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뇌종양 신약, FDA 승인 2년만에 국내 신속심사 돌입
- 이탁순 기자
- 2026-06-30 06: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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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처,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 치료제 ‘오젬다(토보라페닙)’ GIFT 대상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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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임상 현장과 환자 가족들이 간절히 기다려온 소아 뇌종양 신약 ‘오젬다(성분명 토보라페닙)’가 마침내 국내 신속심사 절차에 진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지 약 2년 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입센코리아(주)가 신청한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pLGG) 치료제 ‘오젬다’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 품목으로 공식 지정했다. 지정 일자는 지난 6월 24일이다.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은 전체 소아 뇌종양 중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저등급’이라는 명칭 때문에 경미한 질환으로 오해받기 쉽지만, 실상은 시신경이나 뇌 한가운데 발생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뇌 손상으로 인한 팔다리 마비, 시력 상실 등 평생에 걸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고 점진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잔인한 종양이다.
그동안 임상 현장에서는 카보플라틴, 빈크리스틴 같은 기존 항암제에 의존해왔으나, 통상 1~2년이 지나면 내성이 생겨 종양이 다시 자라는 한계가 있었다. 부작용으로 인한 탈모, 성장 부전, 신경병증 등 환아들이 감당해야 할 고통도 극심했다.
오젬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유일하고 강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중추신경계(뇌)에 침투하도록 설계된 선택적 ‘Type II RAF 키나아제 억제제’로, 암세포 성장 경로(MAPK)의 비정상적 신호전달을 표적 타격한다.
과거 재발성 환자 대상의 기존 치료제 반응률(종양이 줄어들 확률)은 20~30%에 불과했으나, 오젬다는 무려 50~60%의 높은 반응률을 보이며 글로벌 학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실제 국내 임상시험에서도 시력을 잃어 가던 환아의 종양이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연수막 전이(말기 상태) 환아가 뇌·척수 속 종양이 거의 사라진 채 3~4년째 생명을 유지하는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오젬다는 이미 글로벌 규제기관으로부터 그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미국 FDA는 획기적 치료제(BTD)로 지정해 2024년 4월 23일 승인했으며,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조건부심사(CMA)를 통해 2026년 4월 22일 허가했다.
반면 한국은 허가 절차가 지연되면서 환아들이 인도적 무상 공급 프로그램의 혜택조차 받지 못한 채 독한 항암제로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다. 임상 전문가들은 “소아 희귀 질환은 환자 수가 적어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쌓기 어렵다”며 “행정 절차로 도입이 지연되는 한두 달 사이에 아이들이 시력을 잃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식약처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해왔다.
이번 식약처의 GIFT 지정에 따라 오젬다는 정식 허가 심사 기간을 최대 25%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국내 신청 효능·효과는 ‘이전에 전신 요법을 받은 경험이 있는 6개월 이상 소아 환자에서 BRAF 융합·재배열 또는 BRAF V600 돌연변이를 가진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아 저등급 신경교종 치료’이다.
식약처의 신속심사 궤도에 오르며 국내 출시의 첫 단추는 꿰었지만, 환아들이 비용 부담 없이 약을 쓰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라는 거대한 관문이 남아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대체 치료제가 없는 소아 희귀 뇌종양 환자들에게 신속심사 진입은 매우 가슴 벅찬 소식”이라면서도 “향후 급여 심사 과정에서 소아 질환의 특성과 임상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부작용으로 잠시 투약을 중단했다가 재개할 때도 제한 없이 약을 쓸 수 있도록 유연한 급여 기준이 마련되어야 진정한 치료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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