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장부가 0원…메디포스트, 북미 CDMO 살리기 총력
- 차지현 기자
- 2026-09-02 12:06:3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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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 '개국공신' 민호성 전 부사장 영입…해외법인·북미 사업 총괄
- 옴니아바이오 순손실 84억→252억→417억…투자 장부가 0원·순자산 -81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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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메디포스트가 삼성그룹 바이오 사업의 초기 기반을 닦은 거물급 인사를 영입한다. 4년 전 인수한 북미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에서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앞세워 해외 사업 정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바이오 '개국공신' 영입…글로벌 사업 전면 배치

2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메디포스트는 민호성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회사는 향후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민 사장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민 사장은 대표이사와 함께 이사회 의장도 맡게 된다.
민 사장은 삼성그룹 바이오 사업의 개국공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동일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7년부터 빅파마 암젠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다 2008년 삼성그룹에 합류했다.
그는 삼성전자 삼성종합기술원(SAIT)에서 그룹의 바이오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초기 사업 기반을 닦았다. 당시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고한승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과 함께 이른바 '바이오제약 3인방'으로 불릴 만큼 삼성 바이오 사업의 태동기부터 핵심 역할을 맡았다.
민 사장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출범 때도 초기 멤버로 참여했다. 항체 연구부터 바이오시밀러 개발·임상, 원료의약품(DS) 생산까지 개발과 생산 전반을 경험하며 회사의 연구개발(R&D)·생산 체계 구축에 힘을 보탰다.
2019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떠난 뒤에는 글로벌 CDMO 기업 진스크립트 프로바이오 최고경영자(CEO)를 맡기도 했다. 이후 2023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으로 복귀해 CDO개발센터와 바이오연구소를 이끌다 올 1분기 퇴임했다. 메디포스트가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부터 생산, CDMO 사업과 조직 경영까지 두루 경험한 거물급 인사를 글로벌 사업 전면에 배치한 셈이다.
메디포스트는 민 사장 영입을 계기로 오원일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이다. 오 대표는 무릎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과 의약품 제조·품질관리(GMP)센터, 제대혈, 건강기능식품, 줄기세포치료제(SCT) 사업부 등 국내 사업을 전담한다. 민 사장은 글로벌 사업본부와 미국·일본 법인, CDMO 관계사 등을 총괄한다. 글로벌 임상과 북미·유럽·중국 등 해외 지역의 사업개발(BD)과 상업화 전략도 민 사장이 맡는다.
886억 베팅한 북미 CDMO '아픈 손가락'…정상화 시동
메디포스트의 민 사장 영입은 북미 CGT CDMO 사업을 둘러싼 고민과 맞닿아 있다.
앞서 메디포스트는 2022년 북미 CGT CDMO 시장 진출을 위해 캐나다 옴니아바이오에 총 9000만캐나다달러(약 886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100% 자회사 메디포스트씨디엠오를 통해 옴니아바이오 구주 39.6%를 3000만캐나다달러(295억원)에 먼저 인수하고, 이후 6000만캐나다달러(591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 추가 투자하는 방식이다. 메디포스트는 자체 줄기세포치료제의 북미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동시에 성장성이 높은 CGT CDMO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었다.
옴니아바이오는 메디포스트 투자 이후 외형을 빠르게 키웠다. 2022년 93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391억원으로 320.3% 증가했다. 2024년에는 403억원으로 소폭 늘었고 지난해에는 485억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17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익성은 외형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옴니아바이오는 2022년 250억원의 순손실을 낸 뒤 2023년 손실 규모를 84억원으로 줄였지만 2024년 다시 252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순손실이 417억원까지 불어났고 올해 상반기에만 31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재무구조도 빠르게 악화했다. 옴니아바이오의 순자산은 2022년 말 72억원에서 2023년 말 -7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고 2024년 말 -134억원, 지난해 말 -513억원까지 감소했다. 올 6월 말에는 자산(2034억원)보다 부채(2850억원)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자산을 모두 처분해 부채를 갚더라도 816억원이 부족한 것으로 사업 과정에서 쌓인 결손금이 자본금을 비롯해 주주가 넣은 자본을 모두 까먹고도 손실이 남은 상태라는 의미다.
메디포스트의 투자 가치도 장부상 모두 소진됐다. 옴니아바이오 투자 장부가액은 2023년 말 152억원에서 2024년 말 38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누적 손실로 0원이 됐다. 지분법 적용에 따른 손실이 투자 장부가액을 모두 소진하면서 이후 메디포스트는 연결 손익에 옴니아바이오 추가 손실을 전부 반영하지 않고 있다. 북미 진출의 교두보로 점찍었던 옴니아바이오가 4년 만에 메디포스트의 '아픈 손가락'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민 사장 영입으로 옴니아바이오 정상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다. 민 사장이 삼성바이오와 진스크립트 프로바이오에서 쌓은 공정개발·생산·경영 경험이 옴니아바이오 체질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신규 수주 확대와 대형 계약 체결로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 적자·현금 소진·주가 하락…사업화 성과로 증명해야
메디포스트에 놓인 과제는 옴니아바이오 정상화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임상에 투입할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가시적인 사업화 성과를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먼저 해외 법인의 실적이 녹록지 않다. 미국법인 메디포스트는 올 상반기 매출 없이 33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일본법인 메디포스트 K.K.도 매출 29억원에 순손실 4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법인은 6월 말 자산 121억원, 부채 138억원으로 순자산이 -17억원까지 내려갔다. 카티스템의 미국 임상과 일본 허가·상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외 사업 관련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도 관건이다. 당장 메디포스트의 자금 사정이 급박한 것은 아니다. 올 6월 말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784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150억원으로 총 1934억원의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말 20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해 미국 임상 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했다.
다만 현금 소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활동에서 516억원의 현금이 순유출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298억원이 빠져나갔다. 올해 상반기 현금 유출 속도가 이어진다고 단순 가정하면 현재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으로 3년을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카티스템 미국 3상과 일본 허가·상업화 일정이 본격화함에 따라 자금 소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티스템은 메디포스트가 개발한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 기반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다. 일본에서는 지난 5월 임상 3상에서 주요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한 뒤 현재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미국에서는 올 2월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후 7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시장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메디포스트 주가는 카티스템 일본 3상 성공 기대를 반영하며 지난 4월 말 2만8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본 임상 3상결과 발표 당일 전 거래일 대비 15.0% 급락했고 이튿날에도 전 거래일 대비 20.5% 떨어졌다. 이후에도 약세가 이어지면서 7월 말 8000원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현재 주가는 8920원으로 4월 말 고점 대비 68.1% 낮다. 시장의 관심이 임상 성공을 넘어 실제 사업화 성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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