이 의료인들에게 제공한 각종 경제적 이익을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 본 판단은 상당 부분 유지하면서도 이를 토대로 과징금을 산정한 과정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판결 직후 일각에서는 법원이 임상·관찰연구 등 학술활동 지원을 리베이트로 인정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실제 판결문 내용은 이와 다소 거리가 있었다.

공정위는 2023년 JW중외제약이 2014년 2월부터 자사가 제조·판매하는 62개 품목의 처방 유지·증대를 위해 전국 1545개 병·의원에 2만3965회에 걸쳐 70억8478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현금과 물품뿐 아니라 식사·향응, 골프 접대, 병원 행사 지원, 국내외 학술대회 참가 지원, 심포지엄, 임상·관찰연구 지원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이를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2023년 11월 과징금은 304억6400만원으로 결정됐고, 이듬해 2월 JW중외제약의 이의신청 과정에서 일부 주장이 받아들여지며 299억200만원으로 조정됐다.

최대 쟁점 '임상·관찰연구'도 위법성 판단 뒤집히지 않아

이번 소송에서 가장 첨예하게 맞붙은 부분은 임상연구와 관찰연구 지원이었다. 공정위는 약사법상 의무가 없는 연구자주도 임상연구와 관찰연구에 JW중외제약이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이를 의약품 판촉수단으로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JW중외제약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임상연구의 경우 회사 내부 절차는 물론 의료기관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심의와 관리·감독을 받으며, 실제 학술적·의학적 목적으로 수행되는 연구를 일반적인 현금이나 향응 제공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공정위는 모든 연구를 일률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본사 판촉계획과의 관련성, 연구비 지급 과정, 처방 증가를 염두에 둔 내부자료 등을 토대로 판촉 목적이 인정된 21건을 위법행위로 판단했다. JW중외제약은 이의신청 단계부터 임상·관찰연구의 성격과 위반행위 기간 등을 다퉈왔다.

법원은 JW중외제약이 학술연구 자체의 성격을 들어 위법성을 부정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연구비 지원 역시 의료인에게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에 해당할 수 있고, 구체적인 목적과 집행 과정에 따라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 판단할 수 있다는 공정위의 기본적인 판단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다만 법원은 일부 연구에 대한 '위반행위 기간'을 문제 삼았다. 일부 임상·관찰연구의 경우 공정위가 산정한 기간 전체를 위반행위 기간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보다 짧게 봐야 한다는 취지였다.

앞서 공정위도 JW중외제약의 이의신청 과정에서 일부 연구의 행위 종료시점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여 위반기간을 조정한 바 있다. 당시 JW중외제약은 연구계약 종료일이 아니라 실제 연구비가 마지막으로 지급된 시점 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공정위는 일부 품목의 기간을 조정했다.

결국 이번 판결은 학술연구 지원 자체를 위법 판단에서 제외한 것이 아니라, 일부 연구의 위반행위 기간을 다시 따져야 한다고 본 데 가깝다는 분석이다.

"전사 차원의 리베이트 아니었다" 주장 배척…식사·학술행사 판단 유지

법원은 임상·관찰연구뿐 아니라 공정위가 문제 삼은 다른 판촉행위에 대해서도 JW중외제약의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JW중외제약은 변론 과정에서 회사 차원의 위법한 판촉계획이 있었다고 본 공정위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식사나 골프 접대, 학술대회 지원 등 개별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전사적으로 불법적인 리베이트를 계획해 실행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 내부자료와 판촉계획, 실제 집행 과정 등을 종합하면 개별 영업사원 등의 독자적인 일탈만으로 보기 어렵고 회사의 의약품 판촉활동과 연계돼 있다고 판단했다.

학회와 해외 학술대회 지원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형식적으로 학술활동과 관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처방 유지·증대라는 판촉 목적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봤다.

심포지엄과 관련해서도 법원은 행사의 명칭이나 형식보다 실제 내용을 들여다봤다. JW중외제약은 리바로 등 주요 제품을 중심으로 심포지엄을 진행했지만, 법원은 행사 프로그램과 제품의 연관성, 실제 운영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일부 행사의 경우 프로그램 상당 부분이 해당 제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자사 제품에 대한 설명은 브로셔 등 별도의 홍보물을 통해 이뤄진 점 등도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과징금 299억원 모두 취소한 핵심 판단은 '과징금 산정 방식'

299억원의 과징금이 모두 취소된 데에는 과징금 산정기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JW중외제약의 문제 행위는 2014년부터 장기간 이어졌고, 이 기간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공정거래법 체계도 바뀌었다. 특히 2021년 12월 30일부터 개정된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면서 과징금 부과기준이 달라졌다.

공정위는 일부 위반행위가 2021년 12월 30일 이후까지 계속됐다고 보고 변경된 기준을 적용해 과징금을 산정했다.

법원은 이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과징금 기준 변경 전후에 걸쳐 이어진 행위에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다시 따져야 하는 데다, 일부 임상·관찰연구의 위반기간 역시 수정할 필요가 있는 만큼 공정위가 계산한 299억200만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법원은 적정한 과징금을 직접 새로 계산하지는 않았다. 과징금 부과는 공정위의 재량이 개입되는 행정처분인 만큼, 법원이 공정위 대신 위법한 부분을 제외한 뒤 얼마의 과징금이 적정한지 임의로 정해 처분을 변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기존 처분 가운데 얼마까지가 적법한지를 특정해 일부만 떼어 취소하는 대신, 299억200만원의 과징금 납부명령 전체를 취소했다. 동시에 공정위가 문제 삼은 행위 상당수에 대한 위법성을 인정하며 시정명령 자체는 유지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299억원 전액 취소'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공정위의 리베이트 제재 자체가 취소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위반행위에 대한 판단과 과징금 산정에 대한 판단이 갈린 것이다.

대법원서 '학술지원' 공방 이어질 듯…과징금 재산정 과정서 감액 가능성

이번 판결이 최종 결론은 아니다. 공정위가 과징금 전액 취소 판단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에서 과징금 산정기준과 위반기간에 관한 법리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 JW중외제약 역시 이번 소송에서 시정명령을 취소하지 못한 만큼 상고를 선택할 여지가 있다.

JW중외제약은 사건 초기부터 적법한 절차를 거친 임상·관찰연구까지 처방 증대를 목적으로 한 경제적 이익 제공으로 판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대법원에서도 같은 주장을 이어갈 경우 정상적인 학술·연구 지원과 의약품 판촉을 목적으로 한 경제적 이익 제공의 경계를 어디에 둘지가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만약 고등법원 판단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된다면 공정위는 판결 취지에 맞춰 과징금을 다시 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최종 과징금은 기존 299억200만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위반행위 기간이 단축되고 적용할 과징금 산정기준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JW중외제약 입장에서는 실리적인 성과가 작지 않은 셈이다. 다만 실제 감액 폭은 공정위가 어떤 범위의 행위를 대상으로 어떤 기준을 적용해 다시 계산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현재 단계에서 구체적인 금액을 추산하기는 어렵다.

JW중외제약은 해당 과징금을 이미 납부한 상태다. 향후 과징금이 재산정돼 최종 부담액이 줄어들 경우 기존 납부액과 새 과징금의 차액을 돌려받게 된다. 공정거래법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과징금 부과처분이 취소되고 새로운 과징금을 부과하는 경우 기존 납부액에서 새 과징금을 뺀 금액에 대해 환급가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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